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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자동차 시장, 친환경차 전환 둔화 우려 본문
전기차 판매 증가, 중국 브랜드 약진 속 스텔란티스 점유율 하락
신차 구매 보조금 중단, 자동차 산업 구조 변화 예고
이탈리아 자동차 시장 동향
2024년 이탈리아 자동차 시장은 신차 등록 대수가 전년 대비 0.5% 감소한 155만8704대로 집계돼 2023년의 반등 이후 다시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정체는 장기간 지속된 인플레이션, 에너지 가격 상승, 금리 인상 등 거시경제적 요인이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면서 자동차 구매를 지연시킨 결과로 분석된다.
<2016~2024년 이탈리아 신차 등록 추이>
(단위: 백만 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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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별 자동차 시장 동향
2024년 이탈리아 자동차 시장에서는 유럽 제조사들이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중국 브랜드의 급성장이 두드러졌다. 판매량 1~3위를 기록한 제조사는 스텔란티스 그룹, 폭스바겐 그룹, 르노 그룹으로, 이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제조사의 점유율 변동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스텔란티스 그룹은 29.1%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지만, 신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2% 감소하며 점유율이 32.3%에서 29.1%로 하락했다. 반면 폭스바겐과 르노 그룹은 판매량 증가로 점유율이 소폭 상승하며 경쟁 구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토요타와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의 판도를 변화시키고 있다. 토요타 그룹은 전년 대비 판매가 25.9% 증가하며 점유율을 6.5%에서 8.3%로 끌어올렸다. 이는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수요 증가를 반영한 결과로, 토요타가 친환경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도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MG는 32.0% 증가한 3만9951대를 판매하며 두각을 나타냈으며, BYD는 2775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무려 1196.0%의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다. 또한 올해 새롭게 시장에 진입한 오모다는 1,819대를 판매하며 성공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24년 정부에서 시행한 신차 보조금 정책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은 중국산 전기차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다. 이러한 중국 브랜드의 약진은 이탈리아 소비자들이 전기차 및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의 현대 그룹 역시 친환경차 수요 증가에 힘입어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 그룹은 제조사 기준 5위를 기록하면서 신차 시장에서 6.2%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2024년 총 9만7256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1.6% 증가했으며, 세부적으로 현대차는 1.2%, 기아차는 1.9% 판매가 증가하며 소폭 성장했다.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현대 그룹의 친환경차 전략이 향후 성장의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3~2024년 이탈리아 제조사별 신차 등록 대수>
(단위: 대, %)
제조사 | 2023년 신차 등록 대수 | 점유율 | 2024년 신차 등록 대수 | 점유율 | 증감률 ('24/'23) |
STELLANTIS Group | 505,518 | 32.3 | 454,013 | 29.1 | △10.2 |
VW Group | 262,688 | 16.8 | 264,255 | 17.0 | 0.6 |
RENAULT Group | 166,517 | 10.6 | 184,422 | 11.8 | 10.8 |
TOYOTA Group | 102,479 | 6.5 | 129,036 | 8.3 | 25.9 |
HYUNDAI Group | 95,767 | 6.1 | 97,256 | 6.2 | 1.6 |
BMW Group | 79,284 | 5.1 | 83,352 | 5.3 | 5.1 |
FORD | 81,742 | 5.2 | 68,710 | 4.4 | △15.9 |
DAIMLER Group | 57,365 | 3.7 | 55,302 | 3.5 | △3.6 |
MG | 30,263 | 1.9 | 39,951 | 2.6 | 32.0 |
NISSAN | 37,832 | 2.4 | 34,947 | 2.2 | △7.6 |
SUZUKI | 34,797 | 2.2 | 37,684 | 2.4 | 8.3 |
DR | 32,652 | 2.1 | 26,211 | 1.7 | △19.7 |
VOLVO | 16,920 | 1.1 | 19,243 | 1.2 | 13.7 |
MAZDA | 15,129 | 1.0 | 14,217 | 0.9 | △6.0 |
BYD | 214 | 0.0 | 2,775 | 0.2 | 1196.7 |
JAGUAR LAND ROVER Group | 12,081 | 0.8 | 10,256 | 0.7 | △15.1 |
HONDA | 6,944 | 0.4 | 7,449 | 0.5 | 7.3 |
OMODA | 5 | 0.0 | 1,819 | 0.1 | 36280.0 |
TESLA | 16,633 | 1.1 | 15,650 | 1.0 | △5.9 |
MITSUBISHI | 1,044 | 0.1 | 3,252 | 0.2 | 211.5 |
SUBARU | 2,637 | 0.2 | 1,661 | 0.1 | △37.0 |
FERRARI | 654 | 0.0 | 754 | 0.0 | 15.3 |
LYNK&CO | 3,612 | 0.2 | 982 | 0.1 | △72.8 |
기타 | 3,744 | 0.2 | 5,507 | 0.4 | 47.1 |
합계 | 1,566,521 | 100.0 | 1,558,704 | 100.0 | △0.5 |
연료원별 자동차 시장 동향
이탈리아 자동차 시장은 연료별 구분에 따른 점유율이 변하면서 친환경 차량으로의 전환이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양상을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일부 연료 유형은 여전히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일부는 급격한 감소세를 보인다. 휘발유 차량은 2024년 시장에서 29.2%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디젤 차량은 13.8%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디젤차 점유율이 2023년 17.5% 대비 3.7%p 하락한 것은 유럽 전역에서 지속되는 환경 규제 강화와 소비자 인식 변화가 반영된 결과이다. 특히 주요 도시에서의 디젤차 운행 제한 조치가 확대되면서 신규 구매가 줄어들고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HEV)은 40.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전기차로의 즉각적인 전환보다는 연료 효율성과 기존 내연기관의 운행 편리성을 동시에 고려한 결과로 볼 수 있다. 특히 충전 인프라 부족과 전기차의 높은 가격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하이브리드 차량이 ‘과도기적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친환경차 시장에서 ‘캐즘(Chasm) 현상’*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 주: 캐즘(chasm): 지질학에서 지층 사이의 단절을 의미하는 용어로, 비즈니스에서는 혁신적인 제품이나 기술이 초기 시장에서 주류 시장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수요가 정체되거나 후퇴하는 현상을 의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전기차의 점유율은 각각 3.3%와 4.2%로 전년 대비 내림세를 보였다. PHEV의 점유율이 낮아진 것은 배터리 기술 발전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완전 전기차로의 전환을 고려하는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며, 전기차 점유율 감소는 정부 보조금 축소와 충전 인프라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2023~2024년 이탈리아 연료원별 신차 등록 추이>
(단위: 대, %)
연료원 | 2023년 | 2024년 | '24/'23 증감률 | ||
대수 | 점유율 | 대수 | 점유율 | ||
휘발유 | 447,451 | 28.6 | 456,058 | 29.2 | 1.9 |
디젤 | 273,899 | 17.5 | 215,697 | 13.8 | △21.4 |
LPG | 142,764 | 9.1 | 145,157 | 9.3 | 1.7 |
메탄가스 | 1,897 | 0.1 | 1,247 | 0.1 | △34.3 |
전기하이브리드(HEV) | 566,387 | 36.1 | 623,642 | 40.0 | 10.1 |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 68,464 | 4.4 | 51,790 | 3.3 | △24.4 |
전기차 | 66,287 | 4.2 | 65,520 | 4.2 | △1.0 |
수소차 | 2 | 0 | 1 | 0 | △50 |
총계 | 1,567,151 | 100 | 1,559,212 | 100 | △0.5 |
2025년 1월 이탈리아 자동차 시장은 전년 동월 대비 5.9% 감소한 13만3600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연료별로는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각기 126%와 21% 증가해 친환경 차량은 꾸준히 수요가 상승하고 있다. 반면, 휘발유 차량과 디젤 차량은 각기 17%와 41.6% 감소해 내연기관 차량 특히 디젤 차량의 수요 감소는 전년도에 이어 지속되고 있다. 이는 이탈리아 자동차 시장이 친환경차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 있으며, 하이브리드 차량이 과도기적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탈리아 정부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자동차 산업 지원을 위해 예정됐던 58억 유로 중 80%인 46억 유로를 방위 산업 등 다른 분야로 전환하고 남은 기금인 12억 유로를 국내 자동차 부품산업을 지원하려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5년부터 신차 구매 인센티브가 종료됐음을 의미한다. 이에 지안카를로 조르제티 경제부 장관은 이러한 결정이 중국 등 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대한 지원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정부의 결정에 자동차 업계는 모두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는데, 이탈리아 자동차 산업협회(ANFIA) 관계자도 KOTRA 밀라노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남은 기금만으로는 산업의 전환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충분한 지원이 어렵다”라고 설명하며 “공급망에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탈리아 자동차 산업이 친환경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전망 및 시사점
이탈리아 자동차 시장은 친환경차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 있으며, 하이브리드 차량이 과도기적 대안으로 자리 잡으며 전기차 시장 확산 속도를 둔화시키고 있다.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보조금 정책 유지, 충전 인프라 확대, 배터리 기술 발전 등의 요소가 뒷받침돼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친환경차 전환 과정에서 '캐즘(chasm)'을 극복하지 못하고 성장 둔화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탈리아 정부는 신차 인센티브를 중단하고 대신 국내 자동차 산업 지원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러나 12억 유로라는 제한된 예산으로 친환경 차량 중심의 산업 구조 전환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추후 이탈리아 정부가 지원하는 정책의 세부 내용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또한, 이러한 이탈리아 자동차 산업의 구조적 변화에 맞춰 우리 기업의 진출 기회를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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