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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27)연준의 양적완화 기대? - 오건영 본문
어제 오늘 날씨가 생각보다 춥네요. 예상 외의 독특한 추위(?)에 감기 환자들이 늘어나는데요… 아무쪼록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마켓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금은 세가지가 대세인 듯 하죠.
‘경기 침체인가… 그럼 피벗 하나.. 아.. 경기 침체까지는 아닌가..’ 이 세가지 질문에 맞춰서 시장이현기증나게 회전하는 느낌입니다. 그걸 어케 아느냐.. 자산 가격의 움직임을 보면서 파악할 수 있는데요… 연준 피벗의 경우는 돈을 더 푸니까 주가가 올라요.. 이 논리입니다. 돈을 공급하니 돈의 값인 금리는 내려가겠죠. 금리는 내려가고 주가는 올라가는 그림이 나옵니다. 특히 연준의 스탠스와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2년 금리가 많이 내리죠. 반면 경기 확장에 대한 기대는 주가 상승과 함께 금리 상승을 함께 동반합니다. 마지막으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주가와 금리의 동반 하락을 가져오죠.
3월 SVB사태 이후에는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을 반영하면서 주가와 금리가 함께 내려가다가.. 3월 말부터 그럼 피벗이지!!라면서 금리는 바닥에 붙여두고 주가는 상승하죠.. 그러다가 생각보다 경기 침체가 심하지는 않은데… 연준이 물가 내깔려두고 피벗하러 달려온다고 보는 것까지는 오버인가.. 라면서… 금리를 끌어올리고 주가를 밀어내립니다. 뉴스 하나 하나에 이 세가지가 빙빙 돌아가는 그림이구요… 예전에는 1~2개월 단위로도 컬러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시장이지만.. 최근에는 거의 2~3일 단위로 컬러가 바뀌는 듯 하네요.
피벗을 하면 대박이 날 것이라는 기대… 그 피벗 기대가 너무 강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 마지막으로 그래도 경기 침체는 무서운 것 아니냐는 우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세가지 생각이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들어와있는 금융 시장의 변동성을 극대화시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대라는 것은요.. 그리고 심리라는 것은요… 끊임없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땡겨옵니다. 그 희망이 실망으로 바뀌지 않는 한은 계속해서 가져오면서 현재의 가격에 반영하곤 하죠. 참고로 사람들은 그런 희망은 생각보다 빨리 실현될 것이라는 기대를 종종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5월에 금리를 올리면 6월에 내릴 것이라고 기대하는 거죠. 펀더멘털보다도 심리가 상당히 크게 작용하는 시장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해봅니다.
QE에 대한 기대도 마찬가지죠. SVB사태 이후 4000억 달러 가까운 유동성을 풀어주면서 연준의 대차대조표가 크게 늘어났죠. 양적 긴축을 통해서 줄여놓았던 연준의 대차대조표가 크게 다시금 늘어난 겁니다. 이거 양적완화다! 역시 연준은 돈 풀기를 할 수 밖에 없어.. 라는 확신이 시장에 퍼지기 시작했죠. 물론 연준은 아니라고 답을 했지만 시장은 믿지 않았죠. 그도 그럴 것이 연준이 전적이 있었습니다. 2019년 9월 레포 사태 당시에 이걸 막으려고 2년 이내의 재정증권(국채라고 보시면 됩니다)을 사주면서 돈을 지급해주기 시작하죠. 그러면서 말합니다. 이거 양적완화 아니라구요.. 양적완화는 광범위한 경기 부양을 위한 의도에서 주는 거지만… 지금 하고 있는 재정 증권 매입은 어려운 레포 시장 살리기 위해 주는 것이라고 단서를 다는 거죠. 그런데요.. 이게 참.. 재미있는 것이 홍길동에게 돈을 줍니다. 너 잘되라고 주는 거야.. 라면서 돈을 주나… 너 망하지 말라고 주는거야.. 라면서 돈을 주나.. 홍길동 입장에서는 같은 거 아닌가요? 그래서 당시에 양적완화, 즉 QE를 QE라고 부르지 못하는 연준을 보면서 비꼬는 표현으로 당시 프로그램을 “Not –QE”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자산 시장은 환호했죠. 그 때의 경험을 보면서 지금도 각종 긴급 프로그램으로 돈을 주입해주자 시장은 환호한 것이죠. 돈 풀었다.. 드디어.. 단순히 4000억을 풀었다보다 중요한 것은 연준이 물러서고 있다는 것이고… 이는 연준의 피벗이 임박했음을 알려주는 시그널이다., 라는 해석을 할 수 있게 해주죠.
그런데요.. 이번에 주는 긴급대출프로그램은 양적완화와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일단 대출입니다. 이렇게 생각해보죠. 홍길동이 집을 하나 갖고 있죠. 그 집이 진짜 안팔리거든요… 그런데.. 홍길동이 급전이 필요합니다. 이 집을 못팔면 홍길동은 무너지는 거죠. 양적완화는.. 그 집을 연준이 사주는 겁니다. 그럼 현금을 확보한 홍길동은 행복해질 겁니다. 긴급 대출은요.. 그 집을 담보로 긴급 대출을 해주는 거죠. 3개월 이내의 기간(재할인대출), 혹은 특별히 힘든 홍길동을 위로해주는 차원에서 1년짜리 대출을… 해주는 겁니다.
여기서 이런 반론이 나오죠. 아니.. 3개월 대출이라고 해도 계속 연장하고 연장해서 영원히 연장하면 되는 거 아님?? 이라는 반론이 바로 그겁니다. 그런데요.. 집을 사주면서 현금을 주는 것과 대출을 주는 것의 차이가 기간에만 있는 것은 아니죠. 3개월 대출이 계속 연장되어도 문제는 대출 이자는 계속해서 나가게 됩니다. 대출 금리가 재할인 대출은 5%에 달하구요.. 은행권 긴급 대출인 BTFP의 경우는 4.9% 정도 하죠. 홍길동 입장에서는 당장은 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서 마음이 놓일 수 있습니다만.. 계속해서 상당히 높은 대출 금리를 내야 하는 부담이 느껴지지 않을까요. 이게 10년 장기 국채를 매입하는 양적완화, 2년 이내 단기 재정 증권을 매입했던 19년의 Not QE와 같을까… 계속 연장을 하더라도 이자 부담은 상당할 겁니다.
또 하나는요..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만큼… 연준에서 지원 나간 그 돈은 어려운 은행들 입장에서는 부채가 되죠. 현금을 확보해서 자본을 늘린 게 아니라 부채가 늘어난 겁니다. 지금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경우도 자본이 부족해지는 문제에 직면할 수 있죠. 담보물이 있다고는 합니다만.. 이걸 담보로 연준에서 긴급 대출을 받아봤자.. 현금을 확보할 수는 있어도 부채가 더욱 늘게 되고.. 자본 부족에 시달리니.. 버티기 쉽지 않겠죠.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힘들다는 소식에 경기 침체와 그에 대응하기 위한 연준의 피벗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죠. 너무 많은 플레이어들이 하나 하나 뉴스에 대한 미래의 기대를 시장 가격에 너무 빠르게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과도한 상승 하락 등 가격의 왜곡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죠. 최근 나타나는 나스닥 100과 나스닥의 주가 괴리.. S&P500과 러셀 2000의 괴리도 비슷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습니다. 오늘 에세이 여기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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