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OLKONG
잠2 본문
- < 상상력을 쓸 줄 모르는 사람은 현실에 만족할 수 밖에 없어.>
- 우리 세노이족은 각성 상태보다 수면 상태에 더 의미를 부여해요. 잠이 더 중요하니까요. 잠은 오래 계속 잘 수 있지만 각성 상태는 오랫동안 지속될 수 없어요. 잠을 자지 못하면 고통스럽지만, 현실을 벗어난다고 문제가 생기진 않죠.
- 뇌가 비관적인 시나리오들을 시험해서 몸을 미리 준비시키는 거예요. 자연스러운 일이죠. 중대한 일을 앞두면 나도 늘 실패하는 일을 꿔요.
- 실제로 그런 일이 닥치면 어쨌든 준비된 상태에서 맞게 되잖아요. 당신 뇌가 하나의 시나리오를 미리 공부해 둔 셈이니까요. 시나오리오는 언제나 승리가 가능성에 포함돼 있다는 것만 기억해두면 돼요.
- 자네는 우리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겠지. 나는 예전의 나와 친구가 되고 싶은데, 자네는 혹시 미래의 자네와 친구가 될 생각이 있나?
- 사물은 명명되는 순간 존재하기 시작하죠.
- 현실의 과잉 때문에 죽을 수는 있지만 꿈의 과잉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 우리 문화에서는 <독도 약이 될 수 있고 약도 독이 될 수 있다, 용량의 문제일 뿐이다.>라고 얘기하죠.
- <인간의 불행은 모두 방 안에 가만히 있을 줄 모르는 것, 이 한가지에서 비롯된다.> -- 파스칼
- <영혼들의 세계>라는건 뭐죠?
우리 위에 떠 있는 거대한 구름 같은 거예요. 살아서 꿈을 꾸는 중인 모든 인간들의 영혼이 모이는 곳을 말하죠. 당신들한테도 이걸 가리키는 이름이 있나요?
<잠깐, 생각해 보니까 비슷한 개념이 있는 것 같아요. 프랑스 출신 과학자인 테야르 드샤르댕 신부가 얘기한 [노스피어]라는 게 생각나요. 노스피어는 잠자는 사람들의 정신이 한데 모여 지구 위에서 대기의 한 층처럼 거대한 구름을 형성하고 있는 것을 말하는데, 꿈을 꾸는 동안 누구나 마음대로 접속할 수 있어요.
창의적인 사람들과 예술가들은 이 <인류의 집단 지성>에 접속해 이것을 기억해 낼 수 있다고 그는 주장했어요. 여러 대륙에서 동시 발견(불.직조. 농업. 바퀴 등)이 일어났다는 사실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증거라고 했죠.
- 우리 말에 비슷한 의미를 지닌 <공기 중에 퍼진 생각> 이라는 표현이 있어요.
테야르 드샤르댕은 노스피어가 인류의 집단적 사고이자 꿈과 상상력의 총체라고 여겼어요.
- 노스피어 말고도 근래 들어 생긴 새로운 형태의 구름이 있죠. <인포스피어>라고 불러요.
인터넷이라는 거예요. 사람들이 자신의 컴퓨터를 통해 의식적으로 주고받는 정보들이 모여 있는 <클라우드>, 즉 구름을 말하죠.
- 자각몽을 꾸면 죽음을 향한 최후의 비상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된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자각상태에서 죽는 것이 아니냐고 스승께서는 자주 말씀하셨어요. 달리 죽을 수도 있단 말이에요?
물론이죠. 죽기 전 몇 초, 그리고 죽는 몇 초 동안 사람은 이 순간과 관련된 온갖 상념과 두려움, 회한, 최의식, 불안에 사로잡혀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기도 해요.
- 죽음과 꿈을 혼동하지 않으려고 꿈꾸는 방법을 배운다니, 참 재밌는 생각이네요!
얼핏보면 죽는 게 간단해 보이잖아요. 하지만 너무도 강렬한 경험이기 때문에 도리어 그냥 지나쳐 버릴 수도 있어요.
세노이족이 영혼을 바라보는 관점과 일맥상통하네요. 그들은 길들이지 않은 영혼을 마라, 길들인 영혼을 구닉이라고 부르는데, 이중에는 삶과 죽음의 차이를 깨닫지 못하는 영혼들도 있다고 들었어요!
- 시간을 존중하지 않으면 시간에 버틸 수 없다.
- 어딘가에 부족한 게 있으면 다른 곳에서 와서 채워 주게 마련이다. 그래서 결국은 모든 것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게 될 것이다. 우리가 느끼는 결핍이나 부당함, 과잉의 감정은 세계를 단편적으로 보는 데서 생기는 것인지도 모른다.
-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어. 네가 <나쁜>사람들이라고 지칭하는 사람들 상당수는 사실 공격당할 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떨거나 예방 차원에서 공격에 나서는 사람들이야.
- 클라인의 병으로 모든 것이 설명된다. 우주의 탄생도? 그래, 빅뱅도 이 병에 비유할 수 있을지 모른다. 팽창, 수축, 팽창.... 끝이 없는 매커니즘. 클라인의 병으로 크거나 무한히 작은 것의 물리학을 설명할 수도 있다.
- 클라인의 병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최고의 역설은 바로 바깥이 안으로 통한다는 것이다. 외부가 내부로 통한다. 우리를 멀리 데려가는 길 끝에 이르러 우리는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온다. 삶의 완숙기에 젊음의 문이 있다.
- <아! 젊어서 지혜가 있다면, 아! 늙어서 힘이 있다면.> 이게 바로 내가 처한 딜레마구나. 젊었을 때 난 그야말로 눈을 가리고 살았어. 시야가 너무 좁았어. 거칠 것이 없는 시절이었는데 말이야! 그땐 모든 것에 한계가 정해져 있는 듯이 보였어. 내 세계를 단단히 구축한답시고 주위에 벽을 쌓았어. 언젠가 내 무의식이 그 안에 갇히리라는 것을 몰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