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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OLKONG

폴리매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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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매스

DDOL KONG 2022. 9. 24. 00:56

 

- 폴리매스는 어떤 사람들인가?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다양한 영역에서 출중한 재능을 발휘하는 사람들.

이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폴리매스란 다차원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으로 전인적 차원에서 최적의 능력을 발휘하며 자아를 실현한다. 이런 사람은 특정 분야의 전문가로 평생 살기를 거부하고 서로 무관해 보이는 여러 분야에서(생각이나 행동 혹은 둘 모두를 통해, 동시에 다양한 능력을 혹은 순차적으로 다양하게) 재능을 발휘하는 경향을 보인다. 다능하고 박식한 폴리매스가 사유하는 방식과 삶은 아무나 흉내 내지 못할 만큼 독창적이고 복합적인 까닭에 이들은 아주 특별하다.

- 폴리매스로 타고난 인종이나 집단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모든 인간은 폴리매스가 될 가능성을 타고난다. 사실은 폴리매스가 '되어가는' 것이 아니라 폴리매스로 '되돌아가는' 것이라고 해야 옳다. 우리는 모두 다양한 면을 지닌 존재로 태어나고, 이 같은 기질은 특히 유년기에 두드러진다. 성인이 되어서도 이 다양함을 유지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사회의 교육, 문화, 정치, 철학, 경제가 미치는 영향에 따라 결정된다. 각 개인의 입장에서 폴리매스가 되는 일은 타고난 자신의 본질에 솔직해지는 일이며 의식 속에서 찬란하게 빛나는 잠재성을 해방하는 일이다.

- 한 가지 분야에 오래 헌신한 덕분에 창의적 혁신을 이룰 수 있었다고 세상은 말하지만 이는 잘못된 전제다.

일부 저명한 전문가들의 삶을 연구해보면 그들이 본업에 여러모로 좋은 영향을 미치는(혹은 문제 해결을 촉진하는) 다양한 부업이나 취미활동에 열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우리의 정신, 생활방식, 사고방식, 문화, 사회가 전문화 시스템에 매몰되어 있다 보니 인간은 당연히 한 가지 일에 집중해야 하는 줄로 알고 있다. 사실은 정반대다.

- 폴리매스는 매우 흥미로운 인종이다. 인간이 어느 한 분야에 갇혀 지내기를 거부할 때 어떤 일들을 해낼 수 있는지 보여준다. 진정한 폴리매스는 인간이 지닌 잠재력이 얼마나 다종다양한지를 보여주는 완벽한 본보기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우리 사회에 실질적으로 어떤 가치를 더하는가? 이 질문의 답은 다음 한 문장에 담겨 있다. 폴리매스는 세계사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친 사람들로 손꼽힌다. 진정한 폴리매스는 당대의 규범을 파괴하는 자로서 다른 이들은 상상하지 못할 방식으로 현대 세계를 빚었다.

지도자형 폴리매스

무함마드 이븐 압둘라는 어릴 때 고아가 되어 양치기를 했다. 글을 모르는 소박한 사람이었지만 7세기에는 베두인족에게 존경 받는 상인으로 성장했다. 무함마드가 일으킨 영적 운동은 사람들을 고무시켜 훌륭한 문명을 건설하고, 뛰어난 예술을 낳고, 과학과 철학에서 놀라운 변혁을 촉진하였다.

처칠은 다양한 분야의 고위 관료를 두루 역임했다. 그는 해군성 장관, 재무부 장관, 상무부 장관, 내무부 장관을 거쳐 영국 역사상 손꼽히는 총리가 되었다. 

처질이 지도자로서 이룬 업적은 널리 칭송되는 데 비해 그가 유능한 군인이자 예술가이고 학자였다는 사실은 그리 알려지지 않았다. 엘리자베스 여왕에 따르면 처칠은 '다방면의 천재'였다. 처칠은 작가로서도 왕성하게 활동했고 1953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종군기자로 활동할 때 신문에 기고한 수많은 기사를 비롯해 소설 한편과 전기 두 편, 세 권으로 구성된 회고록 외에도 여러 편의 역사서를 저술했다.

- 슬픈 일이지만 우리는 위험천만한 착각에 빠져 있다. 오직 한 가지 일에만 평생 헌신하며 살아가는 길이 진리를 찾는 길이자 자아를 찾는 길이며 혹은 생계를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도록 세뇌 당해왔다. 전문화만이 답이라는 생각은 미신이다. 이 사회는 거대한 세계를 조각조각 분리하고 엄격하게 경계를 긋고 우리가 한 가지 '분야'의 전문가로 살아가게 만들었다. 누군가 우리에게 한 분야를 강요한 게 아니라 해도(대부분 강요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선택했을 것이다) 필요에 의해 가능한 한 빨리 한 가지 분야를 선택하도록 만들고 다른 분야로는 눈을 돌리지 못하게 한다.

- 교과 과정이란 애초에 노동자들이 사용설명서 정도 읽을 줄 알고 생산라인에서 특정 업무에 숙달할 수 있도록 가르칠 목적으로 설계되었다. 교과 과정을 과목별로 분화해 서로 연계시키지 않고 교육했고, 마치 공장 생산라인에 놓인 제품을 취급하듯이 학생들에게 단계별로 필요한 지식을 주입했다.

- 수천 년 넘게 진행된 노동의 분업화로 사회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알맞은 조건이 형성되었고, 지식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데다 노동을 가치의 원천으로 삼는 '관념'이 결합해 과도하게 전문화된 사회가 도래했으며 사람들은 업종 내지는 직업 혹은 활동 분야를 기준으로 정체성을 규정하게 되었다. 요즘에는 사적인 모임에서나 공적인 모임에서나 사람을 처음 만나면 직업부터 묻고 싶어 안달이다. "그러면 무슨 일을 하세요?"라는 질문은 그 사람의 정체성을 알려주는 궁극의 질문이며 사람들은 이 질문에 솔직한 대답을 듣기를 원한다.

- 누군가에게 이름표를 붙이는 인지적 성향은 사회경제 시스템 안에서 사회적 관습으로 굳어졌다.

일단 이름표가 하나 붙으면 지칭하는 부분 외에 다른 부분이 있다는 사실을 세상에 설득하기가 대단히 어려워진다. 남들뿐 아니라 자기 자신도 설득하기 어려운 경우가 허다하다. 현대인은 자기가 이해할 수 있는 틀 안에 타인을 단단히 가두고 선명한 이름표를 붙이고 싶어 한다. 이름표가 붙은 사람들의 경우(실상은 우리 모두가 그렇지만) 한 번 부여받은 틀을 벗어나 다른 틀 속으로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 설령 그럴 만한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도 세상은 그들에게 다른 이름표를 붙여주는 데 대단히 인색하다.

- 교육제도가 시대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는 까닭에 학생들은 참 지식을 향한 갈증을 해소하지 못한 채 학교를 떠나고, (별 보람 없는) 직장에 매인 몸이 되어 출퇴근길에 기초 수준의 역사책이나 과학책을 읽으며 뒤늦게 기초학문에 눈을 돌리곤 한다. 근래에 이른바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 사이에서 인문교양 서적 인기가 치솟는 것도 이런 이유다. 정작 학창 시절에는 졸음과 싸우며 지루하기 짝이 없는 공부를 하는라 재미난 교양 지식을 별로 접하지 못했다. 어른이 되고 나서야 세상에는 기술 및 실용 지식 외에도 중요하고 흥미 있는 지식 세계가 있음을 깨닫는다. 뒤늦게라도 각성하는 이는 그나마도 소수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런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브리스톨 대학교의 교육 심리학자 샤피와 로즈 교수가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직장인 학생들 중에는 이전까지 학교 교육에서 어떤 재미도 느끼지 못했고 심지어는 교육 내용을 이해하지도 못했다고 답한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인생'을 경험하고 나서야 교육의 가치를 깨달았고 그렇기에 사회생활을 하면서 스스로 원하는 것들을 배우기 시작했다.

- 우리 사회에는 한 우물만 깊이 파도록 강요하는 문화가 팽배하고, 어느 분야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우물 밖으로 빠져나오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이는 일종의 노예제로서 우리는 무언의 굴레에 매여 있다.

- "전문가의 생활방식에는 심각한 결함이 있다." 데즈먼드 모리스는 인간의 행동과 동물의 행동을 비교한 그이 베스트셀러 《털 없는 원숭이》에서 말했다. "특수한 생존 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한 아무 문제가 없지만, 환경에 큰 변화가 생기면 전문가는 꼼짝도 못하게 된다." 예를 들어, 코알라는 거의 전적으로 유칼립투스 잎에 의존하며 살고 특정 기후대 안에서만 그것도 오스트레일리아의 동부 산림 지대에서만 서식한다. 하루에 거의 20 시간을 잠만 잔다. 코알라는 전문가 유형이다. 이와 반대로 너구리는 제너럴리스트 유형이다. 너구리는 북아메리카와 중앙아메리카의 대부분을 포괄하는 지역을 자연 서식 범위로 삼았고, 잡식성 동물이어서 딸기도 먹고 곤충도 먹고 새의 알도 먹고 몸집이 작은 동물도 먹는다. 너구리는 문제없이 번식하는 반면, 코알라는 멸종 위기에 놓여 있다. 요컨대 환경이 바뀌면 다양한 능력과 융통성이 좋은 종은 적응할 수 있지만, 특정한 세부 조건에만 주력하던 종은 다른 선택지가 거의 혹은 전무하기에 멸종 위기에 직면한다. 이 원칙은 인간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모리스가 주장한 대로 '털 없는 원숭이'(즉 인간)는 실제로 가장 전문화되지 않고, 적응력이 뛰어나며, 기회주의적인 동물이다.

- 폴리매스를 향한 관점 자체를 고쳐야 한다. 폴리매스의 공통된 특징인 직업의 다각화가 사실은 생존을 가장 확실히 보장해주는 수단일 때가 많다. 극심한 침체기에 특정 업종에서 노동력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줄면 관련 노동자는 극히 취약한 상태에 놓인다. 유발하라리가 최근의 저서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 주장하듯이, 급격하게 바뀌는 노동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고 불가피한 이직에 대비하는 것이 앞으로 다가올 시대에 꼭 필요한 생존 전략이 될 것이다. 보다 다양하게 기술을 보유한 사람은 그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취업할 자신감이 생긴다. 자신의 역량을 믿는 이들은 업무 현장에서 보다 높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다. 특히나 우리 시대는 경제, 정치 그리고 기술적으로 매우 변동이 심하므로 한 분야에서 오늘 전문가로 인정받더라도 언제든 쓸모없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취업 교육은 둘 이상의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하거나 아니면 적어도 다른 직종으로 이전 가능한 기술을 익히는 데 집중해야 한다.

- 전문화 시스템은 우리의 생존에도 위협이 될 뿐 아니라 우리가 지적으로나 영적으로 성장하는 데에도 걸림돌이 된다. 특정한 시각으로만 보는 세상은 좁고 모호하다. 그렇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흑백으로 단순하게 나뉘지 않고 상상도 하지 못할 만큼 복잡하다.

- 다능하고 박식한 폴리매스가 있고 없고는 그 사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전체를 보는 시각 없이는 어느 사회도 살아남지 못한다. 폴리매스는 한 문명이 장기적으로 존재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일을 해낸다. 현대사회는 폴리매스를 '괄시'하는 모양이지만 그러지 말고 폴리매스가 우리 사회에 있다는 사실에 대해 신에게 마땅히 감사해야 한다. 신체 각 기관을 통합하는 이치가 없이는 우리 몸이 망가지듯이 폴리매스가 없으면 모든 것이 아무 관련성 없이 해체되고 말 것이다.

- 앞서 살폈듯이 현재와 같은 전문화 시스템은 자아실현을 방해하고, 창의성을 옥죄고, 생존 능력을 떨어뜨린다. 무지와 편견을 조장하고, 일차원적이고 단조로운 삶을 제공한다. 이쯤 되면 인간에게 내려진 저주에 가깝다. 솔직히 말해, 전문화 시스템은 인간의 정신을 좀먹고 인간의 경험을 제약한다. 우리는 원래의 자아, 즉 잠들어 있는 폴리매스 기질을 찾아 자신을 개발하고 성장시킬 대안을 찾아야 한다.

- 모든 인간은 호기심 많고, 창의적이고, 변화무쌍한 기질을 타고난다. 그렇지만 이 사회는 다름을 용납하지 않는다. 동일한 구조와 질서에 순응하도록 강요하고 우리의 정신을 길들여 원래의 자기를 망각하게 만든다. 본모습을 망각한 인간은(개인은 물론 종 전체가) 결국 위험을 자초하게 되었다. 기술에서 인간을 간단히 앞지를 수 있는 초지능 기계가 등장하는 세상에서 거대한 기계의 부품처럼 한 가지 일만 잘하도록 교육 받은 인간은 무슨 가치가 있을까?

- 인류가 쌓은 지혜와 현대 인지과학의 성과, 그리고 역사상 존재했던 폴리매스들의 삶과 사상에서 배운 교훈을 종합한다면 우리 안에 있는 폴리매스를 찾는 지도를 그릴 수 있다. 그리고 이 지도에 따라 우리는 사고방식을 재구성하게 된다. 지도를 구성하는 요소는 다음 여섯 가지다.

1. 개성 :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능력

2. 호기심 : 경계를 짓지 않고 중단 없이 탐구하는 능력

3. 지능 : 다양한 자질을 배양하고, 연습하고, 최적화하는 능력

4. 다재다능함 : 여러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넘나드는 능력

5. 창의성 : 서로 무관해 보이는 영역들을 연결하고 종합해 창의적 결과물을 도출하는 능력

6. 통합 : 다양한 지식의 갈래들을 통합해 '전체'를 그리는 능력

(개성)

- 자신의 고유한 본질을 찾아 나가는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미친 사람' 소리를 들을 각오도 해야 한다. 즉 세상이 인정하는 전통적이고 공식적인 방법들을 거부하고 그에 따른 고통을 감당할 준비를 해야 한다. 사회가 요구하는 표준을 거부하면 결국 소외당할지도 모르지만 결과적으로는 주변에 의지하지 않고 홀로 서는 법을 배우게 된다.

- 미친 사람으로 보일지라도 항상 정상적인 범주에만 머문다면 당신이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알 길이 없다.  _마야 안젤루

- 임상심리학자들이 이른바 괴짜의 특성을 18가지로 정리했는데, 그중 특히 중요한 것은 폴리매스의 특성과 일치했다. 여기에는 체제에 순응하지 않는 태도, 이상주의, 창의성, 강한 호기심, 취미나 특기에 몰입하는 태도, 뛰어난 지능, 자신이 독특하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알아차림 등이 포함된다. 

- 우리는 정부 또는 민간의 보안기관이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켜 줄 거라 믿고 살아간다. 하지만 '과도한' 신뢰 속에서 현실에 안주한 나머지 우리는 어느새 반드시 필요한 탐구 기능을 꺼버렸다. 그러는 사이 더 많이 알고 싶은 기질을 스스로 억압한다. 그뿐만 아니라 자립을 포기하고 다른 사람과 기계와 기관이 우리를 통제하도록 삶을 내맡긴다. 그러므로 폴리매스 기질을 회복한다는 것은 과도한 의존성에서 탈피하는 것이고 그런 면에서 진정한 자유를 찾는 일이다. 예측할 수 없는 요소들을 신뢰하지 말고 (에머슨의 말을 빌리면) '자기를 신뢰'해야 한다.

- 알베르티 같은 폴리매스는 '최적의 자아'를 유지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했다. 여기서 말하는 '최적'이란 한 사람의 잠재 가능성을 마음껏 실현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완벽'이라는 신기루를 추구하는게 아니다. 매슬로에 따르면 "어떤 존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면 '필히' 그 존재가 되어야" 하고 "자기 안에 있는 '모든 가능성'을 실현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자아를 실현한다. 우리 안에는 최적의 자아를 실현하려는 욕구가 내재되어 있으며 적절한 환경을 제공했을 때 활성화할 수 있다. 그러니 어느 한 영역에서 높은 성과를 올리더라도 사람은 자기 안에 내재하는 가능성을 전부 성취할 때까지 만족하지 못한다. 먼저 자기 안에 있는 다양한 가능성과 이를 모두 실현하고 싶은 욕구를 알아차려야 한다. 그러면 자연히 자신의 관심사와 재능을 탐구할 것이고 이 탐구는 결실로 이어진다.

(호기심) 

- 배움을 향한 욕구만큼 자연스러운 욕구도 없다. 우리는 온갖 수단을 써서 지식을 얻으려고 한다.  _ 미셸 드 몽테뉴

- 지식을 대하는 태도에서 이슬람 제국은 훌륭한 본보기다. 무함마드 사람들에게 "요람부터 무덤까지 지식을 탐구할" 것과 "분야를 가리지 말고 배움에 힘쓸" 것을 격려했다. 그는 "지식을 탐구하는 것은 모든 무슬림의 의무"라고 강조했고, "알라께서는 지식을 탐구하는 자를 위해 천국에 이르는 길을 평탄케 하신다"고 선언했다. 또한 그는 "학자의 잉크는 순교자의 피보다 더 거룩"하고, "한 시간의 성찰이 70년의 예배에 버금"하고, "수천 명의 무지한 신도들보다 한 명의 학자가 악마에게 더 많은 괴로움을 안겨준다"고 언명했다. 여기서 지식이란 세속적 지식과 종교적 지식을 모두 지칭하는 말이며, 어느 한쪽을 결여하면 다른 것도 존재할 수 없다.

- 우리 일상에 영향을 미칠(혹은 언젠가 영향을 미칠) 여러 면에 대처하려면 삶에 필요한 기본 지식과 인지능력 외에도 다양한 방면으로 지식을 확장해나가야 한다. 이를테면 변호사, 회계사, 의사, 수리공, 컴퓨터 엔지니어, 예능인, 군인이 하는 일 중에서 (적어도) 기본 기술은 반드시 배워야 한다. 현대사회에서는 법률, 금융, 의료, 집수리, 기술, 생존과 관련한 문제에 일상적으로 직면한다. 이런 기술들을 스스로 익히지 않고 값비싼 '전문가'에게만 의존하다가는 지극히 간단한 문제도 제 손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 비단 금전적인 부분만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도 치러야 할 대가가 크다.

(지능)

- 지능은 여러 경계를 넘나드는 것이 자연스러운 속성이다. 그렇지만 현행 교육제도와 전문화 시스템은 이 같은 성향을 자연스럽게 펼치도록 격력하지 않는다.

- 모든 주제에 관해 상세하게 정보를 얻을 수 없는 대신 알 시라지는 비판적 사고 능력이 탁월했다. 비판적 사고란 주어진 전제에 의문을 제기하고 지능과 이성을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올바른 사실을 알아내는 과정이다. 기존의 사실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논리와 증거에 따라 검증하는 것이다. 호기심이나 창의성과 마찬가지로 비판적 사고 능력은 모든 학문에 걸쳐 보편적으로 적용된다.

- 구체적인 방법로이야 어찌되었든 비판적 사고 능력, 그러니까 '보편 교육을 받은 사람'이 획득하는 이 능력 자체는 거의 모든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 비판적 사고를 활용해 다양한 주제로 글을 쓰는 작가 지아우딘 사르다르는 지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판단력을 이용해 이른바 전문가의 영역도 탐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부인을 당혹시킬 요량으로 수수께끼처럼 고안한 전문용어만 벗겨내고 나면, 누구든지 해당 분야에 통달할 수 있는 방법론이나 인지 과정을 찾아낸다. 이런 점에서 폴리매스는 진정한 지식인이다. 폴리매스는 날카로운 판단력과 학문의 경계를 거리낌 없이 넘나드는 자세, 이 두 가지 기본 도구를 이용해 모든 학문, 모든 주제, 모든 지식을 파헬칠 수 있다.

폴리매스는 이른바 전문가들이 하는 말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지 않는다. 해당 분야의 전문 지식은 없을지 몰라도 제한되나마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일반지능과 비판적 사고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 해당 분야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 나아가 이들은 다수의 관점(혹은 분야)을 조사하는 것이 실증적으로 객관성을 확보하는 가장 논리적이고 지적인 경로임을 알 고 있다.

- 재능을 숨기지 마라. 재능은 사용하라고 있는 것이다. 해시계를 그늘에 놓아두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_벤저민 프랭클린

- 사회지능이란 복잡한 사회적 관계와 사회적 환경을 효과적으로 탐색하며 사람들과 교섭하는 능력을 말한다. 정서지능이란 사람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조절하고 표현하는 능력이자 사람의 감정에 공감하며 사려 깊게 대인 관계를 처리하는 능력이다. 이 두 지능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는 짤 수 없는 인간의 고유한 장점으로 인류가 경쟁우위를 갖출 수 있는 원천이 아닐까 한다.

(다재다능성)

- 다재다능성은 폴리매스 정신을 대표하는 특징 혹은 '핵심 역량'으로 폴리매스와 다른 유형의 천재를 구분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다재다능성이 항상 폴리매스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창의성, 일반 지능, 비판적 사고 능력 같은 특성과는 달리 폴리매스를 규정하는 선결요건이자 필수 요소다. 다재다능성은 라틴어에서 유래한 말로 '쉽게 방향을 전환한다'는 뜻인데 영어에서는 '여러가지 일을 할 수 있는 역량'이나 '다양한 용도나 다양한 기능을 지닌다'는 뜻으로 통한다. 간단히 말해 무관해 보이는 여러 영역을 매끄럽게 넘나드는 능력을 뜻한다.

- 다재다능성을 키우려면 특정한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환경에 열린 마음으로 대응해야 한다(혹은 그러한 변화를 열망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변화를 상수로 받아들이는 자세다. 이는 불교에서 말하는 무상(덧없음)과 다르지 않다. 다시 말해 일체 만물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생멸하거니와 우리가 사는 세상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말하는 변화는 당연히 형이상학적 개념이 아니라 물리적 실재에 적용되는 변화를 말한다. 사람의 적혈구는 4개월마다 전부 새것으로 교체되고 피부 세포는 몇 주 간격으로 교체된다.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원자는 대략 7년 주기로 전부 교체된다. 물리적 관점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존재가 된다. 변화를 삶의 본질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이라면 삶의 다양한 영역과 여러 국면 사이를 비교적 수월하게 넘나들고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변화는 다양성을 동반한다. 폴리매스 예술가 빌리 차일디시는 다른 많은 이들과 마찬가지로 단조로운 삶에 쉽게 싫증을 냈으며 이렇게 강조했다. "한 가지 일만 하는 전문가로서 살지 않을 때 정신이 훨씬 자유로워진다. (……) 자신에게 제약을 두지 않는다면 훨씬 신속하고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다."  인간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서로 전혀 다르게 느껴지는 '인생들'을 살 때 그 자체로 가치와 희열을 느끼기도 한다. 다채로운 삶을 그저 꿈꾸는 데 그치지 않고(동시에 혹은 순차적으로) 여러 신분을 획득해 다양한 인생을 살 때 우리는 자아를 마침내 실현했다는 성취감을 느낀다. 이 같은 삶을 사는 데 거창한 학제적 의제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두 가지 이상의 분야를 굳이 연결 지으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성격이 다른 각각의 '삶' 혹은 '시간'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 가야트리 스피박은 말했다. "[폴리매스는] 모든 것을 한 지붕 아래 모아 놓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 한 자리에 머물지 않고 춤을 추듯이, 모험을 떠나듯이, 여러 개의 공을 동시에 돌리는 저글링처럼 옮겨 다녀야 한다."

크로켓과 이브라힘은 자신이 하는 일들을 분리해 일간 단위로 혹은 시간 단위로 번갈아 수행한다. 각기 다른 세계를 넘나드는 삶은 경제적으로 보상이 클 뿐 아니라 활기를 되찾게 하는 심리적 효과도 크다. 실제로 여러 일을 돌아가면서 수행하는 방법으로 심신을 회복하는 사람들을 예로 들어보자. 팀 페리스는 수없이 많은 활동 중에 언제 휴식을 취하는지 혹은 쉬고 싶은 생각이 있기는 한지 질문을 받자 이렇게 말했다. "저는 다른 일로 집중력을 전환할 때 가장 회복력이 좋습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기보다는 여태껏 하던 일과 무관한 일에 집중합니다." 이것은 서킷트레이닝 운동 원리와 비슷하다. 운동 시간 내내 쉬는 시간 없이 전신운동을 하는 방법으로 몸의 일부를 단련하는 동안 사용하지 않는 부분은 잠시 휴식을 취하는 방식이다. 격언으로 들었듯이 "변화는 휴식만큼이나 좋은 것이다."

한시적이든 간헐적이든 다른 일로 전화하기 위해 원래 하던 활동에서 '벗어날' 생각만 해도 사람은 새로운 활력을 느끼고 그에 따라 전반적인 생산성과 만족도가 올라가곤 한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한 가지 일만 하는 단조로움에서 발생하는 생산성 저하 문제는 여러 가지 활동을 번갈아 수행하는 방법으로 극복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데이비드 이스트번이 미국철학학회 강연 중에 했던 말을 살펴보자. "특정한 활동에 노동력을 추가 투입할 때 일정 수준이 지나면 만족감은 오히려 감소한다. 이때 다른 활동에 참여하는 방법으로 만족감을 올릴 수 있다." 당시 이스트번은 경제학자로서 한계 효용 개념과 고원 효과를 언급했는데 이들 개념은 경제와 기업뿐 아니라 개인의 삶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이스트번은 이렇게 제안한다. "여러 활동을 조합해 전체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것이 열쇠다." 팀 페리스에 따르면, 이런 이유로 어떤 사람들은 "한 과목을 집중해서 공부하되 수확 체감이 급격히 떨어지는 시점을 넘기지 않는다." 페리스는 이렇게 비유했다. "일본어를 2년 동안 집중해서 체계적으로 공부한 제너럴리스트가 있다고 하자. 반면에 '배움이란 평생이 걸리는 일'이라며 10년 동안 찬찬히 일본어를 공부한 스페셜리스트가 있다고 하자. 이 두 사람 간에 일본어 이해도의 차이는 5퍼센트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흔히 80대 20 법칙으로 불린다.

아제르바이잔 출신의 폴리매스 햄릿 이사칸리에 따르면 꼭 필요해서 하는 일과 열정으로 하는 일을 번갈아 하면 정신 건강에 좋다. "하는 일을 때때로 바꿔 마음 깊은 곳의 열정을 끌어올리고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니까 기존에 하던 일과 무관해 보이는 일을 교대로 하는 전략으로 한 가지 일만 하는 우물 안 개구리로 살 때 경험하는 수확체감을 극복할 수 있다. 사람들은 다른 일을 하는 동안 곧잘 독창적인 생각을 떠올린다. 종전과 다른 분야나 일을 경험하면서 얻은 통찰력 덕분이기도 하고 아니면 지겨운 일에서 벗어나 기분을 전환한 덕분이기도 하다. 피트니스 트레이닝에 다시 비유하자면 달리기나 벤치프레싱을 하면서 저강도 운동을 한 후에는 전혀 다른 고강도 운동으로 한계지점까지 몸에 충격을 주는 요법이 중요하다. 많은 작가들이 이런 방법을 써서 한계를 극복한다.

- 테드 컨퍼런스 기획자인 크리스 앤더슨은 여러 활동을 '번갈아' 수행하는 것이 사고를 개혁하는 데 중요한 방법론이라는 데 동의한다. 앤더슨은 자신의 테드 강연에서 가치 있는 아이디어를 탐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에 관해 조언하면서, 다양한 활동으로 뇌에 활력을 불어넣고 사고를 확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테드 강연이 성공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여러 주제를 번갈아 탐구해야 한다. (……) 동일한 구역의 뇌신경을 반복적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뇌를 근육이라 생각해 보자. (……) 너무 분석적인 얘기만 하고 너무 영적인 얘기만하면 그 부분을 담당하는 뇌신경이 피로해진다.  (……) 테드 컨퍼런스가 성공을 거둔 이유는 다양한 주제를 혼합했기 때문이다.  (……) 음악적인 주제, 시각적인 주제,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주제, 분석적인 주제를 혼합해보라. 그러면 우리 뇌는 사고를 확장한다.

- 우리 안에 있는 다양한 면과 재능을 어떻게 분류하든 중요한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다양한 재능이 있으므로 전인격을 실현하는 방식으로 다채롭게 인생을 경험하며 각각의 재능을 개발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다면적 삶이란 각 방면을 단순히 총합하는 것을 넘어 전인격을 갖춘 사람이 된다는 점에서 폴리매스의 삶에 더 가깝다. 특히 경험을 다각화할수록 폴리매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 우리 사회에는 생각하는 사람이 따로 있고, 항상 일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 전자를 신사라고 부르고 후자를 직공이라 부른다. 그렇지만 노동자도 자주 생각해야 하고 사상가도 자주 일해야 한다. 두 사람 모두 참다운 의미에서 신사가 되어야 한다. 실상은 한쪽이 다른 한쪽을 시기하고, 또 한쪽이 다른 한쪽을 경멸하여 모두 비신사적인 사람들이 되었다. 이 사회는 불건전한 사상가와 불행한 노동자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사상은 노동 없이는 건강해질 수 없고, 노동은 사상 없이는 행복해질 수 없다. 서로 분리된 채로는 무탈할 수 없다.  _존 러스킨

- 오늘날에도 좋은 여건에서 건강하게 살아가는 개인의 평균 수명은 대략 75세에 이른다. 이 가운데 실제로 '일하는' 시간(활발하게 직장생활을 하는 나이가 20세에서 65세까지인 점을 고려하면)은 대략 45년이며 이는 40만 시간이 안 된다. 이 시간도 3분의 1은 잠을 자는데 쓰고 있으니 깨어 있는 시간은 약 27만 시간이다. 오늘날 생물학자들은 인간에게는 하루 6~8시간의 수면이 적당하다고 주장하지만 세계적으로 성공한 명사들 중에는 그보다 훨씬 적게 잠을 자도 충분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잠을 적게 자고도 효과적으로 일하도록 몸을 단련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설령 잠을 충분히 자더라도, 말콤 글래드웰이 전파한 '1만 시간의 법칙'이 옳다면 이론상으로는 죽을 때까지 최대 27개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갖출 시간이 있다! 현실에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상당한 시간을 그들의 사회생활과 가정생활에 배정한다. 이 문제를 보다 현실적인 시각에서 보자면, 1만 시간은 정규직으로 5년간 근무할 수 있는 시간이다(주 40시간 × 50주  × 5년). 평균적인 사람이라면 은퇴 연령에 도달하기 전까지 5년씩 최대 8군데에서 근무할 수 있다. 이론상으로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 겹치는 기간 없이 순차적으로 8가지 경력을 성공적으로 쌓을 수 있다는 의미다.

(창의성)

- 창의성은 항상 인류 발전의 근간이었다. 그런 점에서 폴리매스가 개인과 사회에 주는 가장 큰 가치는 그가 창의성의 산물이자 다른 이들에게 창의적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존재라는 것이다.

- 폴리매스가 보여주는 특성 중 하나는 우리가 서로 무관하다고 여기는 곳에서 연관성을 본다는 것이다.

- 미술사가 케네스 클라크에 따르면 미술과 과학은 상상력이라는 동일한 원천에서 나온다. "미술과 과학은  (……) 흔히 생각하듯이 두개의 상반된 활동이 아니다. 사실 이 두 가지 활동이 일어날 때 인간의 뇌에서는 다수의 인지능력이 동일하게 활성화된다. 최종적으로는 두 활동 모두 상상력에 의지한다. 미술가도 과학자도 어렴풋한 아이디어에 구체적인 형태를 부여하려고 시도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최근의 심리학 연구에서도 이 연관성을 입증했다. "과학자와 예술가가 그들의 창작 습관을 묘사한 내용을 보면 차이가 없을 때가 많다. 사용하는 언어가 같을뿐더러 관찰, 형상화, 추상화, 패턴 파악, 몸으로 생각하기, 공감하기 등을 비롯해 경계를 초월하는 공통된 생각도구를 이용한다."

산업혁명 이래 학문 분화와 구획화 현상으로 예술과 과학이 한 뿌리에서 갈라져 나왔지만 근래에는 이 둘을 다시 하나로 결합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통합성)

- 지식을 다각화하는 것과 지식을 통합하는 것은 별개다. 후자는 능숙하게 지식을 종합해서 전체를 보는 그림을 제시하는 작업이다.

- 오늘날처럼 방대한 정보에 둘러싸인 환경에서는 전체에 대한 명확한 그림을 그리는 일이 쉽지 않다. 우리는 매일 10만 단어가 넘는 정보를 접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 가운데서 자신에게 가치가 있는 정보를 취사선택해야 하고, 좁게는 개인의 삶과 넓게는 세계 공동체라는 맥락에 맞게 정보를 배치해야 한다.

- 학교와 대학은 전통적으로 지식을 보급하는 중심지였으며 교사가 강의와 책을 통해 학생에게 지식을 전파했다. 하지만 오늘날과 같은 '정보화 시대'에는 정보의 가용성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정보의 바다를 무사히 항해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난제다. 위키피디아의 설립자인 지미 웨일스는 이렇게 강조했다. "모든 사람이 정보의 해일 속에서 살고 있으므로 사람들에게 항해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 무슨 정보를 믿어야 할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수많은 사람들이 이 항해술을 배우지 못했다." 이 항해술을 익히려면 사유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에드워드 드 보노가 지적했듯이 현재의 교육제도는 생각하는 기술을 가르쳐야 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 추론하고, 종합하고, 적용하는 사유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정보는 지식이 된다.

과거에는 정보를 '주지 않는' 형태로 사람들을 통제했다면 오늘 날에는 단절된 정보를 무작위로 '쏟아내는' 방식으로 통제한다. 후자의 경우 엄청난 정보의 양에 압도되거나 혼란에 빠져 전체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하나의 세부 사항에 집중하게 된다. 폐쇄적 사고와 협소한 전문화를 강화하면서 현대사회는 이로 인한 병폐를 곳곳에서 겪고 있다.

- 우리가 형성하는 견해, 세계관, 우선순위와 목표는 그것들이 아무리 확고해 보여도 유동적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이것들은 모두 속성상 유동적이기에 움직이고 변화한다. 변화는 불가피하다. 길버트가 지적하고 있듯이 "시간은 강력한 힘을 지녔다. 시간이 흐르면 선호도가 바뀌고 가치관이 달라지고 우리의 개성이 변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시기마다 각기 다른 것을 꿈꿀 가능성이 높다. 사랑, 영성, 스포츠, 가족, 섹스, 신기술, 물질의 소유, 동물, 여행, 음식 등 그 무엇이 되었든 간에 개인이 생각하는 우선순위와 기호는 나이와 환경에 따라 변한다. 이 변화를 주로 담당하는 것이 우리 뇌의 가소성이다. 그러니 적어도 이론상으로는 인생을 살면서 어느 때라도 자신에게 소중한 가치가 새로 생기면 자유로이 변화를 추구해도 좋다.

- 말콤 글래드웰은 <앙트러프러너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몇 가지 흥미로운 조언을 제공했다.

자신의 선택을 제한하는 결정을 내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자아상은 자기 자신을 제약하는 강력한 힘을 가집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이라고 규정하는 순간부터 변화의 가능성이 차단됩니다. 아직 85세가 되지 않은 사람이 자신을 스스로 제약하는 것은 제가 보기에 참으로 어리석은 짓입니다.

-사실은 이 같은 위험성을 피할 방법이 있다. 활동하는 분야가 무엇인지는 상관없다. 경제학자도 변호사도 예술가도 물리학자도 정치인도 우선 자신의 전공 분야와 관련해서 폭넓게 독서하고 여러 관련 분야에 참여함으로써 이 과정에서 획득한 지식과 경험을 종합해 자신의 전공 분야를 더 깊이 있게 다질 수 있다. 직업에도 동일한 원리가 적용된다. 본업과 무관한 공부와 취미는 자신의 전문 분야를 방해하는 짓이 아니라 전문 분야를 한층 더 깊이 이해하고 성과를 향상시키는 수단임을 알아야 한다. 다양성 안에서 통합성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 우리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기계'를 프로그래밍할 사람들보다 더 중요한 사람은 '인간'의 정신을 프로그래밍할 사람들이다. 그리고 나는 인간이 스스로 자신의 의식을 개조해야 한다고 제안하는 바다. 내가 이 책을 쓴 이유가 이 인지혁명에 불을 붙이기 위함이다. 모든 사람(감비아의 기업가, 노르웨이의 농부, 미국의 어머니, 볼리비아의 군인, 티베트의 상인)이 미래에 제 몫을 차지하기를 바란다.

-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어느 정도의 근면함이 필요한지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있지만 페리스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결과다. 중요한 문제에서 획기적인 돌파구를 찾아낸 사람은 장시간 강도 높게 그 일에 헌신했을 거라고 흔히들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작업량이나 투입 시간이 필수조건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획기적인 돌파구를 찾는 데 필요한 시간과 노력의 양을 과대평가하는 경우가 많다고 그는 지적한다. "문제를 해결하려고 무리하게 애를 쓸 때 사람은 대체로 스트레스를 받아 기존의 습관대로 사고하게 됩니다. 그 똑같은 사고방식으로는 여태껏 해결 못 했던 문제가 갑자기 해결될 리가 없습니다." 페리스는 "다른 분야 혹은 기존 틀을 벗어난 방식에서 나온 정보를 토대로 다수의 관점에서 해당 문제나 해당 분야를 보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 인간은 다양한 재능을 타고나고 (전부는 아니어도) 그 가운데 다수의 재능을 발현할 때 최적의 상태에 이르고 자아를 실현한다.

표현하고 싶은 감정이 있고 세상과 공유하고 싶은 아이디어가 있다. 깨어날 순간을 기다리는 '나'를 찾아 내면을 탐험해야 한다.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 당신의 비전과 감정과 아이디어에 생명을 불어 넣어야 한다.

당신 안에 잠재된 능력을 최대한 실현하려면 인지능력(지식, 예술적 능력, 수학적 기술, 리더십)을 배양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고, 지속적으로 또 다른 인지능력을 개발하고 습득해야 한다. 지식이나 기술에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그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과 협업하며 배우도록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자신의 비전과 감정, 나아가 다양한 재능을 타고난 자아에 충실하게 사는 방법이다. 이렇게 폴리매스가 되면 세상은 당신에게 괴짜라는 딱지를 붙일지도 모르지만 사실은 그냥 인간다워진 것뿐이다.

- 정부, 군대, 기업, 정보기관, 종교단체는 사람들이 무지한 상태로 자기들에게 예속되어 체제에 순응할 때 조직이 안정되게 유지되므로 사람들이 자유롭게 자기를 발견하도록 격려하지 않는다. 인간의 잠재력을 깨워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폴리매스를 양산하고 이들이 만들어갈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이들을 위험하게 여기는 이들도 있다. 기존 질서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이 같은 인지혁명이 초래할 기존 질서의 파괴는 재앙이나 다름없다. 이런 까닭에 다양한 재능과 지식을 습득하는 일은 기존 사회를 바꾸는 투쟁이 된다. 전문화 시스템을 강화하고 사회 및 학계에서 분과별로 사람들을 격리해 비인간화를 촉진하고 사람들을 무지에서 깨어나지 못하도록 가두려는 시도에 대한 저항이다.

- 전문화 시스템이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사회에서 서로 분리된 채 지내는 사람들은 세상에 관해서도, 세상에서 차지하는 자신의 위치에 관해서도 제대로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계속 이 상태로 머문다면 지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누군가에게 착취당하기 십상이다. 이 시스템에 길들여진 이들은 타고난 아름다움을 무시하고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차단해버린다. 분업화와 전문화 시스템은 자율적이고 개방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도록 우리를 구속하고, 최적의 자아를 발현할 기회를 방해한다. 나아가 자기를 온전히 실현하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인류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을 억압한다. 하지만 다행히도 우리 앞에는 다른 길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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