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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테슬라, 깊어지는 자율주행 동행…반도체부터 카메라모듈까지 본문
삼성과 테슬라의 자율주행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 첨단 자율주행 반도체와 카메라 모듈 등 차량용 전자 부품을 키우려는 삼성과 공급망 다변화로 안정적인 부품 조달처를 찾으려는 테슬라의 의도가 맞아떨어지면서 튼튼한 협력 관계가 형성됐다.
삼성은 다양한 부품 사업을 전개하고 있고 테슬라 역시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생산규모를 키우며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두 회사의 협업이 차량용 반도체와 카메라 모듈에 이어 디스플레이와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등 다른 부품 영역까지 넓어질 여지도 있다.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을 전개하는 파운드리 사업부는 일찍이 테슬라와 협력 관계를 맺었다. 테슬라가 지난 2019년 공개하고 자사 전기자동차에 탑재한 '완전자율주행(FSD)칩'의 생산을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맡기면서다.
FSD칩은 자율주행 4단계, 5단계를 구현할 수 있도록 테슬라가 직접 설계에 참여했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에 따르면 자율주행 4단계는 운전자 개입이 특정 조건에서만 필요한 고등 자율주행으로, 5단계 이상은 운전자가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으로 정의된다. 테슬라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14나노미터(㎚)에서 FSD칩을 생산한다.
테슬라가 7㎚ 이하 최첨단 공정이 아닌 상대적으로 성숙 공정으로 꼽히는 14㎚를 선택한 이유는 저렴한 비용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14㎚는 첨단 공정에 비해 들어가는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고 차량용 반도체에 활용할 반도체 설계자산(IP)도 많아 생산하기가 보다 용이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테슬라의 협업은 차세대 FSD칩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아직 테슬라가 공식화하진 않았지만 5㎚ 이하 첨단 공정에서 생산되는 차세대 자율주행 반도체의 생산 역시 삼성전자에 맡긴 것으로 파악된다. 테슬라가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TSMC 모두에게 발주를 넣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테슬라를 잡기 위해 TSMC보다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테슬라와 협력을 바탕으로 차량용 최첨단 반도체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최근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2027년에는 차량용 반도체를 위한 2㎚ 공정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올해 들어 모빌아이와 암 바랠라 등 세계 주요 자율주행 반도체 설계 기업으로부터 수주를 따내며 성과를 가시화하고 있다.
파운드리에 이어 카메라 모듈 부문에서 테슬라와 협력하는 기업은 삼성전기다. 지난 4일 삼성전기는 공시를 통해 "미국 자동차 업체와 카메라 모듈 공급계약이 체결됐지만 공급 수량과 금액 등은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업체는 테슬라가 유력하고, 공급 규모는 조 단위로 추정된다.
카메라 모듈은 성숙기에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을 넘어 차량용 분야로 응용처를 넓히고 있다. 삼성전기는 전장용 카메라 모듈이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 따라 성장세가 가파를 것으로 보고 제품군을 확대하고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등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추세다. 삼성전기는 차량용 특화 기술인 외부환경 변화와 관계없이 성능을 유지하는 고신뢰성 기술과 고화소, 고화질 기술을 활용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2021년 약 5000억원 규모 수주를 따내며 테슬라 공급망에 진입했다. 테슬라의 카메라 모듈 공급망에서 삼성전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 내외로 알려졌다. 후발주자인 만큼 60% 이상으로 추정되는 LG이노텍에 비해 열위에 있다.
삼성과 테슬라의 협력은 MLCC부터 디스플레이 등 다른 전장용 부품으로 확대될 여지가 있다. 지난 5월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회동이 성사되면서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다. 이 회장과 머스크 CEO의 만남에는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 사장과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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