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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해자 본문
- 높은 수익률과 빠른 성장률에 매혹되기는 쉽지만 정말로 중요한 것은 높은 수익률을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해자는 우리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릴 기업과 진정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구별해낼 수 있는 기본 틀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해자를 정확히 분석할 수 있다면 영구적인 자본손실, 즉 회복할 수 없을 만큼의 큰 투자자산을 잃게 될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해자가 있는 기업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신의 내재가치를 꾸준히 높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설사 당신이 나중에 생각했을 때 약간 높은 가격으로 이들 회사의 주식을 샀다 하더라도 내재가치의 성장이 투자수익을 보호해줄 것이다.
- 경험에 따르면 가장 흔한 '실체가 없는 해자'는 뛰어난 제품, 높은 시장점유율, 운영 효율성, 그리고 우수한 경영진이다. 이 네 가지 덫은 어떤 회사가 경제적 해자를 지니고 있다고 착각하도록 유혹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들이다.
- 불행하게도 경제적 해자의 측면에서는 회사의 규모가 크다고 반드시 더 좋은 것은 아니다. 흔히 시장점유율이 높은 회사는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었겠는가? 하지만 역사를 돌이켜보면 경쟁이 심한 시장에서는 시장 선두주자가 자주 바뀌어왔다. 코닥, IBM, 넷스케이프, 제너럴 모터스, 그리고 코렐은 이러한 사실을 깨달은 회사들 중 일부이다.
위에 예로 든 모든 회사는 해자를 구축 혹은 유지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도전자들에게 상당히 많은 시장점유율을 양보해야 했다. 따라서 우리는 '어떤 회사가 높은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가?'를 묻기보다 '어떻게 그렇게 높은 시장점유율을 달성 했는가?'를 물어야 한다.
- 진정한 해자들
▶ 무형 자산
경쟁자들이 따라올 수 없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브랜드, 특허, 법적 라이선스와 같은 무형 자산을 지니고 있는 회사.
▶ 고객 전환 비용
전환 비용 때문에 기존의 고객들이 포기하기 어려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는 가격경쟁력을 갖춘 회사.
▶ 네트워크 효과
네트워크 경제의 이점을 누리고 있는 회사.
▶ 원가 우위
프로세스, 위치, 규모, 고유 자산에 기반한 원가 우위로 경쟁사보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낮은 가격에 제공할 수 있는 회사.
- 무형 자산에 근거한 해자를 발견하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브랜드 가치는 떨어질 수 있고, 특허는 도전받을 수 있으며, 라이선스는 취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소비자에게 유명한 브랜드나 특정 분야의 틈새시장에서 가치있는 브랜드를 보게 되면 그 회사가 유사한 경쟁 상품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지 생각해보라. 그렇지 않다면 그 브랜드는 그다지 가치가 없는 것이다.
- 결론적으로 브랜드는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만들 수 있지만 브랜드의 인기보다 실제로 소비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가 더 중요하다. 소비자가 브랜드 네임 하나로도 어떤 제품에 대해 더 많은 돈을 지불하거나 정기적으로 구매할 의향이 있다면 해자가 존재한다는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 일반적으로 적은 수의 특허 상품에 수익을 의존하고 있는 회사는 주의하는 것이 좋다. 이들 특허가 공격을 받는다면 회사가 회복 불능의 심각한 손해를 입을 수 있고, 분쟁의 결과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허가 실제로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를 갖는 유일한 경우는 입증된 과거의 성과로 비추어볼 때 회사가 혁신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고, 다양한 특허 상품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이다.
- 내가 가장 선호하는 사례는 쓰레기 처리회사나 골재회사와 같은 님비NIMBY회사이다. 쓰레기 매립장이나 채석장이 자기 집 근처에 생기는 것을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쓰레기 매립장과 채석장은 매우 높은 가치가 있는 것이다. 새로운 쓰레기 매립장이나 채석장 승인을 얻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 고객들이 경쟁자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기 어렵게 만드는 기업은 전환 비용을 만든다. 고객이 다른 회사로 이동할 가능성이 낮아지면 회사는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으므로 자본수익률이 높아진다. 전환 비용은 다양한 형태를 띤다. 고객의 업무와 긴밀한 통합, 금전적 비용, 유지 비용 등은 전환 비용의 몇가지 예이다. 은행은 전환 비용을 이용해서 많은 돈을 벌고 있다.
-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가 사용자 수를 증가시키는 경우 회사는 네트워크 효과로부터 이익을 얻는다. 신용카드, 온라인 경매, 그리고 일부 금융거래소가 좋은 예이다. 네트워크 효과는 매우 강력한 경쟁력이며, 정보를 공유하고 사용자들을 서로 연결해주는 일을 근간으로 하는 사업에서 흔히 발견된다. 물리적인 상품을 취급하는 사업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렵다.
- 원가 우위는 고객의 구매결정에서 가격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산업에서 가장 중요하다.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대용품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생각해보면, 원가 우위가 해자를 만들 수 있는 산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저비용 프로세스, 더 나은 위치 및 고유한 자원의 소유는 모두 원가 우위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나 프로세스에 기반한 우위는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한 회사가 새로운 프로세스를 창안하더라도 다른 회사가 그 프로세스를 모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기술 변화는 경쟁력을 파괴시킬 수 있지만, 이는 기술을 '판매'하는 기업보다 새로운 기술 변화에 의해 힘을 얻은 기업들에게 더 큰 걱정거리이다. 그 영향력을 더욱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업의 고객 기반이 집중화될 경우 또는 경쟁사가 돈을 버는 것 이외의 목표를 갖고 있을 경우, 해자가 위험에 처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성장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많은 돈을 버는 기업은 잉여이익을 해자가 없는 의심스러운 사업에 쓰기보다는, 자신이 잘하는 일에 집중하고 잉여자금은 다시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것이 좋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다른 곳에 돈을 쓰고도 큰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회사들은 피해를 면하기 어렵다.
- 해자 판단 과정
- 언제 매도할 것인가?
매각을 생각하고 있을 때 자신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본다. 이 중 하나 이상의 질문에 "예'라고 대답할 수 없다면 매도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실수를 했는가? 회사가 악화되었는가? 돈을 투자할 다른 더 좋은 종목이 있는가? 포트폴리오에서 이 주식이 지나치게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가?
아마도 가장 고통스러운 매도 이유는 자신이 실수를 했다는 것이다. 회사 분석에 실수를 했다면, 그리고 주식매입 이유가 더 이상 합당하지 않다면 매도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일 가능성이 높다. 주식을 매도하는 두 번째 이유는 기업의 기반이 크게 악화되어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을 때이다. 장기 투자자에게 이것은 가장 흔한 매도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최고의 기업들도 여러 해 동안 성공한 후에 벽에 부딪힐 수 있다. 회사의 전망과 가치평가, 경쟁력에 대한 초기의 평가가 100% 옳았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주식을 보유하면서 많은 성공을 거두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경제학자 케인스도 말했듯이 '사실이 바뀌면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주식을 매도하는 세 번째 이유는 더 좋은 투자처를 찾은 것이다. 자본이 제한된 투자자로서 당신은 자신의 투자가 가장 높은 예상수익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항상 확신해야 한다. 저평가 된 주식을 팔아서 매력적인 기회를 제공하는 다른 주식을 구매하는 행위는 완전히 논리적이며 매우 좋은 아이디어이다. 물론 세금도 고려해야 한다. 과세 계정의 매도를 정당화하려면 비과세 계정인 경우보다 잠재적인 거래차액이 더 커야 할 것이다. 가격 상승 잠재력이 20%인 주식에서 30%인 주식으로 이동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계속해서 조정하는 행동은 권장하지 않지만, 정말로 좋은 기회가 왔을 때는 기존 주식을 팔아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가끔 자신의 돈을 현금으로 보유하는 것이 더 좋을 때가 있다. 주식가치가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높아졌고 앞으로 예상되는 수익률이 마이너스라면, 지금 당장 다른 투자처가 없더라도 그 주식을 파는 것이 이치에 맞는다. 주식을 파는 마지막 이유는 가장 좋은 이유이다. 투자로 큰 성공을 거두었고 시장가치가 증가해서 포트폴리오의 상당히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면, 위험도를 낮추어서 그 주식의 비율을 줄이는 것이 합당할 수도 있다. 이것은 매우 개인적인 결정이다. 네 가지 이유 중 어느 것도 주가에 근거를 두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조하고자 한다. 모든 이유는 당신이 주식을 소유한 회사의 가치에 일어나는 일 또는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일에 중점을 두고 있다. 회사의 가치가 하락하지 않았다면, 단지 주가가 떨어졌다고 해서 매도하는 것은 전혀 사리에 맞지 않는다. 역으로 주식의 가치가 갑자기 치솟았다고 주식을 매도하는 것도 사리에 맞지 않는다. 다만 회사의 가치가 주가와 동시에 증가하지 않았다면 주식을 매도할 수도 있다.
- 정말로 좋은 투자자가 되려면 많이 읽어야 한다. 더 많은 기업들에 대해 잘 알고 있을수록 비교하거나 패턴을 찾기가 더 쉽고 경쟁력을 강화시키거나 약화시키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장담하건대 단기적인 시장 움직임, 거시경제 트렌드, 또는 이자율 예측에 대한 글을 읽는 것보다 기업들에 대한 글을 읽는 것이 투자 과정에서 훨씬 더 많은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