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DA, 식품에 브롬화 식물성 기름(BVO) 사용허가규정 철회

대부분의 탄산음료와 음료제품이 브롬화 식물성 기름 사용
연방차원에서 유해 화학물질로부터 소비자 보호조치 강화 전망


미 식품의약국(FDA)이 브롬화 식물성 기름(Brominated Vegetable Oil: BVO)을 식품 첨가물로 사용하는 것을 승인했던 이전 규정을 철회하기로 했다. 브롬화 식물성 기름은 과일향 스포츠음료와 탄산음료에 주로 사용되는 것으로, 국내에서도 유명한 마운틴듀, 게토레이와 같은 음료에 사용된 이후 간, 심장, 뇌 손상을 포함한 잠재적인 건강 위험과의 연관성으로 인해 점차적으로 사용이 중단됐던 식품첨가물이다. 이전까지는 라벨 표시와 함께 소량 사용이 허용됐으나 이번 FDA 발표로 브롬화 식물성 기름의 사용은 허용되지 않는바, 관련 기업들이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미 식품의약국(FDA), 식품에 브롬화 식물성 기름 사용을 허가했던 규정 철회

현지 시각으로 2023년 11월 2일 미 FDA는 식품에 브롬화 식물성 기름 사용을 승인하는 규정을 철회할 것을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FDA의 제임스 존스 부국장은 성명서를 통해 “국립보건원과 협력해 연구를 수행한 결과, 브롬화 식물성 기름이 인간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이후 식품에 브롬화 식물성 기름을 의도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며 기존 규정의 철회 이유를 밝혔다. 환경 실무그룹에 따르면 브롬화 식물성 기름은 신경계 손상, 두통, 피부 및 점막 자극, 피로, 근육 조정 및 기억 상실 등 건강 위험과 관련이 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해당 성분이 체내에 축적되기도 한다.

브롬화 식물성 기름은 보통 감귤 향이 나는 음료에서 향을 오래 보존하기 위한 목적의 유화제로 사용된다. 기존에는 이를 위해 15ppm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식품에 첨가하고 라벨에 '브롬화 식물성 기름' 또는 '브롬화 콩기름'과 같은 브롬으로 변성된 기름 성분이 명확히 표시해야 하는 규정이 있었다. 하지만 해당 규정이 철회되면서 관련 기업들이 영향을 받게 됐다. 미국 소비자들의 건강, 독성 화학물질 및 오염 물질에 초점을 맞춘 비영리 연구단체인 환경 실무' 그룹(Environmental Working Group, EWG)의 Eat Well Guide에 따르면, 현재 90종에 달하는 대부분의 탄산음료와 음료 제품이 브롬화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롬화 식물성 기름을 포함하는 탄산음료와 음료는 대부분 색상이 생생하고 감귤 향이 뚜렷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번 FDA의 발표는 브롬화 식물성 기름을 포함한 음료를 제조하던 기업들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브롬화 식물성 기름을 포함한 Sun Drop 소다 제조사인 큐리그 닥터페퍼(Keurig Dr Pepper) 측은 이 성분을 단계적으로 폐지할 계획임을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큐리그 닥터페퍼 측 대변인이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자사 제품이 더 이상 해당 성분을 포함하지 않도록 Sun Drop 소다 제품을 적극적으로 재구성해 왔으며 앞으로도 모든 주 및 국가의 규정을 계속 준수할 것임을 밝혔다고 언급했다.

캘리포니아주의 식품 첨가물 규제 현황과 FDA 철회 제안의 영향

한편,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이미 2027년 1월 1일부터 브롬화 식물성 기름을 함유하는 모든 식품의 상업적 제조·판매·운송·유통·보관을 금지하는 ‘캘리포니아 식품 안전법(The California Food Safety Act, AB-418)’이 2023년 10월 캘리포니아 주지사 승인으로 통과된 바 있다. 캘리포니아 식품 안전법에 따르면 ▲ 브롬화 식물성 기름(Brominated vegetable oil(CAS no. 8016-94-2)) 이외에도 ▲ 브롬산 칼륨(Potassium bromate(CAS no. 7758-01-2)) ▲ 프로필파라벤(Propylparaben(CAS no. 94-13-3)) ▲ 식용 색소 적색 3호(Red dye 3(CAS no. 16423-68-0))은 유해 식품첨가물로 규정, 해당 유해 식품첨가물이 포함된 식품의 상업적 제조·판매·운송·유통·보관이 금지된다.

CNN은 이와 관련해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이 법안을 승인해 FDA와 독립적으로 행동함으로써 소비자 신뢰를 훼손하고 식품 안전에 대한 혼란을 야기할 것이므로 FDA가 이 문제에 대해 신중히 검토할 것을 촉구한다”는 미국 제과협회(The National Confectioners Association)의 성명서를 인용한 바 있다.

하지만 해당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우려는 이번 FDA 제안으로 종식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애초에 캘리포니아주의 경제 규모가 워낙 큰 탓에 캘리포니아 식품 안전법은 캘리포니아주뿐만 아니라 전국의 식품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캘리포니아주뿐만이 아닌 모든 주의 미국인들이 해당 법안에 따른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았지만, 이번 FDA의 결정으로 전국의 식품 기업들이 취해야 할 조치는 더욱 명확해졌다.

FDA는 이번 철회 제안과 관련한 성명서에서 캘리포니아 주가 최근 해당 주에서 브롬화 식물성 기름을 포함해 4가지 식품 성분의 사용을 금지하는 조치를 했음을 알고 있으며, FDA가 이들 4가지 식품 성분 모두에 대해서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재평가하고 있음을 명확히 했다. 또한 FDA는 현재 연방식품의약품화장품법의 Delaney 조항에 따라 경구 섭취하는 약품 및 식품(식이 보조제 포함)에 식용 색소 적색 3호의 사용과 관련한 색소 첨가물 규정을 검토하고 있고 이에 관한 FDA의 결정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사점

이번 FDA의 철회 제안은 2024년 1월 17일까지 의견 청취 및 검토 과정을 거친 후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FDA의 브롬화 식물성 기름 사용 승인규정 철회는 유해 화학물질에 대한 노출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연방차원에서 강화될 것임을 의미한다. 브롬화 식물성 기름은 캘리포니아주에서 먼저 사용이 금지된 후 FDA에서도 사용이 금지되는 수순을 밟고 있는바, 관련 업계에서는 조만간 FDA가 캘리포니아 식품 안전법에서 규정하는 다른 유해 식품첨가물에 대해서도 결정사항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번 FDA 철회 발표와 관련된 유해 식품첨가물을 포함한 가공식품을 제조하는 한국 기업에서는 FDA의 식품 프로그램 및 규제 사항과 관련한 동향을 꾸준히 모니터링해 미국으로 식품 수출 시 이와 관련된 성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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