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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OLKONG

금융시장으로 간 진화론 본문

Book/주식

금융시장으로 간 진화론

DDOL KONG 2020. 3. 2. 04:00

- '적응적 시장'이라는 말은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고 더 나아가서 금융시장의 현상을 설명하는 데 있어 진화적 적응이 여러 가지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내포한다.

효율적 시장은 월스트리트에서는 공짜 점심을 먹을 수 없다는 가정하에 존재한다. 효율적 시장가설 하에서는, 시장이 모든 가용한 정보를 반영하여 합리적으로 가격을 형성하기 때문에 시장의 결정을 능가하는 투자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래서 우리는 패시브 투자전략을 따르는 인덱스 펀드에 분산 투자해야만 하고, 장기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적응적 시장가설은 투자자들과 금융시장이 생물학적인 세계에서 움직인다는 관점에 기반을 두고 있다. 생물학은 살아있는 유기체가 대상이다. 생존을 위해 경쟁하고 혁신하며, 또 재생산을 거듭하며 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진화의 과정에 주목한다. 이에 반해 물리학은 의식이 없는 물질을 대상으로 하며, 일정한 법칙 하의 절서정연한 움직임에 집중한다. 그러니까 적응적 시장가설은 금융산업의 내적인 변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경쟁과 혁신, 그리고 진화를 거듭하는 생물학적 사고방식이 훨씬 더 유용하다고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합리적인 경제주체를 가정하는 물리학적이고 수학적인 사고방식보다 말이다.

적응적 시장가설 하에서 '가격'은 때때로 정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 공포와 탐욕 같은 감정적인 반응에 의해서 합리적인 수준을 이탈해 형성될 수도 있다. 투자자들이 감당하는 리스크에 비해 기대수익이 현저히 낮거나 높을 수 있으며, 주식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 좋지 못한 생각일 수도 있다. 또 경제상황의 변화에 따른 적응적인 행동들이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며, '대중의 지혜'를 만들어주는 경쟁적인 이윤추구의 양상이 때로는 '집단의 광기'에 지배되기도 한다고 생각한다. 적응적 시장의 관점에서 집단적인 광기는 점차적으로 진정되고 소멸되며 다시 대중의 지혜로 회귀해 간다. 효율적 시장가설은 틀린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것일 뿐이다.

- 나이트가 이처럼 위험과 불확실성을 정의한 것은, 왜 소수의 기업가만이 엄청난 부를 창출하는가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나이트의 관점에서 보면, 위험이 존재하는 산업은 사업의 무작위성이 계산될 수 있다. 그렇게 때문에 경쟁의 힘에 의해서 시장참여자들이 서로 비슷한 전략을 취하게 되고 제품은 진부하게 된다. 그래서 결국 초과이익은 소멸된다. 반대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산업(예를 들면, 완전히 새롭고 입증되지 않은 기술에 기반한 산업)은 무작위성을 계량화 할 수 없기 때문에 타인과 비슷한 전략이나 비슷한 상품을 만들어내기 어렵다. 이런 불확실성은 시장 참여를 제한하여, 결과적으로 초과이익이 장기간 발생하도록 만든다. 마크 주커버그와 페이스북에 대해 생각해보자. 소셜미디어가 상업적인 성공을 거둘 가능성은 페이스북이 탄생하기 이전까지는 얼마로 계산될 수 있었을까? 과거 전례가 없는 사건에 대한 발생확률은 어떻게 계산할 수 있었을까? 인간의 본성은 불확실성을 무심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게 한다. 행운은 용기를 좋아하고, 시장 가격은 불확실성을 기피하는 우리의 본성을 반영한다.

- 부족한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려고 하는 인간의 경향은 축복이면서 동시에 저주이다. 이러한 오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리가 이런 습관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런 편향이 '왜' 그리고 '어떻게' 우리의 판단에 작용하는 지 이해해야 한다.

- 적응적 시장가설의 요체

1. 우리는 항상 합리적이지도 항상 비합리적이지도 않다. 우리는 진화의 힘에 지배받는 특성과 행동을 가진 생물학적 개체일 뿐이다.

2. 우리는 행동편향을 보이며 명백하게 최선이 아닌 결정을 한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배울 수 있고, 우리의 휴리스틱을 부정적인 피드백에 비춰 수정할 수 있다.

3. 우리는 추상적인 사고능력, 미래에 대한 가정과 상상, 과거의 경험에 기반한 예측 등을 바탕으로 환경 변화에 대비한다. 생각의 속도로 이뤄지는 이런 진화는 생물학적 진화과정과는 다르지만 서로 연관돼 있다.

4. 금융시장은 우리가 행동하고 배우면서 인간관계, 사회, 문화, 정치, 경제 그리고 자연환경의 변화에 적응해나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상호작용을 통해 움직인다.

5. 생존은 경쟁, 혁신 그리고 적응을 강제하는 궁극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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