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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OLKONG

나는 나를 어떻게 할 것인가 본문

Book/주식

나는 나를 어떻게 할 것인가

DDOL KONG 2022. 10. 10. 00:28

 

-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무수히 많은 선택을 한다. 인간은 자신의 선택이 주체적이라고 믿지만 대부분의 선택은 본능의 결과일 뿐이고 아주 소수의 선택만이 이성의 치밀함을 따른다. 하지만 인간은 결과가 나쁘기 전까지는 자신의 선택을 반추해보지 않는다. 특히 이성에 따라 다수를 거스르는 선택을 하는 것은 비관적인 인간의 본성을 감안하면 거의 불가능하다. 아주 소수의 인간만이 그런 선택을 할 수 있고 그런 선택을 하는 인간들 중 아주 소수만이 설령 결과가 나빴더라도 자신의 선택을 받아들인다.

모든 선택에는 편익과 비용이 있으며 형량 가능한 위험과 형량 불가능한 불확실성이 따른다. 편익은 인간을 눈멀게 하고 비용은 인간을 두렵게 만든다. 편익에 눈멀고 비용이 두려운 인간은 인내심이 필요할 때 용기를 내고 용기가 필요할 때 인내심을 발휘한다. 하지만 올바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은 용기가 필요할 때 용기를 내고 인내가 필요할 때 인내한다. 그들도 그런 결정이 두렵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우리가 존경하는 이들이 보여준 성취들은 모두 그런 결정을 위한 외로운 과정을 거친 것이다.

- 절박하면 어색해진다. 절박하면 사람들은 그 사람의 본질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 삶은 책으로 바뀌지 않는다. 심리학자와 철학자와 이미 성공한 사람들의 조언을 받아도 삶이 바뀌지 않을 때에는 그 책들의 무용함을 탓하기 전에 내가 어떤 사람들을 주로 만나고 있는지 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경험은 오직 관계를 통해서만 확장되기 때문이다. 다른 생각을 하고 같은 사람을 만난다고 삶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같은 생각을 해도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 삶이 바뀐다.

- 호감이 호의를 부르고 호의가 사랑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드문 행운과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행운은 랜덤으로 일어나고 삶은 공정하지 않다. 삶이 공정하지 않다는 것은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는 '인간 조건'이다. 거절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역시 또 다른 '인간 조건'이다.두려움은 평생 우리를 쫓아다닌다. 포기하는 법이 없다.

삶이 공정하지 않고 두려움이 떠나지 않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힘들어도 용기를 내보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어떤 인간인지 그리고 얼마만큼의 행운을 갖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 인간은 언제나 올바른 선택만 할 수는 없고 사랑이 어쩔 수 없는 상처를 수반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상처 자체는 인간을 파괴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상처가 이끌어낸 힘으로 무엇인가 근사한 것을 얻어낸다. 그럴 수 있는 사람이 희소할 뿐이다. 삶은 고통이지만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다. 당신의 사랑이 당신 자신이다.

- 사람들이 죽음을 앞두고 가진 후회의 목록은 비슷했다.

첫째,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가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고 다른 사람이 기대하는 삶을 살았다. 꿈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내 선택의 결과였다는 사실을 죽기 직전에 깨닫고 가슴 아파했다.

둘째, 많은 사람들, 특히 많은 남자들이 가족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일을 하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것을 후회했다. 

셋째, 좋아하는 친구들을 원하는 만큼 충분히 만난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죽기 직전에야 비로소 친구의 가치를 깨닫고 힘들어했다.

넷째,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용기를 갖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다른 사람들과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 자신의 감정을 억눌렀고 결과적으로 너무나 평범한 존재가 되었다. 

다섯째, 죽기 직전 돌아본 인생이 행복했었다고 말할 수 없음을 슬퍼했다.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행복이 선택의 문제란 사실, 다른 사람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면 행복을 이루기 어렵다는 사실을 죽기 직전에야 깨달았다.

- 지나간 일은 쉬워 보인다. 미래의 일은 늘 불안하다. 주식이 오르고 나서 "난 그 주식이 오를 줄 알았어"라고 말하는 사람은 많지만 "난 그 주식이 오를 것 같아서 집을 팔아서 샀네"라고 말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설령 그렇게 돈을 번 사람이 있다고 해도 그 돈을 지키기는 더 어려울 것이다.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그의 위험 성향이 결국 그 돈을 다 날리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5퍼센트 하락하는 주식을 갖고 있는 투자자는 조금 불편하겠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10퍼센트 하락하는 주식을 갖고 있는 투자자는 불안하겠지만 아직 고통스럽지는 않다. 20퍼센트 하락하는 주식을 갖고 있는 투자자는 고통스럽다. 손절하면 오를 것 같고, 갖고 있으면 더 하락할 것 같다. 30퍼센트가 넘게 하락하는 주식을 갖고 있는 투자자의 고통은 줄어들기 시작한다. 원금이 회복될 때까지 보유하는 장기투자에 들어가기 시작한다. 고통이 너무 심해지면 인간은 포기함으로써 고통을 잊고자 한다. 투자의 세계에 흔한 '고통의 역설'이다.

- 재미있는 것은 '심리적 면역체계'가 경미한 고통보다 극심한 고통에 훨씬 잘 작동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큰 사건이 주는 고통은 잘 참아내도 작은 일들이 주는 짜증은 잘 참지 못한다. 큰 사건의 의미는 과소평가하고 작은 사건의 의미는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작은 사건은 심리적 안정에 중대한 위협이 아니기 때문에 심리적 방어기제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그래서 조금 나쁜 경험을 하고 나서는 기분만 더러워질 뿐이지만 아주 나쁜 경험을 하고 난 후에는 긍정적인 관점을 갖게 된다. 극심한 고통이 방어체계를 작동시켜 자신이 경험한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 설명되는 사건인가 아닌가의 여부도 인간의 행복에 큰 영향을 준다. 불쾌한 일을 경험하면 인간은 기분을 회복시켜주는 쪽으로 그 경험을 설명해버린다. 그리고 그 불쾌감은 불쾌한 사건을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줄어든다. 특히, 글을 통해 경험에 대한 '설명'이 가능할 때 효과가 가장 크다. 흥미로운 것은 '설명'이 불쾌한 사건을 덜 불쾌하도록 '치유' 하지만 유쾌한 사건도 덜 유쾌하게 만들어버린다는 것이다. 설명이 갖는 명료성과 확실성은 상처를 치유하지만 행복도 감소시킨다. 

- 우리가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이유는 우리가 선택하고 싶은 것과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 간의 괴리 때문이다. 그것은 살고 싶은 방식(욕구)과 살아야 하는 방식(당위) 간의 괴리가 아니라 살고 싶은 방식(욕구)과 살고 있는 방식(현실) 간의 괴리 때문에 생긴다. 그리고 욕구와 현실 간의 괴리의 대부분은 철학의 빈곤함 때문이 아니라 돈이 없기 때문에 생긴다.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나름 열심히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삶은 나아지지 않고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는 것이다. 문제는 그런 상황에 힘들어하는 것이 나뿐만이 아니란 것이다. 우리가 힘들어하고 자신 없어 할수록 주위의 가족들도 힘들어한다. 인간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끊임없이 비교하게 마련인데 그 누구도 자신의 사정을 솔직하게 말해주는 법이 없기 때문에 고통은 늘 자신에게만 국한된 것처럼 느껴진다. 유시민의 책 어디에도 '어떻게 살 것인가'의 핵심이 돈 문제라고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건 유시민뿐만이 아니라 모든 저자의 딜레마이기도 하다. 돈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말하는 순간 책은 품격을 잃게 된다.

- 좋은 소설이 윤리적 편견과 통념의 관념을 뛰어넘으면서 보여주는 인간에 대한 통찰은, 좋은 경제학 논문보다 위대하다. 평범한 인간이 진실에 접근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단서일지도 모른다.

- 결혼은 위험한 제도이다. 평생의 사랑을 맹세하고 결혼하지만 결혼과 동시에 이혼이란 옵션을 가진다. 사람들이 이혼을 결심할 때는 이혼이란 옵션의 가치가 높아질 때다. 두 사람의 가치는 결혼 시점에서 등가를 이루고 그 이후로 위쪽 혹은 아래쪽으로 춤을 춘다. 나의 가치가 상승하고 상대의 가치가 하락할 때 이혼이란 옵션의 가치는 상승하고 그 격차가 현격할 때 사람들은 이혼을 결심한다. 따라서 배우자가 발전하고 성장할 때 내가 그(녀)의 발전과 성장과 상응하는 발전과 성장을 이루지 않으면 내 결혼의 안정성은 심각하게 위협 받는다. 물론 이혼이란 옵션의 행사에는 일정한 비용이 든다. 자식이 받을 심리적 충격도 감안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두 사람이 공동으로 이룬 재산을 분할해야 하는 경제적 부담이 따른다. 하지만 이 모든 비용을 감안해도 이혼의 옵션 가치가 급등하면 인간은 이혼을 선택한다. 심지어 이혼하지 않는다고 해도 마음속은 자신의 선택에 대한 번민과 새로운 선택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 찬다. 이런 상태로는 행복하기 어렵다. 따라서 배우자의 성장과 발전은 축하할 일임이 분명하지만 내가 그만큼 성장하고 발전할 수 없다면 엄청난 스트레스가 된다.

- 이유 없는 편애는 그 이유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사랑 받는 자에게 힘이 된다. 꼭 나를 사랑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아마도 내가 그럴 가치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자신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나는 결국 그런 사람이 된다. 누군가의 편애를 받아본 사람은 편애의 달콤함을 잊지 못한다. 이유를 알 수 없다면 더 좋다.

- 세상에는 편애의 경험 없이 공정한 사랑을 받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승승장구하는 인생들이 있다. 부자인데다가 합리적인 부모 밑에서 모자랄 것 없이 자란 사람이라면 어느 시점까지는 큰 어려움을 맛보는 일 없이 잘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은밀한 편애의 경험이 없는 사람은 인생의 중요한 행복 하나를 맛보지 못하고 살고 있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것은 내가 완벽한 인간일 때 느낄 수 있는 자기만족과는 전혀 다른 쾌감이고 에너지의 형태이기 때문이다. 감히 말하건대 그런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무리 지금 힘든 일이 있더라도 여전히 인생은 아름답고 사랑은 산재해 있으며 기회는 또 올 것이라고 믿는다. 단지 믿음의 문제가 아니라 그게 사실이다.

-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온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게 추운 겨울을 춥지 않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봄에 대한 희망은 추운 겨울을 견딜 수 있게 도와준다.

- 인간의 내면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결단력이 있는 사람은 독단적이고 신중한 사람은 대개 우유부단하다. 승부욕이 뛰어난 사람은 자기중심적이고 의사결정이 빠른 사람은 경솔한 면이 있다. 가슴에 사랑이 넘치는 사람은 뜨거운 사랑은 할 수 있겠지만 한 사람만 사랑하는 지고지순함은 없다. 사람이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이런 동전의 양면 중에서 좋은 한 면만을 보기 시작한다. 사랑의 마력이다. 인간의 성공은 이러한 동전의 양면에서 긍정적인 장점을 극대화하고 부정적인 단점은 최소화하는 과정에서 이룩된다.

- 꿈이 없는 인간, 분명한 목표가 없는 인간은 자발성을 갖기 어렵다. 갖더라도 지속적인 유지는 불가능하다. 꿈을 가지고 분명한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만이 자연스럽게 좋은 습관과 태도를 갖는다.

좋은 습관과 태도가 중요한 이유는 인간의 발전이 시간과 같은 흐름으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운동이든 공부든 아니면 창의력을 발휘해야 하는 어떤 일이든, 투자한 시간에 비례해서 실력이 향상되지 않는다. 누구나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믿지만 그런 믿음 위에 쌓아 올린 노력이 꼭 눈에 보이는 성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인생에서 중요한 건 대부분은 지루한 시간을 버텨낸 후에야 비로소 '퀀텀 점프'한다.

-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고 사람에 따라서는 일시적 손실을 잘 참는 경향을 가진 사람이 있기는 하겠지만 정도의 차이일 뿐 본질적인 차이는 없다. 계속되는 손실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미래는 불확실하고 나와 내 돈은 유한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입 타이밍이 습관적으로 나쁜 사람은 이기는 트레이딩을 할 수 없다. 내 생각이 맞기 때문에 나는 궁극적으로 이길 것이란 생각은 트레이딩엔 맞지 않는다. 그건 마치 나는 궁극적으로 천국에 갈 것이기 때문에 큰 현세의 고통도 참을 수 있다는 믿음이 엉터리인 것과 같다. 계속되는 엄청난 삶의 실책과 아픔을 그러한 위안으로 치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고통은 실체적인 것이고 직접적인 고통에 미래의 공포감이 더해지면 막연히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고통스럽다.

- 작은 도박이 '블록버스터 베팅'보다 더 위험한 이유는 인간의 본성 때문이다. 수익에 대한 탐욕 그리고 작은 도박은 더 안전하다는 착각 그리고 큰 포지션에 대한 공포는 위험에 대한 인간의 판단력을 흐린다. 위험은 적고 수익은 큰 기회를 기다릴 인내심과 그 기회를 가려내는 판단력을 갖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미숙한 트레이더가 작은 트레이딩에서 높은 승률을 자랑하다가 한 번의 큰 손실로 시장에서 축출되는 것은 운이 없어서가 아니라 평범한 지성을 가진 인간이 본성대로 행동할 때의 당연한 귀결일 뿐이다. 이러한 일은 비단 트레이딩이나 사업에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작은 시험에는 신경 쓰지만 정작 중요한 큰 시험은 집중하지 못하거나 작은 연애에는 신경 쓰지만 결혼이란 큰일은 신중하지 못해 망치는 일은 인간이 흔하게 저지르는 실수일 뿐이다. 인내하고 공부하고 집중하는 것 말고 이런 실수를 막는 다른 방법은 없다.

- 내가 생각한 인간의 본질은 단순한 것이다. 인간은 중독되지 않으면 싫증낸다. 대개 중독되는 것들에는 깊이가 요구되지 않지만 돈이 필요하다. 모두가 원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중독은 파멸적인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인간은 중독되는 것들로부터 적절히 거리를 두지 않으면 안 된다. 중독되지 않는 것들에 싫증내지 않기 위해서 인간은 깊이가 필요하다. 깊이는 몰입을 통하지 않으면 얻어지지 않는다.

- 《몰입, 미치도록 행복한 나를 만난다》의 저자이자 세계적인 심리학자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에 따르면 인간의 정상적인 정신상태는 혼란스럽고 무질서하며 비관적이다. 따라서 아무 할 일 없이 혼자 가만히 있는 것은 고통스럽고 불행한 일이다. 그런 인간을 불행에서 구원하기 위해서는 정신에 질서를 부여해야 한다. 누군가는 일을 통해서, 누군가는 놀이를 통해서, 누군가는 독서를 통해서 질서를 부여 받는다.

칙센트미하이의 설명에 따른다면, 인생에서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모르는 당신보다 최대한 많은 여자와 자려는 단순한 변학도가 더 행복할지도 모른다. 인간은 삶의 목적의 내용과 수준이 아니라 목적 그 자체에서 삶의 의미를 얻기 때문이다. 너무 많은 목적에 각각의 의미를 부여하고 선택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결의'가 약화된다. 목표를 달성하려는 의지가 떨어진다. 실패를 경험할 때 쉽게 포기하고 좌절한다.

- 행복은 우리가 인생의 순간순간에 '몰입'하고 있을 때 느낄 수 있다. 그는 그 몰입 상태를 '플로우flow'라고 부른다. 플로우 상태에서는 다른 일에 관심이 없어지면서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자아를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집중할 수 있다. 그 몰입의 순간이 지나고 나면 그때가 매우 즐거웠다고 느끼며 경험을 통해 에너지가 확장되는 기분을 맛본다. 그 경험은 삶의 질을 확장시키고 돈이나 권력 혹은 사회적 명예로 얻을 수 없는 행복감을 느끼게 해준다. 이 행복감은 매우 강렬해서 플로우 상태를 경험한 사람의 유일한 목적은 가능한 오래 플로우 상태에 머무는 것이다.

혼란스럽고 무질서한 정신에 어떤 식으로 질서를 부여할 것인지 여부에 인간의 행복이 달려 있다. 나는 그렇게 칙센트미하이의 주장을 이해했다. 누구를 만나 무엇을 하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서 내 정신의 혼란이 어떻게 해소되는지에 따라 행복의 수준이 결정된다.

- 몰입감이 행복의 원천이기에 인간은 여가를 보내며 놀 때보다 일할 때 더 쉽게 행복에 도달한다. 칙센트미하이에 의하면, 일할 때보다 놀 때 인간이 더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은 문화적 고정관념에 불과하다고 한다. 인간은 놀면서 여가를 보낼 때보다 일할 때 더 분명한 목표를 가지며 더 많은 성취감을 맛보며 더 쉽게 플로우를 경험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일을 하고 있을 때 끊임없이 뭔가 다른 일을 하고 싶다고 느낀다. 놀 때보다 일할 때 경험의 질이 높지만 동기는 낮다. 하지만 놀 때보다 일을 할 때 훨씬 많은 도전들에 직면하며 자신이 가진 기술을 사용해 그 도전들을 해결한다. 자신이 창의적이라고 느끼는 순간이 많고 행복해질 가능성도 훨씬 높다. 하지만 일에 대한 뿌리 깊은 문화적 편견은 일이란 구속일 뿐이며 우리의 자유를 박탈하기 때문에 가능한 피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 실패는 아무리 작아도 인간을 두렵게 만든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인간은 도전할 힘을 잃게 된다. 도전할 힘을 잃은 인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위의 순간'이 '마음의 평화'를 준다고 착각한다. 마음의 평화를 찾게 된 인간은 실패하지 않지만 실패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

- 우리는 작은 성공에는 "열심히 했지만 운도 좋았다"라고 겸손할 줄 알아야 한다. 큰 성공에 대해 "열심히 했고 운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즐거웠다"라고 생각하며 작은 성공에 기뻐했던 기억을 잃지 말아야 한다. 작은 실패에 "열심히 했지만 운이 나빴다"고 위안할 수 있어야 하고 큰 실패에는 "열심히 했으니 다음엔 잘될 거야"라며 자신의 운명을 긍정할 수 있어야 한다.

- 노력이란, 현재에 몰입하는 것이다. 우리는 어차피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과거에 연연해 할 필요가 없다. 영광은 뒤로하고 굴욕은 잊어야 한다. 어차피 알 수 없는 미래를 걱정하는 데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미래의 실패를 두려워하는 것은 소모적이고 미래의 과실을 미리 공상하느라 현재를 소비해서도 안 된다. 과거는 지나갔고 미래는 불확실하다. 이미 지나간 과거보다는 지금이 더 가치 있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보다는 현재가 더 확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과거에서 벗어날 수 없고 미래에 대한 공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비록 '지금 이 순간'뿐이지만 인간은 '지금'에 '몰입'하는 것이 어렵다.

- 중요한 것은 생각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한 가지 사안에 대해서 깊게 그리고 길게 생각하다 보면 결국 결론을 향한 길이 뚫리게 되고 그런 과정을 통해 얻어진 결론은 거의 틀리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설령 틀렸더라도 상처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경험이 쌓이다 보면 승부는 해볼 만한 게임이 된다.

- 생각의 플로우는 생각의 총량stock보다 중요하다. 보관되고 쌓아올려진 생각은 힘이 없다. 생각은 끊임없이 흘러야 한다. 생각의 흐름들을 서로 연결시켜야 사고의 세력이 확장된다.

- 내 생각의 플로우를 가장 잘 확인해볼 수 있는 것은 잠자리에 들기 직전이다. 잠자리에 들어서 잠들기 직전 하는 생각이 그 사람의 삶을 가장 잘 설명한다고 생각한다. 그건 다른 사람은 들여다볼 수 없는 자신의 내면이다. 누군가는 오늘 있었던 일은 차분하게 되새긴다. 누군가는 내일 할 일을 시뮬레이션한다. 누군가는 화려했던 과거를 회상하고 누군가는 올 수 없는 미래를 공상한다. 바로 그 생각들이 우리의 현재이자 우리의 수준이다. 

무의식은 잠을 자는 동안에도 작동하기 때문에 건강한 긴장감이 일상을 지배하고 삶에 대한 몰입도가 극적으로 높아진다.

- 죽기 직전까지 인간은 노력에서 해방될 수 없다. 삶은 그래서 '고통의 바다'인 것이다. 은퇴 이후의 평온한 삶을 꿈꾸는 인간은 은퇴는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진짜 평온함은 얻을 수 없을 것이다. 평온함은 매 순간을 노력으로 채워가야 겨우 얻어낼 수 있는 균형 상태이기 때문이다.

- 목표를 세운 후 올바른 방법을 모색하며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하는 자세는 세속적 성공뿐 아니라 내면의 위대함에 도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 문제에 대한 이성적 접근이 잘 훈련되어 있는 사람은 결단의 순간에 망설이지 않는다. 비록 결단의 결과가 참혹하더라도 그 결단만이 유일한 해답이란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결단을 내리고 결과를 향해 돌진한다.

- 실패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의 생각대로 실현하는 데 성공한다면 그 이상 행복한 일은 없다. 내가 옳다는 것을 입증하고 내 믿음에 바탕을 둔 결과까지 추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패한다고 해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알 수 없지만, 실패한다면 그 실패를 갖고 이론과 아이디어를 개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적 성공을 통한 발상의 실현이나 그림을 통한 미학적 성취 또한 투자의 세계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각과 신념을 만드는 데 노력한 만큼 그것들을 실현하고 검증하는 데 과감해지는 것이다. 텅 빈 암흑의 우주 공간에 버려지더라도, 밧줄을 잘라야 할 때는 잘라야 한다.

- 김대중은 자서전의 마지막 장에 "인생은 생각할수록 아름답다"고 적었다. 후회는 없었다. 성공했기 때문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김대중과 비슷한 삶을 살았던 넬슨 만델라는 이렇게 말했다. "강철 같은 의지와 필요한 기술만 있다면, 세상의 어떤 불행도 자기의 승리로 탈바꿈시킬 수 있습니다. 지금 기억나는 것보다 더 여러번 두려움을 느꼈지만, 담대함의 가면을 쓰고 두려움을 감췄습니다." 조금 위안이 되는가. 그들도 결코 두렵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 예측은 실패해도 정보는 남고 실행에 실패해도 시도는 남는다. 예측의 결과는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은 일' 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예측하는 자에게 미래가 있다.

-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삶의 원칙을 세우는 일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세운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자신이 만든 원칙의 가치는 자신의 원칙을 지킬 때만 알 수 있다. 원칙을 실행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원칙에 대한 믿음이 없기 때문이다. 원칙에 대한 믿음이 없는 이유는 원칙을 실행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원칙을 지키지 않는 트레이더가 시장이란 전쟁터에서 치러야 하는 대가는 엄청나다. 가격이 자신의 포지션과 반대로 움직일 때 냉정하게 생각하기란 어렵다.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손실을 보는 상황에서 과감하게 포지션을 늘릴지 아니면 포지션을 줄일지 아니면 포지션을 모두 정리할지 아니면 기존의 포지션을 들고 버틸지 원칙에 따라서 움직여야 한다. 원칙에 따라서 움직였다면 트레이딩이 손실로 끝났다고 해도 다음 기회를 엿볼 수 있다. 내 원칙은 손실을 일정 부분 이상으로 커지지 않도록 제한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불행히도 내가 세운 원칙들이 잘못된 것이어서 손실을 볼 수 있지만 나는 원칙을 수정할 기회는 얻게 된다. 손실은 보겠지만 나는 조금씩 발전하게 된다. 원칙을 깨버리면 내 원칙이 맞는지 옳은지 확인해볼 기회는 영원히 사라진다. 한 인간으로서의 삶이 전혀 개선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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