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드디어 온다"…MZ '러브콜' 쏟아진 현대카드

현대카드 체크카드 누적 16만2000장…한달새 1만여장 급증
신용카드 등 전체 회원수도 늘어…업계 "애플페이 제휴 효과"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아이폰을 사용 중인 20대 취업준비생 김모씨는 최근 현대카드 체크카드를 발급받았다. 오랫동안 기다렸던 애플페이 출시가 3월 임박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취업준비생인 만큼 신용카드보단 체크카드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아이폰 이용자 30대 직장인 6년차 신모씨도 이달 출시되는 애플페이를 사용하기 위해 조만간 현대카드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생각이다. 신씨는 입사 때부터 사용해왔던 신용카드가 있어 현대카드를 지금껏 사용하지 않았지만, 애플페이를 이용하기 위해 현대카드를 쓰기로 했다.

현대카드가 MZ세대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신용카드 발급 비중이 높은 현대카드의 체크카드 발급량은 한 달 새 1만장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2030세대에게 '뜨거운 감자'였던 애플페이의 국내 상륙이 임박한 여파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통해 아이폰 사용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MZ 소비자들을 대거 유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1월 기준 사용 가능 체크카드 수는 16만2000장으로, 전월(15만1000장)보다 7.28% 증가했다. 이는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 카드사 중 가장 큰 증가율이다. 특히 현대·하나카드를 제외하면, 1월 기준 신한·삼성·KB국민·롯데·우리 등 5곳의 사용 가능 체크카드 수는 전월 대비 일제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체크카드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카드의 체크카드 발급량은 외려 늘어난 것이다. 비은행계 카드사인 현대카드는 계좌와 연동되는 체크카드보단 신용카드에서 강점을 보여왔다. 이달로 예정된 애플페이 출시를 앞두고 MZ세대가 현대카드로 몰린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상대적으로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20대를 중심으로 체크카드 발급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비은행계 카드사인 현대카드에서 체크카드가 한 달 사이 1만장 이상 늘어난 건 정말 이례적인 일"이라며 "애플페이 국내 상륙이 임박한 만큼 아이폰을 많이 사용하는 20대 소비자들이 몰려갔다는 것이 아니라면 설명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체크카드뿐 아니라 현대카드 신용카드 전체 회원 수도 늘었다. 현대카드의 지난달 기준 신용카드 회원 수는 1139만명으로 전월(1135만명)보다 4만명가량 증가했다. 이는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 등 7개 전업 카드사 중 하나카드 다음으로 가장 많이 증가한 수치다.

다만 애플페이가 현대카드의 실적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애플페이 출시가 이달로 공식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국내 NFC 단말기 보급량이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NFC 단말기 설치 수는 전체 280만 카드 가맹점 중 6만~7만여대에 불과하다.

또 다른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시장에 뛰어들 경우 시장 점유율이 분산될 가능성도 있다. 현대카드는 금융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애플페이에 대한 배타적 서비스 사용권을 포기한 바 있다. 다만 NFC 단말기 보급과 애플의 수수료 부과 등 여러 과제가 산적해 있는 만큼, 여타의 카드사들은 한동안 시장 분위기를 살필 전망이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의 회원 수 증가세만 봐도 애플페이 출시로 인한 고객 모집 효과는 확실히 보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100만개 이상의 가맹점은 갖춰져야 결제망이 어느 정도 구축됐다 보기 때문에 애플페이 출시 후 큰 바이럴 마케팅이 되지 않는다면 자리 잡는 데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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