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OLKONG
구부러지는 차세대 태양전지 ‘페로브스카이트’, 일본의 글로벌 1위 도전기 본문
탄소중립, 에너지 안보를 위한 日정부의 적극 지원…GX에 1.6조 엔 요구
파나소닉 등 기업들의 페로브스카이트 제품 연구개발 및 양산 노력 활발
2040년 세계 페로브스카이트 시장규모는 현재의 63배까지 확대될 전망
日정부,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를 위한 차세대 태양전지 뒷받침
차세대 태양전지인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가 실용 단계로 다가왔다. 일본 정부는 올가을 도입 목표를 담은 전략을 책정해 산업화를 뒷받침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8월 27일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X) 실행 회의’에서 2025년도 예산안으로 GX 관련 최대 5년간 총액 1조 6000억 엔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나 해상 풍력 등 혁신적 탈탄소 제품의 공급망 구축에 2555억 엔, 지속 가능한 항공연료(SAF)의 제조 설비 및 공급망 정비에 838억 엔을 계상했다.
또한 경제산업성은 2024년 5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보급전략을 책정하기 위한 관민협의회를 개최했다. 협의회는 170개가 넘는 관련 기업과 단체로 구성된다. 향후 공공시설과 철도·공항 인프라를 중점으로 지자체, 건설사의 페로브스카이트 초기 도입 수요를 확보하고 일본 국내 공급망 구축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설치자 보조 등 우대 제도도 논의한다.
2024년 4월 자원에너지청이 발표한 ‘2022년도 에너지 수급 실적’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 비율은 전체의 9.2% 비중을 차지했다. 전년 대비 상승세이나 정부의 2030년도 목표치(14~16%)와는 거리가 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나 도심에서의 발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태양전지계의 블루칩, ‘페로브스카이트’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2006년 토인 요코하마 대학이 최초로 개발한 기술이다. 주류인 실리콘 태양전지의 재료인 실리콘 웨이퍼는 깨지기 쉬워 강화유리에 부착하는 구조이기에 딱딱하고 중량이 무겁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액상 재료를 도포해서 만든 박막으로 구성돼 얇고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쉽게 구부러져서 자동차나 곡선이 있는 건물, 의류에도 부착이 가능하다. 설치 장소의 제약이 없어져서 재생가능 에너지의 보급 확대를 가속해 탈탄소 실현에 공헌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개발 당초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발전 효율은 3% 정도였으나, 지금은 연구개발을 통해 실리콘 전지와 유사한 20% 정도까지 향상됐다.
경제안보 관점에서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일본 산업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는 중국이 대부분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반면, 페로브스카이트 전지는 일본에서 재료 조달이 가능하다. 페로브스카이트 전지의 주원료인 요오드의 일본 세계 점유율은 30%로 칠레에 이은 세계 2위 산출국이다. JX석유개발(ENEOS 자회사)은 증산 투자를 통해 5년 이내에 니가타현 요오드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을 현재의 2배인 440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EV에 탑재하거나 고층 빌딩에 설치…일본 기업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일본 기업들은 2050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하는 신사업의 일환으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개발과 실증시험을 추진하며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1) 에네코트 테크놀로지스: EV에 탑재하는 소형 패널형 전지
교토대에서 시작한 스타트업 에네코트 테크놀로지스와 JCG 홀딩스는 2024년 7월 가나가와현 에노시마에서 실증 실험을 시작했다. 관광시설의 유리 지붕 안쪽에 길이 약 30cm의 시트형 태양전지를 설치해 1년간 안정 가동할 수 있는지 발전효율과 내구성을 검증한다.
<실증 실험 중인 설치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에네코트는 7.5cm²의 소형 패널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발전 효율 전지를 개발했다. 요오드나 납 등의 원료를 페로브스카이트라고 부르는 결정 구조로 가공하여 필름으로 끼우는 구조다. 일본 국내에 양산 공장을 건설해 2026년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3년부터 도요타 자동차와 차량용 태양전지를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곡면에 가공하기 쉬운 특성을 살려 전기자동차(EV)의 지붕이나 보닛에 탑재하기 위한 목적이다. 계산에 의하면 차체에 설치된 태양전지가 연 3000km 주행분을 발전해 근거리 주행은 충전이 거의 불필요한 EV도 실현할 수 있다.
2) 세키스이 화학공업: 건물 외벽에 설치 가능한 필름형 전지
구부러지는 특성을 활용해 세키스이 화학공업은 1m 이상의 폭인 페로브스카이트 전지를 양산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밀봉재, 접착제 등 태양광 패널 관련 부자재를 제조해 온 경험을 살려 30cm 폭의 필름형 전지 R2R(Roll-to-Roll) 제조 프로세스를 이미 확립했다. 2025년 오사카·간사이 엑스포나 도심 초고층 빌딩에 공급할 계획이며, 2030년까지 연 수십만㎡의 양산을 목표로 한다.
<필름형 페로브스카이트 전지와 설치 조감도>
*주: 오른쪽 이미지 빨간 테두리 안이 태양전지 설치 부분
[출처: 세키스이 화학공업]
3) 파나소닉: 유리 건자재 일체형 전지
파나소닉은 2026년 유리창용 페로브스카이트 전지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두께 1μm(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얇은 층을 균일하게 성막할 수 있는 자사의 독자적인 잉크젯 기술을 활용해 건재 유리에 발전층을 형성하는 공정으로 건재 일체형 태양전지(BIPV)를 제조한다. 기존 건축 자재 유리에 태양광 발전 기능을 부가함으로써 건축물과 조화로운 발전을 실현한다. 현재 가나가와현 모델하우스에서 실증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6년부터 시험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유리 건자재 일체형 페로브스카이트 전지 구상 이미지>
시사점
차세대 태양전지인 페로브스카이트는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의 교체와 변환 효율성을 극대화한 탠덤(Tandem, 다중 접합) 태양전지가 보급됨에 따라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후지경제에 따르면 2040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세계 시장규모는 2조4000억 엔으로 2023년의 65배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정부 지원 정책과 기업들의 참신한 비즈니스 모델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세계 및 일본 시장규모 추이>
(단위: 억 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