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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노동시장의 수급 불균형, 미국 경제 성장 발목 잡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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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노동시장의 수급 불균형, 미국 경제 성장 발목 잡나

DDOL KONG 2024. 11. 7. 03:19

미국 경제활동참가율, 여전히 코로나19팬데믹 이전보다 낮은 수준
미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 겪고 있어


미국 노동시장의 수급 불균형, 미국 경제 성장 발목 잡나

미국 노동시장의 수급 불균형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도 경제활동참가율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상공회의소(U.S. Chamber of Commerce)에 따르면, 미국 내 구인 건수는 800만 건을 상회하는 반면, 구직자 수는 680만 명에 그친다. 모든 구직자가 공석을 메꾼다고 하더라도 상당한 수의 일자리가 채워지지 않음을 의미하며, 이는 결과적으로 기업의 생산성 저하와 경제 성장 둔화 등 다양한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2024년 9월 미국 경제활동참가율(Labor Participation Rate)은 2020년 2월의 63.3%보다 0.6%p 낮은 62.7%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였다. Visual Components에서 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복수 응답)에 따르면, 미국의 노동력 부족은 노동 비용 증가(53%), 프로젝트 지연(32%), 고객 수요 및 생산 목표 미달(34%), 이익 또는 매출 감소(27%)로 이어지는 등 기업의 경영에 부담을 주고 있다.

노동시장에서 구인난이 계속되자 기업들은 미국으로 오는 중남미 등지 출신 이주 노동자들을 고용하기 위해 더 나은 근무 조건을 제시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요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Wall Street Journal의 분석이다.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는 유권자들에게 이민을 줄이고 수백만 명의 이민자를 추방하겠다고 약속했으며,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역시 남부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일부 제한을 두는 것을 옹호하고 있어 구인난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美 노동자 부족 만성화, 그 이유는?

노동자 부족 문제는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고령화 뿐만 아니라 미국 인구의 특성과 관련된 요인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1)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감소가 조기 은퇴로 더욱 악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장년층 조기 퇴직자들의 은퇴연령이 초과하면서 경제활동 복귀 가능성이 미미한 가운데, 인구 고령화 추세로 높은 퇴직자 비율이 유지되면서 노동공급이 감소했다. Bloomberg에 따르면, 2021년 10월 기준,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300만 명 이상의 장년층 노동자가 조기 은퇴했다.

의사의 경우에도 예외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의과대학협회(AAMC)는 향후 10년 이내에 미국에서 최대 12만4000명의 의사가 부족할 것으로 예측했다. 인구 비중이 높은 베이비부머 세대는 나이가 들면서 의료 수요가 높아지는 반면, 같은 나이대 의사들은 은퇴를 하면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더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AAMC에 따르면 현재 의사 5명 중 2명이 넘는 꼴로 65세 이상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예측했다.

2) 밀레니얼 세대의 경제활동참여율 감소

Lightcast 'The Rising Storm' 보고서에 따르면, 7,600만 명의 베이비붐 세대가 보유한 총 자산은 현재 약 80조 달러에 달하며, 이는 밀레니얼 세대 자산의 4배, 미국 전체 부의 51%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대부분 맞벌이 부부였던 베이비붐 세대는 자산을 풍족하게 축적한 후 조기 은퇴하였으며, 이러한 부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상속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2030년까지 약 68조 달러를 물려받으며 역사상 가장 부유한 세대로 부상할 전망이다. 생계를 위해 일하는 것이 주된 동기였던 과거와 달리, 풍족한 유산을 상속받은 밀레니얼 세대는 일을 하지 않거나 조기 은퇴 비중이 상대적으로 더 높아 경제활동 참여율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3) 남성 핵심노동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 지속 감소

25세에서 54세 사이의 남성 핵심노동인구는 전체 노동 인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경제활동참가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1980년에 94%였던 남성 핵심노동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24년 중반에는 약 89%까지 떨어졌다. 이는 약 260만 명의 남성 핵심노동인구가 더 이상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25세에서 54세 사이의 남성 핵심노동 인구의 상대적으로 높은 약물 남용과 투옥 생활 비중이 노동력 부족의 원인 이 되고 있다. 전미경제연구소(National Bureau Economic Research) 연구에 따르면, 오피오이드 남용은 2022년 기준 120만 명 이상의 미국인이 노동시장에서 이탈하도록 만들었다. 특히 대학 학위가 없는 미국인들 사이에서 오피오이드 남용이 더욱 심각한데, 현 미국 노동시장이 가장 필요로 하는 인력이 대학 학위가 없어도 되는 직군이라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현재 미국 교도소, 교정시설 및 기타 구금 시설에 총 190만 명이 수감되어 있다. 수감자의 93%는 남성이며, 25세에서 54세 사이의 중년 남성이 77%를 차지하며 경제활동 참여가 불가한 실정이다.

4) 주요 산업 기술 노동자 부족

미국 반도체 산업 협회(SIA)에 따르면, 2030년까지 반도체 산업의 일자리는 약 3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미국에서 반도체 관련 학위를 취득하는 졸업생은 매년 20만 명에 불과하여, 2030년에는 무려 10만 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심각한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기업들은 전국 각지의 대학, 교육 기관과 협력하여 인재 양성을 위해 힘쓰고 있으며, 견습 프로그램 등을 통해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노동력 부족이 가장 심각한 주

전국적으로 인력난이 심화되면서 많은 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특히, 노스다코타(North Dakota), 사우스다코타(South Dakota), 버몬트(Vermont), 버지니아(Virginia), 미시시피(Mississippi)주의 노동력 부족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노스다코타주는 2006년~2012년 기간 중에 오일 붐으로 수천 개의 일자리가 생겨났지만, 노동력 부족으로 인해 기업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인력난으로 인해 문을 닫거나, Dairy Queen과 같은 프랜차이즈는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사우스다코타주는 외국인 출신 노동력이 5.3%에 불과하여 전국 평균 18%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를 보인다. 인력 부족 문제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 노동인력 유입 등을 통해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진출 기업의 인력 확보 전쟁

바이든 정부의 '제조업 부활' 정책으로 미국 내 투자가 급증하면서 미국 제조업계는 구인난을 겪고 있다. 현 정부뿐만 아니라 차기 대선 후보들 역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외국 기업들의 투자 유치에 힘쓰겠다고 하지만, 정작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비롯한 외국 기업들은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미국 진출 업체들은 현지 인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각종 인사 정책을 도입 중이다.

대만 TSMC의 경우, 전문 인력 부족으로 설비 설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미국 애리조나 공장의 본격 가동이 1년 늦어지고 있다. 현재 2,200명이 근무하고 있지만, 절반 가까이가 대만에서 온 인력이다. 완공 후에는 약 6,000명의 인력이 필요하여 미국 현지에서 숙련된 반도체 전문 인력 확보가 시급하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전기차(EV) 공장인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의 경우, 금년 10월 가동에 돌입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오는 2031년 말까지 총 8,100명의 직원 채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메타플랜트 인근에는 부품을 납품하는 현대모비스, 현대트랜시스 뿐만아니라 한온시스템, PHA등의 협력업체들도 합류할 예정인데, 이들 협력업체는 약 5,000명의 현지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라 현지 인력 확보가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노동자 부족 문제는 TSMC, 현대자동차그룹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중소·중견기업들에게는 더욱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부 미국 제조업체들은 인력 부족이 심화되면서, 자동화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기업인 포비아(Forvia)는 미시간과 테네시에 위치한 공장에 자동화 도어 패널 생산 라인을 구축했다. 포비아 북미 디지털 전환 담당 이사인 Matt Myrand는 "아직 사람에게 적합한 작업도 있지만, 반복적인 작업은 자동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동화 시대에도 인재의 역할과 중요성은 여전하다. 유능한 인재의 확보는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핵심 과제이므로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HR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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