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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부동산 메가트렌드 본문
- 백화점과 명품 브랜드가 쇠락하고 있는 현상은 쇼핑몰 개발·운영업체에게는 심각한 위기다. 앵커 역할을 담당해온 백화점과 명품 브랜드가 위축되면 방문 고객이 줄고, 자연히 평당 임대료를 더 많이 내는 작은 소매점들도 장사가 안 돼, 예전과 같은 수준의 임대료 수익을 거둘 수 없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쇼핑몰 운영업체의 매출과 순익은 급감하게 된다. 백화점이나 럭셔리 브랜드가 하락세에 접어들어 쇼핑몰 운영업체의 수입이 줄고, 쇼핑몰마저 심각한 위기 상황에 빠진다면, 해당 쇼핑몰 사업에 투자한 금융회사도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따라서 이 회오리는 리테일업계, 부동산업계, 금융업계 전반에 걸쳐 도미노처럼 거대한 충격파를 불러오게 되어 있다.
-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장점들을 활용하는 전략(소비자들이 오프라인 상점에서 물건을 만지고 테스트하는 가운데, 온라인으로 주문해서 즉시 배송받도록 한 전략)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중국의 대형 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이런 트렌드를 '뉴 리테일New Retail'이라고 명명했다. 온라인 플랫폼을 장악한 강자들의 오프라인 진출은 비단 아마존뿐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카카오의 '카카오프렌즈'와 네이버 '라인프렌즈'의 오프라인 진출을 들 수 있다.
전통의 리테일 유통업체들이 붕괴에 가까운 추락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플랫폼을 장악한 유통업체들은 역으로 오프라인에 진출해 매우 큰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것은 엄청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 전 세계 및 국내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온라인 거래의 매출액 및 비중 증가가 부동산시장에 시사하는 바는 크게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첫째는 온라인 거래 활성화에 대비되는 오프라인 리테일시장의 약화이며, 둘째는 온라인 거래 증가에 따른 배송수요를 소화하기 위한 창고 및 물류업의 중요성 부각이다. 최근 부상한 O2O Offline-to-online 또는 온·오프라인 통합 추세도 위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온라인에서는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주문을 접수하며, 오프라인에서는 제품을 보관 및 수송하는 것으로 역할이 분담되고 있다. 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과거처럼 창고물류업체가 리테일에 밀려 외곽으로 밀려나는 것이 아니라, 창고업이 리테일의 기능을 대체·보완하게 되었다. 드론택배등 물류혁명은 이미 시작되었으며, 스마트물류가 4차산업으로 각광받으면서, 앞으로 창고물류업체의 도심 진출은 더욱 본격화될 것이다. 창고물류업이 이른바 '뉴 리테일'이 된 것이다.
- 배달의 민족 등이 플랫폼으로 성장하면서, 일반인들이 배달음식을 주문할 때 음식점에 전화하는 것이 아니라, 배달 플랫폼에 먼저 접속하게 되었다. 음식점에서 배달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배달 플랫폼에서 음식점으로 연결되는 구조로 바뀐 것이다. 이는 곧 이름도 멋진 '셰프'와 촌스러운 이미지인 '철가방'의 상하구조가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더 이상 '셰프의 시대'가 아니다. 더 중요한것은 철가방연합체의 활약상이다. 그들이 어떻게 도시 안에서 움직이고delivery, 어느 곳을 포스팅 장소로 활용해 배송 서비스를 최적화하느냐가 핵심이 되었다. 이런 요소들이 이들의 플랫폼 장악력(일반인들이 플랫폼에 더 자주, 더 많이 접속하게 만드는 힘)을 높여줄 것이다.
- 최소 1천 명 이상, 일반적으로는 1만~1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사용자를 마이크로인플루언서micro-influencer라 부른다. 일반인뿐 아니라, 아직 알려지지 않은 기업에게도 인스타그램은 새로운 홍보 채널로 활용되고 있다. 아주 외진 지역에 있더라도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많은 카페와 레스토랑은 항상 손님들로 가득하다. 밀레니얼 세대는 친구를 만나 음식점이나 카페를 가기 전 블로그나 맛집 앱, 인스타그램 등에서 미리 검색해 후보를 정해둔다. 비주얼이 좋을수록 선택될 확률이 높아진다. 즉, 비주얼이 좋고 인스타에 사진이 많이 공유되어 있어 '검색 결과' 창에 많이 노출될수록 유리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선순환의 흐름을 타야 하는데, 비주얼이 좋아야 누군가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오고, 인스타에 올라와야 사람들이 더 많이 가게 되며, 실제로 가보니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해야 더 많이 공유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실제 매출액 향상으로도 이어진다고 한다. 맛집 리뷰 앱 '망고플레이트'에는 소비자들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맛집 사진이 많이 떠 있는데, 마케팅 담당자의 말에 따르면, 같은 음식점이어도 사람들은 사진이 좋은 곳을 약 1.7배 더 클릭한다고 한다.
- 밀레니얼 세대는 부모보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세대다. 예를 들어, 1980년생이 사회에 나온 2000년대 중후반, 세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불황과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었다. 따라서 이들은 부모 세대가 경험했던 1960년대와 1990년대의 활황과 경제적 풍요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런 경제적인 상황 때문에 밀레니얼 세대는 소비 패턴에서도 부모와 전혀 다른 행태를 보인다. 이들은 패밀리식당에서 외식을 하기보다는 집에서 간단히 해먹거나 배달음식을 선호한다. 이들이 가치를 두는 것은 무엇보다 속도이기 때문이다. 부동산의 경우, 수입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매입에 대해서는 큰 열망이 없다. 대신 비용을 줄이면서 문화적 삶을 지향할 수 있는 주거에 관심이 많다. 어차피 소유할 수 없다면 최소한 자신의 문화를 즐길 만한 여건이 충분히 갖춰진 주거여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 결혼을 늦추고 있기 때문에, 1인 가구의 특징을 갖고 있다. 1인 가구와 2인 가구는 가구당 자본(소득)의 차이가 명확하기 때문에, 가구별 부동산 매입 감소는 인구학적 트렌드를 볼 때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 이처럼 2020 새로운 패러다임의 중심에는 밀레니얼 세대가 있다. 이들이 공유하는 키워드는 공유경제, 셰어하우스, 셰어오피스, 인스타그램, 모바일 플랫폼 등이다. 이들은 명품소비가 아닌 차별화된 경험소비를 지향하는 등 과거 세대와는 트렌드부터 다르다.
- 1인 가구의 증가
밀레니얼 세대 1인 가구 밀집 지역은 서울대 인근과 구로가산디지털단지, 노량진(여의도 옆), 홍대·합정, 종로 CBD, 성균관대, 고대-성신여대 인근, 경희대-외국어대 인근, 세종대-건국대 인근, 강남(역삼동) 등이다. 대부분 대학가 혹은 오피스타운 인근이며, 지하철 접근성이 좋은 곳이라는 특징이 있다.
이들이 집중적으로 거주하는 지역(동)의 주택 유형을 살펴보면 압도적으로 다세대 및 다가구 주택이 많이 밀집해 있는 지역임을 알 수 있다.
국토교통부의 전월세 실거래가 자료를 바탕으로, 보증금을 전월세 전환율 6%로 월세화시켜 평당가를 계산해보았다. 1인 가구 거주 주택을 전용면적 8평 기준으로, 그 이하를 1인 가구 주택으로, 8평 이상을 2인 이상 가구로 단순 구분해 두 주택군을 비교했다.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었다. 평당 임대료를 보면 크게 두 가지 속성을 읽을 수 있다.
첫째, 1인 가구 주택의 평당 임대료는 80,000~90,000원인 데 비해, 2인 이상 가구의 주택은 그 50~60% 선인 40,000~45,000원에 불과하다. 1인 가구의 주거비 부담이 훨씬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둘째, 1인 가구 주택 평당 임대료의 등락 폭이 2인 이상 가구의 주택에 비해 매우 크다. 가격 변동이 심하다는 것은 '위험'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 소득이 빠르게 증가하지 않을 경우 사람들은 우선 비용을 줄이려고 하는데, 집단적 소비를 통해 각자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여러 사람이 함께 소비함으로써 협상 파워를 갖는다). 밀레니얼 세대는 자신이 원하는 값비싼 문화생화을 여러 사람과 공유함으로써 적절한 가격에 즐기고자 한다.
- 월세 임대주택시장의 선두주자인 미국에서도 2000년대 들어 경기 불황, 높은 부채 비율, 그리고 강화된 대출 규제 등으로 인해 주택구매율이 하락했고, 그 결과 임대주택의 수요가 급등해, 현재 임대주택 점유 세대 수가 자가 점유 세대 수를 크게 앞질렀다. 더 흥미로운 것은, 최근 미국 경기가 개선되어 고용시장 여건이 나아졌지만 월세 임대주택의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고 공급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주머니사정이 나아진 미국의 밀레니얼 세대들이 부모로부터 독립하기 시작했지만, 집을 살 수 있는 목돈을 마련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으며, 이들의 현재지향적인 생활방식은 주택을 소유하기보다 임대하는 쪽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에서도 여러 민간자본이 임대주택시장에 지속적으로 유입될 전망이다.
- 임대사업에 가장 유리했던 공간의 수익을 포기하고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좋은Instagrammable' 공간으로 바꿔버린 과감한 시도는, 특별한 목적이 없는 오프라인 고객들의 방문을 유도함으로써, 스타필드 코엑스점의 활성화에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다. 실제로 스타필드 관계자에 따르면, 별마당도서관 오픈 이후 유동인구나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한다. 소비자들의 움직임이 '물건을 사던' 소비에서 '경험을 사는' 소비로 변화함에 따라 다수의 유통업체, 소매업자들이 이처럼 경쟁적으로 체험형 콘텐츠를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 2015년 온라인 쇼핑몰의 매출액이 처음으로 국내 소매매출 1위를 차지해오던 대형마트를 넘어서 유통 채널 중 1위를 기록했다. 2016년에는 온라인 쇼핑 중에서도 모바일 쇼핑 채널이 전통적 채널인 PC 쇼핑을 제치고, 백화점 매출까지 넘어섰다. 이제 소비자들은 그들이 어디에 있건, 시간이 몇 시건 원하는 물건을 검색하고, 비교하고, 지인들과 전문가들의 조언까지 얻어가며, 최저가에 쇼핑할 수 있는 최고의 쇼핑환경을 즐기고 있다. 쇼핑은 이제 단순히 물건을 사는 행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나타내는 콘텐츠가 되고, 나누고 싶은 경험이 되고, 나아가 삶을 구성하는 라이프스타일이 되어가고 있다.
- 쇼핑공간의 대명사였던 백화점은 고객들의 쇼핑 패턴이 변화하고, 온라인 쇼핑이 대세를 이루면서 급격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특히 백화점뿐만 아니라 패션 전문 매장에도 영향을 미쳐 거대한 폐점과 인력 감축의 바람이 불고 있다.
- 이태원 인근의 경리단길과 해방촌을 시초로 홍대 및 상수동, 망원동, 연남동, 서울대입구역 등도 저층 주택가의 1층에 작고 개성 있는 레스토랑 카페, 바등이 들어오면서 특색 있는 거리로의 변신이 급속도로 진행되었다. 망리단길, 연트럴파크, 샤로수길 등 각각의 별칭까지 붙은 이런 거리들은 디벨로퍼나 대기업 유통업체들이 기획한 상권이 아니라, 개인이 운영하는 맛집과 카페 등이 자리를 잡으면서 형성된 자연발생적인 상권이다. 정미소였던 '대림창고'가 낡은 시설 그대로 이벤트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자그마치' 등 개성 있는 카페들이 생겨나면서 명소화된 중공업 지역 성수동이나 예술가들이 모여들면서 역시 크게 변화하고 있는 문래동 공장지대처럼, 주변 상권의 확장보다는 지역 자체가 보유한 특징이 '찾고 싶은 거리'를 만드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뜨고 있는 거리에서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 작은 개인형 레스토랑, 카페, 소품숍들은 소비자들의 SNS를 통해 유명해지면서 백화점, 복합쇼핑몰의 푸드코트, 오피스빌딩의 셀렉다이닝(여러 프랜차이즈 점포가 한 건물에 입주해 영업하는 형태) 등의 방식을 통해 전국으로 진출하고 있다.
- 교통이 편리한 교외의 복합쇼핑몰들이 경험소비를 위한 콘텐츠로 무장하고 계속 대형화한다면, 도심의 주거지에서는 지역밀착형 소형 매장들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15년 편의점 3개 사의 매출 합계가 백화점 상위 3개 사의 매출 합계를 넘어섰다. 급속하게 성장 중인 편의점 업태는 2017년에 들어서면서 국내 오프라인 유통의 대표주자인 대형마트를 위협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빠르면 2017년부터 편의점업체인 GS25의 매출이 대형마트 매출 업계 3위인 롯데마트를 넘어설 것이라는 언론사들의 예측도 나오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 필요한 것만 필요할 때 구매하는 합리적 소비의 확산, 온라인 쇼핑의 증가 등으로 이제 편의점은 담배와 삼각김밥을 파는 동네 초입의 작은 가게 수준에서 소용량 생필품과 신선식품까지 아우르는 '초소형 대형마트' 역할로 변신하고 있다.
- 각 백화점 지하식품관의 특색을 살린 매장들은 백화점 지하에서 벗어나 쇼핑몰의 테넌트 구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갤러리아백화점의 '고메이494', 신세계백화점의 'PK마켓', '현대백화점의 '현대 식품관' 등이 대표적인 백화점 식품관으로 자리를 잡고 있으며, 향후 단독 임차인으로서의 역할도 기대된다.
- 장기간 지속된 경기침체와 인건비 상승, 임대료 증가에 대응해 터치 스크린 주문 방식, O2O(사이렌오더 등), 무인편의점과 편의점 자판기의 증가, 공간 공유 서비스를 통한 팝업스토어의 확장, 셀렉다이닝 등 다수 테넌트의 제휴 및 공유 매장 증가 등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업태의 쇠락을 타개하고 시너지를 일으키기 위해 각종 제휴가 이루어졌다. 온라인 업체의 오프라인 매장 확보와 오프라인 업체의 플랫폼 확충(아마존의 오프라인 유통업체 인수합병, 이지스자산운용과 위메프의 제휴, 일본 돈키호테와 패밀리마트의 제휴 등)이 현재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상업시설은 생물과 같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소비자의 니즈, 급속히 발달하는 기술, 수시로 달라지는 경제적 상황과 정부의 정책 등 셀 수 없이 다양한 내외부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면서 변화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따라서 섣부르게 1년 후 또는 5년 후의 상업시설 개발시장이 어떤 형태로 변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나의 소비 패턴, 내 동료와 가족의 쇼핑 행태에 따라 천천히 또는 급격하게 변화할 것이다. 유통업체 혹은 디벨로퍼 역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제안하면서 이런 소비 행태에 영향을 주고 또 받으며 성장할 것이다.
- 전자상거래라는 새로운 유통 채널의 등장 및 성장은 기존의 공급망supply chain에서 물류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물류센터distribution center로서의 역할에 소비자 중심의 배송센터fulfillment center라는 신규 수요의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 나아가 배송센터의 수요 증가는 물류센터를 소비자와 가까운 도심지 인근으로 이동시키며 확대 및 대형화하는 추세로 이어진다,
- 어떤 물건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빌려주거나 함께 사용하는 개념으로 인식해 경제활동을 한다는 '공유경제' 비즈니스모델은 오피스시장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010년 미국 뉴욕에서 설립돼 현재 기업가치 22조 원을 바라보는 스타트업 '위워크WeWork'가 대표적인 예다. 최근 테헤란로에 위워크를 비롯해 스튜디오블랙, 패스트파이브 등 공유오피스업체들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스타트업 기업들이 붐비고 있다. 공실률이 높아지는 도심에 활기를 불어넣는 크고 작은 기업들이 입주하면서 주변 상권이 살아나고 있어, 업계에서는 공유오피스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처럼 공유오피스의 증가가 스타트업 기업 또는 1인 기업들의 수요를 충족시키면서, 임대업 불경기에도 강남 오피스시장 공실 해소의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 공유경제의 확산은 장기적인 저성장 때문만은 아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환경의 구축과 온디맨드 서비스on-demand(수요자의 요구를 즉각 반영해 재화나 서비스로 제공하는 경제활동)의 확장 또한 공유경제의 확산을 이끌었다. 다양한 유휴자원을 필요한 사람에게 연결하는 고유경제의 핵심은, 자원을 개별적으로 소유하는 것을 넘어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좀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데 있다. 에어비앤비(숙박), 쏘카(자동차), 쏘시오(물건), 스페이스클라우드(공간), 위즈돔(지식), 8퍼센트(금융) 등 다양한 온디맨드 서비스는 정보에 대한 접근과 공유를 용이하게 한다. 플랫폼 형태의 온디맨드 서비스의 등장으로 공유 체계에 참여하는 주요 이해관계자는 이득을 얻고 있으며, 이 플랫폼들은 그 자체의 확장성과 다양성을 기반으로 사람들 사이의 연결을 급속히 확장시키고 있다.
- 사실 가처분소득이 부족한 도시민들은 안정적인 주거와 업무 공간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 결과, 지불 가능한 주거 및 업무 공간을 마련하는 방안으로 '공유공간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개인생활에 집중할 수 있는 독립적 공간과, 다양한 기능 제공을 통해 심리적 만족감을 주는 공유공간이 공존하는 '셰어하우스'와 '셰어오피스'가 대표적인 예다. 잘 사용되지 않던 지하공간, 옥탑 및 옥상 공간이 이제 파티, 연습실, 워크숍, 공연 등 다양한 문화활동이 펼쳐치는 공간으로 공유된다. 대형 오피스빌딩의 로비는 팝업스토어로 꾸며져 상업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주말이나 저녁시간에 비는 도심 오피스빌딩의 주차장은 쇼핑이나 문화·여가활동을 원하는 도심 방문자들에게 제공된다. 공유 기반의 부동산시장은 이렇게 주거공간에서부터 업무공간, 상업공간, 문화공간, 주차장, 창고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 셰어하우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공급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기존 주택을 새롭게 인테리어해 임대하는 경우도 있고, 셰어하우스 전용으로 신축하거나 오피스를 용도변경해 공급하기도 한다. 개인공간과 공유공간도 수요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공유생활에 적합한 방식으로 새롭게 설계되어 있다. 현재 셰어하우스시장은 주로 기존 주택을 새롭게 인테리어해 전대(운영사가 주택을 임차해 여러 사용자에게 다시 임대하는 방식)하는 전략으로 성장했다. 서울시내 전체 셰어하우스의 96%가 중대형 아파트와 오피스텔, 방을 여러 개 만들 수 있는 다세대·다가구 주택의 일부를 리모델링한 것이다. 기존 주택을 여럿이 나눠 생활할 수 있도록 개조한 셈이다. 전국적으로 셰어하우스의 85% 이상이 기존 주택을 리모델링하여 공급되고 있다. 2012년 우리나라에서 셰어하우스를 처음 출범시킨 '우주woozoo'가 대표적이다. '플랜A', '바다', '에이블하우스', '보더리스하우스' 등 다양한 업체들이 이런 방식을 통해 셰어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 대규모 철거·재개발 대신 기존 저층 주택의 소규모 재건축이 새로운 도시개발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개발을 기다리던 노후 주택들이 뉴타운의 꿈을 접고 소지역 단위 개량을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다세대주택 공급은 아파트 공급이 저조했던 지난 7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서울의 단독·다가구 거래 비율도 전국 평균의 1.8배인 5.6%로, 기존 노후 주택의 개량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추세로 보면 단독주택이 다세대주택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아파트의 경우 비율이 꾸준히 상승하다가 2000년대 중반 이후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과거와 같은 대규모 아파트 공급이 현실적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를 따라 앞으로도 서울의 주택시장에서 다세대·연립주택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다세대주택은 소규모 재건축을 통해 꾸준히 공급되고 있어, 혁신과 관심이 집중될 여지도 있다.
경기도는 기존 노후 주택지를 재개발해야만 하는 서울과 달리, 신개발이 가능한 대규모 필지가 얼마든지 있기 때문에, 꾸준한 아파트 수요에 맞춰 공급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물량공세가 오히려 기존 주택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단적으로 분당의 경우만 보더라도, 아파트 가격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제자리걸음으로, 같은 시기 가격이 꾸준히 상승한 서초구와 비교된다. 신개발로 인한 대체재의 등장이 기존 아파트에 대한 수요를 빼앗은 탓이다. 이런 현상은 곧 재개발 연한을 맞이하는 분당, 평촌, 일산 등 1기 신도시 구시가지의 재개발 여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와 동시에 이런 신개발 방식의 지속적인 공급이 언제까지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초고층 주거타운으로의 강남 재건축이 완료되고, 서울내 노후 주택 정비가 이루어진 후에도, 2000년대 이후에 개발된 경기도 신도시에 대한 인기가 지금처럼 유지될 수 있을까?
- 현 시점을 기준으로 시장의 상승 여력과 위험성을 토대로 한 분석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역은 관악구, 강북구, 중랑구, 구로구, 광진구 등이다. 이들 지역은 향후 가격 상승 여력이 있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지역인 동시에 그간의 가격 변화 패턴에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물론 개별 물건에 대한 투자 관점에서 보면 각 지역의 세부 시장과 환경 등 고려사항이 많겠지만, 자치구 수준에서 시장을 예측하면 이들 지역과 가까이 위치한 노원구의 경우에는 아직 고점에 비해 가격이 낮고 변동성도 크지 않은 편이지만, 물량이 많아 가격 상승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프의 2사분면, 즉 위험도는 낮지만 상승 여력 또한 낮게 평가되는 지역들은 비교적 최근에 개발이 진행된 지역들로, 대부분 이런 호재를 타고 가격이 먼저 상승한 곳들이다. 예를 들어, 현재 가치의 상대적 평가 정도가 높은 성동구에는 왕십리 뉴타운과 옥수동, 금호동, 성수동 등 재건축·재개발이 성공적으로 진행된 단지들이 다수 분포해, 이전 시점에서 전반적인 가치 상승이 두드러졌다. 그 외에도 마곡과 같은 환경 요인에 따라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전반적으로는 개발에 따른 수요 집중이 어느 정도 완화되어 가격 상승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프의 4사분면은 가격 상승 여력은 있으나, 위험성이 높게 평가되는 지역이다. 송파구와 용산구, 양천구 등이 속하는데 이들 지역에 대한 투자 결정에는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물론 양천구처럼 지역 내 시장의 격차가커서 전반적인 위험성이 과대평가될 수도 있으므로, 세부 시장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평가와 분석을 병행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
3사분면은 현재의 가치평가 정도도 높고, 위험성도 높은 지역이다. 강남구와 서초구가 여기에 속하는데, 두 지역은 수요가 집중되어 가격이 높다. 상징성과 특수성 때문에 투자 수요고 높아 정책 변화 등 시장심리의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