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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경제 2.0시대에 진입한 중국, 2025년에도 지속되는 정부의 실버산업 육성 정책

DDOL KONG 2025. 2. 27. 02:45

2024년 말 기준 중국 내 65세 이상 인구 전체 인구의 15.6% 차지
다원화, 차별화, 프리미엄화되고 있는 실버경제
2035년 중국 실버경제 규모 GDP의 10% 차지할 전망


중국이 급격한 고령 사회로 접어들면서 ‘실버 경제(银发经济)’가 새로운 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버 경제’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산업 및 시장을 말하며, 고령자의 경제 활동 참여와 관련된 소비, 양로 시설, 서비스, 제품, 금융 등을 포함한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중국의 고령화

세계 인구 대국인 중국은 노인 인구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중국 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억 2,023만 명으로 전체 중국 인구의 15.6%를 차지한다. 중국의 고령화 속도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중국은 2000년 65세 이상 인구 비중 7.0%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으며, 2021년 14.2%의 비중으로 고령 사회에 진입하기까지 21년의 시간이 걸렸다. 미국(72년), 영국(46년), 독일(40년), 프랑스(125년), 일본(24년) 등 선진국에 비해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는 셈이다.

<중국 65세 이상 인구 비중>
(단위: 만 명, %)


중국 실버경제 관련 기업 현황

중국 고령화 산업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실버경제 관련 기업 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중국 기업정보 플랫폼 치차차(企查查)에 따르면, 2024년 총 8만 2400개의 실버경제 관련 기업이 신규로 등록하며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에는 2월 13일 기준 이미 6천 개 신규 기업이 등록했으며, 현재 누적 기준으로는 총 50만 2천 개의 실버경제 관련 기업이 등록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설립연도가 5~10년 사이인 기업 비중이 27.5%로 가장 많으며, 1~3년 사이의 기업 비중은 25.1%, 3~5년 사이의 기업 비중은 18.6%, 1년 미만 기업 비중은 16.4%, 10년 이상 기업 비중은 12.5%를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병원, 보건소, 양로기관 등을 포함한 위생 및 사회봉사 관련 기업 수가 8만 4천 개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이어서 임대 및 비즈니스 서비스업 기업이 7만 7천 개, 주민 서비스 및 기타 서비스업 기업이 6만 5천 개, 도매 및 유통업 종사 기업이 3만 9천 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변화하고 있는 중국 실버산업

중국 전문가들은 2023~2024년 중국 실버경제가 2.0시대에 진입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버경제 2.0시대는 기존의 단순한 의료, 간호 등 노인 복지 관련 산업에서 노후 관리, 일상 돌봄, 고품질 의료 서비스, 문화, 오락, 관광, 레저, 교육, 금융 등 삶의 질 향상과 관련된 다양한 생활 소비 형태로 전환되고 있다. 현재 실버세대의 소비관념이 기존의 ‘생존형’에서 ‘향유형’으로 전환되며 새로운 소비를 이끌고 있는 추세다.

① 실버용품의 혁신

고령화 사회가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실버용품 산업도 급성장하고 있으며, 실버용품 시장에는 단순한 생활용품을 넘어 첨단기술을 접목한 혁신적인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스마트 혈압측정기, 혈당 측정기 등 스마트 헬스케어 제품이 가장 대표적이다. 이러한 제품들은 실시간으로 건강 데이터를 모니터링할 수 있어 고령자들의 건강 관리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솔루션도 등장하며 고령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다. 스마트 홈 기술 또한 고령자들의 일상생활을 편리하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스마트 스피커, 자동 조명 시스템, 원격 제어 가전제품 등이 실버용품 시장에 도입됨에 따라 고령자들이 집안에서 안전하고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게 되었다.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홈 스피커는 가전, 조명, 가스후드 등을 손쉽게 제어할 수 있게 하여 기기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고령자들의 이동을 지원하기 위한 자동 균형 조절 기능·위치추적 스마트 지팡이, 스마트 보행기 등 이동 보조 장치가 기술 혁신을 거듭하며 노인 돌봄 로봇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2년 중국 정부는 스마트 양로 제품의 보급 및 응용을 촉진하고 양로 산업의 발전을 추진하기 위해 처음으로 ‘스마트 건강·양로 제품 및 서비스 보급 목록’을 발표하였다. 목록의 스마트 건강·양로 보급 제품에는 건강관리 목적의 스마트 제품, 노인 보조기구류의 스마트 제품, 노인 관찰·보호 목적의 스마트 제품, 건강상태 판단 및 중의학 치료 등의 중의학 스마트 제품, 가정 서비스 로봇, 실버층 맞춤형 리모델링 스마트 제품 등이 포함되었다. 이에 따라 각 지방정부는 지역별로 2024년판 ‘목록’ 발표를 통해 스마트 양로 보급 제품에 대한 리스트를 발표하고 제품의 보급과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 실버용품>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몰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음성 인식 리모콘, 넘어짐 경보기 등 노인용 스마트 기기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56% 증가했다. 하지만 구매자 중 12%의 고령자만이 독립적으로 기기의 복잡한 조작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기술의 발전이 실버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고 노인들의 스마트 제품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으나, 복잡한 기기 조작 등 애로사항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② 프리미엄화·다원화된 양로 서비스

현재 중국은 ‘9073’ 양로 모델을 보이고 있다. ‘9073’ 양로 모델이란 90%의 노인은 가정에서 양로하고, 7%의 노인은 사회에 의지하여 양로하며, 3%의 노인은 ‘프리미엄 양로(康养)(고급 양로기관 등)’를 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고소득 노인 계층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양로 서비스가 다양화되고 있다. 프리미엄 양로 서비스는 고령자의 건강 및 웰빙 관리 서비스로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건강을 모두 포함하며, 고급 양로시설, 건강관리 센터, 고급 스파, 체험 프로그램, 전통 중국 의학, 관광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급 양로시설은 최신 의료 장비와 고급 편의 시설을 갖춘 리조트, 병원, 요양원 등이 포함되며 개인의 건강 상태와 필요에 따라 맞춤형 건강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한 이런 시설에는 의사, 간호사, 건강관리 자문가 등 인력이 마련되어 전문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중국의 전통 의학과 양로 서비스를 결합한 모델은 중국 고령화 사회에서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으며, 그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중의학은 중국의 전통 의학 체계로 한방 치료, 침술, 뜸 치료, 약초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신체의 균형을 맞추고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며, 이를 양로 서비스와 결합하여 노인의 건강을 관리하고 노화 방지 및 질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각 지방정부, 중의학 병원, 양로시설 등에서는 ‘중의학+양로’ 서비스 모델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베이징시는 2016년부터 중의학 양로 시범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며 2024년 기준 200여개의 중의학 양로 시범센터가 구축되었다. 센터에서는 중의학 치료, 노인 돌봄, 재활 훈련, 세탁 및 목욕, 이발, 신체검사, 법률 자문 등 다양하고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이저우성 둥런시(铜仁市)는 2023년 11월 중의학 양로센터를 설립하여 침술, 뜸, 부항, 중약재 족욕, 웰빙 식단, 마사지 등 중의학을 결합한 다양한 양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현지 고령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외에도 ‘중의약+실버관광’, ‘노년 웰빙 식단 식당’, 노인 교육센터 등 다양한 서비스가 확대됨에 따라 양로 산업의 고품질 발전을 촉진하고 고령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다. 이러한 실버 산업의 혁신을 가속화하는 중요한 동력 중 하나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책이다.

연초부터 발표되는 중국 정부의 실버 산업 육성 정책

중국 정부는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고령자 친화적 사회를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고령자에 대한 의료보험 범위 확대, 세제 혜택, 요양시설 지원, 관련 인프라 구축 추진 등이 대표적인 정책이다. 지난 2024년 1월 중국 최고 행정부인 국무원은 ‘실버경제 발전을 통한 노인복지 증진에 관한 의견’을 발표했다. 이는 중국의 첫 실버경제 촉진책이며 국가차원에서 고령화 대응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의견’은 실버산업 및 선도기업 육성, 산업 클러스터 조성, 산업표준 체계 구축 등을 골자로 하여 ▲양로·장기요양·재활치료 등 관련 서비스 수준 제고, ▲실버용품 품질 강화, ▲다양한 수요에 맞춰 新상품 및 新비즈니스 기회 발굴, ▲전문 인재 육성, ▲금융지원 확대 등 내용을 포함해 현재 중점적으로 발전해야 할 실버경제 관련 분야를 문서화했다.

중국 정부의 실버산업 육성책은 2025년 새해에도 시행되고 있다. 2025년 1월 7일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양로 서비스 개혁과 발전 심화에 관한 의견’을 발표했다. ‘의견’은 2029년까지 ▲양로 서비스 네트워크 기본 구축, ▲양로 서비스 능력과 수준 현저히 제고, ▲양로 서비스 공급 최적화를 목표로 제시했으며, 2035년까지 ▲양로 서비스 수급 안정화 추진, ▲전체 노인 대상 기초 양로 서비스 제공, ▲중국에 적합한 양로 서비스 체계 구축 등을 주요 목표로 제시했다. 또한 도시와 농촌을 포괄하는 양로 서비스 네트워크 구축 가속화, 가정-지역사회-시설 간 양로 서비스 조율 추진, 정부-시장-사회의 지원 강화, 양로 서비스 보장조치 강화 등 4개 방면의 17가지 조치를 포함했다. 전문가들은 이는 중국 양로 산업의 고품질 발전과 양로 서비스 수요를 더욱 충족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했다.

이어서 2025년 2월 11일 중국 상무부, 문화여유부, 국가철도그룹 등 관련 부처는 ‘실버관광열차 운행량 확대 및 서비스 소비 확대 촉진 계획’을 공동 발표했다. ‘계획’은 2027년까지 ▲실버관광열차 상품·서비스 체계 구축, ▲실버관광열차 운행량 및 관광객 수 2024년 대비 대폭 확대 등을 목표로 내세워 실버산업 관련 기업의 관광 상품 개발, 실버관광열차 전용노선 확대 등을 지원 및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실버관광 인프라·설비 투자 확대와 실버관광 수요 충족 및 실버산업의 발전을 동시에 추진하려는 목적이다.

중국 국가철도그룹에 따르면 2024년 총 1860편(2019년 대비 50% 증가)의 관광열차를 운행했으며, 이 중 노인 여객 수가 80%를 차지했다. 시장조사기관 AgeClub에 따르면 중국 실버층의 소비구조에서 관광·레저 활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57%에 달하며, 50세 이상의 실버 여행자는 국내 총 여행자의 37.8%를 차지한다. 2023년 중국 실버관광 시장 규모는 1조 4천억 위안에 달했으며, 정부의 지원책에 힘입어 2028년 시장 규모는 2조 7천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각 지방정부의 실버산업에 대한 정책도 확대되고 있다. 2025년 중국 31개 지역(성·省, 자치구, 직할시)에서 개최된 지방정부 양회의 2025년 지방정부 업무보고를 보면 31개 지역 중 24개 지역에서 올해 실버경제를 대대적으로 발전시킬 것을 제안하였다. 이는 '양신(兩新·대규모 설비 갱신, 소비재 이구환신)' 정책 시행 범위 확대(29개 지역), 소비 촉진 특별 캠페인 시행(28개 지역), 서우파경제(首发经济·런칭경제, 신제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서비스·기술 등의 첫 출시 등) 발전(25개 지역)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지방정부 제기 발전방안이다.

그중 내몽고 정부는 노인들의 다양한 수요에 초점을 맞춘 실버산업 발전을 제안했으며, 헤이룽장은 헬스케어, 스마트 양로의 중점 발전, 지린성은 ‘빙설·피서+중의·중약(中医中药)’의 강양(康养, 건강한 노후를 위한 서비스) 모델 확대를 제안했다.

전망 및 시사점

중국의 저출산 및 수명 연장으로 고령화는 지속적으로 심화되고 있으며, 2030년 중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20%를 초과하며 초고령 사회에 본격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80세 이상 인구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며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2.8%에서 2030년 3.7%로, 2050년에는 11%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Frost & Sullivan에 따르면, 2023년 중국 실버경제 시장규모는 7조 위안을 초과했으며 2028년까지 연복합 성장률은 11.8%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사회복지 및 양로서비스협회 등이 발표한 ‘은발(银发)경제청서'에 따르면 2035년 중국 실버경제 규모는 GDP의 10%인 30조 위안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되며, 실버경제는 중국의 새로운 발전 구도를 구축하고 양로 서비스업, 실버용품, 실버금융, 헬스케어 등 산업의 고품질 발전을 추진하는 중요한 엔진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중신증권 관계자는 베이징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실버경제가 2.0시대에 진입하면서 실버층의 소비 트렌드는 과거의 단순한 생활필수품 소비에서 벗어나 다양하고 차별화된 맞춤형 소비와 프리미엄 소비로 변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육성 정책, 디지털 기술과 헬스케어 산업의 발전, 고령층의 사회적 활동 증가 등은 실버경제를 더욱 풍성하고 다채롭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령화 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품질, 인력 양성, 비용 문제 등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이런 변화에 발맞춰 고령층을 위한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실버경제 시장에서의 성장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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