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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영화시장 최신 트렌드 톺아보기 본문
한류의 일상화를 체험할 수 있는 베트남 영화관
현지 정서를 고려한 영화 시장 관련 진출 기회 모색 필요
코로나19 이후 활기가 넘치는 베트남 영화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올해 베트남의 영화관 매출은 8946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영화 티켓 판매 수익이 4537만 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 영화 시장 매출은 2024년부터 2029년까지 4.86%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해 2029년에는 시장 규모가 1억3341만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코로나19 기간 영화관이 일시적으로 폐쇄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영화관을 찾는 발길이 끊겼고 베트남도 이를 피해갈 수 없었다. 2017년 680만 명이던 영화 관객 수는 2021년 150만 명으로 급감했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코로나19 종식 이후 관객 수가 다시 급격히 증가했으나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관객 수를 영화관으로 불러 모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코로나19 기간을 거치며 집에서 편하게 영화를 시청할 수 있는 OTT(Over The Top) 플랫폼이 성장했기 때문이다. 매년 영화 관객 수를 지속적으로 늘리기 위해서는 대형 스크린으로 영화를 보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영화관에서만 충족시킬 수 있는 관객의 수요를 새로이 창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영화관 현황
베트남의 영화관 티켓가격은 최저 4만 동(약 2달러)에서 최고 30만 동(약 13달러)으로 한국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티켓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직접 현장에서 구매하거나 영화관 웹사이트 또는 모바일 앱을 통해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좌석이 지정돼 있으므로 구매와 동시에 선택한 좌석이 배정되며 자리별로 가격이 상이하고 선호도가 높은 자리는 먼저 매진된다는 점 등도 한국과 유사하다. 또한, 한국과 유사하게 조조영화 할인, 팝콘 및 음료 등과 티켓을 묶은 패키지 할인 등 다양한 할인 혜택이 제공되고 있다.
베트남에서 상영되는 외화에는 베트남어 자막 뿐만 아니라 간혹 한국어 자막이 지원될 때도 있다. 반면에 대부분의 베트남 영화에는 영어 자막이 제공되며, 영어 이외의 언어로 된 영화는 영어와 베트남어 자막이 모두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베트남 영화관에서 상영되는 대다수의 외국 영화는 베트남어 더빙 버전으로도 관람이 가능하다.
베트남 영화 관객은 국내외 영화 구분 없이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관심을 보인다. 특히 할리우드 영화의 경우 액션, 슈퍼히어로, 애니메이션 장르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며 한국 및 중국 등 다른 아시아권 영화들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2024년 3월 현재 상영작 기준으로는 베트남 영화 사상 최고 흥행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베트남 영화 ‘마이(Mai)’가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그 뒤를 한국 영화 ‘파묘’, 베트남 영화 ‘갑 라이 찌 버우(Gap Lai Chi Bau)’, 할리우드 영화 ‘쿵푸팬더 4’·‘듄: 파트 2’ 등이 잇고 있다.
베트남 사람도 영화는 CGV와 롯데시네마에서
베트남에서 가장 큰 두 개의 영화관 체인은 모두 한국 기업이다. CJ CGV는 베트남 전역에 80개의 영화관을 보유하고 있다. CJ CGV는 2011년 7360만 달러를 들여 당시 베트남 최대 멀티플렉스인 메가스타(MegaStar)의 지분 대부분을 인수하며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고 2년 후 CJ CGV는 메가스타 브랜드를 CGV로 전환했다. 한편, 롯데시네마 베트남은 2008년에 설립됐다. 롯데시네마의 티켓 가격은 약 10만~13만 동(4.2~5.4달러)으로 CGV 영화관과 비슷하다.
CJ와 롯데는 단순히 영화관 사업뿐만 아니라 베트남 영화 투자 및 제작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CJ는 '마이(Mai)', '냐 바 누(Nha Ba Nu)' 등의 영화를, 롯데는 '하이 프엉(Hai Phuong)', '응으어이 버 꾸오이 꿍(Nguoi vo cuoi cung)' 등의 작품을 제작한 바 있다.
2005년에 설립된 갤럭시 시네마(Galaxy Cinema)는 CJ 및 롯데에 이어 베트남 영화관 시장에서 세 번째로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영화관 업체이다. 대부분의 체인은 베트남 남부 지방에 소재하며, 티켓 가격은 7만~ 9만 5000동 수준(약 3~4달러)으로 경쟁사인 CGV나 롯데시네마보다 저렴하다.
우리 기업이 참고할 만한 현지 성공 사례는 현재 베트남에서 네 번째로 큰 영화관 체인인 베타 시네마(Beta Cinema)이다. 대개 영화관 사업은 투자 및 운영 비용이 많이 들고 자본 회수 속도가 느리며 시장점유율 경쟁이 치열해 대기업만이 성공할 수 있는 분야로 여겨진다. 베타 시네마는 이러한 편견에도 불구하고 지방과 해안 지역에 소규모 투자를 하고 중산층 고객 유치 전략을 성공적으로 펼치며 점유율을 넓혀나가고 있다. 베타 시네마는 2014년 베트남 북부 지역인 타이응우옌(Thai Nguyen)에서 첫 영화관을 개관한 이후, 현재는 18개의 영화관을 운영 중이다. 특히 소도시와 교외 지역의 중산층을 타깃팅해 베타 시네마의 티켓 가격은 4만5000~8만 동 수준(약 2~3달러)에 형성돼 있다. 이뿐만 아니라 베타 시네마는 해외에서 호평을 받을 정도로 일부 영화관 체인의 인테리어가 유명하다. 이는 베타 시네마가 베트남의 밀레니얼세대 및 Z세대(일명 ‘MZ 세대’)에게 영화관은 단순히 영화를 보러 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이야기하며 어울리는 놀이의 장소이자 SNS에 게시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소라는 점을 정확하게 꿰뚫었기 때문이다.
베트남 로컬 영화의 현황 및 특징
CJ CGV 베트남의 콘텐츠 감독 응우옌 호앙 하이(Nguyen Hoang Hai)는 코로나19 이전인 2016~2019년 베트남 영화관에서 개봉한 베트남 영화는 연 42~56편이었지만 2023년 한 해 동안 1월부터 12월까지 개봉한 베트남 영화는 팬데믹 이전보다 훨씬 적은 26편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비록 상영된 베트남 영화의 수는 많지 않지만 베트남 영화는 최근 인상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베트남의 ‘국민 MC’이자 영화감독인 짠 탄(Tran Thanh)은 CJ ENM의 베트남 법인인 CJ HK엔터테인먼트와 협력해 제작한 두 편의 영화를 모두 베트남 역대 흥행 순위 1·2위에 올려두었다. 2024년 2월 개봉한 짠 탄의 '마이'는 227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2023년 베트남 영화계 최고 흥행 작품인 '냐 바 누(The House of No Man)'를 제치고 베트남 영화 사상 최고 매출을 올렸다.
이로써 짠 탄 감독은 베트남 역대 최고 흥행작인 ‘마이’, ‘냐 바 누’, ‘보 지어(Dad, I’m Sorry)’ 3편을 모두 연출하는 영광을 안게 됐다. ‘나바누’와 ‘보 지어’는 각각 1920만 달러와 165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박스오피스 베트남(Box Office Vietnam)에 따르면 이는 베트남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두 외화인 ‘어벤져스: 엔드게임(1170만 달러)’과 ‘아바타: 물의 길(1160만 달러)’을 뛰어넘는 실적이다.
한편, 베트남에서도 OTT는 영화산업에 있어 ‘양날의 검’이 되고 있다. 우선, 글로벌 OTT는 베트남 영화계와 전 세계 관객을 연결하는 중요한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2023년 4월,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Netflix)를 통해서만 공개된 영화 ‘가이드 투 러브(A Tourist’s Guide to Love)’는 베트남 정부의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 해제 후 베트남에서 촬영된 첫 외국 영화로 기대를 모았다. 여자 주인공이 베트남을 여행하는 동안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는 공개 첫 주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영화 3위에 오르며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OTT 플랫폼의 성장은 베트남 영화산업에 위협이 되기도 한다. 이에 대부분의 베트남 영화는 영화관에서 먼저 개봉하여 손익분기점을 넘긴 후에서야 OTT에서 시청이 가능하다. 이는 대다수의 베트남인이 영화관에서의 영화 관람에 대한 지불용의(willingness to pay)가 낮아 지갑을 잘 열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직 OTT 사용자 수가 적어 극장 개봉과 동시에, 혹은 직후에 OTT 플랫폼을 통해 영화를 공개하더라도 큰 매출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베트남 영화관에서도 불고 있는 한류 열풍
한국 영화관 업체들이 성공적으로 안착한 덕분에 베트남 사람들에게 있어 한국 영화는 매우 친숙하다. 이 중 코미디 영화 ‘육사오(6/45)’는 베트남에서 역대 최고 매출을 올린 한국 영화로 약 76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영화 흥행 비결을 이해하기 쉬운 유머와 젊은 세대들이 사용하는 유행어를 활용한 자막 번역에서 찾는 분석이 많아 현지화 성공 사례로서도 주목해 볼 만하다. 이외에도 현재 상영 중인 영화 ‘파묘’가 약 56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육사오’의 1위 기록을 넘보고 있으며, 영화 ‘반도’와 ‘기생충’ 등도 베트남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바 있다. 즉, 한국에서 호평을 받은 대부분의 대작은 베트남 영화 관람객의 취향도 저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투자 진출 시 유의 사항
코로나19 이후 오히려 활력이 넘치고 있는 베트남 영화 시장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매력적일 수 있다. 베트남 영화산업에서의 협력 및 투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는 외국 자본이 정관 자본의 51%를 초과하지 않는 외국인 투자 형태로 법인을 설립하거나 외국 법인이 베트남 파트너와 영화 제작 및 배급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사업협력계약(BCC, Business Cooperation Contract)을 맺는 것이다.
다만, 베트남 영화산업에 투자 진출하기 위해서는 2023년 1월 1일부 시행되고 있는 새로운 ⌜영화법⌟ 등 베트남 내 영화 콘텐츠에 적용되는 규정을 숙지해야 한다. 베트남 검열 당국은 정치, 주권, 종교, 사회 문제와 같은 주제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베트남 영화관에서 영화를 상영하려면, 검열을 통과한 후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영화국(Agency for Cinema)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구단선(Nine Dash Line)’ 등 국제 정치 및 영토 주권 이슈에 대해 베트남 영화국은 특히 엄격하게 대응하고 있다. 실제로 할리우드 영화 ‘언차티드(Uncharted, 2022년 3월)’와 또 다른 할리우드 영화 ‘바비(Barbie, 2023년 7월)’는 각각 영화 장면에 구단선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상영 금지 처분을 받았다. 2019년 12월, CJ CGV 베트남도 만화영화 '스노우 몬스터(Abominable)'에 구단선이 그려진 지도가 등장했다는 이유로 1억7000만 동(약 7000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러한 사례들은 한국의 콘텐츠 관련 기업들이 베트남 진출 시 눈여겨 볼 대목이다.
시사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베트남 사람들이 영화관을 다시 찾고 있으며, 베트남 영화산업은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한국 기업들도 이러한 베트남 영화 시장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특히, CJ CGV와 롯데시네마 같은 대형 영화관 체인의 성공 사례는 한국 기업의 베트남 영화 시장 진출이 결코 불가능하지 않음을 시사한다. 진출 가능한 분야는 상영관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극장 내 각종 편의 시설 및 장비·간식류 분야, 영화의 소재가 될 수 있는 웹툰·웹소설 등 콘텐츠, 영화 촬영과 관련이 있는 각종 최첨단 장비 등 다양할 것이다.
다만, 위에서 여러 사례를 통해 살펴본 바와 같이 현지 문화와 취향에 부합하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현지 정서 및 특성을 고려해 현지화하려는 전략 등이 중요하다. 특히, 영화법과 같은 현지 법규를 철저히 준수하며,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를 다룰 때는 베트남 정부의 입장을 고려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현지 영화산업 관련 다양한 플레이어와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현지 영화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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