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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필요시 CS에 유동성”…“위기 얼마나 커질지 몰라”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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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필요시 CS에 유동성”…“위기 얼마나 커질지 몰라”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DDOL KONG 2023. 3. 16. 06:32

[서울경제]

1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크레디트 스위스(CS) 위기에도 스위스 정부의 전격적인 개입에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0.05% 오른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70%, 0.87% 떨어졌는데요. S&P와 다우는 낙폭을 꽤 줄였습니다.

CS 위기는 최대 주주인 사우디국립은행(SNB)은 CS 지분을 추가로 더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시작됐는데요. 유럽과 미국 금융시장이 공포에 질렸습니다.

미 국채금리는 안전자산 선호현상에 급락해 10년 만기 국채가 한때 연 3.39%까지 폭락했고 2년 물도 3.7%대까지 주저앉았습니다. 어제 한숨 돌렸던 미국 지역은행 주가하락도 이어졌는데요. 결국 스위스 정부가 필요 시 유동성을 지원하겠다며 명확한 개입의사를 밝혔습니다.

발등에 떨어진 불은 껐지만 문제는 이제부터죠. CS는 향후 처리과정이 상당히 중요한 사안인데요. 오늘은 CS 사태와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매판매 같은 경제지표, 금리전망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CS, 글로벌 시스템 리스크 은행 모건스탠리·웰스 파고와 동급”…“BNP파리바, CS가 상대방인 파생상품 거래 중단도”


CS 사태부터 보죠. 혼돈의 시작은 알 쿠다이리 사우디국립은행(SNB) 회장이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CS 추가 자금지원 문제에 관해 “지분이 10%를 초과할 수 있어 그럴 수 없다. 규제문제”라고 했는데요. SNB는 현재 CS의 지분을 9.9%가량 갖고 있습니다. 지분을 더 늘려 10%를 넘게 되면 각종 규제 대상이 된다는 건데요.

쿠다이리 회장은 블룸버그TV에 “지분이 10%를 넘어가면 우리 규제 당국이든 스위스든, 유럽이든 새로운 규제를 적용받게 된다”며 “우리는 새로운 규제를 받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분 추가 취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할 생각이 없다는 뜻인데요.

언젠가는 해야 할 얘기였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는 얘기도 있지만 시점이 매우 안 좋았죠. 쿠다이리 회장 발언에 CS 주가는 자유낙하했습니다. 이날 CS는 24% 하락해 역대 최저치로 마감했는데요. 한때 30%까지 추락하기도 했습니다. 아케고스 캐피털 투자실패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 CS는 지난해 72억9000만 스위스프랑의 순손실을 냈는데요. 안 그래도 작년부터 불안했는데 최대 주주까지 추가로 돈을 넣지 않겠다고 하니 패닉이 찾아온 겁니다.

파장은 커서 유럽과 미국 금융시장을 휩쓸었는데요. BNP파리바와 소시에테 제네럴도 주가가 10% 넘게 빠졌고 도이치뱅크 역시 9% 내렸습니다.

몸을 추스르고 있던 미국 은행들도 타격을 받았는데요. 어제 26.98% 올랐던 퍼스트 리퍼블릭뱅크는 -21.37%를 기록했고 팩 웨스트 뱅크는 33.85%에서 하루 만에 -12.87%로 전환 마감했습니다. 미국 대형 은행인 JP모건체이스(-4.7%)·뱅크오브아메리카(-0.94%)·씨티(-5.44%)·웰스 파고(-3.24%)도 하락을 피하지 못했는데요.


이는 CS 위기가 글로벌 시스템 리스크이기 때문입니다. CS는 국제결제은행(BIS)가 지난해 뽑은 40대 글로벌 시스템에 중요한 은행(Grobal systemically important bank·GSIB)에 속해 있습니다. GSIB는 쉽게 말해 해당 은행에 문제가 생길 경우 글로벌 시스템 리스크가 되며 금융위기를 키우고 글로벌 경제에 위협이 되는 곳을 말하는데요.

CS는 위험 측면에서 미국 모건스탠리와 웰스 파고, 스위스 UBS와 동급입니다. 사실상 지역은행인 SVB와는 비교가 안 되죠. 지난해 4분기 기준 CS의 자산규모는 5313억5800만 스위스프랑(약 5750억 달러)인데요. 2021년 말 현재 장외파생상품이 14조5000억 스위스프랑(약 15조7000억 달러), 갚아야 하는 채권이 2230억 스위스 프랑이라고 합니다.

글로벌 거래 측면에서 CS 부실 시 엄청난 파장이 불가피한데요. 미 재무부가 미국 금융사와 CS의 거래관계 파악에 나선 것은 이 때문입니다. 비관론자이긴 하지만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CS는 리먼 브라더스의 순간”이라고 한 것도 비슷한 맥락인데요.

사태는 일파만파로 퍼졌습니다. 블룸버그는 “BNP파리바가 CS가 상대방인 파생상품 계약의 갱신(novation)을 중단한다고 일부 고객들에게 통보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8월 만기 채권은 액면가의 절반 이하로 폭락한 상태고 CDS 프리미엄은 한때 UBS의 18배, 도이치뱅크의 9배에 달했죠.

이렇다 보니 스위스 정부가 나섰습니다. 스위스 국립은행은 현재 감독당국과 함께 “미국 일부 은행의 문제가 스위스 금융시장에 직접적으로 전염되지 않을 것”이라며 “CS는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에 부과된 자본과 유동성 요건을 잘 충족하고 있다. 만약 필요하다면 CS에 유동성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필요시 유동성을 제공하겠다는 점을 명시했습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죠. 이미 CS는 상당한 내상을 입었습니다. 당장 주요 금융사들이 CS에 대한 익스포저(대출과 여신)와 각종 거래를 축소하기 시작하면 일반 고객들도 같이 떨어져나가게 됩니다. 이를 다시 복구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죠.

예금이탈은 돈을 끌어모으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감을 뜻하고 그 사이 인재들은 떠나 수익성과 경쟁력을 모두 잃게 됩니다. 요한 숄츠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올해 손실규모가 자본적정성을 위협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요. CS는 2024년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이 약 440억 달러로 앞으로는 만기 때마다, 분기 실적을 공개할 때마다 흔들릴 수 있습니다.

“CS, 신뢰에 금가 글로벌 금융시장 연쇄 파급 불가피”…“경기침체 피하기 힘들어 대출 축소·경기둔화에 디스인플레이션 예측도”


CS가 증자를 하면 좋겠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이 나빠진 상황에서는 증자에 참여할 곳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남아도는 중국 자본이 많았겠지만 지금은 그것도 힘들어진 상태죠. 대가도 클 거구요. 스위스 감독당국과 크레디트 스위스와의 논의 과정에서 UBS와의 일부 제휴 방안이 아이디어로 나왔다는 것도 이 때문일 겁니다.

핵심은 CS처럼 글로벌 금융시장에 중요한 은행에 이번에 확실히 금이 갔다는 점인데요. 한 번 금이 가면 회복이 쉽지 않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사태가 진정되거나 CS가 동아줄을 잡더라도 이제부터는 가볍게 볼 수 있는 사안이 아닌데요. 여진이 지속돼 다른 유럽계 은행들이 어려움을 겪게 되면 글로벌 여신회수, 대출축소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인데요. 그때와 지금이 상황이 같지는 않지만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이런 움직임에 한국이 외환위기에 몰렸죠. 밥 미셸 JP모건 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금까지는 빙산의 일각이었을 수 있다”며 “앞으로 훨씬 더 많은 고통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는데요.

CS로 한 대 맞은 미국도 엎친 데 덮친 꼴이 됐죠. 이날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3%p 내린 1.2%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데이비드 메리클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중소형 은행들이 유동성을 확보하려고 시도하면서 (대출을 줄여) 성장률 전망치를 1.2%로 낮췄다. 은행 대출이 실질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했는데요.

전체 은행권 대출이 2.5%가량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게 골드만삭스의 주장입니다. 금리로 보면 0.25%p나 0.5%p과 같다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SVB와 시그니처은행이 문닫은 뒤 중견 은행에 대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강화하고 더 높은 수준의 자본과 유동성 규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3월 금리인상 전망


미국만 놓고 보면 경기침체와 함께 스태그플레이션(경기둔화 속 물가상승)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도미노가 시작됐는가?”라며 “피해가 얼마나 퍼질지 알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돈풀기와 규제 변화의 결과가 지역은행에 얼마나 많은 추가 영업정지를 불러올지 아직 알 수 없다”며 “인플레이션이 향후 몇 년 동안 3.5% 또는 4% 수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스태그플레이션은 추세 이하의 낮은 성장과 인플레이션 타깃(2%) 이상의 물가로 볼 수 있습니다. 3.5%나 4%는 목표치의 2배 수준인데요. 이대로라면 경기는 급격히 둔화하고 물가는 물가대로 잡기 힘든 최악의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죠. 밥 미쉘 JP모건 자산운용 CIO는 “침체가 불가피하다”고 했는데요.

침체가 오면 인플레이션은 연준이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떨어지게 돼 있죠. 반면 모건스탠리의 리사 샬렛은 “일부 은행의 실패는 부실한 자산관리에서 비롯됐다”며 “은행 산업 전체와 경제 측면에서 보면 위험은 억제되고 있다”는 입장인데요.

그럼에도 CS라는 글로벌 시스템에 부담을 주는 은행이 흔들리면서 하루 만에 3월 기준금리에 대한 논의가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날 나온 경제지표는 금리동결을 위한 공간을 조금 더 만들어주는데요. 미국의 2월 PPI가 전월 대비 -0.1%로 블룸버그통신 집계치 0.3%를 크게 밑돌았습니다. 전년 대비로는 4.6%로 전망치 5.4%를 하회했는데요. 에너지와 농산물을 뺀 근원 PPI 역시 전월 대비 0%, 전년 대비 4.4%로 나왔습니다. 시장 예상치 0.4%와 5.2%보다 낮은데요.

2월 소매판매도 비슷합니다. 소매판매 규모가 6979억 달러로 전월보다 0.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월가 생각과 같았습니다. 단, 1월은 증가율이 3.0%에서 3.2%로 상향조정됐는데요. 그럼에도 소비가 약해지고 있다는 점만큼은 뚜렷이 볼 수 있습니다.

애나 웡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3월에 금리동결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약간(slightly) 더 만들어준다”고 했는데요. 연준을 담당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은행 불안 확산과 시장의 혼돈이 3월 금리인상 동결 전망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안전자산 쏠림현상에 미 국채금리 급락 유동성 문제 부각”…“3월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 재점화 vs 인플레이션에 주력해야”


이뿐만이 아닙니다. 에릭 로젠그렌 전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금융위기는 수요를 파괴한다. 은행들은 신용제공을 줄이고 소비자들은 큰 지출을 꺼리고 기업들은 투자를 미룬다”며 “금리는 수요파괴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수 있을 때까지 중단돼야 한다”고 지적했는데요.

실제 미 국채시장의 유동성 문제가 커지고 있습니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극심해지면서 2년과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폭락하고 있는데요. 채권시장의 변동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ICE BofA 무브(MOVE) 지수가 코로나19 직후인 2020년 3월 시장 폭락 당시의 수준을 넘어서며 3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는데요.

하지만 금리인상파도 여전합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이날 미 경제 방송 CNBC에 CS 사태로 0.25%p 인상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금리를 올리다보면 사고가 날 수밖에 없으며 지금 미국 은행은 예금이 보장되고 채권은 액면가로 담보를 맡긴 뒤 연준에서 돈을 빌릴 수 있다”며 “0.25%p를 해야 할 것이며 은행 안정문제는 별도의 대응수단이 있다는 점을 밝히면 된다”고 강조했는데요.

이는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통화정책과 금융안정을 별도의 수단으로 나눠 대응하자는 겁니다. 둘을 뒤섞으면 이도저도 안 된다는 말이죠.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4시15분 현재 3월 0.25%p 금리인상 확률이 50.9%입니다. 하루종일 왔다갔다 했는데 현재로서는 인상과 동결이 반반 정도씩인데요.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CS는 전부터 상당한 문제가 있었지만 글로벌 은행이라는 점에서 SVB보다는 훨씬 더 복잡하며 48시간 전보다 시스템 문제에 걱정을 갖고 있다”면서도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이 인플레이션 억제 의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어쨌든 3월 금리의 경우 21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FOMC 전까지 남은 기간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CNBC는 “연준이 3월 FOMC에서 어떻게 할지를 보려면 지역은행 주가를 보는 게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당분간 미국 지역은행과 함께 증시 상황을 볼 필요가 있겠는데요.

추가로 볼 건 최종금리인데, 이날 오후4시29분 기준 5월은 4.75~5.00%(49.7%)로 3월에 올리면 동결, 3월에 쉬면 0.25%p 인상으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이후 6월부터는 금리인하 전망이 많아지는데 0.25%p 인하가 46.7%, 0.5%가 25%, 0.75%p도 3%입니다.

이날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 지수(VIX)가 한때 30 가까이 가기도 했는데요. 상황이 정말 어렵고 복잡합니다.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기도 하구요.

위기 상황을 볼 때는 작용과 반작용, 즉 사태 발생과 그 파장을 줄이려는 정부의 노력을 함께 봐야 합니다. 그래야 전체적인 그림을 볼 수 있는데요.

CS 문제도 잘 처리되기를 바라지만 CS는 그 낙진의 범위가 넓고 잠재적 파급력이 큽니다. 사안의 수준이 달라졌는데요. 조심해서 접근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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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필요시 CS에 유동성”…“위기 얼마나 커질지 몰라”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1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크레디트 스위스(CS) 위기에도 스위스 정부의 전격적인 개입에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0.05% 오른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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