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통찰력 - 정채진프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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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력 - 정채진프로님

통찰력

1.
How many insights do you need? Well, I'd argue that you don't need many in a lifetime. lf you look at Berkshire Hathaway and all of its accumulated billions, the top ten insights account for most of it. And that's with a very brilliant man - Warren's a lot more able than I am and very disciplined - devoting his lifetime to it. I don't
mean to say that he's only had ten insights. I'm just saying that most of the money came from ten insights.

얼마나 많은 통찰력이 필요할까요? 글쎄요. 나는 일생에 필요한 통찰력은 그렇게 많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버크셔 헤서웨이가 번 수 조 원의 돈은 대부분 10개의 통찰력 덕분입니다. 그리고 그 통찰력은 워런 버핏에게서 나왔습니다. 나보다 훨씬 더 능력이 있고 절제된 그는 통찰력을 가지기 위해 평생을 노력했습니다. 그가 겨우 10개의 통찰력 가졌다는 것이 아니라, 수익 대부분이 10개의 통찰력에서 나왔다는 뜻입니다.

So you can get very remarkable investment results if you think more like a winning pari-mutuel player. Just think of it as a heavy odds against game full of bullshit and craziness with an occasional mispriced something or other. And you're probably not going to be smart enough to find thousands in a lifetime. And when you get a few, you really load up. It's just that simple.

당신이 경마대회에서 우승하는 사람들처럼 생각한다면 아주 놀라운 투자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허튼 소리와 광기로 가득 찬 게임에서 가끔 가격이 잘못 책정되어 있어 이길 확률이 높은데 배당률이 이례적으로 높은 경주를 생각해 보십시오. 평생에 걸쳐 그런 상황을 수 천 개 찾아낼 만큼 똑똑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그런 기회를 몇 개 발견한다면 많은 돈을 거십시오. 그게 전부입니다.

- Poor Charlie's Almanack, 198~199 page

2.
참 재미있는 글이다. 워런 버핏이 10개 정도의 통찰력에서 대부분의 돈을 벌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10개 정도의 기업에 투자해서 대부분의 돈을 벌었다는 의미일까? 당연히 아니다.

통찰력이라는 것은 일종의 아이디어와 같은 것이다. 워런 버핏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통찰력은 무엇일까? 그것은 보험 사업이다. 보험 사업에서 발생하는 플로팅(Floating)이 워런 버핏의 제 1 통찰력이다.

보험사는 매달 고객들의 보험료가 들어오는데 비즈니스 특성상 보험금이 지급되는 것은 고객들이 사고를 당할 때만 이뤄진다. 이 시차에 따라서 발생하는 돈, 즉 플로팅은 만기가 없는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온다.

통찰력이라는 것은 같은 것을 봐도 다른 사람은 눈치 채지 못하지만 나는 눈치 챌 수 있는 기회 같은 것이다.

3.
예를 들어 어떤 지주회사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부채는 거의 없고, 자회사들의 사업도 매우 안정적이다. 이 지주회사의 NAV가 9000인데 시장 가격은 3000에 거래된다고 가정해보자. 통상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하듯이 자회사들의 실질 가치를 30% 할인 적용해도 NAV는 6300(9000 * 70%)가 될 것이다.

이 때 시장 가격 3000에 사는 것은 일종의 아비트라지다. 이런 아비트라지도 좋은 통찰력이 될 수 있다. 시세 대비 현저히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담배꽁초형 주식을 발견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통찰력이 되는 것이다.

'지주회사는 중복 상장이기 때문에 할인해줘야 한다, 우리나라 지배구조는 엉망이라 지주회사는 할인해줘야 한다, 가지기 싫은 자회사 까지 가져야 하니까 엄청 할인해줘야 한다' 블라 블라...

찰리 멍거가 말했듯 이런 것이 '허튼 소리와 광기'다. NAV 9000 짜리를 3000에 살 수 있다면, 자회사 30% 할인한 가치가 6300인데 3000에 살 수 있다면, 허튼 소리와 광기가 가득 찬 게임에서 Thanks, God 하며 사야 하는 기회인데, 다른 사람들과 같은 소리를 하고 있다면 하나의 통찰력을 버리는 것과 같은 것이다.

더욱이 이렇게 많이 할인되어 있는 회사가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면 매우 큰 기회가 될 것이다.

4.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유가가 단기간에 폭락하면서 정유, 화학 기업들의 주가가 같이 폭락한다면, 충분히 하락한 이후 경쟁력 있는 회사를 사는 것을 좋아 한다.

석유라는 것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인류에게 필요한 자원이며 크게 폭락하고 나면 다시 크게 상승하는 시기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또한 정유와 화학 회사들의 비즈니스 특성을 이해한다면 유가가 어떤 가격에 거래되든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물론 아주 장기적으로는 석유의 지위가 위태로워질 수는 있어 언제까지 이 아이디어를 사용 가능할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런 것도 일종의 통찰력이라고 할 만 하다. 그런 상황이 오면 거의 확실하게 돈을 벌어주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3월 폭락장 이후 화학회사들 중 사업모델이 좋은 회사들의 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 확인한다면 깜짝 놀랄 것이다.

5.
통찰력이라는 것은 결국 찰리 멍거가 말했듯이 '허튼 소리와 광기'가 가득찬 미친 게임에서 높은 확률로 돈을 왕창 벌어줄 수 있는 드문 기회를 알고 있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다 밝힐 수는 없지만 나 역시 나만의 통찰력을 몇 개 가지고 있다. 이런 통찰력은 한 번 알고 나면, 두고두고 다시 사용할 수 있는, 돈 버는 system과 같은 것이다.

워런 버핏의 돈을 벌어준 통찰력 10개 라는 것은 10개의 기업에 집중 투자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두고두고 기회가 오면 써먹을 수 있는 중요한 아이디어 10개라는 의미다. 한 개의 통찰력에서 여러 개의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파생되어 나올 수 있다.

6.
통찰력, Insigt 라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의 회장이 죽었는데 상속을 받을 자녀가 돈이 없다고 생각해보자. 이 기업은 돈을 잘 벌어왔지만 그동안 거의 배당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이 엄청나다고 생각해 보자. 현금이 계속 쌓였기 때문에 ROE는 지속적으로 떨어졌을 것이고 기업은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없었다.

당신이 이 기업의 오너라고 생각해보자. 다른 개인 자산이 거의 없는 상황에 엄청난 상속세를 연납으로 낸다고 하면 그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당연히 배당을 올리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고배당이 예상되며 높은 배당수익률이 몇 년간 이어져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이것 역시 하나의 통찰력이 될 수 있다.

7.
얼마 전에 변동성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만약 우리가 자신만의 확실한 통찰력 몇 개를 알고 있다면, 그것을 활용할 용기가 있다면, 굳이 미국의 부채한도가 어떻고, 경기의 peak out이 어떻고, 헝다가 어떻고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일 필요가 없을 것이다.

가치투자자는 미래를 예측하지 않는다는 말은 틀린 말이다. 가치투자자도 당연히 미래를 예측한다.

예측해서 성공할 확률이 낮은 거시 경제에 대해 예측하는 것을 싫어할 뿐이지, 높은 확률로 맞을 수 있는 통찰력이 있다면 그 통찰력으로 부터 좋은 기업을 발견할 수 있다면, 예측하지 않을 이유가 있겠는가?

© rohanmakhecha, 출처 Unsplash

[출처] 통찰력 - 정채진프로님 작성자by 유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