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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의 다음 무대는 K-퍼퓸, 베트남 향수 시장 트렌드 본문
프리미엄·커스텀·친환경을 키워드로 꾸준히 성장하는 베트남 향수 시장
감성적인 마케팅, 유통 및 브랜드 이미지 관리 전략 필요
시장 동향
베트남은 연중 고온다습한 기후로 인해 땀냄새를 줄이고 체취를 관리하기 위한 향수 등 향기 케어 제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 내 중산층 확대와 젊은 소비층의 퍼스널 브랜딩에 대한 관심이 맞물리면서, 향수 시장은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2023년 베트남 향수 시장의 소매 판매 규모는 약 1억 1,300만 달러에 달했으며, 2028년까지 연평균 7.3%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동남아시아 소비재 시장 중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분야로, 향수가 향후 ‘포스트-뷰티케어 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베트남 내 주요 향수 기업 및 제품
베트남 향수 시장은 여전히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의 구조를 보이고 있다. 다비도프(Davidoff), 버버리(Burberry), 구찌(Gucci) 등을 보유한 Coty,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와 시세이도(Shiseido)를 유통하는 Shiseido Vietnam, 디케이앤와이(DKNY),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코치(Coach) 등을 전개하는 Inter Parfums는 대표적인 주요 시장 점유 기업으로 꼽힌다. 이들은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와 폭넓은 유통망을 바탕으로 백화점 및 전문 향수 매장을 통해 고정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샤넬(Chanel), 디올(Dior), 랑콤(Lancôme), 지방시(Givenchy) 등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명품 이미지를 바탕으로 중상위층 소비자에게 높은 신뢰를 얻고 있으며, 베트남 프리미엄 향수 시장을 견인하는 핵심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LG생활건강은 한국 기업 중에서는 드물게 베트남 주요 향수 브랜드 점유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LG생활건강은 자사 색조 브랜드인 ‘힌스(Hince)’를 통해 베트남 시장에 향수 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뷰티 인플루언서 협업, SNS 기반 콘텐츠 마케팅 등을 통해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비록 시장 점유율은 아직 제한적이지만, K-뷰티 기반의 감성적 콘셉트와 온라인 유통 전략을 결합해 향후 성장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는 사례로 주목된다.
베트남 로컬 향수 브랜드 동향
베트남 향수 시장은 여전히 글로벌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에는 현지 브랜드들도 점차 경쟁력을 갖추며 시장 내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특히, 합리적인 가격대, 다양한 향 조합, 베트남 고유의 문화적 요소를 반영한 브랜드 스토리 등을 통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으며, 일부 브랜드는 해외 시장 진출도 모색 중이다.
대표적인 로컬 브랜드로는 미스 사이공(Miss Saigon), 코드 데코(Code Deco), 메종 바기안(Maison Bagian), 하말(Hamal)등이 있다. 이들 브랜드는 천연 원료 사용, 감성적 브랜딩, 니치향 개발 등 차별화된 전략을 기반으로 시장 내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특히 미스 사이공은 유엔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로부터 브랜드 대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으며, 베트남을 대표하는 향수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베트남 주요 향수 소비층
베트남 화장품 제조 및 컨설팅 기업 호미파마(Homi Pharma)의 2024년 향수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소비자의 62%는 향수를 패션 액세서리처럼 일상적인 아이템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 중 18~35세 젊은층의 40%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국산 브랜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호치민 등 도심 지역의 젊은 소비자들은 향수를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표현하거나, 상황에 맞는 향기를 선택하는 감성 소비 성향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SNS와 인플루언서의 추천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며, 기존 명품 브랜드뿐 아니라 신생 디자이너 브랜드에도 개방적인 태도를 보인다. 개성과 감성, 향에 담긴 스토리를 중시하는 세대로, 맞춤형 향수와 감성 중심의 마케팅 전략에 잘 반응하는 주요 타깃층이다.
베트남 향수 소비 트렌트
1) 프리미엄 향수 선호 확대
소득 수준 향상과 라이프스타일 고급화에 따라, 베트남 소비자들은 대중 브랜드보다 프리미엄 향수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특히 젊은층은 향수를 단순한 향기 제품이 아닌, 자신의 정체성과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인식하며 차별화된 향을 중시한다.
2023년 기준 프리미엄 브랜드의 판매액은 약 8,670만 달러로, 대중 브랜드(2,660만 달러)의 3배 이상을 기록하며 시장 내 강세를 보였다. 이러한 흐름은 니치향수, 고급 향료, 감성적 브랜드 스토리를 강조하는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2) 니치향수와 커스텀 향수 수요 확대
향수를 ‘자기 자신을 위한 감각적 소비’로 인식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베트남에서도 니치향수와 커스텀 향수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2019년에 설립된 ‘모라(Morra)’는 베트남 최대 규모의 향수 실험실(Perfume Lab) 체인으로, 고객 참여형 향수 블렌딩 서비스와 맞춤형 라벨 제작등을 통해 개인화된 소비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모라는 매장 내에서 진행되는 향수 만들기 체험을 통해 소비자가 직접 자신만의 시그니처 향수를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여기에 레이저 장비를 활용한 병 라벨 인쇄, 개인 맞춤형 브랜드 네이밍, 감성을 담은 향수명 스토리화등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브랜드의 정체성과 차별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맞춤형 경험은 향수를 정체성과 감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인식하는 MZ세대 소비자의 니즈와 부합하며, 베트남 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3) 친환경 및 천연 원료 기반 향수 확대
소비자들은 향수의 성분과 지속가능한 생산 방식에 대해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호미파마에 따르면, 베트남 소비자의 약45%는 천연 및 친환경 향수에 대해 일반 제품보다 10~15%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우디, 플로럴, 과일 계열 등 자연에서 유래한 향조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머스크향과 결합한 복합 향 등이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Clean Reserve, Le Labo 등 천연 성분 기반의 브랜드들이 주목받고 있으며, 이들은 재활용이 가능한 포장재 등 지속가능한 친환경 이미지를 강조하여 소비자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4) 전자상거래와 SNS 기반 시장 판매 확장
Shopee, TikTok Shop, Instagram 등 전자상거래와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급성장에 따라, 베트남 향수 시장도 온라인 유통 구조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개인 브랜드나 스타트업이 아웃소싱을 통해 제품을 기획·생산하고, 온라인 채널을 통해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이 활성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제품 개발부터 디자인, 브랜딩까지 브랜딩 론칭에 필요한 과정을 일괄 지원하는 서비스도 등장하면서 시장 진입 장벽이 한층 낮아졌다.
틱톡(TikTok) 등 플랫폼에서는 ‘이미지별 향수 추천’, ‘상황별 추천 향수’ 또는 ‘언박싱 영상’, ‘인생템 소개’ 등의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이는 매장 방문 없이도 브랜드 메시지를 빠르게 전달할 수 있어, 전통 오프라인 유통 방식과 차별화된 강점을 보인다.
한국 기업 진출 현황
지금까지는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중심의 진출이 주를 이루었으나, 향수를 중심으로 한 브랜드들이 점차 시장 가능성을 탐색하며 움직임을 보이는 초기 단계에 있다.
드 메모리아(De Memoria), 어딕트(A'ddict), 힌스(HINCE), 꼬모엘라(COMOELLA) 등은 프리미엄 향료 사용, 무알코올 포뮬러, 감성 중심의 브랜딩 등 각기 다른 콘셉트를 바탕으로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아직 시장 점유율이나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는 본격적인 성과를 논하기 어려우나, K-뷰티와 함께 형성된 긍정적 이미지를 바탕으로 향수 시장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온라인 채널 활용과 감각적 마케팅을 통해 현지 밀착형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향수 유통 채널 동향
베트남 향수 시장의 유통은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이 중심이다.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오프라인 유통 비중은 약 83.2%, 전자상거래 비중은 16.8%에 머물렀다. 이는 향수 제품의 특성상 시향 후 구매를 선호하는 소비 성향이 반영된 결과로, 제품을 직접 경험한 후 자신의 이미지나 취향에 맞는 향을 고르려는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한 글로벌 브랜드 관계자는 "온라인 구매 후 기대와 달라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많다"며, “특히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층은 대중적인 인기 향보다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향을 중시하여 직접 향을 맡아보는 것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반면, 온라인 유통 채널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2020년 11.6%였던 온라인 유통 비중은 2023년 16.8%로 상승했으며, Shopee, Lazada, TikTok Shop등 주요 플랫폼의 성장, 모바일 결제의 확산, 브랜드 진입 장벽 완화 등이 온라인 유통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 구조는 여전히 유지되지만, 향후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유통 전략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시사점
베트남 향수 시장은 프리미엄화, 개인화, 친환경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정체성과 감성을 중시하는 젊은 소비층이 확대되면서, 니치향수와 커스터마이징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K-뷰티의 감성적 브랜딩이 현지 소비자에게 긍정적으로 인식되는 점은 한국 향수 기업에 유리한 요소다. 따라서 차별화된 콘셉트와 감성적인 콘텐츠 마케팅을 결합한 현지화 전략이 요구된다.
한편, 위조 제품 유통, 복잡한 등록 절차 등 유통 환경의 불확실성도 고려해야 한다. 이에 따라 현지 파트너와의 긴밀한 협력 체계 구축, 정품 인증 시스템 도입, 사전 규제 대응 등 종합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산업 트렌드 파악과 유통 파트너 발굴을 위해 관련 전시회에 참여하고, 베트남 시장의 흐름을 면밀히 파악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베트남 향수 시장에 적합한 진출 전략을 모색하다면, ‘넥스트 K-뷰티’의 성공 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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