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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원전 재개 추진 동향과 한국의 원전 부품 공급 기회 본문

투자

이탈리아 원전 재개 추진 동향과 한국의 원전 부품 공급 기회

DDOL KONG 2024. 9. 30. 03:23

이탈리아, 안정적인 전력에너지원 확보에 원전 필요성 부각
원전 신기술 개발로 안전성과 효율성 확보 추진


이탈리아 정부의 원전 재개를 위한 정책 동향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2023년 9월 1차 ‘지속가능한 원자력을 위한 국가 플랫폼(PNNS)’ 회의를 통해 원전 재개를 공론화한 바 있다. 원전 재개를 위한 첫걸음으로 전문가 집단을 구성해 원전 재개 계획에 대한 로드맵을 7개월 이내에 완료하고 9개월 이내에 이를 위한 구체적 지침서를 작성하기로 발표했다. 이 안에는 원전에 관련된 연구, 실험, 방사능 보호 및 폐기물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과 조정 등을 담고 있다.

이후 지속가능한 원자력을 위한 국가 플랫폼(PNNS)에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6월 2024 에너지 및 기후 통합 국가 계획(Piano nazionale integrato per l’energia e il clima(Pniec))을 EU 집행위에 제출했는데, 이 계획안에는 현재 총 소비 전력에서 0%를 차지하고 있는 원자력을 2050년까지 최소 11%에서 최대 22%까지 충당하도록 하겠다는 목표가 포함되어 있다. 2050년까지 기후 중립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전력을 살펴봤을 때, 가스 배출이 없으면서 예측 가능한 전력 생산원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며 원전으로 이를 충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2050년 전력 에너지원 계획안에서 원전이 있을 경우와 없을 경우를 비교해 원전 재개가 경제적으로나 에너지적으로 유의미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2050 이탈리아 전력 에너지믹스 전망(좌.원전재개, 우.탈원전 유지)>


2024년 7월, 이탈리아 환경에너지 안보부 장관인 질베르토 피케토 프라틴(Gilberto Pichetto Fratin)은 이탈리아의 원전 재개에 관한 인터뷰를 통해 정부에서 추진중인 내용을 발표하였다. 현 정부는 10년 이내에 원전을 가동해 2050년까지 원전이 국가 전체 전기 소비량의 최소 11%에 이르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투자 관련 국내 법안 도입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프라틴 장관은 "이탈리아는 과거 원자력 에너지를 포기했지만, 최근에는 다시 원자력 에너지를 논의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며, 원자력 에너지가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하였다. 또한,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도입이 이탈리아 에너지 믹스의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

‘탈원전’ 이탈리아의 원전 현황

이탈리아는 원전 기술을 보유한 국가로 이탈리아는 1958년 유럽에서 처음으로 153MW급 라티나(Latina) 원전 건설을 시작해 1963년 가동을 시작한 이후, 1964년에는 가릴리아노(Garogliano)와 트리노(Trino-Fermi), 그리고 1978년 860MW의 카오르소(Caorso) 원전까지 가동을 하며 총 용량 1,423MW의 상용원전 4기를 가동했다. 그러나, 1986년 체르노빌 사고를 계기로 1987년 국민투표를 통해 신규 원전 건설을 전면적으로 중단하고 당시 가동 중이던 기존 원전의 전면적인 해체를 결정하며, 세계에서 처음으로 탈원전을 선언한 국가로 알려져 있다. 이후 2011년 정부에서는 신규 원자로 건설 추진을 위해 다시 한 번 국민투표로 표결을 했으나, 당해 6월 발생한 후쿠시마 사고로 인해 국민의 57%가 참여한 국민투표에서 94%가 원전 건설에 반대하며 이탈리아의 ‘탈원전’은 가속화됐다. 이로 이탈리아는 1990년까지 기존 원자로를 점진적으로 모두 폐쇄하고 2012년부터 해체 수순에 돌입했다.

탈원전 선언 이후 이탈리아는 원전 해체 기술 개발에 집중해 왔으나, 최근 원전 재개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소형 모듈 원자로(SMR)와 4세대 원자로(AMR) 기술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속 가능한 원자력 에너지를 위한 국가 플랫폼(PNNS)을 통해 환경에너지 안보부, 에너지시스템연구소(RSE), 국립신기술자원환경공사(ENEA)와 협력하여 소형 모듈 핵분열로와 핵융합로의 가용성, 개발 잠재력, 비용 및 성능을 평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50년까지 기후 중립 목표 달성에 이러한 기술이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이 경제적 효율성이 입증된 에너지원으로서 원전은 이제 이탈리아에 필수적인 선택지로 부각되고 있다. 원자력 분야를 담당하는 유럽의회 의원인 마시모 가리바(Massimo Garribba)는 "2050년까지 기후 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자력을 포함한 모든 저탄소 에너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원전 부품 수입 동향

이탈리아는 탈원전 국가임에도 소량의 원전 부품을 꾸준히 수입하고 있으며, 그 수입액은 2022년부터 크게 증가했다. 이는 원전 재개를 위한 움직임에 따른 것으로 원전 재개가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해당 부품의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23년 기준 수입액은 79만 6천 달러로 전년대비 10.2% 증가했다. 주요 수입국 동향을 살펴보면 인근 유럽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추세이다. 벨기에와 스페인으로부터의 수입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슬로베니아와 독일, 프랑스로부터의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역외국으로는 미국과 중국이 각각 수입국 3위와 5위에 위치해 있는데, 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모두 감소했다. 한국은 수입국 14위에 위치해 있으며 2023년에는 수입액이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탈리아 원자력 장비(HS8401) 수입 동향>
(단위: 달러, %)

순위
국가명
2021
2022
2023
수입액
수입액
수입액
증감율(23/22)
1
벨기에


155,336
263,624
69.7
2
스페인
174
204,886
230,222
12.4
3
미국
 92,563
245,245
145,881
-40.5
4
슬로베니아




66,799


5
중국
 90,212
51,665
50,687
-1.9
6
독일
 4,492
7,857
15,855
101.7
7
이스라엘




9,883


8
프랑스
55,028
1,697 
7,623 
349.2 
9
영국
4,630
 
5,348

10 룩셈부르크

147
14 한국
50,683

합계
258,580
722,378
796,069
10.2

 

전망 및 시사점

이탈리아는 자국의 에너지 공급망 안정을 위해 원전 재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이러한 움직임은 한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원자력 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원전 신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원전 재개 시, 안전성과 경제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소형모듈원자로(SMR)과 4세대 원자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이탈리아의 원전 재개는 한국 원자력 기술 기업들에게 부품 공급망 구축의 중요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은 이탈리아의 신규 원전 프로젝트에 기술 협력을 비롯해 원자로 부품, 제어 시스템, 안전 장비 등의 공급망 진입 기회를 모색해 볼 수 있다. 특히, 이탈리아가 추진하는 원전 프로젝트는 기술적 복잡성이 높아,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부품 공급이 필수적이다. 한국은 이미 고도화된 원전 부품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에 이탈리아와의 협력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 있으며 또한, 이탈리아가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와 4세대 원자로를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부분을 감안해 관련 부품의 수출 기회를 노려볼 수 있겠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탈리아의 원전 재개 움직임은 단순히 기술적 협력을 넘어, 원전 부품 공급망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한국 기업들은 이탈리아의 에너지 정책 변화와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원전 부품 공급망 구축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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