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OLKONG
영국에서 요식업으로 성공하기...최재일 대표 인터뷰 본문
영국은 요식업 창업을 고려하는 기업에게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시장
영국에 한국의 공간들을 심는 최재일 대표의 요식업 성공기
부지의 라이선스나 등록 건축물 규제 등 법적 요건 준수 필수
영국은 세계적인 관광 도시인 런던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온 이주민들로 인해 다양한 국가의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이다. 실제로 영국은 미슐랭 등재 식당 수 185개로 전 세계 7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요리사를 배출한 수준급 요리 학교 웨스트킹(Westminster Kingsway college) 등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런던은 명실공히 다문화 도시로 자리 잡았으며, 최근에는 한식의 인기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식당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런던에만 약 200개의 한식당이 운영되고 있으며, 한인 비중이 적은 중부, 북부 지역에서도 한식당을 찾아볼 수 있다. KOTRA 런던 무역관은 런던 시내를 중심으로 유명 한식당 브랜드인 청담, 마장동, 홍대포차, 시부야 소호 등 4곳을 운영 중인 최재일 대표를 만나 영국에서의 한식당 창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영국 한식당 창업가, 최재일 대표 인터뷰
Q1. 영국에 요식업을 창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1. 학생 때 영국에 와서 한식당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외국인들에게 생소한 한식을 소개해 주는 일이 굉장히 즐겁고 흥미로웠습니다. 더불어 K-pop이나 한류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식 인지도가 높아지고, 한식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한식당을 직접 개업하게 됐습니다. 그때를 시작으로 벌써 요식업에 종사한 지도 20년, 한식당을 운영한 지도 10년 가까이 됐습니다. (웃음)
Q2. 영국 내 한식당 현황과 함께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A2. 최근 영국에 한식당이 정말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한식당이 많아질수록, 고객의 입장에서는 맛에 대한 평가를 내리게 됩니다. 기존 한식당들도 제대로 된 한식의 맛을 잘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한식이 많이 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도 많다는 생각도 듭니다. 미국의 경우 미슐랭 스타를 받은 한식 레스토랑이 8개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영국은 이보다 훨씬 부족한 수준입니다. 특히 런던 외의 지역에는 아직 한식을 경험해 보지 못한 영국인도 많은 만큼, 한식이 나아가야 할 길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기회라고도 할까요?
또, 중국인이 운영하는 한식당도 굉장히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탄탄한 자본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고 있습니다. 영국에 있는 한식당들 대부분이 아직 아날로그식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Q3. 한국 식당을 찾는 손님들의 특징이 있다면?
A3. 식당의 컨셉에 따라 타겟팅하는 고객층도 자연히 달라지겠지만, 저희 청담 레스토랑으로 얘기해 보면, 영국 손님들은 주로 식사와 주류를 곁들여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때문에 저희는 손님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와인 리스트를 보유하고 있고, 소주나 전통주도 구비하고 있습니다.
청담과 다른 컨셉인 마장동을 예로 들면, 마장동은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아 한식당을 찾는 손님들을 타겟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한국의 반찬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국처럼 모든 테이블에 무료로 반찬 4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영국에서는 반찬 하나하나 돈을 주고 주문해야 하는데 공짜로 반찬을 제공하기도 하고, 한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본 한국 식당들의 특징을 보여주니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Q4. 사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요?
A4. 저는 런던의 번화가 중 하나인 소호라는 공간에 한국을 심고 싶어, ‘소호 속 한국’이라는 컨셉으로 레스토랑별 뚜렷한 컨셉과 스토리텔링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홍대’포차, ‘청담’, ‘마장동’처럼 레스토랑 이름에 한국의 지역명을 넣고, 또 해당 지역명과 어울리는 컨셉의 식당을 운영해 방문하는 손님들이 마치 한국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획했습니다.
홍대포차는 청춘의 이미지를 가진 지역명에 어울리게 젊은이들이 흥겨운 분위기에서 술과 안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고, 청담 레스토랑은 프리미엄 이미지를 담아 중고가의 고급 레스토랑으로 만들었습니다. 마장동의 경우, 한국 사람들이 ‘마장동’이라고 하면 흔히 떠올리는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편안하게 와서 맛있게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Q5. 가게 홍보는 어떻게 진행하고 계시나요?
A5. 가장 기본적으로는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등 SNS를 통해 홍보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각 레스토랑의 컨셉에 맞춘 다양한 홍보 방법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홍대포차의 경우, 매년 할로윈 파티를 열고 있는데, 오징어게임이나 킹덤 등 한국의 유명 콘텐츠들을 컨셉으로 잡아 진행했습니다.
청담 레스토랑은 회사들의 프라이빗 대관 행사 등을 주로 진행합니다. 2023년에는 마스터카드에서 충성 고객들을 위해 주최한 Hidden Gems Dining Series 파티를 호스팅했습니다. 음식 비평가 톰 파커 보울스(Tom Parker-Bowles)가 기획한 이벤트로, 여러 유명인사들이 청담 레스토랑을 방문해 한식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직접 한식을 즐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류는 물론 한식의 맛과 건강이 영국에서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이런 행사도 가능해졌다고 생각합니다.
톰 파커 보울스는 얼마 전 찰스3세 영국 국왕의 왕비(Queen consort, 국왕의 아내를 일컫는 말로 여왕과는 구별)의 지위에 오른 카밀라가 전남편인 앤드류 파커 보울스(Andrew Henry Parker Bowles) 사이에서 낳은 아들입니다.
Q6. 재료는 어떻게 조달하고 계신가요?
A6. 저희는 좋은 재료를 쓰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선 육류 같은 경우, 새벽 시장에서 선별한 제품만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직접 시장에 가서 다양한 종류의 육류를 직접 테스트해 보고, 가장 질이 좋은 제품을 골라 해당 제품을 조달받고 있습니다. 채소의 경우, 왕실에도 납품하고 있는 고급 식재료 유통업체 나투라(Natoora)에서 조달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 소주나 전통주 등 주류의 경우, 코리아 푸드(한식 유통업체) 등을 통해 조달 중입니다.
Q7. 사업을 하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A7. 아무래도 런던이 비싼 도시다 보니 가장 힘든 부분은 자금 조달이었습니다. 비자 신청을 비롯해 부동산 확보 등 모든 것들에 돈을 들여야 하는 만큼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Q8. 영국 내 요식업 창업 시 고려해야 하는 정부의 규제 등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A8. 영국은 한국과 달리 부지에 따라 운영할 수 있는 비즈니스의 종류가 다릅니다. 즉, 장소가 라이선스를 갖고 있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A1~A3, B1~B2, D1~D2 등으로 종류가 나눠져 있었는데, 레스토랑을 운영하기 위해선 해당 부지가 A3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2020년부터는 Class E라는 라이선스로 통합돼, 레스토랑, 헬스장 및 피트니스 센터, 오피스, 상점, 클리닉 등을 목적으로 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해당 라이선스를 보유한 부지를 구하면 됩니다. 레스토랑 개점을 위한 부지를 구하는 경우, 이러한 Class E 라이선스를 보유한 건물인지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다만, Class E 건물이라고 해도 조리에 충분한 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과거 기준 A3 라이선스를 보유한 부지를 찾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뿐만 아니라, 등록 건축물(listed building)에 등록된 건물의 경우, 허가 없이 마음대로 페인트 색깔을 바꾸거나 패턴 등을 바꿀 수 없습니다. 건물 외관 혹은 내부 인테리어를 변경하지 못하는 등 여러 가지 제약이 있을 수 있으므로, 임대하거나 구매하려는 건물이 등록 건축물에 등록된 빌딩인지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Q9. 부지를 찾는 게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요. 팁이 있을까요?
A9. 부지가 좋으면 장사가 잘될 확률이 높으니, 아무래도 부지 찾는 데 공을 들여야 합니다. 부지 정보는 부동산 에이전트 등을 통해서도 얻지만, 주변에서 장사를 하는 상인들로부터도 많은 정보를 얻는 편입니다. 때문에 좋은 부지를 선점하려면 좋은 네트워크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웃음)
Q10. 창업을 준비하는데 소요된 기간은 어느 정도인가요?
A10. 부지를 찾는 것부터 하면 약 6개월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저는 레스토랑의 컨셉과 스토리텔링 등을 구상하기 위해 시간을 오래 들였던 터라, 그런 기간까지 합하면 9개월 ~ 1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Q11. 영국에서 요식업을 시작하려는 사람을 위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A11. 가장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충분한 자금이 핵심입니다. 사업자 비자를 얻는 것부터, 인력을 채용하고, 부지를 선정하는 등 모든 과정에서 자금이 필요합니다. 사실상 충분한 자금 없이 영국에서 레스토랑을 오픈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금전적인 부분 이외에도 철저한 시장조사와 계획이 필요합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우선돼야 합니다. 무엇을 해야 사람들이 좋아할지 또 이걸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깊게 고민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성실함과 꾸준함이 항상 뒷받침돼야 합니다. 오픈해서 잠깐 잘되는 경우는 많지만, 오랜 기간 잘되기 위해서는 꾸준히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계속 발전해야 합니다.
Q12. 추후 계획이 있으시다면?
A12. 우선, 올해 봄에 ‘쌀팩토리‘를 새로 런칭할 예정입니다. 쌀팩토리는 프리미엄 테이크아웃 전문 브랜드로, 다양한 종류의 김밥을 중심으로 판매할 예정입니다. 저는 런던에만 집중돼 있는 한식의 인기를 영국 전역으로 확장해 나가고 싶습니다. ’쌀팩토리‘와 ’마장동‘ 브랜드를 중심으로, 버밍엄, 요크, 스코틀랜드 등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이와 더불어, 한국의 전통주를 알리는 기회도 만들고 싶습니다. 현재 청담에서는 일품 진로와 화요를 판매하고 있는데,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매우 많습니다. 청담은 프리미엄 레스토랑으로 자리 잡고 있어, 이곳을 찾는 고객들은 대체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며 고가의 주류를 구매하는 데 큰 부담을 느끼지 않습니다. 이미 청담이 이러한 타겟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한국의 전통주를 선보여 현지인들에게 알릴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전에도 전통주를 판매해 보려고 시도했지만, 관세나 성분규제 등 통관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자인과 맛에서 경쟁력을 갖춘 전통주를 들여와 제대로 성공시켜 보고 싶은 열망이 큽니다. 영국 시장에 한국의 전통주를 런칭하고 싶은 기업이 있다면, 저희에게 연락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또한, 영국에서 요식업 사업을 시작하려는 분들을 위한 컨설팅도 제공하고 싶습니다. 영국에서 한식 레스토랑을 처음 오픈하려면 부지 선정, 비자 발급, 재료 조달 등 영국의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초보자들이 실수하기 쉬운 부분들을 중심으로, 부지 선정부터 오픈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컨설팅을 통해 영국에서 레스토랑을 오픈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시사점
K-pop과 한류의 영향에 힘입어, 영국 내 한식의 인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런던 외 지역에서는 한식을 접해보지 못한 현지인이 많으며, 미슐랭 스타를 받은 한식당도 극히 드문 편이다.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한식당들의 노력을 통해 한식의 독창적인 맛을 더욱 적극적으로 알리고, 런던을 넘어 다른 지역으로도 한식당이 확장되기를 기대한다.
영국은 요식업 창업을 고려하는 기업에 도전할 가치가 있는 시장이다. 한국의 급격한 물가 상승과 초기 자본의 부담을 고려할 때, 영국의 창업 여건은 한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다. 특히, 아직 한식이 충분히 자리 잡지 않은 영국은 여전히 큰 잠재력을 지닌 시장으로, 한국 내 창업과 비교했을 때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다만 영국에서 요식업 창업을 앞둔 기업이라면, 충분한 자금과 함께 철저한 준비가 필수적이다. 영국은 부지의 라이선스나 등록 건축물 규제를 엄격히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창업 초기 단계에서 법적 요건을 충족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pageNo=1&pagePerCnt=10&SITE_NO=3&MENU_ID=70&CONTENTS_NO=1&bbsGbn=00&bbsSn=506,242,244,322,245,246,444,464,518,505,484&pNttSn=225088&recordCountPerPage=10&viewType=&pNewsGbn=242,244,322,245,246,464,518,505,484&pStartDt=&pEndDt=&sSearchVal=&pRegnCd=&pNatCd=&pKbcCd=&pIndustCd=&pNewsCd=242&pNewsCd=244&pNewsCd=322&pNewsCd=245&pNewsCd=246&pNewsCd=464&pNewsCd=518&pNewsCd=505&pNewsCd=484&sSearchV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