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이재명 후보가 말하는 대로 우리나라는 "기축통화국"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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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가 말하는 대로 우리나라는 "기축통화국"이 될 수 있을까?

TV 후보 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가 "우리도 기축통화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라고 이야기한 것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온라인상에서 하루 종일 설왕설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재명 후보의 기축통화국론은 사실 그냥 나온 말은 아닙니다. 그가 주창하는 MMT 이론의 근간이 되는 것이 바로 기축통화국론이기 때문입니다.

현대 화폐 이론(Modern Monetary Theory 혹은 Modern Money Theory)이란, 정부가 통화를 독점하고 있으며, 납세와 저축을 위해 필요한 금융 자산을 정부가 충분히 공급하지 않기 때문에 그 증거로 실업이 발생한다고 설명하는 거시경제 이론으로 정부가 완전 고용을 달성할 수 있도록 재정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를 위해서 정부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본원 통화량을 계속 늘리는 것, 즉 돈을 새로 계속 찍어낼 것을 주창합니다. 이럴 경우, 일부 남미 국가들처럼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우려가 되는데, 이는 세금을 인상하고 국채를 발행하여 초과 공급된 돈을 제거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이론이 작용을 하기 위해서는 국채를 사줄 수요가 무한정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국채를 사줄 수요를 무한정으로 보유한 나라는 오직 한 나라, 바로 기축통화국이 미국입니다.

이재명 후보는 바로 이 점에 착안을 한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가 기축통화국이 되면 국채를 무한정 발행해도 사줄 수요가 생길 것이고 이렇게 되면 통화를 무한정 발행해서 재정을 뿌려 경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는 이러한 생각을 경기도 도지사 시절 지역 화폐를 발행하면서 어느 정도 검증했다고 생각한 듯합니다. 지역 화폐를 발행하여 코비드 지원금을 늘리면서 그 부채 중 일부를 채권 발행을 통해 해결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그의 생각은 가슴 웅장한 일이긴 하지만 대한민국에는 적용되기 어려워 보입니다.

첫 번째로, 한국의 무한정 돈 복사를 위한 채권을 무한정 사줄 수요가 없습니다. 당장, 대선 후보들의 수십조 코비드 지원금 발행 약속에 국채 채권 금리가 뛰는 곳이 우리나라입니다. 채권 발행이 늘어나서 채권 값이 폭락할 것을 우려한 수요자들이 채권을 던지면서 채권값이 떨어지고 금리가 올라갔기 때문입니다. 말 한마디에 채권 금리가 흔들리는 신인도를 가진 나라에서 기축 통화국이 되기에는 갈 길이 너무 멀어 보입니다.

두 번째로,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원화의 결제 비중이 미미합니다. 기축 통화국 위상을 갖는다는 의미는 국제간 거래에서 빈번하게 사용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지난 1월 국제결제 통화 비중은 달러화(39.92%), 유로화(36.56%), 파운드(6.30%), 위안화(3.20%), 엔화(2.79%)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5개 통화는 IMF의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이기도 합니다.

전 세계적인 자원 부국인 캐나다 달러(1.62%), 호주 달러(1.25%)도 이들 보다 결제 비중이 낮고 전 세계 금융 허브인 홍콩 달러(1.13%), 싱가포르 달러(0.93%)도 이들보다 결제 비중이 낮습니다. 이도 저도 아닌 한국 원화는 20위 안에도 들지 못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사실상 인정받는 기축통화는 달러와 유로화입니다. 중국이 기축통화국 지위를 얻기 위해 글로벌 인프라 프로젝트인 일대일로를 추진하고 중국 중심의 경제 블록을 신설하고 있음에도 결제 비중은 3% 정도입니다. 왜 프랑스나 독일 같은 경제 강국이 자국 화폐를 버리고 유로화로 편입했는지를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경련이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하지만 이는 "경제 위기가 왔을 때를 대비해 여러 나라와 일일이 통화 스와프 체결하기가 쉽지 않으니 SDR에 포함되면 실무적으로 좀 수월하지 않겠냐" 정도의 의미입니다. IMF에 한국 출신 고위 인사가 있는 것도 아니니 말한다고 들어줄 일도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이재명 후보의 재정 공약은 실현되기가 어려워 보입니다. 기축통화가 어렵다면 채권을 무한정 찍어낼 수가 없고 통화량을 무한정 발행해서 경제를 살려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경제학 박사 출신인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이 그것이 실현될 수 없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혹자는 화폐가치가 폭락하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니 좋은 것이 아니냐고 하는데 그건 하나만 아는 것입니다. 원화 베이스의 부동산 가격은 오를지 모르겠지만 원 달러가 폭등해 버리기 때문에 달러 베이스의 부동산 가격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기 때문입니다. 한국 부동산을 팔아서 달러로 바꿔봐야 남는 게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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