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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미국 자동차 부품의 재발견 본문
자동차 부품 재제조 시장, 2031년까지 9.3% 고성장 – 순환경제 확산의 주역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의 핵심
2025년, 트럼프 대통령의 2기 행정부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Made in America)'를 앞세운 제조업 육성 정책으로 미국 경제 재건의 깃발을 올렸다. 이로써 보호무역주의와 제조업의 부흥을 목표로 한 정책이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적 재편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과제가 있다. 바로 경제 성장을 이루면서도 환경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이다.
미국 제조업의 대표 산업인 자동차 부문은 이 과제의 최전선에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자료에 따르면, 매년 미국에서 약 1천만 대의 차량이 폐차되며, 75%의 금속은 재활용되지만, 나머지 25%는 플라스틱, 유리, 섬유 등으로 구성된 폐기물로 매립된다. 이러한 폐기물은 처리 비용과 환경적 부담을 가중시키며, 토양과 수질 오염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차량의 보급 확대는 새로운 폐기물 문제인 폐배터리를 발생시키고 있다. 폐배터리는 환경과 경제 모두에 도전 과제를 제시하며, 유해 물질과 높은 처리 비용 문제를 동반한다. 그러나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의 귀중한 자원을 포함한 폐배터리는 이를 효과적으로 재활용할 경우 경제적·환경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제 낡고 버려진 자동차 부품은 단순한 "쓰레기"가 아니다. 재제조(remanufacturing)와 리퍼비시(refurbishment)기술은 폐기물을 자원으로 전환하며, 자원 순환 경제를 실현하는 중요한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은 비용 절감과 환경 보호를 동시에 실현하며,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 전반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기술, 재제조와 리퍼비시
고물가와 자원 고갈 문제가 심화되는 가운데, 재제조와 리퍼비시는 자동차 부품 산업에서 경제성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재제조는 사용된 부품을 분해하고, 마모되거나 손상된 부위를 교체하거나 수리한 후 재조립하여 신품 수준의 품질과 성능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은 제조업체의 엄격한 품질 기준에 따라 진행되며, 완성된 부품은 신품과 거의 동일한(near-new) 수준의 신뢰성을 보장한다.
리퍼비시는 손상된 부품을 복구하거나 일부 기능을 개선하여 재사용 가능 상태로 만드는 방식이다. 재제조에 비해 간소한 작업이 주를 이루며, 특정 용도에 적합한 품질 수준을 유지하도록 설계된다.
<전 세계 자동차 부품 재제조 시장 규모 및 전망>
(단위: US$ 십억, %)
시장 조사 전문 기관 퍼시스턴스 마켓 리서치(Persistence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전 세계 자동차 부품 재제조 시장은 2024년 약 701억 달러에서 2031년까지 연평균 9.3%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1306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장 성장은 전기차 확산과 클래식카의 꾸준한 인기 등 주요 요인에 의해 촉진되고 있다. 또한, 경기 변동은 신차 구매를 주저하게 만들며 재제조 부품에 대한 수요를 확대하고 있다. 환경 보호를 위한 규제 강화 또한 재제조 산업의 성장을 촉진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신기술 도입으로 인한 부품 가격 상승은 재제조 부품의 가격 경쟁력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버려진 것에서 시작되는 경제, 재제조의 가치
폐자원이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재평가되며 순환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소비자에게는 비용 절감의 기회를, 기업에게는 자원 활용의 효율성과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제공하며 자동차 부품 산업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S&P 글로벌 모빌리티에 따르면, 2024년 미국 승용차와 경트럭의 평균 수명은 12.6년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차량 수명이 길어지면서, 에프터마켓이 성장하고 이에 따라 노후 부품 재활용 및 성능 복원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재제조 부품은 신품 대비 20~50% 낮은 가격으로 제공되며(Fortune Business Insights), 이는 경기 변동과 신차 구매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경제적 선택지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 재제조 자동차 부품 시장은 결코 작지 않다. IBISWorld의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미국 자동차 부품 시장의 매출은 약 688억 달러로 추산되며, 재제조 부품 시장은 약 71억 달러 규모로 평가된다. 변속기 및 관련 부품이 전체 매출의 25.4%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기록했고, 전기 시스템 부품(16.3%)과 조향 및 서스펜션 부품(9.5%)이 뒤를 잇는다.
<2024년 미국 재제조 부품 시장, 품목별 매출 비중>
재제조와 리퍼비시는 지역 경제와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US Department of Commerce)는 재제조 산업이 중소기업의 경제적 지속 가능성을 강화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소규모 제조업체와 독립 운영 부품 유통업체들은 재활용 기술과 기존 유통망을 활용하여 지역 고용을 창출하고 경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환경적 책임 실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독일 Fraunhofer 연구소에 따르면, 교류 발전기(alternator)와 시동 모터(starter motor)의 재제조는 신품 생산 대비 85~90%의 에너지와 원재료를 절약하며, 이는 탄소 배출 감소로 이어진다. 특히, 최근 전기차 보급이 가속화되면서 폐배터리 처리와 재활용은 자동차 산업 전반에서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리튬, 니켈, 코발트 등 핵심 자원의 재활용은 새로운 채굴로 인한 환경 부담을 줄이고, 자원 순환 경제를 강화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배터리 재활용으로 그린 경제의 미래를 열다!
친환경 모빌리티의 핵심으로 전기차가 부상하고 있지만, 그 진정성에 대한 의문은 배터리의 생산과 폐기 과정에서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배터리의 핵심 원자재 채굴부터 폐배터리 처리까지의 전 과정은 자원 고갈, 환경 오염 등 심각한 환경 문제를 야기한다. 폐배터리의 효율적인 재활용은 전기차의 친환경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폐배터리는 리퍼비시와 재제조 과정을 통해 재활용된다. 배터리 리퍼비시는 배터리 셀이나 모듈을 교체하거나 수리해 기존 배터리의 성능을 복원하고 수명을 연장하는 기술이다. 이 과정은 원래 배터리 구조를 최대한 유지하며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집중한다. ReCell은 테슬라 차량의 배터리 팩을 리퍼비시하여 손상된 부품을 교체하고 배터리 기능을 복원시킨다. 이는 새 배터리 구매보다 경제적으로 효율적이며, 배터리 수명을 연장하는 데 기여한다. EV West도 기존 배터리 모듈을 최소한의 수리만 거쳐 전기차 개조나 고정형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프로젝트에 재사용한다.
<EV West에서 판매하는 리퍼비시 배터리 제품>
배터리의 재제조는 보다 종합적인 과정으로, 배터리를 분해한 후 세척, 수리, 재조립을 통해 신품과 같은 성능을 구현한다. 이 과정에서 회수된 자원은 새로운 배터리 생산에 재활용되어 자원 순환을 극대화한다. Redwood Materials는 폐배터리에서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의 유가 금속을 추출해 새로운 배터리 생산에 재투입함으로써 자원 회수율을 높이고 있다. Greentec Auto는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배터리 팩을 재제조하여, 손상된 셀을 교체하고 성능을 최적화해 완전한 배터리 팩을 다시 만든다.
배터리 재활용 기술은 기술 발전에 따라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리퍼비시와 재제조는 배터리의 수명 연장과 자원 효율 극대화에 기여하며, 자동차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견인한다. 이러한 재활용 기술은 자원 회수율 증대, 비용 절감, 환경 보호라는 세 가지 가치를 동시에 실현하는 중요한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사점
최근 미국 연방 정부는 배터리 재활용을 위한 대규모 지원을 발표하며, 미국 내 배터리 재활용 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 2024년 10월, '인베스팅 인 아메리카(Investing in America)' 계획의 일환으로, 미국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는 4480만 달러 규모의 지원금을 발표했다. 이 지원금은 전기차 배터리와 배터리 부품의 재활용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하며, 장기적으로는 전기차의 비용 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 프로젝트는 배터리 재활용 및 재사용 응용 확대와 함께, 플라스틱 및 고분자 배터리 액세서리 부품의 재활용을 포함한다. 정부의 지원은 전기차와 에너지 저장 시스템 수요 증가에 맞춰 배터리 재활용 시장의 성장을 가속화하며, 미국 내 자원 순환 경제 강화를 이끄는 중요한 동력이 되고 있다.
미국 주요 완성차 기업들은 이미 폐배터리 재활용과 재제조 기술에 적극 투자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술들은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 목표를 실현하는 핵심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테슬라(Tesla)는 Redwood Materials와 협력해 폐배터리에서 리튬, 니켈, 코발트 등 유가 금속을 추출하고 이를 재사용하여 지속 가능한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GM은 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자원 회수와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며, 비용 절감과 장기적인 자원 확보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보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이러한 전략은 한국 기업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자원 순환 경제를 촉진하고 ESG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재제조와 리퍼비시 기술 도입은 단순히 환경적 책임을 다하는 것을 넘어, 경제적 효율성과 비용 절감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유망한 전략이다. 또한, 배터리 재활용 기술의 발전과 함께, 한국 기업들이 이를 채택하여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지원과 글로벌 기업들의 선도적인 기술 투자는 한국 기업들이 새로운 시장 기회를 활용할 수 있는 전환점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 재제조 부품 시장에서는 AI 기반 품질 관리 시스템과 3D 프린팅을 활용한 부품 생산 최적화가 기업들이 재제조와 리퍼비시 프로세스를 더욱 효과적으로 구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재제조 및 리퍼비시 기술 도입을 가속화하고, 배터리 재활용 관련 기술 개발에 적극 투자하여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는 지속 가능한 경제 모델 구축을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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