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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X 물결에 동참하는 일본의 친환경 자동차 시장 본문

투자

GX 물결에 동참하는 일본의 친환경 자동차 시장

DDOL KONG 2024. 8. 27. 03:13

자동차 산업 대전환기에 걸맞게 변화하는 일본 자동차 제조업계
현지 제조사와의 합작투자, 기술협력을 통해 일본 진출 시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을 것


최근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세계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따라 소비자들의 전기차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왔다. 그럼에도 일본의 전기차 시장은 여전히 보수적인 경향을 보여왔다. 일본 자동차는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는 약 25%의 점유율을 차지(2022년 기준)하고 있으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다. 미국의 테슬라(TESLA)나 중국의 비야디(BYD) 등 글로벌 선두 기업들이 약진하며 자동차 산업의 대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시장은 이 분야에서 후발주자로 남아있다.

일본 소비자, 내연기관차에 더 익숙하지만 최근 친환경 차량에 관심 높아져

주요국 승용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을 제외한 배터리식 전기자동차(BEV, Battery Electric Vehicle)가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2023년 일본의 BEV 판매 대수는 약 9만 대에 그쳐 총 신규 판매 차량 중 약 2%,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PHV, Plug in Hybrid Vehicle)는 약 1.3%를 차지했다. 이는 유럽, 중국, 미국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치이다.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친환경 차량보다는 내연기관차에 주력해 왔음을 알 수 있다.

<글로벌 배터리식 전기 자동차(BEV) 시장 비율 추이>
(단위: %)

[자료: ACEA(유럽), CAAM(중국), Wards(미국), JAMA(일본)]
*유럽은 EU27개국, EFTA 3개국, 영국 합계

2024년 초 통계를 살펴보아도 이러한 추세는 큰 변화가 없었다. 2024년 1~2월 기준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전기자동차(EV)가 차지하는 비율은 1.7%,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PHV)는 1.4%에 그쳤다. 이를 통해 일본이 전기 자동차 시장에서 유럽, 중국, 미국 등 경쟁국에 비해 낮은 판매율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유럽과 중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를 보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일본 EV 및 PHV 판매 대수와 비중>
(단위: 대, %)

구분EVPHV
대수비중대수비중
유럽2024년 1~2월252,07212.5152,6417.6
2023년2,019,40115.7989,9377.7
중국2024년 1~2월686,46719.9465,11313.5
2023년6,258,06624.02,789,49510.7
일본2024년 1~2월10,1471.78,0301.4
2023년88,5122.252,1261.3
미국2024년 1~2월166,4887.253,9822.3
2023년1,115,6337.2293,5581.9

 
그런데도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선 친환경 차량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 일본자동차제조업체협회(JAMA, Japan Automobile Manufacturers Association)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차량 구입 예정인 소비자 중 친환경 차량을 고려하는 소비자의 비중은 ’23년도 기준 32%에 달해 1/3 정도가 전기자동차에 관심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아직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점차 그 비율이 감소하고 있으며, 반대로 전기 자동차의 비율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소비자의 친환경 차량 구입 검토 순위>
(단위: %)


어제의 라이벌이 오늘의 동지로... 혼다-닛산-미쓰비시 연합해 산업 대전환기에 대응  

지난 3월 15일 일본 자동차 업계 2위와 3위인 혼다와 닛산이 동맹을 결성하며 일본 자동차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이들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Software Defined Vehicle)' 분야에서 협력해 소프트웨어 개발, 구동장치 부품의 공통화 등 미래차 핵심 기술을 위한 공동 개발을 시작으로 협력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로부터 약 4개월 후, 미쓰비시가 이 연합에 합류하면서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결속은 한층 강화됐다. 혼다의 미베 도시히로 사장은 이 3사 동맹에 대해 “100년 만에 찾아온 자동차 산업의 변혁기”에 “3사가 함께하면 전동화와 지능화를 둘러싼 여러 과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일본 정부 또한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의 전기차 제조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경제산업성와 국토교통성은 지난 5월 수립한 “모빌리티 DX 전략”에서 2030년까지 전 세계 SDV 판매에서 일본 자동차 업체의 점유율을 3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업계에서도 전기차 시장의 캐즘(Chasm, 대중화 전 일시적인 수요 둔화기)이 오히려 일본 자동차제조업체에는 호재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경쟁사들이 잠시 주춤하는 사이 일본 기업이 간극을 좁힐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는 것이다.

친환경 차량 상용화를 위해 남은 과제

일본 소비자들이 친환경 차량의 유형별로 구매를 희망하는 사유를 살펴보면, 가장 인기가 많은 하이브리드 차량의 구매 사유로 '주유소에서 급유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가솔린으로 달릴 수 있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 사용법이 비슷하다'가 1, 2, 3위를 점하고 있다. 즉, 일본 소비자들은 내연기관차의 편리한 연료 보충 방식을 선호하며 친환경 차량의 충전 인프라 부족을 구매 결정 시 진입장벽으로 여기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소비자들이 친환경 자동차를 구입할 때 걱정하는 부분을 살펴보면 모든 유형의 차량에서 ‘차량 가격이 높다’가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났으나, 전기자동차는 그 비율이 60%에 달해 친환경 차량 중에서도 가장 높았다. 그 밖에도 '연료 공급 시설 및 충전 인프라 수가 걱정된다', '배터리 내용연수를 생각하면 유지비가 걱정된다' 등이 전반적으로 높게 나왔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에는 ‘1회 충전 후 항속거리가 짧다’, ‘충전에 시간이 걸린다’ 등도 30%를 넘었다. 상기 두 설문조사를 통해 일본 소비자들은 전기차 구매를 생각할 때 여전히 관련 인프라나 정비 등이 불완전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판매단가를 낮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친환경 차량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사회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함을 알 수 있다.

시사점

일본 시장에선 여전히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수요가 높은 편이며, 전기차를 포함해 그 외의 친환경 자동차의 판매량은 많이 증가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본 경제산업성은 2021년에 발표한 “2050년 탄소중립 그린성장 전략”에서 '2035년까지 전동화 100% 실현'을 목표로 내걸고 있고, 2030년까지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현재의 3만 대에서 15만 대 이상으로 늘리고 수소 스테이션을 1000대 이상 설치하는 등 소비자들이 구입을 주저하는 요소들을 해소하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통계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 검토 순위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은 점점 감소세를 보이고 전기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추이를 보여 세계 트렌드에 따라 일본의 자동차 시장 또한 전기차 시프트에 대응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일본자동차공업협회 담당자 A 씨는 KOTRA 도쿄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일본에서 출시된 전기차 모델이 적어 EV의 점유율이 주춤하고 있지만, 2035년까지 친환경 차량 점유율을 100%로 만들겠다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기차의 개발 및 보급은 불가피하다”라며, “향후 전기차 기술개발에 투자할 여력이 없는 제조사들 간에 합작투자나 기술협력 등을 통해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동향을 고려할 때, 일본 자동차 시장에 진출을 고려 중인 우리 기업들은 일본 자동차 제조사 등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전기자동차 기술개발에 투자할 여력이 부족한 현지 제조사들과의 합작투자나 기술협력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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