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하반기 중국 소비 트렌드 세 가지

소비 효과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 제시
‘합리’, ‘투명’, ‘이구환신’에 주목하는 중국 소비자들


2024년 상반기 중국 소비 현황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소비, 투자, 순수출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각각 60.5%, 25.6%, 13.9%를 기록했다. 2023년 대비 순수출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플러스 전환돼 25.3%p 상승했다. 반면 소비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22%p 하락했다. 중국의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의 내수 부진, 소비 둔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24년 상반기 소비재 소매 판매 총액은 23조5969억 위안(약 4448조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외식 소비 증가율은 7.9% 수준에 머물렀고, 온라인 소비(상품과 서비스) 증가율도 9.8%로 10%를 넘지 못했다. 특히, 6월 온라인 실물 소비는 '6.18 행사' 효과에도 불구하고 작년 6월 대비 1.7% 감소해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2018~2024년 상반기 중국의 소비재 소매 판매액>
(단위: 위안, %)

중국 정부의 소비 촉진을 위한 정책 동향

소비둔화에 대응하고자 중국 정부는 소비 촉진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아래와 같이 발표하며 중국의 침체된 소비시장을 회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소비 촉진 정책 정리>

최근 중국 소비자의 소비의식 변화

2024년 8월 iResearch는 1500명의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소비의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 응답자 중 65.2%가 생활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소비한다고 답했다. 55.7%는 스스로 제품에 대해 공부하고 평가한다고 응답했다. 46.7%는 제품선택 시 맹목적인 비교를 하지 않고, 46.3%는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가격을 대량 구매하는 사재기를 자제하고, 42.3%는 지속 가능한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답했다. 설문조사 결과 2024년 중국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방향으로 소비의식이 변화했음을 알 수 있다. 제품이 생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적극적으로 정보를 탐색해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저렴한 가격이 절대적인 소비기준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 수 있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충동적으로 대량의 물건을 구입하지 않으며, 지속 가능한 제품을 소비하거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비중이 비교적 높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 중국 소비자의 소비의식 설문조사>
(단위: %)

2024년 하반기 주요 소비 트렌드

합리적이고 똑똑한 소비

충동적인 소비를 지양하는 인식이 퍼지면서, 합리적이고 똑똑하게 제품을 선택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늘었다. 장기적인 미래까지 고려하는 종합적인 판단이 더해지며 기능과 품질에 대한 소비자 기준이 높아졌다. 한편으로는 똑똑한 소비의 일환으로 가성비 대체품(핑티·平替)*이나 잔 재료(비엔쟈오료·边角料)**등 제품에 관심을 보이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과소비 보다는 소비를 절제하고 기능과 가성비를 추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셜네트워크 플랫폼 도우인(抖音)과 샤오홍슈(小红书)에서 핑티와 관련된 콘텐츠 조회수는 각각 20억 회와 9억 회를 넘겼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무조건 소비를 절제하는 것은 아니다. 지출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교육, 즐거움, 성장과 관련 가치소비에는 여전히 많은 지출이 이루어지고 있다.
* 가성비 대체품(핑티·平替): 주로 품질이 좋고 비싼 명품 대비 품질은 비슷하지만 가격이 훨씬 저렴한 제품
** 잔 재료(비엔쟈오료·边角料): 식품 생산 과정에서 형태가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정품 제품으로 채택되지 않은 자투리를 일컫는 말로, 상품성이 떨어지는 ‘못난이 농산물’과 같은 의미

즈멍컨설팅(知萌咨询)의 '2024년 상반기 소비 관찰'에 따르면, 소비자의 63.3%가 단기 소비 계획과 장기 소비 계획 사이의 균형을 찾고 있다. 소비자들이 단기적, 장기적 고려 사항을 종합해 계획적인 소비를 하면서 현명하고 합리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 결과 '좋은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기준이 변화하고 있다. 제품과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인정받으려면 탁월한 제품 체험 경험, 좋은 브랜드 가치관 등의 조건이 필요하다.

표준화된 제품 소비

즈멍컨설팅(知萌咨询) 조사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의 84.4%는 업계 선두 주자가 표준을 정하고 공개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답했으며, 77.9%는 업계 선두 주자가 정한 표준에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응답했다. 업계에서 소비자가 판단할 수 있는 투명한 표준을 정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공개하기를 원하는 것이다. 중국에는 ‘삼류기업은 기술, 이류기업은 브랜드를 만들지만 일류기업은 업계 표준을 만든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선도기업이 업계 표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표준을 통해 업계에 영향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표준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과학적이고 보편적인 표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업계에서 정한 표준의 하나의 예로 화장품 업계의 ‘클린뷰티(Clean Beauty)’가 있다. 클린뷰티는 건강한 성분을 핵심으로 소비자에게 좋은 제품을 제공해야 한다는 필요성에서 탄생한 하나의 분야다. 하지만 클린뷰티의 개념이 비교적 먼저 시작된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도 아직까지 클린뷰티의 정의에 대한 통일된 기준이 부족했다. 2024년 6월, 중국 클린뷰티 분야 대표기업 RED CHAMBER는 상하이 일용 화학제품 산업 협회와 업계의 주요 공급업체, 권위 있는 기관 및 브랜드와 공동으로 중국 최초의 클린뷰티 단체 표준인 '클린뷰티 산업 백서'를 발표해 클린뷰티의 전체 생산 주기에 대한 표준을 규정하고 통일된 테스트 방법을 마련해 표준화된 평가시스템을 제시했다.

이구환신(以旧换新 중고 제품을 새 제품으로 교체) 혜택 소비

중국 정부는 2024년을 '소비 촉진의 해'로 지정하고, 노후 장비와 소비재 교체를 장려해 소비를 확대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대규모 장비 갱신 및 소비재 교체 촉진에 관한 행동 프로그램 통지([2024] 7호)'를 발표했다. 자동차, 가전, 가구가 주요 지원 대상이다. 또한 지속 가능성을 내세워 폐품의 회수 및 재활용 조치를 병행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에 주요 온라인 플랫폼도 다양한 소비 보조금으로 '이구환신' 정책에 참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징동(京东)은 65억 위안(약 1조2271억 원)을 투자해 2000만 명 이상의 사용자에게 ‘이구환신’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티몰은 ‘이구환신’ 범위를 생활용품까지 확대하고 10만 개 이상의 상품을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다. 핀둬둬(拼多多)는 100억 위안(약 1조8878억 원)의 보조금을 제공하고, 휴대전화 등으로 혜택 범위를 넓히고 있다.

소비자들도 이구환신 소비확대 정책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참여비중을 살펴보면 가전제품과 디지털 제품 위주로 구매와 교체가 이루어졌다. 즈멍컨설팅(知萌咨询)의 조사에 따르면 상반기 소비자들이 이구환신 혜택을 통해 가장 많이 소비한 분야는 대형 가전제품(냉장고, 세탁기, 온수기, 에어컨 등)으로 30.4%를 차지했고, 그 뒤로는 휴대전화가 30%로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구환신 소비 품목별 소비 비중>
(단위: %)

시사점

소비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하면서 2024년 하반기 중국의 주요 소비 트렌드는 스마트하고 합리적인 소비, 투명한 소비, 이구환신 혜택 소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저장성 상무청 소비촉진처 마오롄청(毛连城)은 코트라 항저우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저장성 각 지역에서 2024년에 약 2000회의 소비 촉진 행사가 열릴 것이다"고 하면서, "약 10만 개사 기업을 동원해 총매출액을 5000억 위안(약 94조9500억 원)을 증가시킬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기업은 다양한 행사를 통해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소비자의 니즈를 면밀히 파악해 마케팅 전략을 구축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우리 기업은 중국의 이러한 소비 트렌드를 면밀히 파악하고 중국 시장 진출 시 제품 출시 및 마케팅 전략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합리적인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포장단가를 줄여 가격을 낮추어 가성비를 노린 제품을 출시할 수 있겠다. 또한 업계의 주요한 표준에 부합하는 제품을 출시하거나, 표준을 마련하지는 않더라도 성분과 원산지, 생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방법이 있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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