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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제약산업 전시회 ‘CPHI Milan 2024’ 참관기 본문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산업 전시회, 밀라노에서 열려
KOTRA 한국관 41개 업체 등 국내업체 88개사 참가
전시 개요
전시회명 | CPHI Milan 2024 |
개최 기간 | 2024년 10월 8~10일(3일간) |
개최장소 | Rho Fiera Milano 전시장 |
개최 규모 | 부스참가 74개국 2400여 개사 참가 |
전시 품목 | 활성의약성분, 부형제, 위탁 제조 밑 서비스, 완제품 제형, 포장 및 약물 전달 시스템, 제약 기계 및 장비, 바이오 의약품, 천연 추출물 등 |
주관기관 | Fiera Milano SpA |
공식 홈페이지 | https://www.cphi.com/ |
전시회 현황 및 특징
CPHI는 올해로 35주년을 맞은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 산업 전시회다. 10월 8일부터 10일까지 이탈리아 밀라노의 Rho Fiera Milano 전시장에 166국에서 온 6만2000명의 방문객이 참석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원료의약품, 완제의약품, 부형제와 같은 의약품부터 위탁개발생산(CMO/CDMO), 제조 설비 등 제약산업 전반에 걸친 2400여 개의 업체가 참가해 전시장 14개 홀에서 자사의 기술력을 선보였다. 이 중 500개 이상의 기업이 CMO/CDMO와 API* 관련 기업으로 가장 높은 참가 비중을 기록했다. 컨퍼런스와 CPHI 시상식(CPHI Excellence in Pharma Awards)과 같은 특별한 이벤트들도 전시장 곳곳에서 열려 전시회에 풍부함을 더했다.
* CMO (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의약품의 대량 생산을 외주로 맡는 제약 제조 전문 업체.
CDMO (Contract Development and Manufacturing Organization): 의약품 개발과 제조를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외주 업체.
API (Active Pharmaceutical Ingredient): 의약품의 실제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활성 성분.
또한 이번 전시회에서는 180명 이상의 전문가가 100가지 이상의 컨퍼런스를 진행하며, 많은 업계 종사자에 인사이트를 제공했다. 최근 제약산업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BIOSECURE 법안* 도입과 관련된 주제의 컨퍼런스도 진행됐다.
* BIOSECURE 법안: 미국의 국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중국과 연관된 바이오 기술 기업들과의 계약을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한 법안
또한 CPHI 시상식(CPHI Excellence in Pharma Awards)이 진행됐는데, 이 행사는 매년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선보인 기업들에 대해 14개 부문에서 상을 수여하는 시상식이다. 올해 주목할 만한 수상기업으로는 API Development and Innovation(API 개발 및 혁신) 부문의 Lonza 사와 Drug Delivery and Device Innovation(약물전달 및 기기 혁신)부문의 Adare Pharma Solutions 사다. Lonza 사는 최근 AI를 활용해 소분자 API의 최적 합성 경로를 설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의약품 생산 과정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받아 수상했다. Adare Pharma Solutions 사는 스프링클 제형의 약물(Food sprinkle dosage forms)로 수상했다. 이 약물은 손떨림이 등으로 인해 캡슐 약을 복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이 음식에 쉽게 섞어 복용할 수 있는 약물이다. 이를 통해 CPHI Milan은 단순히 기업 간 비즈니스 매칭의 장을 넘어 제약 산업 전반의 동향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로 자리매김했다.
제약산업 주요 동향
전시회에 3일간 참석해 여러 제약 기업과 이야기를 나누며 최근 글로벌 제약 산업의 트렌드를 지속 가능성, AI와 디지털화, 신기술 개발 경쟁 이 세 가지로 세분화할 수 있었다.
CPHI에서는 특히 '지속 가능성'을 주제로 내걸어 많은 기업이 부스를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꾸몄고, 종이 브로슈어 대신 QR코드를 이용한 브로슈어를 제공하는 등 전시회의 취지에 함께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Green Chemistry 기술을 도입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했다. 이탈리아 최대 제약기업 중 하나인 Angelini 사의 Fine Chemicals Business Project Manager인 Tommaso Iacoangeli씨는 많은 기업이 Flow Chemistry를 도입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기술은 제조 공정에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용매 사용을 줄여 폐기물 감소에도 기여한다. 또한, 식물성 원료나 바이오 기반 원료 같은 재생 가능한 자원을 활용해 화학 물질을 합성함으로써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AI는 제약 산업의 공급망 관리와 약물 제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AI를 통해 수요 예측, 재고 관리, 병목 현상 식별을 통해 공급망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신약 후보 물질의 발굴과 개발 및 제조 과정에서 인간의 개입을 줄여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ADC(항체-약물 접합체, Antibody-Drug Conjugates)와 GLP-1 타겟 약물과 같은 시장의 기회도 주목할 만한 트렌드다. ADC는 항체가 특정 세포를 표적해 약물을 직접 전달하는 기술로, 주로 암 치료에 사용되며 정상 세포에 대한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암세포에만 약물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제약사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GLP-1 타겟 약물은 당뇨와 비만 치료에 효과적인 약물로, 최근 제약사들이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CPHI에서도 ADC에 사용되는 페이로드와 GLP-1 타겟 약물에 사용되는 펩타이드 생산 역량을 갖춘 API 제조사 및 CDMO 업체들이 다수 참가했으며, 이들 업체는 고객 수주를 위해 적극적인 영업 활동을 펼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 기업의 참가 현황
이번 CPHI Milan에는 88개사의 한국 기업들이 참가해 제약 산업의 다양한 기술과 제품을 선보였다. 4번 홀에서는 KOTRA와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주관 한국관이 마련돼 중소 및 중견기업 41개사가 참여했다. 이들 기업 중 위탁개발생산(CDMO/CMO) 기업이 12개사로 가장 많았고, 이외에도 완제의약품(Finished Dosage Forms), 원료의약품(API) 관련 기업들이 참가했다.
한국관 부스는 태극 문양과 KOREA 로고로 꾸며져 있어 한국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특히, 올해는 작년과 달리 VIP 라운지가 한옥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꾸며져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전시 부스는 CPHI의 지속 가능성 모토에 맞춰 자연친화적인 느낌을 주었으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원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단독 미팅룸도 준비돼 있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롯데바이오로직스, 대웅제약 등 주요 기업들은 단독 부스로 개별 참가했다. 이들 기업은 매년 단독 부스로 참가하고 있으며, 자사 홍보를 비롯해 파트너사와의 미팅에 집중해, 부스 내 공간의 대부분을 미팅룸으로 구성한 모습이었다. 이미 업계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가 확보된 만큼, 실질적인 비즈니스 논의에 중점을 두었으며, 일부 기업들은 지속 가능성 트렌드에 맞춰 부스 디자인에 재활용 소재를 사용했고,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노력을 어필하며 신뢰할 만한 파트너사로서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한국 참가기업 인터뷰
한국 참가 기업 중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업계 동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Q1. CPHI Milan 참가 목적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번 전시회를 통해서 유럽시장의 특이점이 있다면 어떤 점이 있을까요?
A1.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참가 목적은 신규 파트너사 발굴 그리고 자사 홍보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우리의 기술을 널리 알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유럽 시장의 특이점으로는 지속 가능성을 매우 강조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환경 보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세계 시민으로서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Q2. 그렇다면 유럽시장 진출을 위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A2. 롯데 그룹은 204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며, 이를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도 1공장이 완공되는 2027년에 PSCI 가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번 CPhI 부스에서도 ESG 경영 선포식 영상을 상영하고, 친환경 에코백을 기념품으로 제공해 ESG 경영 의지를 널리 알렸습니다.
Q3. 현재 제약 산업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분야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A3. ADC(항체-약물 접합체)는 암세포와 같은 특정 세포를 표적으로 삼아 약물을 전달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이는 새로운 형태의 치료제입니다. 최근 이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는 최소 약물 투여로 최대한의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항암 치료 분야의 대체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Q4.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러한 트렌드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A4. 롯데바이오로직스는 ADC(항체-약물 접합체) 증설을 통해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 내에 ADC 접합이 가능한 시설을 증설 중이며, 올해 말 완공돼 내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이 가능합니다. 이로써 한 캠퍼스 내에서 항체(antibody) 생산과 약물(payload) 결합이 가능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이를 통해 복잡한 절차를 단순화하고, 운송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 제약 시장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자리 잡고자 합니다.
시사점
글로벌 제약 산업은 매년 꾸준히 성장해 2023년에는 1조6070억 달러의 수익을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를 계기로 급격한 성장을 이루었으며, 이 과정에서 확장된 인프라는 의약품 생산 역량을 크게 향상했다. 또한, 이 시장은 미국과 유럽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이들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필요성이 크다.
<2001~2023 글로벌 제약산업 동향>
(단위: US$ 십억)
CPHI 전시회는 이러한 글로벌 제약 산업의 중심에서 최신 기술 동향을 파악하고, 혁신적인 솔루션을 공유하는 중요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주요 제약사들과 네트워킹을 통해 협력 기회를 확대할 수 있으며, 빠르게 변화하는 제약 산업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약산업 기술 혁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자 한다면 CPHI에 참가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좋은 선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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