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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책을 읽는가 본문
- 독서가 지나치게 도덕이 되지 않으려면 독자는 어느정도 저자의 생각을 훔칠 줄 알아야 한다.
- 펼쳐지지 않은 책은 존재할 뿐 살아 있지 않다. 고운 먼지들의 품에 감싸안긴 책은 어쩌면 속이 텅 빈 직육면체 상자에 불과하리라.
- 우리는 자기 자신을 부정하며 책을 읽을 수 있다. 반론을 펼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반박하고, 반박을 요구하라, 그 자체가 부싯돌이 되어 불꼿을 피울 것이다.
의문을 품어라. 지금 이 순간 그대가 읽는 책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라!
- 우리는 숨기고 싶은 자신의 결점들이 다른 사람들에게서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보기 위해 책을 읽는다.
- 단순히 책을 읽음으로써 고통이 사라진다고 말한다면, 그건 우리의 고통을 얕잡아 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 몽테스키외는 위대한 작가지만, 몹시 불쾌한 문장을 쓰기도 했다. " 한 시간의 독서로도 사라지지 않는 슬픔을 겪은 적이 없다. "
그가 원했던 것은 위대하나 싸늘한 정신이었던 건 아닐까?
- 독자는 소설 속의 주인공들이야말로 자신을 배신하지 않는 진정한 친구라 여기고, 덕분에 위태로운 현실의 삶을 잠시나마 잊어버리곤 한다.
- 책을 읽는 것은 새 신발을 고르는 일과 같다.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신어봐야 가장 잘 어울리는 신발을 고를 수 있다.
- 우리는 책에 조언을 부탁하는 대신 책 속의 보물을 훔쳐내야 한다.
- 나는 좋은 책을 읽는 것처럼 나쁜 책도 읽는다. 그리고 우연찮게 행복을 발견하기도 한다.
- 책에 자신의 이야기가 쓰여 있다고 철석같이 믿는 나르시스트들도 있다. 이런 부류의 독자들은 책읽기와 자신의 욕망을 혼동한다.
- 책은 결코 삶과 대립하지 않는다. 책은 인생이다. 진지하고 난폭하지 않은 삶, 경박하지 않고 견고한 삶, 자긍심은 있되 자만하지 않는 삶, 최소한의 긍지와 소심함과 침묵과 후퇴로 어우러진 그런 삶이다. 그리고 책은 실용주의가 지배하는 이 세상에서 초연히 사유의 편에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