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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이 일상이 되다", 일본 1인 식문화의 진화와 시장의 변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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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이 일상이 되다", 일본 1인 식문화의 진화와 시장의 변화

DDOL KONG 2025. 5. 6. 02:35

1인 가구의 증가, 코로나19 확산 및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 등이 일본 내 혼밥 확산의 배경
편의점부터 고깃집까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즐기는 미식


일본 혼밥시장의 근황

일본은 오랜 시간 동안 식당에서 혼자 식사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아 왔다. 1인용 규동집이 오래전부터 운영돼 왔으며, 도쿄 도심의 백반집에서는 혼자 식사하는 직장인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한국에 비해 ‘혼밥 천국’이라 불릴 만큼 1인 식사 문화가 조기에 정착된 국가였다. 그러나 과거에는 일본에서도 혼자 식사하기 어려운 식당이 존재했다. 예컨대 혼자 고기를 구워 먹는 고깃집 방문은 심리적 허들이 높은 행위로 여겨졌으며, 혼밥은 주로 직장인의 점심시간에 한정된 활동으로 인식됐다. 당시 식당의 주류 고객층은 가족 단위나 연인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러한 분위기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MZ세대의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화되면서, 혼밥 문화를 겨냥한 식당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고깃집에서도 1인 식사를 위한 전문 식당이 인기를 끌며, ‘혼자서도 고기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 매장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일본 내 혼밥 트렌드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야키니쿠 라이크(Yakiniku Like)’가 있다. 이 브랜드는 1인 전용 고기구이 패스트푸드점으로, 모든 좌석에 1인용 무연 그릴을 설치해 혼자서 고기를 구워 먹는 콘셉트를 도입했다. 주문부터 식사까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 없이 개인의 공간에서 고기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며 인기를 끌었다. 2018년 첫 매장을 연 이후, 직장인의 점심 및 퇴근 후 혼밥 수요를 흡수하며 도쿄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빠르게 체인망을 확장했다.

혼밥 문화 확산의 배경

일본에서 혼밥 문화가 양적 확장을 넘어 질적인 변화를 보이게 된 배경에는 1인 가구의 증가가 있다. 일본 국립인구사회보장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의 비율은 38%에 달했다. 2024년 핫페퍼 외식 조사(Hot Pepper Gourmet Eating Out Research)에 따르면, 정기적으로 혼자 외식을 한다고 응답한 일본인의 비율은 23%로, 2018년의 18%에서 많이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가족과 함께 식사하기보다 혼자 식사하는 경우가 많아졌으며, 이러한 현상은 젊은 세대뿐 아니라 중장년층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가족이 있는 경우라도 바쁜 생활로 인해 각자 외식하는 경우가 빈번해지면서 혼밥 문화는 더욱 보편화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이러한 흐름에 가속도를 더했다. 모임이 제한되고 대면 접촉이 꺼려지면서, 사람들은 필요에 따라 혼자 외식하는 데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2021년 4월 실시된 핫페퍼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5.9%가 “지난 1년간 혼자 외식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는데, 이 중 3.7%는 생애 처음으로 혼밥을 시도한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외식에 사람을 초대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가장 많이 들며, 코로나19가 혼밥 문화 입문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계기가 됐음을 보여준다.

팬데믹 기간, 다인 고객의 방문은 줄어들고 1인 고객 비중은 늘어나면서, ‘1인 외식’은 일본 외식 시장에서 점차 존재감을 높여갔다. 이후 2022년부터 위축됐던 외식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자 혼밥 시장 역시 다시 성장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여성의 사회 진출 확대도 혼밥 문화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 일하는 여성들은 바쁜 일정으로 인해 점심을 간단히 혼자 해결하거나, 야근 시 혼자 저녁을 먹는 경우가 많아졌다. 과거에는 여성들이 식당에서 혼자 식사하는 것을 어색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인식이 크게 바뀌며 직장인 여성 혼밥족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혼밥 문화의 확산에 따라 외식업계는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혼밥 손님은 객단가가 높고 좌석 회전율이 높기 때문에, 식당 입장에서는 1인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이에 따라 업계는 1인 손님을 위한 좌석 확대에 나섰다. 카운터석을 중심으로 좌석을 구성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조명을 설치하는 등 혼자 식사해도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점원들은 혼밥 손님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응대 방식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혼밥 친화적인 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혼밥족을 겨냥한 편의점 전략... 소포장, 프리미엄 간편식이 주도

일본의 편의점 및 유통업계는 급증하는 1인 가구와 혼밥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소포장·소용량 제품을 중심으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1인 식사 수요에 맞춰 한 끼 분량으로 소분된 식재료와 간편 조리식품의 종류가 다양화되고 있으며, 특히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한 끼 식사를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의점 식사는 실용적인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타임세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다 저렴한 가격에 식사를 해결하기도 한다. 혼자 먹기 부담스러운 메뉴인 피자와 같은 음식도 소량 포장으로 제공돼 혼밥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트렌드에 고급화 바람이 더해지면서 프리미엄 간편식 시장도 확대되는 추세다. 세븐일레븐은 ‘금(金)’ 시리즈를 출시하며 레스토랑 수준의 맛을 구현한 프리미엄 리조토 상품을 선보였다. “혼자만의 프리미엄 식사”를 모토로 내세우며, 단순히 한 끼를 때우는 수준을 넘어선 식사의 질을 추구하는 혼밥 소비자를 겨냥하고 있다. 혼밥을 하더라도 간단히 요기하는 것에만 의의를 두지 않고, 제대로 된 식사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프리미엄 간편식 시장은 향후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시사점

이러한 일본의 변화는 한국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혼밥 시장은 인구 사회학적 변화, 기술 혁신, 소비문화의 진화가 맞물리며 앞으로도 유망한 성장 분야로 평가된다. 업계는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젊은 직장인, 학생, 주부, 노인 등 다양한 혼밥 소비자층의 니즈에 맞춘 세분된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한국 역시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외식 트렌드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현지 외식업계의 한 전문가는 KOTRA 도쿄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한국도 일본의 경향을 따를 가능성이 높으며, 1인 식당은 유망한 창업 아이템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특히 1인을 위한 고깃집이 확산하고, 간편식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제품 출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늘어나는 혼밥족을 겨냥한 외식업계의 전략적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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