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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항공연료 대란, 원인과 한국 영향은? 본문
급증한 일본 관광 수요를 못 따라가는 항공유 공급량
日정부, 민관 TF 구성해 공급력 확보 및 수송체제 강화 움직임
제트연료 한국 점유율 78%…당분간 수입 수요 지속될 전망
일본 공항 항공유 부족…항공사 증편, 신규 취항 애로
일본 전국 공항에서 항공연료가 부족한 사태가 발생했다. 항공유는 정유소에서 제조 후 공항으로 수송해 항공기에 공급하는 방식이나, 일본 국내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나리타국제공항회사(NAA)에 따르면 2024년 3월경부터 항공사로부터 연료 확보 어려움이 접수됐다. 6월에는 나리타 공항에서 아시아 저가 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주당 약 60편의 증편이나 신규 취항이 보류됐다. 특히 홋카이도나 히로시마현 등 국제선 취항이 비교적 적은 지방 공항의 항공유 부족은 방일객 유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연일 최고치인 일본 관광 수요, 부족한 연료 공급력
항공연료가 부족하게 된 가장 큰 요인은 급증한 일본 관광 수요이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2024년 9월 누계 방일 외국인 관광객 수는 2688만 명으로, 2023년 연간 수치인 2506만 명을 넘어서며 과거 최고치를 경신할 예정이다. 중국인 관광 수요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수준 가까이 회복되면서 방일객 수 3500만 명, 소비액 8조 엔을 달성할 전망이다.
크게 늘어난 항공 수요 대비 연료 공급력은 악화하고 있다. 일본 정유회사는 인구 감소, 탈탄소 흐름에 대응해 휘발유 수요가 감소하는 것을 전제로 원유 정제 능력을 단계적으로 감축해 왔다. 그 결과 일본 국내 정유소 수는 2024년 7월 말 시점 19개로 2000년(36개)의 절반 정도로 줄었다.
정유소 통폐합이 진행됨에 따라 각 정유소와 공항까지의 수송 거리가 멀어지며 물류 측면의 문제도 발생했다. 항공연료는 주로 정유소에서 저유소(물류센터)까지 내항 유조선, 저유소에서 공항까지는 탱크트럭으로 운반된다. 내항선의 평균 수송 거리는 10년 전 400km대에서 약 100km 가까이 늘어났다. 또한 2022년 4월 선원법 개정, 2024년 4월 물류업계 근로시간 상한제 시행으로 인력 부족이 심화하며 갑작스러운 수요에 대응하는 능력이 약화됐다.
日정부 ’항공연료 공급 부족에 대한 행동 계획‘ 발표, 민관 합동 대응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수 6000만 명 달성을 목표로 한다. 인바운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항공유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산업성과 국토교통성은 2024년 6월 민관 TF를 구성하고 7월 ’항공연료 공급 부족에 대한 행동 계획‘을 발표했다. 단기적으로는 정유사가 각 공항의 수요를 파악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며 동시에 항공연료의 공급력 확보, 수송체제 강화 등을 추진해 간다.
일본 항공연료 수입 현황 및 전망
제트엔진용 연료(HS Code 2710.19.143)의 2024년 8월 누계 일본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8억1584만 달러 규모였으며, 이 중 약 77%를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차지했다. 대한(對韓) 수입액은 전년 동기비 36.1%로 크게 증가한 6억2656만 달러이며, 중국과 벨기에, 대만이 뒤이었다.
<최근 3년간 국가별 수입액 동향 (HS Code 2710.19.143 기준)>
(단위: 천 달러, %)
순위 | 수입국 | 수입액 | 점유율 | ||||
2022 | 2023 | 2024.1~8 | 2022 | 2023 | 2024.1~8 | ||
- | 전세계 | 490,982 | 1,249,918 | 815,844 | 100.00 | 100.00 | 100.00 |
1 | 한국 | 288,352 | 821,041 | 626,562 | 58.73 | 65.69 | 76.80 |
2 | 중국 | 199,163 | 418,874 | 170,839 | 40.56 | 33.51 | 20.94 |
3 | 벨기에 | 1,010 | 284 | 12,725 | 0.21 | 0.02 | 1.56 |
4 | 대만 | 230 | 2,423 | 1,367 | 0.05 | 0.19 | 0.17 |
5 | 홍콩 | 66 | 1,091 | 816 | 0.01 | 0.09 | 0.10 |
6 | 미국 | 478 | 1,156 | 810 | 0.10 | 0.09 | 0.10 |
7 | 프랑스 | 59 | 198 | 543 | 0.01 | 0.02 | 0.07 |
나리타 공항은 2024년 7월과 9월 두 차례 한국 정유사로부터 제트연료를 수입했다. 수입규모는 각각 5000kl로 아시아 노선 약 300편의 급유량에 해당한다. 항공연료는 정유소를 경유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이번 수입 건은 전국에서 최초로 나리타 공항 석유 터미널에 직접 반입이 이루어졌다. 유조선으로 일본 치바항에 도착한 수입 연료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항 내로 수송해 항공기에 급유된다. 석유연맹은 “일본 국내 생산을 기본으로 하면서 필요에 따라 한국, 싱가포르, 중국 등으로부터 수입해 항공연료의 안정 공급 확보에 노력하겠다”고 밝혀 당분간 항공유 수입이 지속될 전망이다.
시사점
석유제품은 연산품으로 항공연료만을 증산하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본의 수입 수요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세계적인 탈탄소 흐름 속에서 세계 각국의 항공사들이 2030년까지 SAF(지속가능항공유) 사용 비율 10% 달성을 목표로 한다. 일본에서도 SA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정유 3사(ENEOS, 이데미츠코산, 코스모석유)는 국내외 기업과 협업해 대규모 SAF 제조 기술개발과 바이오매스 원료 확보를 본격화한다. GS칼텍스는 2024년 9월 일본 종합상사 이토추를 통해 친환경 항공유 ’CORSIA SAF‘의 상업적 규모 수출에 성공했다. 항공유 수출 1위국 경쟁력을 기반으로 SAF가 한국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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