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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 사이클 본문
- 자본주의 시스템을 이해하는 세 가지 등식
등식1 부채 = 유동성 = 구매력
부채가 늘어나면 시중에 유동성이 증가하고, 유동성이 증가하면 당연히 구매력 또한 상승하므로 '부채=유동성=구매력'이라는 등식이 성립한다.
등식2 내가 쓴 돈 = 남이 번 돈
내가 돈을 쓰면 누군가(남)는 돈을 번다. '내가 번 돈=남이 번 돈'이라는 등식이 성립한다는 말이다. 내가 얼마를 쓰든지 누군가는 돈을 그만큼 벌게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내가 벌어들인 돈은 누군가 그만큼 쓴 돈이다.
등식3 내가 저축한 돈 = 남이 빌린 돈 = 부채
누군가 돈을 빌리려면 누군가 그만큼 저축을 해야 한다. 이는 상식이다. 가진 돈이 없으면 돈을 빌려줄 수 없다. 내가 돈을 저축하면 누군가 그 돈을 빌려가서 부채가 된다. 그러나 현대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금융은 이런 상식대로 작동하지만은 않는다. '내가 저축한 돈 = 남이 빌린 돈 = 부채'라는 등식이 성립해야 하는데 신기하게도 '내가 저축한 돈'보다 '남이 빌린 돈'이 더 많아진다.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게 지급준비율제도다. 지급준비율제도란 은행에 저축을 하면 갑작스런 예금자 인출에 대비해 일정 비율을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것이다.
부채가 늘어나면 그만큼 시중 유동성이 증가하고 구매력도 높아진다. 은행이 실제 보유자금보다 많이 빌려줄 수 있다 보니 시중에는 '내가 저축한 돈'보다 더 많은 유동자금이 공급될 수 있는 것이다. 부채로 인한 유동성 증가다. 시중에 돈이 유입되면 누군가의 구매력이 높아진다. 구매력이 높아진 사람은 무언가를 구입한다. 보유하고 있는 돈의 규모와 상관없이 구매력이 높아진다는 점이 중요하다. 돈이 없어도 부채로 구매력이 높아질 수 있지만 부채는 언제든지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부채가 사라지면 구매력이 낮아진다. 가격은 이로 인해 변화한다. 부채와 유동성은 구매력의 핵심이다. 이는 자본주의 시스템을 바라보는 가장 중요한 축이기도 하다. 돈이 어떤 식으로 돌아다니고 굴러가는지 파악하는 데 있어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이다.
- 경제컨설턴트 윌리엄 코널리의 책<비즈노믹스 P67>에는 유동성이 어떻게 경기를 움직이는지에 대해 나오는데 그 내용을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다.
금리상승 -> 유동성 감소 -> 주택 판매량 감소 -> 주택 착공률 감소 -> 건설업 고용 감소 -> 금리에 민감한 지출 감소 -> 자동차 판매량 감소 -> 일부 자본 지출 감소 -> 건축 · 제조업 고용 감소 -> 소비자 지출 감소 -> 재고 감소 -> 2차 생산 감소 -> 경제 전반에 걸쳐 제조 감소 현상 확산 -> 자본 지출 붕괴 -> 중앙은행 단기금리 인하, 신용수요 민감 제품(주택, 자동차) 가격 하락 -> 유동성 증가 -> 단기금리 인하로 수입원 확실한 소비자(공무원이나 대기업 직원)의 지출 증가 -> 금리에 민감한 제품 생산 증가 -> 주택 판매량과 착공률 증가 -> 건설 · 제조업 고용 증가 -> 재고 증가 -> 자본 지출 증가 -> 물가 상승 -> 물가 대응 금리 상승
- 경제뉴스에서는 주로 금리를 중심으로 시장을 분석한다. 금리가 상승하면 큰일이 날 거라고 하고, 금리가 하락하면 시중에 돈이 넘쳐날 거라고 한다. 정말 그럴까? 금리만 생각하면 유동성을 놓칠 수 있다. 핵심은 금리가 아닌 유동성이다. 금리가 아무리 높아도 시중에 돈이 넘치면 물건이 잘 팔린다. '부채=유동성=구매력'등식을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금리가 낮아도 유동성이 감소하면 구매력이 낮아진다. 금리가 높다고 돈이 부족하고, 금리가 낮다고 돈이 넘치는 게 아니다. 금리와 유동성이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지만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 시중에 유통되는 돈의 흐름을 파악하는 기준인 M2(총통화: 언제든 현금화 할 수 있는 자금으로 어지간한 돈은 다 포함된다) 증가율은 2000년대와 2010년대보다 1990년대가 훨씬 더 높았다. 1990년대보다 금리가 더 높았던 1980년대에도 M2 증가율이 높았다는 것은 그만큼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렸었다는 뜻이다.
2000년대 들어 M2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때는 2008년이다. 그다음은 2002년 전후이다. 그렇다면 M2 증가율이 높았던 해에 한국 자산시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두 번 다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 이는 금리와는 전혀 상관없이 벌어진 일이다. 금리가 높아도 유동성은 얼마든지 증가할 수 있다. 그걸 가능하게 해주는 게 바로 부채이며, 그래서 통화시스템이 어떻게 경제를 움직이는지 알아야 한다.
- 자산시장에서 주식과 부동산은 경쟁관계에 있다. 둘 중 어느 시장으로 돈이 들어가느냐에 따라 해당 시장의 가격 상승을 주도한다. 주식과 부동산 가격은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비슷한 시기에 상승과 하락을 반복한다. 그때마다 수익률은 부동산보다 주식이 더 높았다. 부동산보다 주식의 수익률이 높다는 것이 상식처럼 알려져 있지만 장기 누적 데이터로 살펴보면 주식보다 부동산의 수익률이 훨씬 좋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오스카 요다 교수팀이 미국, 일본 등 선진 14개국의 1870~2015년까지 145년간 모든 자산의 데이터를 추적해본 결과 주식보다 부동산의 수익이 더 좋았다. 이들 14개국에서 145년간 부동산의 수익률은 평균 8%였고, 주식의 수익률은 평균 6.72%였다. 범위를 좀더 좁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50년~2015년까지 부동산의 수익률은 8.21%였고, 주식의 수익률은 8.35%였다. 신자유주의가 등장하기 시작한 1970년~2015년까지 부동산의 수익률은 6.92%, 주식의 수익률은 10.43%다. 주식이 부동산보다 수익률이 높아진 것은 최근 수십 년간의 일이고 장기간 따져보면 분명 부동산이 주식보다 수익률이 높았다. 이마저도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감안해야 한다.
- 어떻게 하면 주택 가격을 올릴 수 있을까? 가장 확실한 방법은 기존 주택을 부수는 것이다. 두 채를 한 채로 만들어도 시중에 있는 돈은 변화가 없다. 이게 바로 공급 감소다. 공급은 건드리지 않고 돈을 1억에서 2억으로 늘리는 방법도 있다. 이게 바로 수요 증가다. 공급감소와 수요 증가는 주택 가격을 올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 최근 여러 나라에서 부동산 가격이 계속 상승하면서 임대수익률이 떨어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임대료가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만 꾸준히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세 100만 원을 받던 1억 원짜리 주택이 월세는 여전히 100만 원인 상황에서 주택 가격이 10억 원으로 오르는 식이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해당 국가의 임대수익률을 살펴봤을 때 임대수익률이 너무 낮다면 그만큼 주택 가격에 버블이 많이 껴 있다고 볼 수 있다.
- 임대수익률은 대략적인 주택 가격의 상승과 하락을 역으로 추적하며 관찰하는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 임대수익률은 주택을 얼마에 매수해서 얼마의 임대료를 받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임대수익률이 과도하게 하락하는 것은 주택 가격 상승의 정점을 찍은 것이고 임대수익률이 과도하게 상승하는 것은 주택 가격 하락의 정점을 찍은 것이다.
- 이제 다시 금리 상승기로 진입할 듯하다. 지금까지 주택 가격은 임대수익률이 낮아도 별 문제가 없었다. 금리가 낮았기 때문에 그 이상의 수익을 볼 수 있었다. 앞으로 금리가 상승하면 과연 임대수익률이 어떻게 움직일지 생각해보자. 분명한 것은 갭투자와 같이 현금흐름이 없는 자산은 금리가 상승하면 취약성이 드러난다. 심지어 버티기 힘들 수도 있다. 우리는 부동산 가격을 볼 때 인구 · 공급 · 학군 등이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단순히 이런 요소들 때문에 가격이 오른 거라면 금리가 상승한다고 해서 문제될 것이 무엇이겠는가. 금리가 상승하면 매달 내야 하는 이자 금액이 달라진다.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부동산 투자를 계속하려면 금융을 이해해야 한다.
- 주택 가격이 10% 정도만 상승해도 전고점에 비해 어느 정도 상승했는지는 따져보지도 않고 '버블'이라는 표현을 거침없이 쓴다. 2018년 3월 현재 대다수 부동산의 거래 가격은 전고점인 2007년의 가격과 비교해 엄청나게 상승했다고 볼 수는 없다. '버블'이라는 표현보다는 '가격 되돌림'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지 않을까? 가격이 어느 정도까지 되돌아갈지 모르지만 폭등하기 전 수준으로 올라가는 것을 두고 버블이라고 하기에는 과하다고 생각된다.
- 전통적인 대출은 은행을 통해 받는다. 은행을 통해 받는 대출을 핵심대출이라고 한다면 은행이 아닌 곳에서 받는 대출이 비핵심대출이다. 대출은 은행에서만 해주는 거라고 생각했겠지만 은행 이외의 금융기관에서도 대출을 해준다. 비핵심대출은 외화차입, 도매금융시장에서의 차입 두 가지로 구성된다. 한 발 더 나가면 바로 이 비핵심대출이 사람들이 흥미로워하는 그림자금융이다.
그림자금융은 금융기관 간의 거래를 뜻하는데 예를 들어 한국 KB국민은행이 미국 시티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것이 비핵심대출이다. 저축으로 조성되지 않은 돈이 시중에 유입되는 것이다. 이런 돈은 위기가 발생하면 그 즉시 빠져나간다. 은행이 예치된 적금이나 예금 이상으로 엄청난 대출을 한 적이 두 번 있다. 한 번은 IMF 외환위기 직전이었고, 또 한 번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직전이었다. 외화를 외국에서 빌려 국내에 들여오는 것도 비핵심대출이다.
- 은행에 저축하는 사람은 1년짜리 적금이나 예금에 가입하지만 은행은 집을 구입하는 사람에게 3년, 5년, 30년 동안 대출을 해준다. 반면에 비핵심대출을 받은 금융기관은 하루 또는 1주일, 길면 1개월 내 상환하는 조건으로 돈을 빌린다. 상환기간 내에 갚지 못하면 그 후에 기간을 계속해서 연장하는 식이다. 핵심대출이 1년짜리 적금이나 예금으로 들어온 돈을 30년 만기로 빌려주는 시스템이라면 비핵심대출은 극단적으로는 하루짜리 돈을 빌려 30년 만기로 빌려주는 시스템이다. 단기인 비핵심대출은 이런 구조로 인해 뭔가 문제가 생기면 그 즉시 자금을 회수한다. 대출 만기 연장을 중단하며 시장을 구렁텅이로 몰아넣는다. 비핵심대출이 시장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이유다.
- 1960대부터 성장한 유로커런시시장은 비핵심대출이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이다. 유로커런시시장은 1950년대 말 런던에 유로달러(미국 이외의 국가에 소재하는 미 달러 표시 예금) 시장이 생성되며 형성되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세계 경제는 거의 빈사 상태에 빠지게 된다. 당시 유럽의 선진국들은 전쟁으로 생산 능력을 거의 잃었다. 전쟁의 참상에서 산업이 건재한 나라는 미국이 유일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국가들이 재건하려면 미국을 통해 물자를 조달해야만 했고, 당연히 미국 화폐인 달러로 거래가 이루어졌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전까지 세계에는 달러가 많지 않았다. 유럽에 달러시장이 형성되어야 하는데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가 거의 없었다. 그랬던 달러가 어떻게 유입되었을까?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은 유럽의 경제자립을 돕기 위해 마셜플랜을 세워 재정지원을 한다. 마셜플랜이 종료된 1952년 중반까지 총 120억 달러에 달하는 원조금이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뿌려졌으며, 냉전으로 전 세계 여러 나라에 미국 군대를 파병함으로써 주둔비로 나가는 달러도 엄청났다. 달러가 유입된 나라들은 이 돈을 미국 제품을 수입하는 데 쓰고 일부 남은 달러는 보유했다. 특히 독일은 경제가 되살아나고 대미 무역흑자가 계속 늘어나 달러 보유량이 많았는데 이 돈은 초기 유로커런시시장의 자금원으로 사용된다.
유로커런시시장은 처음에는 위에 설명한 돈들로 시작되었다. 영국의 금융시장이 성장하면서 자국이 아닌 타국의 은행에 예치된 달러화를 끌어모았다. 타국의 은행에 예치한다는 것은 예를 들면 한국인이 미국 본토 은행에 달러를 예치하거나 일본 본토 은행에 엔화를 예치하는 것을 말한다. 유럽에서 시작해 유로커런시라 지칭하지만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주요국의 통화가 다른 나라에 있는 것을 지칭하는 단어가 되었다. 1970년대에는 오일달러가 유로커런시의 주요 자금원이었다. 유로커런시는 그 특성상 대규모 도매거래를 통해 비용 감소를 추구하는 외화대출이다.
- 글로벌한 시대가 되며 어디라고 할 것 없이 전 세계가 함께 움직인다. 예를 들어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전 세계 은행은 시차를 두고 금리를 올린다. 금융이 발달한 곳은 더더욱 그렇다. 1980년대 세계적인 동조화 때 한국 주택 가격도 정점을 찍었다. 어렴풋이 느껴지는가. 단순히 입지나 학군 등과 같은 지엽적인 문제로만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더 큰 그림을 봐야 한다.
- 2007년에 일어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금융이 실물자산을 지배하며 벌어진 금융화의 영향이다. 미국에는 주택 가격이 상승하면 마이너스 통장에서 돈을 빼 쓰듯 추가로 돈을 대출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 1억 원짜리 주택을 소유하면 9000만 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도시 내 대부분의 주택이 이런 상황이라면 이게 금융상품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한국에는 다른 방식의 유사한 상품이 있다. 아파트 가격이 1억 원인데 전세가격이 1000만 원이라면 굉장히 안전한 주택이다. 주택 가격이 상승하든 하락하든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아파트 전세 가격이 1억 원이고, 아파트 가격이 1억 3000만 원인 갭투자 주택은 안전할까? 결코 아니다. 아파트가 금융자산화되었다고 봐야 한다. 자기 돈이 3000만 원이고 대출받은 돈이 1억 원인 것이나 마찬가지다. 실질가치는 3000만 원이고 1억 원은 금융이 유입된 것으로 봐야 한다. 실질적으로 30% 정도의 가격이 하락하면 안전마진이 사라진다. 이건 무시무시한 자산이다.
- 유럽연합 탄생의 의미
1993년 11월 1일 출범한 유럽연합의 탄생에는 다음의 6가지 의미가 있다.
1. 미국과 맞먹는 거대한 경제권이 탄생했다.
2. 1993년부터 단일 경제권이 되어 경기 동조화가 시작되었고, 1999년 유로화의 도입으로 동조화가 급속도로 진행되었다(경기, 금리, 주식, 부동산, 기타 등등).
3. 이전에는 다양한 모자이크로 구성되었던 세계 경제는 이제 거대한 두 개의 소비처와 여러 개 공급처로 나뉘게 되었다.
4. 유럽연합과 미국이라는 거대한 소비처가 서로 엮이자 경제 권역의 움직임이 금융과 실물에서 이전보다 더 큰 흐름을 만들었다.
5. 한쪽 지역의 유동성이 줄어들면, 즉 경기가 안 좋아지면 다른 국가들도 경기가 안 좋아진다. 한쪽이 금리를 올리면 다른 쪽이 안 올릴 수가 없다. 전 세계적으로 유럽연합과 미국이 움직이면 거대한 소비가 발생하며 움직인다.
6. 두 개 권역의 주택 가격이 금융과 연결되어 함께 움직이면 소비도 함께 움직인다.
- 일본 버블의 특징
1. 생각과 달리 특별하지 않고 일반적인 버블이었다. 4~5년 정도 하락하다 멈출 수도 있었으나 운이 없어 길어졌을 뿐이다.
2. 잃어버린 10년은 아시아 외환위기에 의한 금융시스템의 붕괴였다.
3. 과잉 공급은 분명 있었으나 2000년까지 초과 수요가 있었다. 즉, 수요가 부족해서 주택 가격이 떨어진 것은 아니다.
4. 버블 붕괴 직전까지 과도한 신용이 넘쳤다. 일본이 아닌 미국의 강제에 의한 것이지만.
5. 부채의 크기가 아닌 속도가 아주 중요하다. 플라자합의가 아닌 루브르합의 이후인 1987~1991년에 발생했다. 비적격 대출자들이 대규모 대출 또는 그림자 금융으로 부적격 대출이 시중에 넘치며 악영향을 미쳤다.
6. 일본의 재정정책과 거시 금융정책은 매우 효과적이었지만 더 강력한 정책을 펼쳤어야 빨리 벗어났을 텐데 당시 일본 정부는 이런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때와 달리 아베 총리는 그 역할을 하고 있고, 미국은 금융위기 당시에 오바마 대통령과 버냉키 FRB 의장이 마구 돈을 풀어 빨리 수습할 수 있었다.
7. 일본은 기업이 돈을 빌려 버블을 일으켰다. 가계는 큰 타격이 없고 오히려 대규모 현금을 보유했다. 다만 이 돈이 국내가 아닌 해외로 빠져나갔다. 와타나베 부인이라 지칭하는 일본의 가정주부들이 저금리 엔화로 해외의 고금리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열풍이 일어났다. 이로 인해 엔화는 점점 더 강세 통화가 되어 안전자산이 되었다. 아쉽게도 이 점이 일본의 회복을 더디게 한 원인이기도 하다.
8. 미국, 일본, 한국 중에 미국의 주택 공급이 가장 적고, 다음으로 일본이고 한국이 가장 많다. 물론 인구 비례로 볼 때다. 한국은 대규모 주택 공급으로 가격 조절을 언제나 잘했다. 믿지 못하겠다고 욕을 해도 이게 사실이다.
9. 일본은 버블 후 폭락은 전 세계에 자산 디플레이션에 대해 많은 교훈을 주었다.
10. 일본의 자산 붕괴를 많이 연구하고 대응에 대한 준비를 했기에 2008년 금융위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었다. 이미 전 세계는 충분한 학습으로 대처하게 되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 부유한 나라는 금리가 낮고 가난한 나라는 금리가 높다.
- 수많은 돈이 금융 우회로를 통해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주택담보대출만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수많은 방법으로 돈이 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언제 멈출지는 누구도 모른다. 유동성은 계속 공급되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뚝 하고 멈출 수도 있지만 지금도 금융가속기는 열심히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만은 확실하다.
- 아직까지는 강남 아파트 가격에 버블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현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구매 대기자가 줄어들지 않는 한 언제든 버블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갭투자로 강남 아파트를 보유한 사람들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니다. 그곳에 거주하는 임차인도 공동으로 책임을 지게 된다.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전세담보대출은 정부에서 장려하는 대출이다. 전세담보대출은 임대차계약서를 근거로 80% 정도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등기부등본에는 전세담보대출 여부는 기록되지 않는다. 만약 신용대출을 받아 갭투자로 매수한 아파트에 전세담보대출을 받은 임차인이 거주한다면 이 아파트에 들어간 돈이 모두 대출금임에도 주택담보대출로 잡히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눈에 보이지 않는 대출이 현재 강남 아파트를 떠받치고 있을 수도 있다.
강남 아파트의 엄청난 가격은 비강남권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버블로 보인다. 그러나 앞에서도 설명했듯 비싸다고 해서 버블이라고 할 수는 없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희소가치를 인정하고 기꺼이 값을 지불하는 사람들이 있을 뿐 아직까지는 버블이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향후 버블에 이를 만큼 상승할지 상승 추세가 멈출지는 누구도 모른다. 단 이것만큼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2018년 3월 현재 버블이 발생 가능한 에너지는 충분히 응축되어 있다. 에너지가 분출되어 버블이 발생할지, 정부 의지대로 멈출지는 지켜봐야 한다.
- 언제든 모든 사람은 더 많은 부채와 대출을 쌓을 준비가 되어 있다. 아주 작은 촉매제가 던져지면 그 즉시 모든 사람은 더 큰 행복감을 맛보기 위해 더 많은 대출을 받는다. 과거와 달리 대출은 죄악이 아니다. 더 큰 행복을 선사하는 선악과가 되어버렸다. 버블은 결코 부자가 만들어 내는게 아니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욕망이 극대화되었을 때 시장에 버블이 불어닥친다. 현 소비자금융을 통한 사회시스템이 해체되지 않는 한 버블은 언제나 어느 때든 오기 마련이다. 버블이 언제 오냐고 묻는다면 당신의 욕망이 가장 넘칠 때다.
- 2010년대 초반에는 강남 아파트 가격이 왜 계속해서 하락했을까?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이 있겠는가. 모든 사람이 강남 아파트는 절대로 떨어질 리 없다는 확신을 가졌을 때가 가장 위험할 때다. 지금 혹시 당신은 그런 믿음을 갖고 있는가? 미신은 당신을 취하게 만든다. 아니 미치게 만든다. 현재 어떤 상태라고 보는가?
재미있게도 언제나 버블은 새로움을 동반한다. 이전에 없던 새로운 이론이 등장한다. 과거에도 있었던 이야기가 새로운 네이밍으로 얼굴을 성형해서 나타난다. 시장에 미신이 넘쳐날 때가 있다. 모든 사람들이 이를 수긍하고 인정한다.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곰곰이 잘 생각하고 따져보라. 현재 당신이 자산시장에서 믿고 있고, 듣고 있는 것은 옛날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었던 내용이 아닐까? 착각하지 말았으면 한다. 미신은 미신일 뿐이다. 역사는 늘 반복되고 돌고 돈다. '이번은 다르다'는 말을 함부로 믿어서는 안 된다. 이것만 기억해도 당신의 자산을 지킬 수 있다. 명심해라.
- 스스로 왜 실패한 건지도 모르고 당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 글로벌 유동성이 핵심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또한 모든 위기의 근원은 비핵심대출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도 알려주고 싶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모든 자산 가격 상승의 원인도 비핵심대출에 있다. 이에 따라 수많은 성공한 부동산 투자자가 나타나고 사라지는 것도 그 이면에는 비핵심대출이 있었다. 인구론, 공급과다론 등의 폭망론과 반대되는 상승론은 언제나 반복되며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다. 역사는 돌고 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