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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전력 시장 현황과 2025년 에너지 분야의 주요 과제 본문
2024년 독일의 재생에너지원 발전, 전체 발전량의 59%를 차지
에너지 산업 발전을 위해 재생에너지 간헐성 극복과 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중요
독일은 에너지 전환(Energiewende) 정책을 통해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지속가능한 전력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4년 독일 전력 시장에서는 전체 발전량의 59%를 재생에너지원에서 생산하며, 에너지 전환의 진전을 보여줬다. 그러나 급변하는 에너지 환경 속에서 전력망 안정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 그리고 산업의 국제 경쟁력 확보 등 다양한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독일 전력 시장의 현황을 살펴보고, 2025년 에너지 분야에서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들도 짚어봤다.
2024년 독일 전력 시장 현황
지난해 독일에서는 총 431.7TWh의 전기가 생산됐는데, 이는 2023년(450.5TWh)에 비해 4.2% 감소한 수치다. 발전 에너지원 중 재생에너지원에 의한 발전량은 254.9TWh로 전체 발전량의 59%를 차지했다.
<2024년 발전 에너지원별 점유율>
(단위: %)
에너지원 | 점유율 |
바이오매스 | 8.33 |
수력 발전 | 3.97 |
해상 풍력 | 5.95 |
육상 풍력 | 25.92 |
태양광 발전 | 14.66 |
기타 재생에너지 | 0.21 |
핵발전 | 0 |
갈탄 | 16.44 |
석탄 | 6.33 |
천연가스 | 13.18 |
펌핑 스토리지 | 2.41 |
기타 전통 에너지원 | 2.6 |
1) 재생에너지원 발전 현황
육상 풍력이 25.9%로 개별 에너지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2024년은 지난해에 비해 바람이 약했던 영향으로 지난해 대비 5.8% 감소한 111.9TWh의 발전량을 기록했다. 반면, 태양광 발전은 가장 큰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해(55.7TWh) 보다 13.6%가 증가했다. 이는 설치된 순 공칭 용량의 증가와 함께 올여름 이례적으로 높은 일조량의 영향을 받은 결과로 분석된다.
* 주: 공칭 용량은 사용 가능 여부와 관계없이 배터리가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의 총량을 의미
2) 전통 에너지원 발전 감소
전통적인 에너지원에 의한 발전량은 지난해 대비 10.9% 감소한 176.8TWh를 기록했다. 갈탄 발전량은 8.8% 줄어든 71.0TWh, 유연탄 발전량은 31.2% 감소한 27.3TWh로 나타났다. 반면, 천연가스 발전량은 8.6% 증가한 56.9TWh로 전체 발전량의 13.2%를 차지했다. 이는 주로 가격 하락의 영향을 받은 결과로, 하루 전 도매 거래의 평균 가스 가격이 34.80유로/MWh로 지난해 41.00유로/MWh에 비해 약간 낮아진 것이 주요 원인이다.
3) 원자력 발전 종료
2024년은 독일에서 원자력 에너지가 전체 전력 생산에서 완전히 제외된 첫 번째 해로 기록됐다. 2022년에는 전체 발전량의 6.7%를 차지했으며, 이듬해인 2023년에는 원자력 발전소가 4월에 최종 폐쇄될 때까지 전력을 생산하며 연간 총발전량의 1.5%를 기록했다.
4) 전력 소비 및 도매가격 변동
전력 소비는 지난해 대비 1.3% 증가한 464.4TWh로 집계됐다. 2024년 하루 전(Day Ahead) 도매 전력의 평균 가격은 78.51유로/MWh로, 2023년 평균 가격인 95.18유로/MWh보다 17.5% 하락했다. 이러한 하락은 재생에너지 비중 증가, 가스 가격 하락, 그리고 유럽 내부 시장에서 저렴한 전력 조달 가능성 확대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2024년 마이너스 가격 시간은 457시간으로 지난해 대비 51.8% 증가했다. 마이너스 가격 시간 수가 증가했다는 것은 특정 기간 전력 도매 시장에서 전력 가격이 마이너스로 책정된 시간이 이전보다 많이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이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공급 과잉이 발생했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전력망과 저장 기술이 부족함을 드러내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반면, 100유로/MWh 초과 시간 수가 44.1% 감소했다는 점은 시장의 가격 변동이 줄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이는 재생에너지 확대가 장기적으로 화석 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전력 시장의 안정성을 개선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
<2024년 하루 전 전력 도매가격>
(단위: Euro/MWh, 시간, %)
지표 | 2024 | 2023 | 변화율 |
평균 도매가(Euro/MWh) | 78,51 | 95,18 | 17.50 |
마이너스 가격 시간 수(시간) | 457 | 301 | 51.80 |
100유로/MWh 초과 시간 수(시간) | 2.296 | 4.106 | -44.10 |
5) 전력 대외 무역
2024년 독일은 총 67.0TWh의 전력을 수입했으며, 이는 지난해(54.3TWh) 대비 23.2% 증가한 수치다. 프랑스는 15.8TWh로 독일의 최대 전력 공급국이었고, 덴마크가 13.3TWh로 그 뒤를 이었다. 한편, 독일의 전력 수출량은 10.1% 감소해 35.1TWh를 기록했다. 독일 전력의 최대 구매국은 오스트리아로, 9.2TWh를 수입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2024년 독일 전력 대외 무역 현황>
(단위: GWh)
국가 | 수출(GWh) | 수입(GWh) |
벨기에 | 1779.1 | 4515.8 |
덴마크 1 | 2159.2 | 11022.5 |
덴마크 2 | 974.6 | 4063.2 |
프랑스 | 2852.2 | 15752.4 |
네덜란드 | 3865.9 | 6341.7 |
노르웨이 | 1227.7 | 7042.9 |
오스트리아 | 9162.0 | 1747.4 |
폴란드 | 5109.8 | 1604.3 |
스웨덴 | 386.5 | 2992.7 |
스위스 | 2817.3 | 9918.8 |
체코 | 4729.6 | 1932.9 |
2024년 독일 전력 시장은 재생에너지원 확대와 전력망 개선의 필요성을 동시에 드러낸 한 해였다. 재생에너지가 전체 발전량의 59%를 차지하며 주요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았지만, 마이너스 가격 시간 수의 증가로 전력 과잉 공급과 전력망 유연성 부족 문제가 드러났다. 이는 전력 저장 기술 강화와 전력망 개선의 시급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또한, 독일의 전력 수입이 많이 증가한 이유는 독일의 평균 전기 가격이 주변 국가보다 높았기 때문에, 경제적 효율성을 고려해 저렴한 전기를 수입하는 선택을 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에너지 확보를 위한 독일의 과제
2024년 독일은 에너지 위기를 어느 정도 해소했지만,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완전히 이루는 과정에서 여전히 경제적 및 구조적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에 대해 독일 경제 일간지 한델스블라트의 1월 5일 자 기사 <2025년 에너지 업계가 직면한 도전 과제(Diese Aufgaben kommen 2025 auf die Energiebranche zu)>를 바탕으로, 독일이 2025년 에너지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들을 살펴보자.
1) 신규 가스 발전소 건설
독일 연방정부는 이른바 발전소 안전법(Kraftwerkssicherheitsgesetz)을 마련했다. 이 법안은 새로운 수소 기반 가스발전소 건설을 지원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러한 발전소들은 단계적으로 폐쇄되는 석탄 발전소를 대체할 계획이다. 새로운 가스발전소는 풍력 및 태양광 발전소에서 충분한 전력이 공급되지 않을 때 보완적인 역할을 하도록 설계됐고 따라서 제한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는 정부의 재정적 지원 없이는 발전소 운영자들의 수익성을 보장하기 어려울 수 있다. 더구나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실제 발전소가 건설되기까지는 최소 6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행정 절차와 승인 과정에서 추가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도 크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법안 초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어, 연방의회를 통과하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보다 신속히 수소 기반 가스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기 위해 정치적 합의를 하고, 구체적이며 실현할 수 있는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2) 수소 에너지 시장 구축
재생에너지로 생성된 전력을 활용해 생산되는 녹색 수소는 미래 에너지 전환의 핵심 구성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현재 수소 시장은 활성화되지 못한 상태며, 대규모 프로젝트들이 반복적으로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대표적인 사례로, 독일 철강 기업 티센크루프(ThyssenKrupp)는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하는 생산 공정으로 전환할 계획을 세웠으나, 2024년 10월 중순 해당 계획을 다시 근본적으로 검토하고 있음을 밝혔다.
녹색 수소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높은 생산 비용이다. 이는 수요자에게 과도한 부담이 돼 시장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다. 화석 연료보다 여전히 비싼 가격과 함께 엄격한 규정은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Eon Hydrogen의 대표 가브리엘 클레멘스(Gabriël Clemens)는 "복잡한 정의가 수소 가격을 불필요하게 상승시키고 있으며, 보조금은 부족하고 지급 또한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녹색 수소는 탈탄소화를 이루고 에너지 전환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한 중요한 열쇠지만, 생산 비용 문제와 시장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한 보조금 확대, 기술 혁신 지원, 그리고 규제 간소화와 같은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3) 태양광 산업을 위한 대책
태양광 산업은 태양광 관련 제품 가격의 급격한 하락으로 어려운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1년 사이 제품 가격이 약 56% 하락했으며, 이는 중국산 제품의 과잉 공급으로 인한 가격 경쟁 심화와 수요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독일 매체 한델스블라트와의 인터뷰에서, SMA Solar의 대표 위르겐 라인어트(Jürgen Reinert)는 "시장이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SMA는 올해 두 차례 수익 예측치를 하향 조정했으며, 1100명의 직원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독일 태양광 산업 내 다른 기업들 또한 SMA Solar와 유사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반면 독일에서 태양광 설치율은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024년 5월 기준으로 이미 연간 설치 목표를 달성했으며, 이는 태양광 패널 가격 하락이 개인 소비자들의 소규모 발전소 설치를 촉진한 결과로 분석된다. 태양광 설치 확대에 따라 패널 수요의 증가가 예상되지만,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독일 기업들의 부진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독일 태양광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기업들의 공급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4) 풍력 산업의 경쟁력 강화
풍력 터빈에 대한 수요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풍력 사업에서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그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중국 제조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함부르크의 투자 펀드 Luxcara는 북해에서 진행되는 풍력 발전 프로젝트에 중국 터빈 제조업체 Ming Yang과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또한, 독일의 주요 에너지 기업인 RWE를 포함한 다른 풍력 발전 운영업체들도 중국 제조업체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반면, 독일의 풍력 터빈 제조사들은 지난 2년간 공급망 혼란, 코로나19 팬데믹, 인플레이션, 금리 상승 등의 여파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으며 한계 상황에 놓여 있다. 이에 따라, 독일 기업들이 풍력 산업에서 생존하고 경쟁력을 유지하고 강화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5) 전력망 강화
현재 독일은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고 보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실현하기 위해 기존 전력망의 대대적인 개선과 현대화가 절실하다. 독일 싱크탱크 Dezernat Zukunft에 따르면, 2037년까지 대규모 전력 전송망 확장을 위해 매년 약 240억 유로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전력망을 현대화하고 강화하기 위해 국가적 재원을 마련하고, 전력 운영사의 투자를 촉진할 구체적인 대책과 정책이 요구된다.
시사점
독일은 발전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꾸준히 확대하며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대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환경적 제약을 크게 받는 재생에너지의 특성상, 이를 보완할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또한, 태양광 패널과 풍력 터빈 등 수요가 높은 재생에너지 관련 품목에서 부족한 경쟁력은 독일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에너지 산업이 모든 산업과 밀접하게 연관된 만큼, 독일은 에너지 산업 발전과 관련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과 프로젝트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력 케이블, 발전 장비, 에너지 저장 장치, 전력 반도체, 인버터 등 에너지 산업과 관련된 다양한 품목들의 수요가 독일에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KOTRA 함부르크 무역관이 인터뷰한 독일 진출 케이블 기업 L사는 "독일의 전력망 확대 사업으로 독일에서 전력 케이블 수요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독일 내 에너지 관련 품목에 대한 잠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에너지 관련 품목을 다루는 우리 기업들은 독일의 정책 동향과 시장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며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고, 이에 적합한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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