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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명품에서 핑티로…변화하는 시대, 달라진 소비관념

DDOL KONG 2025. 2. 27. 02:49

침체된 중국 소비시장에서 부상 중인 핑티소비 이념
가성비와 높은 품질을 동시에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들


최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소비 성장세는 전반적으로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 총 소비 판매액은 약 3.5% 증가했으나, 이는 전년 대비 증가폭이 크지 않은 수준이다. 특히 소매 판매 증가율은 작년 2월 5.5%로 정점을 찍은 이후 줄곧 3% 내외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어 내수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여기에 저조한 취업률과 부동산 시장 침체 등 구조적 문제까지 겹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으며, 소비자 신뢰지수 역시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중국 소비시장에서는 새로운 트렌드가 등장하고 있다. 바로 ‘핑티소비’다.

현재 유행하는 핑티소비란?
핑티소비는 중국 젊은 세대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고가의 명품 대신 가성비 높은 대체품을 선택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브랜드보다는 실용성과 가격 대비 만족도를 중시하는 소비 형태로, 경제적 부담을 줄이면서도 트렌드를 따라가려는 젊은 소비층의 특징이 반영된 개념이다.


샤오홍슈, 고급 브랜드 대신 핑티 후기가 대세?

최근 중국 소비자들은 브랜드보다는 실질적인 가성비를 중시하며,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제품 정보를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비교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샤오홍슈에서는 핑티소비 관련 게시물이 195만 개에 달하며, ‘가성비’ 관련 게시물 수가 2024년 기준 전년 대비 720% 증가했다. 또한 '가성비', '핑티소비'와 관련된 키워드의 좋아요, 댓글, 공유 등 인터랙션량도 870% 늘어나며 소비 트렌드 중 가장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핑티 패션’도 주목받고 있다. 패스트패션 브랜드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샤오홍슈 이용자들은 온라인 의류 도매업체를 통해 '핑티 제품', 즉 대체 브랜드를 찾고 있다. 인기가 높은 키워드로는 “Lululemon 핑티”, “버켄슈즈 핑티”, “brandy melville 핑티” 등이 있으며, 디자이너 브랜드인 “바비이(芭比姨) 핑티”, “yuyureal 핑티”의 조회수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핑티소비 열풍에 중국에 등장한 핑티 브랜드 사례

① 핑티의 핑티, luckin 대신 cotti

핑티소비 열풍 속에서 다양한 브랜드의 ‘핑티’가 등장하는 가운데, Luckin Coffee의 핑티 브랜드로 불리는 Cotti Coffee가 주목받고 있다. Luckin Coffee는 중국 전역에 1만 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였고, 결국 스타벅스를 뛰어넘어 중국 1위 커피 프랜차이즈로 자리 잡았다. 합리적인 가격과 가성비 높은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중국 커피 시장 확대의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시장 흐름을 눈여겨본 Cotti Coffee는 Luckin Coffee의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을 활용해 빠르게 성장한 대표적인 핑티 브랜드로 꼽힌다.

Cotti Coffee는 브랜드 런칭 10개월 만에 매장 수 6000개를 돌파하며 빠른 확장세를 보였다. 이는 Luckin Coffee가 2년 만에 1만 개 매장을 개설했던 속도보다도 더욱 빠른 수준이다. 특히 Luckin의 인기 제품이었던 코코넛 라떼와 유사한 제품을 더욱 저렴한 가격에 출시하면서 저가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에 따라 Luckin과 Cotti의 소비자층이 겹치면서 “Cotti가 Luckin의 고객을 빼앗고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한 잔에 1.1위안 더 저렴한 Cotti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최근 온라인 응답자 5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Luckin vs. Cotti’ 설문조사에서는 Cotti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63%를 차지했다. 또한 “Luckin의 할인 쿠폰 혜택이 Cotti보다 적다”, “Cotti가 가격은 저렴하지만 맛은 오히려 더 좋다” 등의 소비자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② 맥도날드 대신 Tastien

맥도날드와 KFC의 핑티 체인점으로 평가받고 있는 Tastien도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2024년 12월까지, Tastien의 체인점은 총 8000개를 돌파했으며, 이는 버거킹(1766개), 맥도날드(7101개)를 뛰어넘는 수치다. 또한 불과 2년 만에 23개 성, 223개 도시에 진출하며 1·2선 도시뿐만 아니라 3·4선 도시까지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Tastien은 어떤 마케팅 전략으로 핑티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을까?

Tastien은 2017년부터 패스트푸드 사업을 시작했지만, 초기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2020년부터 ‘수제카오빙(手工现烤饼皮, 수제 햄버거빵)’을 내세우며 차별화 전략을 펼쳤고, ‘중국식 햄버거’라는 독자적인 포지셔닝을 구축했다. 맥도날드와 KFC가 서구식 패스트푸드를 주로 판매하는 반면, Tastien은 마라샤오룽샤(마라 소스를 바른 가재), 마파두부, 북경오리 등 중국 요리를 접목한 햄버거 메뉴를 출시하며 소비자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했다. 기존 패스트푸드와 뚜렷한 차이를 둔 이러한 전략은 샤오홍슈, 틱톡 등 SNS에서 화제가 되며 빠르게 바이럴 효과를 일으켰다.

3선 이하 도시인 하침시장(下沉市场)을 공략한 것도 Tastien의 주요 성공 요인 중 하나다. Tastien은 패스트푸드 포화 상태인 1선 도시보다는 소득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소비 잠재력이 큰 3·4선 도시를 집중 공략했다. 현재 Tastien 매장의 70%가 2선 이하 도시에 위치하며, 1선 도시 비중은 10%에 불과하다. Tastien 관계자는 베이징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하침시장은 브랜드 성장의 새로운 기회”라며,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가 덜 자리 잡힌 중소도시에서 공격적으로 확장해온 것이 성공 요인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전략 덕분에 Tastien은 높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면서도 경쟁 강도가 낮은 지역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즉, Tastien은 차별화된 메뉴와 현지화 전략, 그리고 3·4선 도시 집중 공략을 통해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성공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③ lululemon 대신 MAIA ACTIVE

패션과 기능성을 결합한 애슬레저 제품으로 중국에서 급성장한 룰루레몬의 핑티 브랜드도 등장했다. 2016년 런칭한 중국 스포츠웨어 브랜드 MAIA ACTIVE가 그 주인공이다.

MAIA ACTIVE의 첫 레깅스 제품은 출시와 동시에 ‘룰루레몬 핑티’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킬 만큼 인기를 끌었다. 아시아 여성 체형에 최적화된 핏과 디자인 요소,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이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룰루레몬과 MAIA ACTIVE의 주요 타깃층은 24~34세의 경제적 여유가 있는 여성들로, 중국 여성들의 경제력이 높아지면서 성장하는 애슬레져 시장을 노린 셈이다.

이러한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중국 스포츠 브랜드 안타는 2023년 10월 MAIA ACTIVE를 인수했다. 안타가 그동안 인수한 브랜드 중 MAIA ACTIVE가 유일한 중국 브랜드였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2024년 8월, lululemon의 창립자 칩 윌슨도 MAIA ACTIVE의 매장을 방문했다. 칩 윌슨은 인터뷰에서 “MAIA ACTIVE의 디자인과 원단은 모두 훌륭하다. 소비자들이 lululemon의 핑티라고 극찬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또한 브랜드의 성공에 있어 특정 분야의 집중 마케팅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부분에서 MAIA ACTIVE의 마케팅 전략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요가 의류는 모두 한 가지 디자인으로 특정된 것이 아니라 만트라 요가, 하타 요가, 라자 요가 등 요가 유형에 따라 모두 각기 다른 디자인의 요가복이 필요된다. 이런 수요를 모두 만족시켜 줄 수 있는 MAIA ACTIVE는 요가 의류 산업의 리더가 될 잠재력을 갖고 있다.”라며 MAIA ACTIVE에 대해 호평했다.

'핑티소비'에 맞선 '대체불가 제품' 마케팅도 떠올라

핑티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이에 대응하는 브랜드들의 마케팅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가성비를 앞세운 핑티 브랜드들이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는 가운데, 일부 글로벌 기업들은 자사 제품이 ‘대체 불가능한’ 아이템임을 강조하며 브랜드 고유의 가치를 내세우고 있다.

특히 색조 화장품 업계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핑티 화장품이 대거 등장하면서도 여전히 소비자들은 특정 브랜드의 제품을 대체할 수 없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마케팅이 새로운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샤오홍슈에서는 ‘유명 브랜드의 대체 불가 아이템’이라는 키워드가 주목받고 있으며, 해당 태그가 포함된 게시물의 조회수는 최근 90일간 전년 동기 대비 559.2% 증가했다. 글로벌 명품 화장품 브랜드들도 이러한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랑콤, 엘리자베스 아덴, 슈에무라 등은 자사 제품이 핑티 제품으로 대체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게시물을 지속적으로 업로드하며 브랜드 입지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는 중국 소비자들이 화장품을 선택할 때 단순히 가격만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역사, 기술력, 품질 등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을 시사한다. 핑티 제품이 부상하는 가운데에도 소비자들은 특정 브랜드의 대표 제품을 대체할 수 없다는 인식이 있으며, 이를 반영해 글로벌 브랜드들은 차별화된 기술력과 독창적인 제품력을 앞세워 핑티소비 트렌드와 차별화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결국, 핑티소비가 확산하고 있지만 브랜드 파워가 강한 제품들은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이러한 소비 심리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는 추세다.

시사점

핑티소비 트렌드는 중국 소비자의 소비 패턴 변화를 반영하는 중요한 흐름으로, 한국 기업에게도 다양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과거 중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이 효과적이었다면, 현재는 가격 대비 성능을 중시하는 소비자층이 증가하면서 가성비를 강조한 제품이 더욱 각광받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도 중국 시장에서 브랜드 포지셔닝을 재검토하고, 핑티소비 트렌드에 맞춘 맞춤형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첫째,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층적으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 핑티소비 트렌드는 저렴한 대체품만을 찾는 것이 아니라, ‘가격 대비 만족도’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한국 기업들은 프리미엄 제품군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대를 유지하면서도 품질을 보장할 수 있는 중간 가격대의 제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예를 들어, 화장품 브랜드라면 프리미엄 라인과 함께 ‘핑티 제품’으로 포지셔닝할 수 있는 서브 브랜드나 별도 라인을 운영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둘째, 디지털 마케팅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핑티소비 트렌드는 단순히 저가 제품을 찾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제품 정보를 비교하고 검증하는 과정에서 형성된다. 샤오홍슈, 틱톡 등 중국 주요 SNS 플랫폼에서의 브랜드 인지도 확보가 필수적이며, 특히 소비자 후기 및 바이럴 마케팅을 활용한 신뢰 구축이 중요하다. 한국 기업들은 중국 현지 소비자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강화하고, KOL(Key Opinion Leader) 및 KOC(Key Opinion Consumer)를 활용한 전략적인 콘텐츠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

셋째, 현지화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 중국의 핑티 브랜드들이 빠르게 성장한 이유 중 하나는 중국 소비자들의 입맛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제품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도 단순히 한국에서 인기 있는 제품을 중국에 그대로 판매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중국 소비자의 선호도를 반영한 맞춤형 제품을 기획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음식 및 외식 브랜드라면 중국식 향신료나 조리법을 적용한 현지 특화 메뉴를 개발하고, 패션 브랜드라면 중국 소비자들의 체형과 스타일을 고려한 상품을 출시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유통 채널 다변화를 고려해야 한다. 핑티 브랜드들은 기존의 대형 유통망을 활용하기보다 틱톡 이커머스, 샤오홍슈, 핀둬둬 등 온라인 플랫폼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한국 기업들도 중국 내 주요 온라인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브랜드를 알리고 소비자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특히, 라이브커머스와 같은 실시간 판매 채널을 적극 활용하면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제품 구매를 유도할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핑티소비 트렌드를 단순한 가격 경쟁으로 바라보기보다, 소비자 니즈 변화에 따른 새로운 기회로 인식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제품 기획, 마케팅, 유통 전략을 전방위적으로 조정하고, 중국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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