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OLKONG
돈 급한 골프장들…'부르는 게 값' 황제 회원권 내놨다/ 20년간 1500% 뛴 인도 증시…과열 진단에도 "지금이 저점" 본문
해외 골프 열리자…수십억 '무기명 회원권' 재등장
골프장들, 엔데믹 이후 매출 줄자
자금 마련 위해 신규 발행 잇따라
사용자 상관없는 '마법의 카드'
일반 회원권 가격 10배 웃돌아
수도권서 20억대에 팔리기도
코로나19 시기에 자취를 감춘 ‘무기명 골프회원권’ 거래가 재개된 것으로 확인됐다. 골프 호황이 수그러들자 몇몇 골프장이 비어있는 시간을 채우는 동시에 목돈을 마련할 목적으로 무기명 회원권을 발행한 것이다. 무기명 회원권은 해당 회원권을 소지한 사람 누구에게나 회원에 준하는 혜택을 준다는 점에서 ‘마법의 카드’로 통한다. 대신 거래 가격이 일반 회원권보다 훨씬 높아 ‘황제 회원권’으로 불린다.
‘부르는 게 값’인 무기명 회원권
4일 국내 주요 회원권 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경기 광주 A골프장과 충북 충주 B골프장, 경기 용인 C골프장이 무기명 회원권을 신규 발행했다. A, B골프장은 계좌당 분양가를 20억원으로, C골프장은 16억원으로 책정했다. 이들 골프장의 회원권 시세가 평균 2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8~10배 높은 값에 무기명 회원권을 판매하는 셈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암암리에 거래되는 무기명 골프회원권 특성을 감안하면 올 들어 손바뀜된 회원권만 30건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무기명 회원권은 돈이 급한 골프장이 ‘긴급 자금 수혈’을 위해 내놓은 상품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은 골프장들이 분양대금 반환 등에 들어가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내놨다. 하지만 “무기명 회원권을 남발한 탓에 부킹이 안 된다”는 기존 회원들의 거센 반발 등을 감안해 많은 골프장이 코로나19 호황 때 무기명 회원권을 거둬들인 뒤 소각했다.
이에 따라 품귀 현상이 빚어지며 무기명 회원권 몸값은 한층 더 높아졌다. 국내 최대 회원권 거래소 에이스회원권에 따르면 올해 무기명 회원권(13종목) 평균 시세는 13억4000만원으로 올초(11억5644만원)보다 2억원 가까이 올랐다. ‘황제 회원권’으로 통하는 용인 한 골프장의 무기명 회원권 호가는 4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수혈 위해 무기명 카드 만지작
이랬던 골프장들이 다시 무기명 회원권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이유는 골프산업 성장세가 눈에 띄게 꺾였기 때문이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가 최근 발표한 ‘2023 상반기 전국 골프장 운영실적 현황’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골프장 내장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매출(-5.2%)과 입장 수입(-5.8%), 영업이익(-24.5%), 순이익(-23.9%) 등이 급감하며 산업 전체에 ‘빨간불’이 켜졌다.
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사실상 끝나면서 그동안 비싼 그린피를 내고 국내 골프장을 찾았던 사람들이 해외로 골프여행을 떠나거나 테니스, 여행 등 다른 취미로 갈아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무기명 회원권 혜택이 큰 대신 거래 구조가 복잡한 만큼 꼼꼼히 살펴보고 구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골프장들은 회원 반발 등을 고려해 무기명 회원권 거래를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하지 않는다. 리조트 회원권에 특약을 넣는 방식으로 편법 운영하는 비회원제 골프장도 있다. 골프장 직원조차 무기명 회원권의 존재를 모를 정도로 은밀하게 만든 회원권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할 수 있다.
한 골프장 관계자는 “몇몇 골프장은 무기명 회원권을 정리할 때 약속했던 혜택을 줄이거나 제한하는 방식으로 회원권 가치를 떨어뜨린 뒤 사들였다”며 “회원권에 붙는 프리미엄을 인정받기는커녕 혜택이 제한될 수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15/0004887505
20년간 1500% 뛴 인도 증시…과열 진단에도 "지금이 저점"
https://n.news.naver.com/article/015/0004887532?sid=101
빌딩 높아진만큼 기업가치도 올라갔다
印 성장세 타고…센섹스지수 '고공행진'
국가기반시설 이제 막 구축해
정유 등 구경제 기업이 증시 주도
일각 "증시 과열" 진단 내놓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지금이 저점
韓 증권사들 '직구 서비스' 준비
지난달 21일 도착한 인도 금융도시 뭄바이는 거대한 건설 현장을 떠올리게 했다. 도시 곳곳에서 지하철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고, 해안지구 너머로 보이는 스카이라인에서는 초고층 빌딩이 올라가고 있었다. 택시에서 만난 라훌씨(29)는 인도가 달 탐사선을 발사한다며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인도 주식시장은 뭄바이의 발전상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인도 대표 주가지수인 센섹스지수는 지난 20년간 15배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 S&P500은 4.4배. 코스피지수는 3.3배 올랐다. 상승세는 구경제 기업이 주도하고 있었다. 한국전력이 대장주였던 한국의 1990년대와 비슷한 모습이다.
구경제가 주도하는 증시
4일 인도거래소(NSE)에 따르면 인도 시가총액 1위는 정유·통신·유통 등의 사업을 하는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다. 1일 종가 기준 시총은 256조원이다. 2위는 정보기술(IT) 아웃소싱업체 타타컨설턴시(197조원), 3·4위는 각각 시중은행인 HDFC뱅크(189조원)와 ICICI뱅크(108조원)다.
5~10위는 차례대로 인포시스(IT아웃소싱·95조원), 힌두스탄유니레버(생활용품·94조원), ITC(유통·87조원), 바르티에어텔(통신·82조원), SBI(은행·81조원), 바자이파이낸스(금융·70조원)다. 인도 증시는 금융서비스 비중이 37%로 가장 높고 IT(14%)와 에너지(13%)가 뒤에 있다.
벤처기업이 2021년 대거 증시에 입성했지만 아직은 존재감이 크지 않다. 기술주 대장인 음식배달업체 조마토가 시총 13조원으로 70위권에 있는 것이 단적인 사례다. ‘인도판 토스’로 불리는 페이티엠 모회사 원97커뮤니케이션도 시총이 8조6000억원 수준이다.
구경제의 존재감이 큰 것은 기술력이 뒤처져서가 아니다. 인도는 달에 탐사선을 보낼 정도로 기술력이 뛰어나다. 다만 국가기반시설을 이제 깔기 시작한 인도 특성상 구경제 기업들이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인도 증권업계 관계자는 “구경제 기업이 최소 10년은 고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은행이 대표적이다. 인도 최대 민간은행인 HDFC뱅크는 매년 순이익이 20% 증가하고 있다. 주가는 지난 10년간 다섯 배 가까이 올랐다. 인도 증권업계에서 일하는 바브야 씨는 “인도의 개발정책은 금융이 필요하기 때문에 은행들이 큰돈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래는 밝지만 과열됐다
인도 증시가 중장기적으로 상승을 이어가지만 단기적으로는 과열됐다는 진단이 나온다. 주가 과열 정도를 측정하는 주가수익비율(PER)이 대표적인 사례다. 인도의 PER은 23배다. 신흥국 평균(12배)의 두 배에 달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인도만큼 유망한 투자처가 없다는 의견이 많다. 14억 명에 달하는 인구가 핵심 동력이다. 인도는 1인당 평균 25달러를 매달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인구가 많다 보니 매월 인도 증시에 들어오는 신규 투자금이 20억달러(약 2조6000억원)에 달한다. 소득이 늘어나면서 투자금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인도에서 벤처캐피털(VC)을 이끌고 있는 아난드 루니아 인디아쿼션트 파트너는 “지난 10년간 인도 증시의 상승은 외국인 투자금이 이끌었지만, 이제는 내수 자금도 풍부하다”고 말했다. 현금 배당을 중시하는 주주친화방침, 15%에 달하는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 등도 강점으로 꼽힌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인도 증시가 강하게 올라 조정이 나올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지금이 저점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인도의 성장 잠재력을 고려할 때 가격 부담에 따른 조정은 인도 주식을 살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인도 주식 직구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는 인도 개별 종목에 투자하지 못하지만 간접투자는 이미 급증하는 추세다. 인도 대표 기업에 투자하는 ‘TIGER인도니프티50’ 상장지수펀드(ETF)는 출시 5개월 만에 운용자산 1000억원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