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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고압전선 시장동향 본문
재생 가능 에너지 사용 증가에 따른 고압전선 수요 급증
대한전선, LS전선, 일진전기 등 국내기업 영국 시장 진출 활발
원자재 공급망 구축 및 기술 인력 확보 필요
시장동향
영국의 고압전선 시장은 재생에너지, 디지털 산업 등 고압 전류 송전이 필요한 산업군들이 성장함과 동시에 함께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EMR Claight의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의 고압전선 시장 규모는 2022년 28억 달러에서 2023년 약 69억 달러로 2배 이상 성장했다. 이에 더해 고압전선 시장은 매년 약 2.9%씩 성장해 2029년 약 91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영국 정부는 2024년 7월 민간 부문 협력을 통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대폭 확대할 것이라는 포부를 발표했고, 그중 해상풍력 발전 용량은 기존의 4배로 확대할 것이라 밝혔다. 이러한 정부의 재생에너지 전환 기조로 에너지를 장거리로 전송하는 고압전선에 대한 수요 또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방증하듯, 영국 내 초고압 전선 프로젝트가 급증하고 있다. 영국은 초고압 전선 프로젝트 규모 면에서 스페인, 독일과 함께 선두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Statista에 따르면, 영국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총 17개의 초고압 직류 송전(HVDC, High Voltage Direct Current)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는 다른 EMEA* 국가들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많은 수를 자랑한다. 그 뒤를 이어 독일과 이탈리아가 각각 6개와 4개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EMEA: 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Europe, the Middle East and Africa)
<유럽 연간 고압직류(HVDC) 프로젝트 선두 주요 시장(2025)>
<주요 EMEA 국가의 예정된 고압직류(HVDC) 프로젝트 수(2022~2025)>
수입동향 및 대한 수입규모
2023년 영국 고압전선 수입 규모는 약 6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3% 증가했다. 주요 수입국은 독일, 폴란드, 한국, 미국 등이다. 대한 수입은 6075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9.5% 증가하며, 수입 점유율 10.1%를 차지했다.
<주요 수입국 현황(HS Code 8544.60 기준)>
(단위: US$ 백만, %)
순위 | 국가 | 2021 | 2022 | 2023 | 점유율 (2023) |
증감률 (22/23) |
- | 전체 | 595.4 | 558.9 | 599.8 | 100.0 | 7.3 |
1 | 독일 | 36.6 | 80.8 | 81.1 | 13.52 | 0.29 |
2 | 폴란드 | 51.1 | 77.1 | 60.7 | 10.14 | △21.06 |
3 | 한국 | 5.2 | 27.7 | 60.7 | 10.12 | 119.5 |
4 | 미국 | 34.5 | 86.5 | 45.3 | 7.6 | △47.6 |
5 | 벨기에 | 31.6 | 5.4 | 39.7 | 6.62 | 632.3 |
6 | 이집트 | 11.1 | 22.4 | 38.1 | 6.33 | 69.7 |
7 | 네덜란드 | 12.8 | 13.4 | 336.4 | 6.06 | 171.32 |
8 | 노르웨이 | 36.8 | 4.0 | 33.5 | 5.58 | 730.42 |
9 | 그리스 | 9.5 | 59.6 | 32.3 | 5.38 | △45.82 |
10 | 포르투갈 | 9.2 | 16.6 | 28.7 | 4.78 | 72.85 |
경쟁동향
고압전선 시장은 높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소수 글로벌 전선 기업이 전 세계 고압전선 시장의 75%를 차지하는 구조다. 고압전선 분야 글로벌 기업으로는 프랑스의 넥상스(Nexan), 덴마크의 엔케이티(NKT), 이탈리아의 프리즈미안(Prysmian), 한국의 LS전선, 대한전선 등이 있다. 고압전선 시장은 일본, 한국, 유럽 기업들이 강세를 보인다.
팬데믹 이후 운영되는 영국의 고압전선 제조사는 총 1385개사이며 상위 5개 기업이 총생산량의 29.8%(2022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프리즈미안 영국 법인(Prysmian UK Group Ltd) 사는 영국의 고압전선 산업 선두 기업으로, 길이 171m의 선박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선박은 최대 3000m 깊이에서 고압전선을 부설할 수 장비를 갖추고 있다. 2위를 차지한 JDR Cable Systems Ltd 사는 해양 및 에너지 산업을 위한 고압전선 제조기업으로 노섬벌랜드(Norhtumberkand)주 캄부아(Cambois)에 1억 3000만 파운드 규모의 새로운 고전압 전선 제조 시설을 건설 중이다.
<영국 주요 고압전선 제조사 생산량 비중(2017~2022)>
국내기업으로는 대한전선, LS전선, 일진전기가 영국 시장에 진출했다. 대한전선은 2023년 11월, 영국 글로벌 인프라 그룹인 발포어 비티(Balfour Beatty) 사와 지중 송배전 사업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동 MOU를 통해 양 사는 2030년까지 영국 내에서 진행되는 2억2000만 파운드 규모의 송배전망 프로젝트 입찰에 공동으로 참여하고 기술 공유 및 제품 개발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한전선은 MOU 직후 2100만 파운드 규모의 400kV급 초고압 전력망 구축 프로젝트를 계약하는 등 유수의 성과를 냈다. 본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양 사는 향후 긴밀한 협력관계를 지속할 것으로 기대된다.
LS전선은 2022년 12월, 영국 북해 뱅가드(Vanguard) 풍력단지에 4000억 원 규모의 초고압 직류 송전 케이블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국내 전선업체가 유럽에서 따낸 역대 최대 규모의 공급계약이다. 또한, LS전선은 최근 영국 해저케이블 사업 부지 확보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는 등 해외 대규모 해저케이블 공급계약을 잇달아 따내고 있다.
유통구조
영국 내 고압전선의 유통구조는 제조업체, 도매업체, 엔지니어링 및 시공업체, 최종 사용자로 이어지는 구조를 띠고 있다. 최종 사용자로 이어지는 과정을 제외하고, 제조업체/도매업체/시공업체 간 유통은 B2B 거래를 통해 이뤄진다. Euromonitor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고압전선 납품 건 중 84.9%가 B2B 방식으로 진행됐다. 단, 대규모 프로젝트의 경우 입찰을 통해 고압전선 발주가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영국 조달 프로젝트 참여
영국 조달 프로젝트 입찰 시 확인해야 할 조달 정책은 프로젝트마다 다르다. 입찰 시 현지 조달 비율을 정하는 곳도 있고, 프로젝트에 따라 정하지 않는 곳도 있어서 때에 따라 현지화가 필수적일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 다만, 현지 조달 비율이 없다 하더라도 장기 프로젝트의 경우 영국 내 요구되는 인증 보유 여부와 준공 후 하자 관리 가능 여부, 제작 및 운송 기간 준수 여부 등으로 인해 현지에서 조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영국 내 대규모 시공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EPC 업체와 인터뷰한 결과, 인증 보유, 하자 관리 용이성, 제작 및 운송 기간 준수 이 세 가지 조건이 고압전선 발주에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확인됐다. 한국의 고압전선은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어 위 세 가지 조건을 갖춘다면 선정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관세율 및 인증
영국에서는 고압전선에 대해 일반 관세율은 2%나, 한국의 경우에는 한·영 FTA 관세(0%)를 적용하고 있다.
영국 내 고압전선을 수출할 때 수입 규제 및 강제 인증 사항은 없으나, IEC 62895(International Electrotechnical Commission, IEC)* 등의 국제 표준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국제 공인인증은 중·고전압 전선의 전력 및 전기 장비 테스트를 할 수 있는 장기 신뢰성 시험소인 DERKA**를 통해 받을 수 있다.
*국제전기기술위원회가 제정한 고전압 직류 전력 전선(특히, 320kV 이하의 직류 송전용 지중 케이블) 및 시스템에서 사용되는 안전성, 성능, 시험 방법 등을 규정하는 국제 표준
**DERKA: 네덜란드 아른험(Arnhem)에 있는 KEMA와 독일 만하임(Mannheim)에 있는 FGH 시험소가 DEKRA라는 이름으로 통합돼 운영됨
또한, 전력 시스템이나 관련 장비의 구매, 설치, 시공, 테스트 등이 끝난 후 발주처인 전력청별로 요구하는 시험 기준이 있다. 즉, 전력청이 최종적으로 제품이나 시스템의 성능과 품질을 검토하고 승인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이 승인이 없으면 프로젝트를 종결할 수 없기 때문에 최종 발주자인 전력청 승인이 필수적이다.
시사점
영국의 재생에너지 시장 확대, 디지털 산업 육성 등은 고압전선 시장에 호재로 다가올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전 세계적으로 구리와 알루미늄과 같은 원자재 부족 및 숙련된 노동력의 부족이 고압전선 시장의 성장을 저해하는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영국과 독일을 연결하는 최초의 인터커넥터 프로젝트 중의 하나인 NeuConnect는 2028년에 착공을 예상했으나 원자재, 노동력 부족 등의 이슈로, 4년 뒤로 늦춰졌다. 또한, 영국과 덴마크를 잇는 해저 전력 케이블 Viking Link 프로젝트도 특수 자재와 기술 인력 부족 및 이로 인한 비용 상승으로 지연됐다.
고압전선의 원자재 수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숙련 노동자를 적극적으로 양성해 확보한다면 성공적으로 영국 및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첨단 기술을 활용해 제품의 경쟁력을 향상하는 것 또한 세계 시장 진출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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