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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AI 데이터센터발 전력난에 따른 천연가스발전 재부상 본문
미국, AI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 급증에 따른 가스화력발전 재조명
에너지부문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CCS 연계, 천연가스·수소 혼소발전 도입 전망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앤컴퍼니(McKinsey & Company)에 따르면,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2024년 현재 수요량인 178 테라와트시(TWh)에서 연 평균 23% 증가해 2030년에 전체 수요의 11.7%에 해당하는 606 테라와트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 전반의 전기화 트렌드와 AI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 폭증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 정부는 IRA(Inflation Reduction Act)와 같은 정책적 지원을 통해 태양광 및 풍력발전과 같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24시간 내내 대규모 전력을 수요로 하는 데이터센터 특성상 가변성이 큰 재생에너지만으로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우려 또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미국 전체 전력 생산량의 약 43%를 차지하는 가스화력 발전의 역할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23년 미국 발전원별 전력 생산 비중 >
미국, 안정적이고 탄소배출이 적은 ‘천연가스 발전’ 재조명
미국은 2010년대 초 이른바 셰일 혁명(Shale Revolution)에 힘입어 세계 최대 원유, 가스 생산국으로 떠오르게 된다. 셰일 혁명으로 인한 미국의 에너지 생산량 증가는 천연가스 가격의 급격한 하락을 불러왔으며, 이는 발전 부문에서의 천연가스 소비를 촉진시켜 2016년에는 천연가스가 최초로 석탄을 제치고 미국 최대 발전원으로 등극하기에 이른다. 바이든 정부 집권 이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 움직임이 더욱 본격화 됨에 따라 가스화력발전 역시 재생에너지로 대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나, 최근 산업 전반의 전기화 트렌드와 AI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 폭증에 따라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는 안정적 전원인 가스화력 발전량이 현재보다 더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Bloomberg) 보도에서 인용한 환경단체 시에라클럽(Sierra Club)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발표된 가스화력발전 증설 계획 용량은 전년 대비 59% 증가한 44.9기가와트(GW)에 달했으며, 올해 6월까지 발표된 증설 계획 용량 또한 이미 27.5 기가와트에 달해, 2022년 전체 수준에 근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상반기와 같은 추이가 지속 될 경우 올해 안에 발표 될 가스화력발전 증설 계획 용량은 55.1 기가와트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17~’24년 발표 된 미국 가스화력발전 신규 발전 용량 증설 계획량>
한편, 에너지 관련 데이터 분석기업 인베러스(Enverus)는 현재 미국 전역에서 개발 계획 중에 있는 가스화력발전소 프로젝트가 모두 계획대로 가동을 시작할 경우 가스화력발전으로만 약 100기가와트의 전력을 생산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으며, 이는 무려 미국 내 8천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가능한 수준이다.
발전부문 탈탄소화를 위한 미국 정부의 움직임
미국은 지난 2021년 바이든 정부 출범 후 2030년까지 자국 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50~52%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ational Determined Contribution, NDC)를 발표하며 국제사회에 기후위기 적극 대응 의지를 표명했고, 구체적으로 2035년까지 전력 부문 탈탄소화(Carbon pollution-free electricity)를 거쳐, 2050년 최종적으로 탄소중립을 달성할 계획을 발표했다.
전력 부문 탈탄소화 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4월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기존 석탄화력 발전소 및 신규 가스화력 발전소의 탄소 배출 제한을 위한 신규 규정을 최종 확정 발표했다. 새로 발표된 규정에 따라 미국 내 모든 석탄화력 발전소는 2039년까지 운영을 종료하거나, 탄소포집 및 저장(CCS, Carbon Capture and Storage) 설비 구축을 통해 90% 탄소 배출 감축을 달성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미국 정부가 석탄화력발전소의 전면적인 퇴출을 공식화 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탄소 배출량 감축 규정은 신규 건설 예정인 가스화력 발전소에도 적용되며 이에 따라 앞으로 미국 내 건설 예정인 가스화력 발전소에도 탄소 저감을 위한 CCS 설비 구축 등의 조치가 필수화 될 전망이다. 하지만 석탄화력발전에 제시한 엄격한 기준과는 달리, 현재 운영 중인 가스화력발전소에 대한 제한 규정은 이번 발표에서 제외되었다. 또한 전력 수요 급증 등 비상 상황시 가스화력발전소에 대해서는 배출량 기준에 예외를 허용하고 있어, 미국 정부의 가스화력 발전에 대한 지속적인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가스화력발전 탄소 저감 실현을 위한 천연가스·수소 혼소발전
전력부문 탄소 배출량 제한 규정 발표에 앞서, 작년 10월 에너지부는 미국 전역에 걸친 총 7개의 청정수소 지역 허브(Regional Clean Hydrogen Hub) 구축 프로젝트에 70억 달러 투자를 공식 발표했다. 또한 이에 앞서 2022년 8월 발효 된 IRA(Inflation Reduction Act·인플레이션 감축법)를 통해서는 청정수소 생산,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및 인센티브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미국 정부의 수소 경제 활성화 정책에 따라 일부 가스화력발전 사업자들은 기존 연료인 천연가스와 수소를 혼합해 연소시켜 천연가스 연소시 배출되는 탄소를 저감하는 천연가스·수소 혼소발전소 건설 및 전환 계획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EIA)에 따르면, 현재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에 위치한 2기의 가스화력발전소가 기존 터빈 업그레이드를 통해 수소와 천연가스를 동시에 연소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으며, 건설 단계에 있는 3기의 복합화력발전소는 수소 혼합 연소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혀, 미국 가스화력발전부문 탄소 저감 실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미국 내 계획 중인 천연가스·수소 혼소발전소 분 >
시사점
미국은 전력 부문 탈탄소화 실현을 위해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에 주력하는 한편, 재생에너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안정적인 발전원인 천연가스에 주목하며, 가스화력발전소 내 탄소포집 및 저장 설비 구축, 천연가스·수소 혼소발전으로의 점진적인 전환 등 다양한 탄소 저감 솔루션 도입을 통해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 할 전망이다. 이처럼 가스화력발전은 앞으로 미국 내 더욱 가속화 될 에너지전환 과정 속에서 무탄소 발전으로 향하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우리기업들도 저탄소 가스화력발전 솔루션 분야에서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스화력발전소에 적용 가능한 탄소 포집·저장(CCS) 설비, 기자재 및 솔루션, 수소 혼소발전 연소기, 터빈 등 관련 에너지 기자재 수출을 적극 도모하는 한편, 미국 내 혼소발전 관련 실증사업에 참여하는 등 미국 발전 기업들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에너지 솔루션 제공자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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