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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경기도: take seven. 중부(I)

DDOL KONG 2022. 1. 20.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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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take seven. 중부(I)

경기도를 권역별로 어떻게 나누고 구분할지에 대해 어디로부터 정해진 바는 없다. 그러니 누구는 직관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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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를 권역별로 어떻게 나누고 구분할지에 대해 어디로부터 정해진 바는 없다. 그러니 누구는 직관적으로 열십(十)자나, 엑스(X)자 모양으로 4분할을 하기도 하는 것이고, 또 누구는 서남권을 좀 더 세분화시켜 다시 중부와 서남부로 나눈 뒤 총 5개 권역으로 보기도 하는 것이다. 이때 경기 중부라면 위로는 서울과 인천 사이에 끼인 부천시부터 아래로는 수원 위쪽, 그러니까 군포와 의왕 정도까지 보면 적어도 어디가 개념 없이 쪼갰단 얘기 들을 일은 없을 게다.

그렇게 나눈 경기 중부에서 돋보이는 원탑은 단연 과천이고, 광명, 안양, 의왕, 부천, 군포 정도가 중간일 것이며, 시흥과 안산이 밑이라고 보면 될 텐데, 앞서 경기 서북과 동북에서도 누차 언급했거니와, 결국에 경기도는 서울로부터의 거리 순으로 칼같이 신분과 계급이 정해지는 법이고, 그러니 얽히고설켜 따질 게 많은 서울과 달리 31개 시군에 1,350만이 거주하는 경기도는 존나게 넓어도 간혹 좀 특수한 경우는 있을지언정 적어도 부동산 공학적으로 따지고 챙길 건 오로지 서울과의 접근성, 그 하나뿐인 것이다.

그러니 '제에발(!)' 서울이 가까워 좋으니 이젠 서울보다 더 좋다거나, 교통이 좋아져 서울까지 빨리 갈 수 있게 됐으니 이젠 서울로부터의 거리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식의 피곤한 개쌉소리는 피차의 정신건강을 위해 부디 그만 나불댔으면 한다.

과천은 부동산으로 입 좀 터는 호사가들 사이에선 이미 오래전부터 어지간한 서울을 능가하는 탈 경기도로 불렸던 곳이고, 당장에 아파트 몇 개만 샘플링 해봐도 누구도 그 말에 딱히 반박할 수 없음을 알 수 있는데, 그럼에도 유독 과천의 포지션과 위상에 대해 늘 언쟁이 따라붙는 건 필시 너나 할 거 없이 과천이 좋다니 좋다는 건 대충 알겠지만, 도대체 거기에 뭐가 있고, 도대체 뭐가 그리 좋길래 그 가격이냐는 의문 사이의 괴리와 충돌 때문이리라.

작년 세밑, 과천역을 양분하고 있는 푸르지오써밋 국평이 21억을 넘겼으니 경기도는 말할 거 없고, 서울에서도 강남3구가 아닌 바에야 어지간한 뉴타운도 오징어를 만들어 버릴 수준인데, 인구 7만의 과천에게 오늘날 이런 위상을 선사해 준 일등공신은 단연 80년대 이전한 정부청사다. 지리적으로 서측의 관악산과 우측의 청계산을 사이로 둔 분지와 같은 완전 평지에다 남태령을 넘어 서울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매사 과격하거나 모남이 없으면서도 안정적인 수입에 그렇다고 딱히 처질 것도 없는 공무원과 그 가족들이 30년 터 잡고 살았던 땅이었으니 자연스레 유해시설과는 거리가 멀면서도 학군이며 인프라는 평타를 치고도 남았을 것이고, 청사와 집이 중앙로를 사이로 지척이었으니 그야말로 직주근접의 교과서적 표상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난 과천의 공기와 다르게 진즉부터 땅에선 조금 다른 온도를 느꼈는데, 세종시가 생겨나고 자리했던 대부분의 청사가 각지로 흩어진 지금이 어찌 보면 과천에겐 양날의 검일 수도 있을 것이다.

부자 망해도 3년은 가는 법이요, 앞서 분당과 일산이 그러했듯 켜켜이 쌓아온 30년 내공과 관성으로 아직은 그 명성이 공고하다지만, 지정타 같은 말잔치나 쓰레기 같은 gtx만으로 자족 기능 없이 잠만 자고 집을 나서는 베드타운이란 그림자를 지울 순 없는 것이다. 그나마 비슷한 처지의 다른 곳들보단 제법 시의적절하게 신축으로 체질 개선을 끝낸 덕분으로 한창 신축빨 오르던 시기에 지난 5년 대세 상승기를 맞이했으니 그저 기쁜 우리 젊은 날이었고, 서울도 가까우면서 대한민국에서 제일 넓은 공원까지 곁에 두었으니 앞선 공무원 세대들이 곳간에 쌓아둔 학군이며 환경으로 그들만의 아뜩하고 은밀한 세상을 이어왔을 테지만, 서울 도심철도 가운데 상대적으로 낡고 핵심지 접근성이 떨어지는 4호선과 1년 365일 상습 정체 구간인 남태령 앞에서 국평 21.5억으로 선택할 수 있는 서울 대체지는 갈수록 점점 많아질 것이다.

그래서 난 훗날 경기도의 원탑은 닫힌 과천이 아닌, 재건축 이후의 열린 분당이 되리라 상상한다. 이래서 또한 부동산이란 아찔하지만 재밌는 것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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