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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부가 꿈꾸는 바이오 경제, 그 담대한 청사진 본문
저탄소 화학물질, 생물 기반 재활용 가능 폴리머 소재 등 지속가능한 화학ㆍ소재 개발 추진
바이오 제조 기술 활성화 통해 공급망 탄력성 강화
동맹국까지 망라한 바이오 제조 공급망 지도 제작 추진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9월 12일, 국가 바이오 기술 및 바이오제조 이니셔티브(National Biotechnology and Biomanufacturing Initiative, 이하 NBBI)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현재 미국이 직면한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줄 대안으로 생물학(biology)과 바이오 경제(바이오 기술ㆍ제조업 등을 망라하는 개념)를 주목한 것이었다. 동 행정명령 3조는 관계부처에게 행정명령 발효 후 180일 이내 미국의 바이오 경제 육성 계획서를 제출하도록 적시했으며, 이에 따라 지난 3월 22일, 미 백악관은 미 바이오산업 진흥을 위한 정책 보고서 3종을 공개했다.
NBBI 행정명령 발효, 그 이후
NBBI 행정명령 발효 이틀 뒤인 작년 9월 14일, 백악관 안보 보좌관 주재로 열린 장관급 회의를 통해 주요 관련 예산 프로그램과 주무부처를 공개하였다. 국방부가 자국 내 바이오 산업 제조 기반 강화 등 미화 14억 달러가 넘는 예산을 집행할 예정이며, 농업부는 5억 달러를 바이오 기술 및 제조업을 활용한 지속가능한 비료 개발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그 외 주요 의약 원재료 생산에서의 바이오제조업 비중 확대(보건복지부, 4천만 달러), 바이오매스 전환 기술 등 R&D 지원(에너지부, 2.78억 달러) 프로그램 추진이 예고되었다.
< NBBI 행정명령 주요 예산 프로그램(9.14) >
(단위 : USD 백만)
담당부처 | 예산규모 | 주요 내용 |
보건복지부 | 40 | 항생제ㆍAPI 등 주요 의약 원재료 생산에서의 바이오제조업 비중 확대 |
국방부 | 270 | 바이오 기반 재료 R&D 활성화를 통한 국방물자 공급망 안정화 |
1,000 | 자국 내 바이오 산업 제조 기반 강화 | |
200 | 바이오 안보 및 바이오 산업 제조 기반 보안 강화 | |
농업부 | 500 | 바이오 기술 및 제조업을 활용한 지속가능한 비료 개발 |
에너지부 | 100 | 바이오매스의 연료ㆍ화학 전환 기술 R&D 지원 |
178 | 바이오 산업 첨단 혁신 R&D 지원 |
[자료] 백악관('22.9.14)
주목할만한 것은 바이어 산업 제조 기반 강화 관련 예산이 국방부에 편성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팬데믹을 계기로 전염병 뿐만 아니라 공급망이 근시일 내에 무기화될 수 있는 것을 깨닫고, 국가안보 측면에서 주요 물자 생산 기반을 자국이나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가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보고서에 담긴 미국의 바이오 경제 청사진
백악관이 공개한 3종 보고서는 상무부 경제분석국의 "바이오 경제 측정지표 개발 경과보고(Developing a National Measure of the Economic Contribution of the Bioeconomy)", 국방부의 "바이오제조업 전략(Biomanufacturing Strategy)", 그리고 5개 부처 합동의 "미 바이오 기술 및 바이오 제조를 위한 담대한 목표(Bold Goals for U.S. Biotechnology and Biomanufacturing)"이다.
① 상무부 경제분석국, "바이오 경제 측정지표 개발 경과보고"
해당 보고서의 목적은 NBBI를 통해 지시된 바이오 경제 측정을 위해 바이오 경제의 분류 정의 등을 마련하는 것에 있다. 상무부 보고서는 다른 국가들이 바이오 경제, 혹은 유사한 산업을 어떻게 측정했는지 벤치마크 분석과 그 한계점을 제시하였다. 바이든 행정부가 규정하는 바이오 경제는 통상적인 생명과학 산업뿐만 아니라, 기존 제품에 바이오 제조 과정이나 기술이 접목된 혁신 제품까지 포괄하는 광의의 개념이기 때문이다. 바이오 경제를 구성하는 세부 분야별 정의의 부재와 더불어 과거에서 부터 지속적으로 측정된 신뢰할 만한 기존 데이터가 없는 것을 고려할 때, 세부 분야별 측정은 지금 시점에서는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짓고, 정부 지표와 민간 조사 기관에서 측정하는 지표를 같이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으로 보고서는 마무리된다.
② 국방부, "바이오제조업 전략"
국방부는 바이오 제조업이 연료와 화학제품 뿐만 아니라 건축자재 생산에도 활용되고 있다며 웨어러블, 환경 센서, 새로운 특성의 소재 개발 등 분야에의 기술 접목 및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시작했다. 다소 짧은 이 보고서의 핵심은 국방부에 배정된 12억 달러의 집행 계획의 지향점을 제시한 것이다. 지향점은 세가지로 요약이 될 수 있으며 (1) 현장 활용이 가능한 수준까지 개발이 가능한 기술을 탐색 하는 것과 (2) 동맹국을 포함하는, 자국내 자급자족 가능한 바이오 제조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 그리고 (3) 현 바이오 제조 생태계(공급망)를 맵핑하고 공급망을 측정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하는 것이다.
③ 관계부처 합동, "미 바이오 기술 및 바이오 제조를 위한 담대한 목표"
바이든 정부는 미국의 바이오 경제 진흥을 통해 공급망 자급도를 강화하고, 미국의 혁신 동력을 공급하는 등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전환을 달성코자 한다.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미국 사회가 풀어나가야할 다섯가지 과제를 위해 보건부 등 과제별 주무부처가 집중할 중점 분야와 목표, 연관 연구개발 대상 기술들을 이번 보고서는 공개했다.
< 부처별 주요 연구과제 및 목표 >
담당과제 | 주무부처 | 주요 연구과제 |
기후변화 대응 |
에너지부 | 바이오 기술을 활용한 2050 넷제로 기여 (1) 바이오 기반 연료ㆍ대체 연료 등 지속가능한 연료 개발 (2) 저탄소 화학물질ㆍ소재 및 바이오 기반 재활용 가능 폴리머 등 지속가능한 화학물ㆍ소재 개발 (3) 바이오산업에서의 탄소 측정, 불모지에서 잘 자라는 원료 식물 개발 등 기후에 대응하는 농업시스템 구축 (4) 토양 탄소 저장 기술 및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탄소 제거 기술 개발 |
식량 및 농업 혁신 |
농업부 | 농업 생산성 확대와 품질 강화, 역병 대처 강화 등 (1) 질소 배출 저감, 작물 손실률 감소 등 농업의 지속가능성 및 생산성 강화 (2) 새로운 영양 공급원 개발 등 품질, 영양요소 강화 (3) 기후ㆍ역병 등 선제적 감지 역량 제고 및 농임업 안정성 강화 |
공급망 안정화 |
상무부 | 바이오 기술ㆍ제조 R&D를 통한 공급망 안정성 강화 (1) API, 화학물질 등에 대해 바이오제조기술을 활용한 대체공급선 개발 (2)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바이오제조기술 혁신 (3) 바이오 기술의 상업화 지원을 위한 데이터 공유 기반 및 표준 개발 |
국민 보건 진흥 |
보건 복지부 |
국민 보건 강화를 위한 바이오 연구개발 추진 (1) 신규 건강 측정지표와 저렴한 건강진단 키트 개발 (2) 멀티옴(다중체학) 발전, 보급을 위한 데이터 수집 등 (3) 세포치료제 생산능력 및 효율성 향상 (4) AI 활용 바이오 치료제 개발ㆍ생산 능력 증대 (5) 유전자 편집 기술 발전 |
범분야 협력 |
국가 과학재단 |
바이오 산업의 발전을 위한 범분야 R&D 협력 (1) 다양한 생물체의 게놈, 대사활동 등 분석 (2) 생체시스템 모델링기술 (예측포함) 개선 (3) 다양한 생체 측정 및 생산 역량 확대 (4) 개발된 생체 기술의 상용화 기술 개발 (5) 생체-기계 융합 등 바이오제조 기술 접근방법 혁신 (6) 윤리적이고 안전한 바이오기술 제품 개발 |
[자료] 백악관('23.3.22)
저탄소 시대로의 전환을 위한 바이오 기반 대체연료 개발에서부터 국민들이 자신의 건강상태를 신속하고 저렴하게 진단할 수 있는 건강진단 키트 개발까지 에너지, 식품영양, 보건, 제조분야까지 굉장히 다양한 분야에서 바이오 기술을 통한 혁신을 추진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중 공급망 재편과 관련이 있어 우리 기업의 미국에의 수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과제는 기후변화 대응 과제의 (2)번 연구과제와 공급망 안정화 과제의 (1)번 연구과제다.
< 상기 언급된 연구과제 중 주요 과제 상세 내용 >
담당과제 | 주무부처 | 주요 연구과제(상세) |
기후변화 대응 |
에너지부 | 바이오 기술을 활용한 2050 넷제로 기여 (2) 저탄소 화학물질ㆍ소재 및 바이오 기반 재활용 가능 폴리머 등 지속가능한 화학물ㆍ소재 개발 - 전 제조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70% 이상 감축된, 상업성이 있는 바이오 기반 화학물질ㆍ소재를 5년 내 20개 이상 개발ㆍ생산 - 20년 내에 바이오 원료 기반, 재활용이 가능한 폴리머를 효율적으로 생산하여 현 플라스틱 수요의 90% 이상을 대체 |
공급망 안정화 |
상무부 | 바이오 기술ㆍ제조 R&D를 통한 공급망 안정성 강화 (1) API, 화학물질 등에 대해 바이오제조기술을 활용한 대체공급선 개발 - 5년 내 비용 효율적인 바이오 제조 기술을 개발하여 중국, 인도 등 특정 국가에 의존도가 높음 API 등 의약원료 생산을 국산화 - 20년 내 미국내 화학물질 수요의 30% 이상을 지속가능하고 비용 효율적인 바이오 제조 기술로 생산된 제품으로 대체하여 충족 |
[자료] 백악관('23.3.22)
현재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전세계적으로 탄소감축 관련 제도 및 법안을 실행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바이든 행정부는 에너지부의 지속가능한 화학물ㆍ소재 개발 연구과제를 통해 현재 플라스틱으로 발생하고 있는 공해 해소와 더불어, 탄소국경제도에 대한 대응, 국내 청정 제조업 기반 확보를 통한 수입대체,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일석사조, 혹은 그 이상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상무부 과제를 통해서는 공급망 안전성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읽혀진다. 백악관과 미 보건복지부의 '21년 6월 조사에 따르면 120개 필수 의약품 중 60개만이 원료의약품(API)을 미국에서 생산할 수 있는 등 의약품 제조분야에서 해외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 FDA 승인 약품용 원료의약품 생산시설 소재 현황('21.3월 기준) >
[자료] 백악관('21.6.8)
이번 바이오 경제 진흥 정책에서 엿볼 수 있는 바이든 행정부가 그리고 있는 미국의 미래는 "지속가능성"이다. 미국은 아직도 원천 및 핵심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으나, 개발된 기술을 활용한 제조는 경제적 효율성 등을 이유로 다른 지역에 위탁하는 경향이 최근 있었다. 그러나 세계는 팬데믹과 최근 국제정세를 통해 세계화 시대의 공급망의 취약성과 무기화 가능성을 목도하였기에,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체제로의 전환이 화두가 된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바이오 경제의 진흥 -- 뿐만 아니라 반도체법, 인플레이션 감축법, 인프라법 등 다양한 산업 관련 정책 -- 을 통해 공급망, 환경, 지역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지속가능성을 달성하려고 하는 것이다.
현지 반응과 우리 기업에의 시사점
현지에서는 이번 발표가 미국의 혁신 생태계 진흥 뿐만 아니라 경제 활성화, 자국 내 생산 기반 확충을 위한 좋은 기회라고 평가하고 있다. 플라스틱 산업 협회의 패트릭 크리거 부회장은 지속가능한 플라스틱의 개발이 주된 목표로 선정한 것을 환영하며, 행정부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등의 개발을 추진하겠다 밝혔다. 미 제약 업계에서도 API 생산 자국화, 세포치료 기술 개발 지원 등의 과제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백악관에서 제시한 목표가 현실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있으나, 이번 발표 관계자는 이번 정책 발표의 의의는 미국이 지향하는 미래에 대한 원대한 청사진을 제시하여 민간의 협력을 구하는 것이고, 반드시 달성해야할 책무를 설정한 것이 아니라는 의견을 냈다.
2022년 기준, 미국은 한국의 폴리머(7.5%)와 바이오의약품 원료(12.4%) 주요 수출 대상국이다. 보고서에서 제시한 과제가 다소 공격적이고 실현가능성이 높지않은 목표임을 감안시, 단기적 영향은 미미할 수 있다. 다만 우리기업은 장기적으로 동 상황의 변화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미국 등 전세계에서 현재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려면 저탄소 제조공정이나 제품의 친환경 요소를 강화하는 방향으로의 연구개발 추진도 요구된다. 한편으로, 미국의 공급망 재편은 동맹국을 포괄하는 개념이므로(국방부 보고서에 언급) 동맹국인 우리에게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 한국의 폴리머(HS: 3911) 수출통계 > (단위 : USD 백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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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 국가명 | 연도별 수출액 | ||||
2018 | 2019 | 2020 | 2021 | 2022 | ||
0 | 전세계 | 518 | 478 | 514 | 661 | 676 |
1 | 중국 | 139 | 130 | 157 | 206 | 194 |
2 | 네덜란드 | 30 | 28 | 23 | 47 | 66 |
3 | 미국 | 52 | 47 | 53 | 55 | 51 |
4 | 일본 | 46 | 45 | 43 | 45 | 44 |
5 | 독일 | 52 | 44 | 40 | 41 | 37 |
[자료] IHS Markit |
< 한국의 API 등 바이오의약품 원료(HS: 3002.14, 3003, 3004) 수출통계 > (단위 : USD 백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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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 국가명 | 연도별 수출액 | ||||
2018 | 2019 | 2020 | 2021 | 2022 | ||
0 | 전세계 | 1,883 | 2,312 | 3,558 | 3,050 | 3,348 |
1 | 독일 | 404 | 518 | 1,262 | 590 | 632 |
2 | 튀르키예 | 342 | 396 | 576 | 331 | 506 |
3 | 미국 | 269 | 247 | 478 | 641 | 416 |
4 | 이탈리아 | 5 | 12 | 15 | 124 | 313 |
5 | 일본 | 152 | 177 | 198 | 326 | 296 |
[자료] IHS Markit |
미국의 리쇼어링 장려, 제조업 거인이 다시 깨어난다
취임 이래,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이 개발한 모든 것이 미국 내에서 생산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전달하였다. 앞서 파이낸셜 타임즈는 미국 제약업계가 행정부에 반도체과학법과 유사한 25% 제조 세액공제 혜택을 제약산업에 제공하는 법안을 요청하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입법 및 통과 가능성은 현 단계에서 논할 수 없으나, 바이든 행정부 하 미국은 반도체, 전기차 등 첨단 제조산업의 리쇼어링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 기업도 미국에 제조시설 설립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잠시 휴지기를 가졌던 미국의 제조업이 친환경 등 지속가능성이라는 목표를 향해 기지개를 켜고 다시 달릴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