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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속에서도 나홀로 활황, EU 데이터센터 동향 본문
AI 기술 발달로 데이터센터 수요 지속 증가… 전력 및 부지 확보 어려움 가중
EU 집행위원회, 데이터센터 에너지 소비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정보공개‧모니터링 법제화 노력
데이터센터 전력‧냉각 시스템 개선을 위한 혁신 기술 개발 가속화 전망
데이터센터(Data center)는 디지털 데이터의 저장 및 관리를 위한 IT 인프라가 위치한 물리적 건물 또는 시설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기업의 데이터를 보관‧처리하는 거대한 창고 건물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기업 또는 조직은 자체적으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기도 하고 전문 데이터센터 운영업체에 자사 서버를 두는 ‘코로케이션(co-location)’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대규모 클라우드 컴퓨팅 및 데이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하이퍼 스케일러(Hyperscaler)라고 하며, 아마존(AWS),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IBM 클라우드 등이 있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의 경우 보통 1만 제곱피트 및 서버 5000대 규모 이상의 시설로 대용량‧고속의 성능을 지원한다.
유럽 데이터센터 동향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의 등장과 이를 구동하기 위한 고사양 컴퓨터로 인해 데이터센터를 위한 더 많은 공간과 전력이 필요하다. 부동산 기업 Savills에 따르면, 2015년 유럽 전역의 데이터센터 총면적은 600만 제곱피트(57만5418㎡)를 조금 넘었지만 2024년에는 1000만 제곱피트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유럽 데이터센터 부하 수요(load demand)는 2024년 10GW에서 2030년 35GW로,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 역시 2024년 62TWh에서 2030년까지 150TWh로 3배 증가할 전망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Mckinsey는 유럽 데이터센터 수요를 맞추려면 발전 용량을 제외하고 최소 2500억 유로 투자가 규모의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 전체 전력 수요 대비 데이터센터 에너지 소비 비중>
(단위: TWh, %)
글로벌 건설 부문 컨설팅 기업 Linesight 대표 마이클 리오나르도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 AI와 같은 데이터 집약적인 애플리케이션의 성장, 그리고 안전한 데이터 스토리지에 대한 필요성이 유럽 전역의 데이터센터 시장 확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한적인 전력 가용성과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FLAP-D* 시장은 여전히 유럽 Top 5 데이터센터 허브로 꼽힌다. 2024년 3분기, 유럽 내 데이터센터 신규 공급은 85MW를 기록했는데 이 중 0.5MW를 제외한 용량이 프랑크푸르트, 런던, 파리에서 이뤄졌다.
* 주: 프랑크푸르트(F), 런던(L), 암스테르담(A), 파리(P), 더블린(D)
부동산 기업 JLL에 따르면, 유럽 주요 시장에서 1.7GW 규모의 데이터센터가 개발 중이며, 추가로 2.5GW가 계획단계에 있다고 추정했다.
<연도별 FLAP-D 시장 데이터센터 공급량(좌), 코로케이션 시장 규모(우)>
데이터센터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데이터센터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현재 유럽에서 가장 큰 데이터센터는 노르웨이 발랑겐에 위치한 Kolos 데이터센터다. 650만 제곱피트 부지에 설립된 1GW의 규모의 이 데이터센터는 수력발전을 통해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공급받고 있으며, 광섬유를 통해 미국 동부 해안과 유럽 전역에 연결돼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는 포르투갈 리스본에 있는 Sines 데이터센터다. 총 6개의 건물로 구성된 데이터센터는 폐발전소 인근에 위치해 해수를 활용한 친환경적인 냉각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다.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며 완공 시 잠재 용량은 1.2GW 규모다.
데이터센터 관련 EU 정책 동향
AI 기술 발달로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에너지 소비에서 데이터센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2030년 7%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EU 집행위원회는 EU 에너지효율지침(Energy Efficiency Directive) 개정과 EU AI 법(AI Act)을 통해 AI 기술 및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소비량을 모니터링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법적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
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데이터센터 개발과 에너지 소비 관련 제한이 있지만, 대부분의 회원국 정부는 데이터센터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자금을 배치하고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하는 등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2023년 11월 EU 집행위원회도 유럽 전력망 업그레이드를 위해 5840억 유로를 투자할 계획을 수립했다.
한편, EU 집행위원회는 범용 AI 모델의 에너지 효율성을 측정할 수 있는 법적 프레임워크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 및 기술 사양을 준비하고 있다. 2019년 비영리기관인 EPRI Europe은 EU 연구혁신 재정 프로그램 Horizon Europe의 지원 아래, AI 테스트 센터 설립 프로젝트인 ‘AI-EFFECT’를 출범했다. 유럽 19개 기관이 참가하는 이 프로젝트는 에너지 부문에서 AI 시스템의 투명성·안정성·신뢰성을 테스트, 검증할 수 있는 테스트 및 실험 시설(TEF, Testing and Experimentation Facility)을 구축해 규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시사점 및 전망
데이터센터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이다.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 시, 고객 접근성·가용 토지·(재생에너지) 전력 확보·수자원·광섬유 네트워크 및 비즈니스 환경(행정) 등을 다양한 사항들이 고려된다.
AI 기술은 대량의 데이터를 이용‧처리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전력 소모와 발열이 일어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성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때문에, 재생에너지 전력이 충분한 남유럽과 기온이 낮은 북유럽 국가들이 데이터센터 투자 선호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24시간 가동돼야 하는 데이터센터의 경우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데이터센터 기업들은 전력망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체 발전(On-site power)설비를 구축해 안정적인 전력 확보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소형모듈원자로(SMR)나 수소 연료전지 그리고 에너지 저장 장치(ESS)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활용, 난방 및 온수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도시 CO2 배출량 감축과 지속가능성을 증대하는 사례도 있다. 독일 노이-이젠부르크 시에서는 데이터센터에서 공랭식 시스템을 구동해 수자원 소모를 줄이고, 배출되는 폐열로 시민들에게 지역난방을 제공할 예정이다. 독일 하터스하임 시에 위치한 데이터센터 역시 폐열을 활용해 600세대에 온수를 공급하고 있다. 현재 독일 데이터센터의 88%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사용하고 이 중 28%가 폐열을 재활용하고 있다.
AI 기술 발달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AI 기술로 접근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AI 기술을 이용해 에너지 및 자원 운영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에너지 효율성을 개선하는 잠재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 기술과 데이터센터의 급속한 성장은 에너지 산업의 저탄소‧지속 가능한 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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