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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챗지피티의 지브리 스타일로 사진 바꾸기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저작권을 침해하는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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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챗지피티의 지브리 스타일로 사진 바꾸기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저작권을 침해하는가

DDOL KONG 2025. 5. 3. 03:45

AI가 생성한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의 저작권 침해 여부에 대한 판단
현행법상 시각적 ‘스타일’은 일반적으로 저작권으로 보호되지 않아, 캐릭터나 장면 복제 없으면 침해 인정 어려워


김용하 변호사/한국 지식재산보호원 워싱턴 D.C. IP 센터 센터장


최근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들이 하나둘 스튜디오 지브리(Studio Ghibli) 영화에 등장할 법한 이미지들로 바뀌었다. 셀카, 가족사진을 넘어서 인터넷에 유행하는 밈까지도 스튜디오 지브리의 특징적인 부드러운 파스텔 색조로 재해석되고 있다. 이는 챗지피티(ChatGPT)의 3월 25일 최신 업데이트 이후 발생한 현상이다. 이번 업데이트는 챗지피티의 이미지 생성 능력을 크게 향상해 사용자가 단 몇 초 만에 그럴듯한 지브리 스타일의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게 했다. 이 기능은 출시되자마자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실제로 사용자 폭주로 인해 시스템이 다운됐다.

오픈에이아이(OpenAI)의 업데이트된 이미지 생성기는 AI와 예술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촉발시켰다. 이 논의는 약 4000명이 공개서한에 서명해 크리스티 경매사가 최초의 AI 예술 경매를 취소하도록 요구한 지 불과 몇 주 만에 다시 촉발된 것이다. 위 취소 요구도 일부 생성형 디지털 작품에 사용된 프로그램이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작품들로 훈련됐고 인간 예술가를 착취한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런 경우,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스템인 챗지피티는 '스타일 엔진'으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데, 현재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스타일 엔진 시스템이 사용자에게 전례 없는 정밀도와 통제권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저작권과 창작물 소유권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 스튜디오 지브리가 다른 사람이 그린 창작물을 따라 그린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제출한 사진을 스튜디오 지브리 ‘스타일’로 바꾸는 것이기에 기존의 저작권법에 의하면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 볼 가능성이 더 높겠지만, AI로 인해 너무나 쉬워진 ‘스타일’의 모방은 스튜디오 지브리의 오랜 수작업 유산에 대한 모욕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이번 해외시장뉴스에서는 최근 챗지피티의 이미지 생성 기능이 야기한 저작권 및 예술 창작에 대한 논쟁을 다루며, 스튜디오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 사례를 중심으로 생성형 AI의 법적·윤리적 함의를 소개하려고 한다.

새로운 챗지피티가 이미지를 생성하는 방식

생성형 AI 프로그램은 사용자의 프롬프트 입력에 응답하여 출력을 생성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며, 이에는 이미지 생성 프롬프트도 포함된다. 챗지피티 이전 세대의 AI 이미지 생성기는 확산 모델(diffusion models)을 사용했다. 이 모델은 무작위적이고 잡음이 많은 데이터를 점차적으로 일관된 이미지로 정제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반면, 챗지피티의 최신 업데이트는 '자기회귀 알고리즘(autoregressive algorithm)'으로 알려진 기술을 사용한다.

이 알고리즘은 이미지를 마치 언어처럼 처리한다. 이미지 전체를 하나의 덩어리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의미 단위인 ‘토큰(tokens)’으로 분해한다. 마치 챗GPT가 문장에서 다음에 올 가능성이 가장 높은 단어를 예측하듯, 이제 챗GPT는 이미지 속 다양한 시각적 요소들을 개별적인 단위로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다. 이러한 이미지의 토큰화는 알고리즘이 이미지 내 특정 시각적 특징을 효과적으로 분리하고, 사용자 프롬프트에서 입력된 단어와 이러한 특징 간의 연관성을 더 정밀하게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결과적으로 챗GPT는 이전 세대의 이미지 생성 모델보다 사용자의 의도를 보다 정확하게 반영한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 특정 이미지 요소만을 수정하거나 대체하면서도 전체적인 구성을 유지할 수 있으며, 이미지 안에 정확한 텍스트를 삽입하는 등 기존 이미지 생성 기술의 한계를 크게 개선했다. 특히 이번 버전은 보다 정교한 텍스트 렌더링, 복잡한 프롬프트에 대한 이해력 향상, 그리고 다양한 이미지 스타일에 대한 심층적인 학습 능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대규모 언어 모델 기반의 이미지 생성 기술이 가진 가장 큰 강점은, 모델이 이미 방대한 사전 학습 지식을 바탕으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이는 사용자가 이미지의 세부 요소를 하나하나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단순히 ‘스튜디오 지브리’와 같은 개념만 언급하더라도, 인공지능(AI)은 그 단어가 내포한 시각적 스타일과 감성을 이해하고 반영할 수 있다.

최근 ‘스튜디오 지브리’ 스타일의 이미지 생성 트렌드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 내부에서 시작돼, 실리콘밸리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 사이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 트렌드는 정치와 공공 부문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백악관은 강제 추방 위기에 처한 여성의 이미지를 지브리 스타일로 변환해 소셜미디어 플랫폼 ‘X’에 게시했으며, 인도 정부 역시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새로운 인도” 서사를 홍보하는 데 지브리풍 이미지를 활용하고 있다.

<그림 1. 추방되는 여성의 이미지를 지브리 스타일로 변환하여 소셜 미디어 계정인 X에 올린 미국 백악관>


<인도 정부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새로운 인도” 서사를 홍보하는 데 사용된 지브리 스타일로 생성된 이미지>


인공지능을 ‘스타일 엔진’으로 이해하기

생성형 AI 시스템은 전통적인 방식처럼 정보를 개별적으로 저장하지 않는다. 대신, 텍스트, 사실, 이미지 조각 등을 하나의 '패턴' 또는 '스타일'로 인식하고, 이를 신경망 내부에 인코딩한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된 AI 모델은 다양한 수준의 패턴을 인식하는 법을 익힌다. 하위 계층의 신경망은 단어 간의 관계나 이미지의 질감(texture)과 같은 기초적인 특성을 포착하고, 상위 계층으로 갈수록 보다 복합적인 개념이나 시각적 요소들을 인코딩하게 된다.

이것은 모든 요소(물체, 속성, 글의 장르, 전문적인 성우의 목소리)가 ‘스타일’이라는 형식으로 변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의 이미지 생성기는 종종 입력 이미지와 유사한 복제본을 만들어내는 방식이었다면, AI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을 학습할 때는 실제 스튜디오 지브리의 프레임을 그대로 저장하지 않는다. 대신, AI는 ‘지브리 스타일’을 일련의 수학적 패턴으로 추상화하여 인코딩한다. 따라서 챗GPT의 최신 업데이트는 단순히 기존 이미지를 변형하거나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에 특정 ‘스타일’을 적용해 창조하는 것이 가능하다. AI는 ‘스타일’이라는 개념 자체를 학습하고 이를 추상화하여 이해하기 때문에, 어떤 주제든 그에 맞는 고유한 시각적 또는 언어적 스타일로 재구성해 낼 수 있다.

‘스타일’을 인코딩하고 전송하는 기술은 오랫동안 시각 기반 인공지능의 핵심 목표 중 하나였다. 이제 우리는 전례 없는 수준의 정밀도와 제어력을 갖춘 이미지 생성 시스템을 통해 이 목표를 현실화하게 됐다. 이 접근 방식은 텍스트와 이미지 모두에서 창의성의 경계를 확장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모든 것이 ‘스타일’로 해석될 수 있다면, 그 스타일은 자유롭게 결합되고 전이될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이 시스템은 단순한 생성기를 넘어, 일종의 ‘스타일 엔진(style engine)’이라 불릴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창조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예술가들의 우려

MIT 테크놀로지 리뷰(MIT Technology Review)에 따르면, 폴란드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 그레그 루트코프스키(Greg Rutkowski)의 이름은 이미지 생성 AI인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에서 무려 9만3000건 이상의 프롬프트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루트코프스키는 던전 앤 드래곤(Dungeons & Dragons), 매직: 더 개더링(Magic: The Gathering) 등으로 잘 알려진 판타지 일러스트 작가로, 화려하고 서사적인 판타지 세계를 묘사하는 그의 스타일은 AI 학습 데이터에서도 핵심적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스테이블 디퓨전에 “그레그 루트코프스키의 스타일로 불을 뿜는 용이 귀족 전사와 싸우는 에픽 판타지 장면을 그려라”라는 지시를 내리면, 실제 그의 작품과 유사한 이미지를 생성해 낼 수 있는 시대다. 이처럼 AI는 짧은 지시어만으로도 작가 고유의 스타일을 모방해 빠르고 저렴하게 창작물을 만들어낸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시간과 비용을 들여 루트코프스키에게 직접 작업을 의뢰할까?

루트코프스키는 자신의 이름이 인터넷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됐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검색한 끝에, 자신이 작업하지 않은 이미지에조차 자신의 이름이 태그로 붙어 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한 달 만에 이 정도라면, 1년 후에는 어떻게 될까요? 인터넷이 AI가 만든 이미지로 넘쳐나면, 제 진짜 작품을 찾는 건 불가능할지도 몰라요.” 라고 말했다.

예술가들은 AI가 자신과 유사한 스타일의 작품을 빠르게 제작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깊은 위협을 느끼고 있다. 단순한 경제적 피해를 넘어, 자신이 오랜 시간 쌓아온 고유한 스타일과 창작의 진정성이 AI 기술로 인해 무력화된다고 느끼는 것이다. 수년간 쌓아온 예술적 노력과 창작의 정체성이, 단 몇 줄의 프롬프트로 대체될 수 있다는 사실은 예술가들에게 본질적인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저작권 논란: 스타일과 정체성의 경계

생성형 인공지능(AI)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다양한 스타일을 자유자재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바로 그 능력이, 동시에 예술계 내에서 커지는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많은 예술가들은 자신만의 고유한 예술적 접근 방식이 이제 단지 텍스트 프롬프트 한 줄로 구현 가능한 '스타일'로 축소되는 현실에 깊은 불안을 느끼고 있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공동 창립자이자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감독인 미야자키 하야오는 프레임 단위의 세밀한 제작 철학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지브리는 '바람이 분다' 속 4초 분량의 장면을 완성하는 데 1년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처럼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완성된 ‘지브리 스타일’이 최근 AI를 통해 단 몇 초 만에 재현되고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를 넘어 예술적 충돌을 예고한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아직 챗GPT 등 최신 AI 모델이 자신의 스타일을 모방해 생성한 이미지들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이미 AI 기술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현한 바 있다. 2016년 한 다큐멘터리에서는 AI가 텍스트 명령어를 기반으로 생성한 괴물 캐릭터 영상을 본 뒤, “생명 그 자체에 대한 모욕”이라며 “정말로 공포스러운 것을 만들고 싶다면 그렇게 하라. 하지만 나는 이 기술을 내 작업에 절대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모든 것은 저작권과 창작물 소유권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질문을 제기한다. 전통적으로 저작권법은 시각적 ’스타일’을 보호하지 않고, 특정 표현만 보호한다. 저작권법의 기본 원칙 중 하나는 저작권이 아이디어를 보호하지 않으며, 대신 예술가가 예술을 통해 창조한 아이디어의 ‘구체적인 표현’을 보호한다는 것이다. 미국 대법원은 구글 대 오라클(Google v. Oracle) 사건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저작권 보호는 ‘어떤 아이디어, 절차, 과정, 시스템, 운영 방법, 개념, 원칙, 또는 발견…’에까지 확장될 수 없습니다. [17 U.S.C.] § 102(b). 이러한 제한은 … 법원이 간결하게 표현하듯이, 특허가 새로운 유용한 아이디어를 보호하는 것과 달리, 저작권은 '표현'을 보호하지만 그 뒤에 숨은 '아이디어'는 보호하지 않습니다.”  

‘스타일’이나 ‘장르’와 같은 개념은 저작권의 보호 대상이 아니다. 음악 분야는 이 원칙을 잘 보여준다. 예를 들어, 1990년대 초반 등장한 ‘그런지(Grunge)’ 음악 장르는 법적으로 보호받는 것이 아니다. 이 장르에서 활동한 많은 밴드들은 유사한 사운드 특성을 공유한다. 둔탁하고 무거운 일렉트릭 기타 사운드, 강렬하고 거친 보컬, 그리고 펑크 록과 헤비메탈의 요소들이 그것이다. Nirvana의 “Smells Like Teen Spirit”, Pearl Jam의 “Even Flow”, Silverchair의 “Tomorrow”는 모두 그런지 장르의 대표곡이지만, 각각의 곡은 저작권으로 보호되는 고유한 표현으로 간주된다. 이 원리는 시각 예술 분야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미국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 시리즈 "아바타: 아앙의 전설(Avatar: The Last Airbender)은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각적 스타일과 내러티브 구조를 차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많은 시청자들이 이 작품을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오인할 정도다. 하지만 아바타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복제한 것이 아니며, 고유한 창작물로서 저작권 보호를 받는다.

이처럼 '그런지'와 같은 음악 장르나 '인상주의'와 같은 예술 운동은 저작권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 이러한 제한은 나름의 타당한 이유가 있다. 누군가가 특정 장르나 스타일 전체를 독점한다면, 다른 사람들의 창의적 표현을 억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생각해 보면,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들도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이 아니라 기존 여러 만화의 스타일로부터 영향을 받아 현재의 개성 있는 화풍을 완성해 간 것이기에, 스타일의 원조를 찾아 원조에게 저작권을 인정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도 하고, 누군가 특정 장르나 스타일 전체를 독점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다.

법이 예술가들이 저작권을 작품의 구체적인 표현을 넘어 스타일이나 장르까지 확장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면, 미래의 예술가들이 다른 이들의 예술에서 영감을 받아 새로운 작품을 창조하는 능력이 위축될 수 있다. 예를 들어, Silverchair와 같은 밴드는 때때로 Nirvana와 Pearl Jam의 혼합체처럼 들리기도 하는데, 만약 Nirvana나 Pearl Jam이 그런지(grunge) 장르나 그루브 사운드에 대해 저작권을 가지고 있었다면, Silverchair는 저작권 문제에 직면했을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애니메이션 ‘스타일’ 자체가 저작권 보호 대상이었다면, 아바타: 아앙의 전설(Avatar: The Last Airbender) 같은 작품은 아예 존재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스타일과, 특정 개인의 정체성과 거의 동의어가 될 정도로 독창적인 스타일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폴란드 출신 예술가 그레그 루트코프스키(Greg Rutkowski)의 이름은 AI 이미지 생성기인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에서 이미 9만3000개 이상의 프롬프트에 사용되었다. 만약 “그레그 루트코프스키의 스타일로” 무한히 작품을 생성할 수 있다면, 이는 그의 생계뿐만 아니라 예술적 유산까지 위협할 수 있다. 이러한 우려 속에서 일부 창작자들은 이미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2022년 말에 제기된 소송에서 세 명의 예술가는 다수의 AI 기업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AI 이미지 생성기가 그들의 원작을 무단으로 학습했으며, 이제 사용자가 그들의 독특한 스타일을 모방한 파생 작품을 생성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법상, 후속 작품이 원작을 문자 그대로 복제하지 않더라도 저작권 침해가 성립할 수 있다. 두 작품 간 유사성을 판단할 때 핵심은 후속 작품이 원작과 “실질적으로 유사”한지 여부다. 이 "실질적 유사성"은 명확하게 정의하기 어려운 개념이지만, 법적으로 저작권 침해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바로 외재적 유사성(작품의 객관적인 특징에 기반)과 내재적 유사성(일반인의 주관적 인식에 기반)이다. 스타일의 유사성 또한 이 두 가지 기준에 따라 판단해 볼 수 있다. 즉, 두 작품에 객관적으로 유사한 요소가 있는지, 그리고 특정 장르에 일반적으로 포함되는 표현을 넘어서 일반 대중이 보기에 유사하다고 느낄 수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 따라서 예술적 스타일을 모방하는 행위도 경우에 따라 저작권 침해로 간주될 수 있으며, 반드시 각 사례별로 세심하게 분석해야 한다. 단순히 다른 예술가의 스타일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업했다고 해서 그 작품이 자동으로 복제물로 간주되는 것은 아니다. 또, 다른 예술가의 스타일을 기반으로 작업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가 존재할 수도 있다. 법은 예술가들이 서로에게 영감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하며, 이는 곧 유사한 스타일의 존재 자체를 인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다면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고, 이는 결국 인간의 창의성과 저작권법의 근본 취지에도 위배될 수 있다.

스튜디오 지브리 스타일 사진 바꾸기 사례에의 적용

저작권은 일반적으로 시각적 스타일 자체를 보호하지 않기 때문에 스튜디오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특징인 몽환적인 배경, 커다란 눈, 기발한 생물들을 재현한 시각적 ‘스타일’은 저작권의 보호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챗지피티가 특정 캐릭터나 장면을 재현하지 않는 한, 저작권 침해를 입증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학습 데이터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오픈AI는 최신 GPT-4o 모델의 학습에 사용된 이미지 자산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학습 데이터에 “다양한 이미지 스타일”이 포함되었다고만 명시하고 있을 뿐이다. 이에 따라, 더 자세한 정보가 없는 이상 챗GPT 모델이 저작권이 있는 지브리 작품의 실제 프레임을 학습했는지, 아니면 공개적으로 접근 가능한 팬아트(Fan Art)와 같은 파생 이미지들로부터 미적 감각을 모방하도록 학습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Pinsent Masons로펌의 길 데니스(Gill Dennis) 변호사는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Stability.AI에 대하여, 예술가의 동의 없이 인터넷에서 이미지를 수집해 AI 도구를 훈련시키는 행위는 저작권 침해에 해당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작품은 '공정 사용' 원칙에 따라 AI 훈련에 사용할 수는 있지만, 이는 비상업적 목적에 한하기 때문이다. Stability.AI의 Stable Diffusion은 무료로 사용이 가능하지만, Stability.AI는 DreamStudio라는 플랫폼을 통해 모델의 프리미엄 액세스를 판매하는데, 이 경우는 상업적 목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현재 예술가들은 자신이 AI 학습 데이터베이스에 포함되는 것에 대해 동의하거나, 작품을 삭제할 선택권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부 예술가들은, 창작자들이 자신의 작품이 데이터베이스에 포함되지 않도록 거부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를 개발하고 있다.

Womble Bond Dickinson 로펌의 샌프란시스코 사무소 매니징 파트너이자 지식재산권(IP) 소송 전문 변호사인 크리스챤 매먼(Christian Mammen)에 따르면, 챗GPT와 같은 AI 도구는 팬아트 창작에 있어 두 가지 중요한 요소를 변화시키고 있다. 첫째는 새로운 작품을 생성할 수 있는 규모, 양, 그리고 속도이고, 둘째는 그렇게 빠르게 생성된 작품이 원본의 스타일을 얼마나 충실하게 모방할 수 있는지 여부다.

매먼 변호사는 “지브리 스타일은 저작권의 보호를 받지 못할 수 있지만, 만약 누군가가 AI가 생성한 이미지 중 하나를 실제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이라고 주장할 경우, 이는 상표법이나 불공정 경쟁법상 허위 원산지 표기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분명한 점은 AI 도구들이 파생 및 생성 콘텐츠와 관련된 기존의 법적 규칙들과 그 모호한 경계들을 지속적으로 시험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문제들은 저작권뿐 아니라 기타 지식재산권 법의 한계와 적용 범위에 끊임없는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맺음말

기술은 이제 예술을 흉내 내는 단계를 넘어, 창작의 경계를 새롭게 그려나가고 있다. 생성형 AI의 비약적인 발전은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예술의 본질과 저작권의 개념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하는 전환점에 와 있다. ‘스타일 엔진’이라 불리는 이 기술은 인간 예술가가 수십 년에 걸쳐 축적한 창작 언어를 단 몇 초 만에 재현하고 변형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의 진보는 예술가의 생존과 정체성, 나아가 법적 질서까지 전례 없이 흔들고 있다. 인간의 손끝에서 탄생한 창작물이 알고리즘에 의해 복제되는 오늘의 현실 속에서, 우리는 ‘창작’이란 무엇이며, 예술의 고유성은 어디까지 보호받아야 하는지를 근본적으로 되묻게 된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과제는, 기술의 진보를 존중하면서도 인간의 창작성과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법적·윤리적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는 법률가와 정책 결정자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책임지고 풀어가야 할 공동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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