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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전환의 핵심, 미국 전력망 현대화 동향 및 우리기업 진출 방안 본문
전력수요 폭증에도 불구, 미국 내 전력망 인프라 부족에 따른 전력 공급 제약
미 정부, 규제 완화를 통한 계통연계 간소화 및 전력망 확충 프로젝트 투자 지속
초고압 변압기, HVDC 케이블 등 분야에서 우리기업 선점 기회 노려야
미국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의 50~52%로 감축하고, 2035년까지 전력부문 탈탄소화 실현을 거쳐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도전적인 목표 수립을 통해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공언하였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는 현재의 에너지 공급 체계를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청정에너지원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다. 그러나 청정에너지 발전의 괄목할 만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노후하고 수요에 비해 부족한 미국의 전력망(grid) 인프라는 이러한 에너지원의 효율적인 전력망 통합을 저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미국 정부는 전력망 확충과 현대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와 정책적 지원을 지속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을 통해 전력망 병목현상을 해소하며, 청정에너지 등 분산에너지원(Distributed Energy Resources, DER)의 효율적인 통합을 촉진함으로써 에너지전환 목표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
미국 전력망 병목현상은 에너지전환 실현의 최대 걸림돌
미국은 최근 제조업 리쇼어링(Reshoring), 산업 전반의 전기화(Electrification), AI 데이터센터 확장 등 요인으로 인해 전력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를 충족하기 위한 신규 발전 용량 추가를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은 전년 동기대비 21% 증가한 20.2GW의 유틸리티 규모 발전 용량을 추가했으며, 올해 말까지 42.6GW를 추가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러한 발전 용량 확대 추세에도 불구하고, 노후한 전력망 인프라와 용량 부족으로 인해 많은 프로젝트가 전력망 연계 과정에서 심각한 병목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로렌스 버클리 국립 연구소(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oratory)에 따르면 현재 미국 전역에서 전력망 연결을 기다리고 있는 프로젝트는 약 11,600개로, 이는 미국 전체 발전용량의 약 두 배에 해당하는 2,598GW 수준이나, 전력망 연결 가능 인프라 부족과 인허가 지연에 따라 이들 프로젝트가 최종 상업운전에 도달하기까지는 평균 약 4~5년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2010, 2023년 미국의 발전원별 계통연계 대기 용량>
(단위: GW)
또한 미국 에너지부(DOE)에 따르면, 현재 미국 송전선의 70%는 최소 25년 전에 설치되었으며, 대형 변압기의 평균 연령은 40년을 넘어, 급증하는 전력 수요와 청정에너지 확산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미국 내 전력망 인프라 노후화와 용량 부족 상황은 각 발전소에서 생산 된 전력의 수요 지역으로의 효과적 전달을 방해하고, 지역 간 전력 불균형과 전력 계통의 안정성 문제를 심화시켜, 미국의 에너지 전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정부는 대규모 투자와 정책적 지원을 통해 청정에너지를 포함한 분산에너지 전반의 안정적 통합과 전력 수급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력망 인프라 확충 및 현대화를 위한 미국 정부의 노력
미국 정부는 2021년 11월 발효된 인프라법(IIJA)을 통해 전력망 확충 및 개선을 위해 130억 달러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법안을 기반으로 DOE는 전력망 복원력 혁신 파트너십 프로그램(Grid Resilience Innovative Partnership Program, GRIP)에 105억 달러, 송전 원활화 프로그램(Transmission Facilitation Program)에 25억 달러를 배정하여 전력망의 복원력을 강화하고 송전 용량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송전 원활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난 10월 3일 미국 에너지부는 4개 대형 전력망 프로젝트에 15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루이지애나, 메인, 미시시피, 뉴멕시코, 오클라호마, 텍사스 등 6개 주에 걸쳐 약 1,000마일의 신규 송전선을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를 통해 약 7,100MW의 신규 발전 용량을 수용할 예정으로, 추후 미국 전력망 확충과 현대화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에는 그동안 독립적인 전력망 구조를 유지했던 텍사스 전력망(ERCOT)을 최초로 타 지역과 연계하는 서던스피릿(Southern Spirit) 프로젝트가 포함되어있다. 서던스피릿 프로젝트는 약 320마일의 초고압 직류송전(HVDC) 라인을 건설해 텍사스와 미국 남동부 전력망을 연결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이를 통해 텍사스 전력망이 극한 기후나 전력 수요 급증 상황에서 필요에 따라 타 지역 전력망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인근 지역 또한 전력 부족 시 텍사스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게 함으로써 향후 미국 중남부지역 전력 공급 안정성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내 15억 달러 연방 투자 전력망 프로젝트 분포>
<미국 내 15억 달러 연방 투자 전력망 프로젝트 세부 내용>
프로젝트명 | 지역 | 목표 및 주요 내용 | 세부 내역 |
서던스피릿(Southern Spirit) | 텍사스,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 텍사스주 전력망(ERCOT)과 미국 남동부 전력망 최초 연결 | 3 GW HVDC 송전선 320마일(양방향 송전) |
시마론링크(Cimarron Link) | 오클라호마 | 오클라호마주 텍사스 카운티(Texas County)~털사(Tulsa)간 HVDC 송전선 구축 | 1,900 MW HVDC 송전선 400마일 |
아루스툭 재생에너지 프로젝트(Aroostook Renewable Project) | 메인 | 메인주의 풍력 및 태양광 자원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송전선 구축 | 1,200 MW용량 345kV 송전선 111마일 |
사우스라인(Southline Transmission) Phase 2 | 뉴멕시코 | 뉴멕시코주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송전선 확장 | 1,000 MW 345kV 송전선 108마일(양방향 송전) |
에너지부는 이어 10월 18일에는 42개 주에 걸친 38개의 전력망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전력망 복원력 혁신 파트너십 프로그램(GRIP)을 통해 20억 달러를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기존 송전선 교체, 그리드 강화기술 적용 등을 통해 송전선 950마일의 개선, 신규 송전선 300마일 건설을 통해 전력망 용량을 7.5GW 이상 확대해 미국 전력망의 병목현상을 해소하고 전력 계통의 안정성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미국은 현재까지 전력망 복원력 혁신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내 총 104개 전력망 프로젝트에 총 76억 달러의 자금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내년 중 추가 자금 지원 프로젝트 발표를 예정하고 있다.
<전력망 복원력 혁신 파트너십 프로그램(GRIP) 주요 투자 프로젝트>
(단위: U$ 백만)
프로젝트 주관사 | 프로젝트명 | 연방투자액 | 총투자액 |
PacifiCorp | Project PEER: PacifiCorp's Equity-aware Enhancement of Grid Resiliency | 99.6 | 205.7 |
Holy Cross Energy | Wildfire Assessment and Resilience for Networks (WARN) | 99.3 | 145.1 |
Georgia Transmission Corporation | Smart Technology for Advanced Resilient Transmission (START) | 97.9 | 195.8 |
Midwest Energy, Inc. | Transmission Line Rebuild/Replacement for Wildlife Mitigation and Renewable Resource Access | 96.9 | 144.7 |
Hawaiian Electric Company Inc. | Climate Adaption Resilience Program | 95.3 | 190.6 |
Redwood Coast Energy Authority | Tribal Energy Resilience and Sovereignty (TERAS) Project | 87.6 | 176.6 |
Avista Utilities | Lolo-Oxbow Transmission Upgrade and Optimization | 85.7 | 173.0 |
Virginia Department of Energy | Data Center Flexibility as a Grid Enhancing Technology | 85.4 | 170.9 |
E Source | Increasing Energy Resilience via Technology Investment Acceleration (INERTIA) | 77.0 | 165.4 |
UNS Electric, Inc. (UNSE) | Santa Cruz County Reliability and Capacity Improvement Project to Drive Economic Expansion within a Disadvantaged Region | 75.0 | 177.9 |
대규모 투자와 함께 정책적 지원도 강화되고 있다. 지난해 7월, 미국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는 전력망 연결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규 발전원의 계통 연계 간소화 규정(Order 2023)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이 규정은 전력망 사업자가 개별 발전 프로젝트가 아닌 여러 프로젝트를 묶어 한 번에 전력망 접속을 검토하도록 하며, 태양광, 풍력, 배터리 저장장치(ESS)와 같은 청정에너지 프로젝트의 연계 절차를 간소화하는 조치를 포함하고 있다. 이어 올해 5월에는 전력망 구축 장기 계획 수립 의무화, 장기 이익 고려, 전력망 확충 비용 분담 방안 개선 등을 골자로 한 전력망 구축 계획(Order 1920)을 승인하였으며, 9월에는 태양광, EV 충전기 등 기타 분산 에너지 자원의 상호 연결을 개선하기 위한 솔루션을 포함한 i2X(Interconnection Innovation e-Xchange) 프로그램 로드맵 초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규제 완화는 미국의 전력망 병목현상을 해소하고,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전력 수요와 청정에너지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중요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또한 청정에너지의 효율적인 통합과 전력망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사점
올해 발표된 에너지부의 국가 송전 계획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90% 줄이고 2050년에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미국 송전망 시스템이 2020년 규모의 최대 3.5배까지 성장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전력망에 고전압 직류송전(HVDC)망을 구축하여 전력 손실을 줄이고 장거리 송전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있다. 이미 미국 내 여러 민간 기업들 또한 HVDC 송전망을 통해 전력망 현대화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재 계획 단계에 있는 아이오와주와 일리노이주를 연결하는 SOO Green HVDC 프로젝트는 미국 주요 전력 계통운영자인 MISO(Midwest Independent System Operator, 미국 중서부 15개주 및 캐나다 일부 관할)와 PJM(Pennsylvania-New Jersey-Maryland Interconnection, 동북부, 중서부 13개주 및 워싱턴 D.C. 관할)을 연결함으로써, 풍력 자원이 풍부한 미드웨스트 지역(특히 아이오와)에서 발생하는 청정에너지를 수요가 높은 시카고와 동북부 지역으로 효율적으로 전송할 수 있게 해, 전력망간의 통합을 제고하고, 청정에너지 활용을 극대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HVDC 송전망 구축 확대 전망에 따라, 특히 우리 기업이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초고압 변압기, 고압 송전 케이블 등 우리 전력망 송배전 기자재가 미국 전력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대한전선은 최근 미국에서 진행되는 320kV 전압형 HVDC 및 500kV HVAC 프로젝트의 케이블 공급자로 선정되기도 해, 앞으로 우리 전력망 기자재 기업들이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 전력망 현대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국 전력 시장은 상당수의 바이어들이 과거 입찰 경험을 중요시하며, 설치 및 유지·보수가 가능한 업체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어, 바이어 수요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장기적으로는 우리 기업들의 미국 내 현지 운영기반 구축이 요구되고 있다.
이렇듯, 미국 전력망 현대화는 우리 기업이 미국 전력산업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전력망 관련 사업 진출을 목표로 하는 우리 기업들은 미국의 전력산업 관련 정책 및 시장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기술 개발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한편, 현지 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사업 참여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빠르게 대응하고, 향후 미국 전력망 현대화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를 빠르게 포착하여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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