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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OLKONG

미국 요식업과 유통업의 자동화 어디까지 왔나 본문

투자

미국 요식업과 유통업의 자동화 어디까지 왔나

DDOL KONG 2024. 8. 30. 03:17

미 유통업계, 자동화 관련 투자금액 130억 달러
셀프 체크 아웃, 스마트 카트 도입으로 자동화 실현
요식업계, 드라이브 스루 AI 주문과 전자동 매장으로 무인 서비스 시작


올해 4월 캘리포니아주는 패스트푸드업 노동자의 최저임금을 16달러에서 20달러로 인상했다. 최저 인건비가 인상되면서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칙폴레(Chipotle’s)와 웬디스(Wendy’s)는 메뉴 가격을 각각 7.5%, 8% 인상한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패스푸드점의 시간당 인건비가 1달러 인상될 때마다 메뉴가를 2% 올려야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이낸스 버즈(Finance Buzz)는 맥도날드(McDonald’s)의 버거 가격이 10년전인 2014년 대비 2배 가량 상승해 패스트푸드의 가격이 더 이상 저렴하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보고했다.인건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인공지능과 자동화를 통해 이를 상쇄하려고 하고 있다. 이는 패스트푸드 업계 뿐만 아니라 인건비 지출이 높은 유통업계도 해당된다.

계산대 줄설 필요 없는 스마트 카트

마켓 리서치 기업 퓨처 마켓 인사이트(Future Market Insight, FMI)는 2022년 기준 유통 업계가 자동화에 투자한 금액은 130억 달러이며, 2025년까지 자동화를 위해 투자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이 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통업계 자동화의 대표적인 제품은 마트에서 볼 수 있는 셀프 체크 아웃과 스마트 카트다. 셀프 체크 아웃 보급률은 미국이 전 세계 1위로 미국 마트 어디에서라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일반화되었다. 셀프 체크 아웃 외에도 최근 유통업계가 공을 들이고 있는 자동화 시스템은 스마트 카트다.

세계 1위 유통 기업인 월마트는 2018년 자사의 창고형 할인 마트 샘스클럽(Sam’s Club)에서 스캔 앤 고(Scan and go) 서비스를 도입해 처음으로 자동화 시스템을 선보였다. 스캔 앤 고는 고객이 스마트 폰의 앱을 통해 제품을 스캔하면서 쇼핑을 하고 퇴점 직전에 앱을 통해 계산을 진행해 계산대에 들르지 않고 바로 나갈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런 서비스가 가능했던 것은 창고형 매장인 샘스클럽의 모든 제품에 텍이 붙여진 상태로 포장되어 있어 고객이 무게를 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월마트를 포함한 일반적인 마트의 경우, 과일이나 채소의 가격이 고객이 고른 제품의 무게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스캔 앤 고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가 힘들었다. 최근 이러한 점을 보완한 스마트 카트가 개발되었다. 식료품 배달 전문 기업 인스타카트(Instacart)가 개발한 스마트 카트인 캐이퍼 카트(Caper Cart)는 고객이 제품을 담을 때마다 카트에 설치된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제품이 인지된다. 카트에는 무게를 감지하는 센서가 있어 신선 식품을 카트에 담을 경우 무게에 따라 정확한 가격이 책정된다. 또한 카트에 부착된 화면에 지금까지 카트에 담은 내역이 모두 나타나며, 카트에서 제품을 꺼낼 경우 차감되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고객이 평소에 멤버십 앱을 통해 작성해 놓은 쇼핑리스트가 있다면 카트 화면에 띄워 제품 위치를 안내 받거나 카트에 제품을 담았는지 여부를 체크하면서 쇼핑할 수 있다. 쇼핑이 끝나면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제를 하고 매장을 나갈 수 있어 계산을 위한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캐이퍼 카트 외에도 아마존(Amazon)에서 2020년에 출시한 대시 카트(Dash Cart)도 있다. 대시 카트는 2020년에 처음 시장에 선보여 아마존 프레시(Amazon Fresh)와 일부 홀 푸드 마켓(Whole Food Markets)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카트 사이즈가 작고 견고함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아마존은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해 최근 카트 사이즈를 키우고, 무게를 줄였다. 또한 더 튼튼한 소재를 사용하고 더운 날씨와 추운 겨울을 견딜 수 있도록 내구성을 강화했다. 아마존은 지난 4월 대시 카트를 아마존 자회사가 아닌 제 3자에게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하면서 유통업계에 본격적인 스마트 카트 시대가 시작됐음을 알렸다.

물류 자동화를 통한 업그레이드 서비스 제공

유통업의 자동화는 매장 밖에서도 진행중이다. 최근 월마트는 미국 내 전자동 냉장⋅냉동 물류 센터 5곳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월마트는 자사의 유료 멤버십인 월마트 플러스 회원에게 당일 배달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고객 유입에 성공한 월마트는 냉장⋅냉동 상품을 빠르게 배송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업계 내 신선 식품 판매 점유율을 높이려 한다고 밝혔다. 자동화 냉장⋅냉동 물류 센터는 AI기술을 통해 인근 월마트 매장의 재고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재고가 떨어지지 않도록 공급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또한 물류 센터에서 직접 고객에게 배달 서비스를 실시하는 경우 물류 센터가 거대한 자판기처럼 작동해 인공지능 로봇이 최적화된 동선으로 움직여 고객이 주문한 제품을 직원에게 가져가 준다. 직원은 로봇이 가져온 제품을 포장해 배송 트럭에 싣기만 하면 된다. 월마트는 자동화를 통해 직원이 물류 센터 내에서 지게차를 타고 다니면서 사고에 노출될 위험이 감소되었으며, 자사의 인력을 고객을 대면하는 서비스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I 주문 받기는 아직 시기 상조

최근 맥도날드, 웬디스, 쉐이크쉑(Shake Shack) 등 미국의 대표적인 패스트푸드점에는 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산대보다 키오스크가 더 많이 설치되어 있다. 미국 내 키오스크는 2018년 전국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해 2024년 현재 모바일 주문에 이어 두 번째로 주문이 많이 이뤄지는 채널이다. 맥도날드를 자주 이용한다는 A씨는 뉴욕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이제는 직원에게 말로 주문하는 것보다 키오스크를 통해 내가 먹을 메뉴를 주문하는 것이 훨씬 빠르고 편해졌다”고 말했다. 맥도날드는 2023년 키오스크, AI 주문, 조리 로봇 등 디지털 및 자동화 기술 개발에 20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키오스크 도입은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은 반면 시범적으로 선보였던 AI 주문 서비스는 종료한다고 밝혔다. 맥도날드는 2021년 부터 IBM과 협업하여 100개 넘는 매장에서 AI 주문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처음 AI 주문이 도입되었을 당시, AI가 고객의 주문을 분석하고 추가 메뉴를 권하는 등 매출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으며 사람이 주문을 받을 때보다 시간이 효율적으로 사용해 더 많은 고객을 응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AI 주문이 주로 드라이스 스루 상황에서 이뤄지면서 변수가 발생했다. 주문이 진행되는 장소가 야외인 경우가 많아 주문시 주변 소음에 방해를 받거나 고객의 발음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한 AI가 고객이 주문한 메뉴와 다른 메뉴를 내놓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 고객 컴플레인이 빈번했다. 맥도날드는 지난 6월 AI 주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매장에 보낸 메일에서 “그동안 IBM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기술 개발을 해왔으며 앞으로도 여러 분야에서 관계를 유지해 나갈 계획이지만, AI 주문 서비스는 다른 파트너와 진행할 예정으로 서비스를 7월 중으로 종료한다”고 밝혔다.

로봇이 굽고, 튀기고, 포장하는 전자동 음식점

지난 2023년 맥도날드는 텍사스주 포스워스시에 전자동으로 운영되는 픽업 매장을 오픈했다. 로봇이 수행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최소한의 인력이 개입하여 서비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매장을 이용해 본 고객들은 맥도날드 원래의 맛과 차이가 없다고 평가했다. 지난 7월 또 다른 패스트푸드 레스토랑 캘리익스프레스(CaliExpress)는 캘리포니아주 파사디나시에 전과정 무인으로 운영되는 캘리익스프레스 바이 플리피(Flippy) 매장을 오픈한다고 밝혔다. 캘리익스프레스는 플리피라는 AI 로봇이 주방에서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 받은 메뉴를 조리한다고 밝혔다. 플리피는 패티를 굽고, 적당한 익힘 정도를 판단해 치즈를 얹어서 버거로 조립한다. 또한 감자를 튀겨 상자에 넣어 버거와 함께 쟁반에 프리젠테이션 할 수 있다. 캘리익스프레스는 플리피가 AI를 통해 조리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으며, 주변 상황에 방해 받지 않고 일정한 조리 기술을 갖고 있어 소비자에게 일관된 품질의 음식을 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플리피 도입으로 직원이 고온의 기름이나 팬 앞에서 일하면서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어졌으며, 사람과 다르게 휴게시간이 따로 없기 때문에 고강도의 노동을 오랜시간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캘리익스프레스 바이 플리피는 팝업 형태로 오픈했으며, 해당 매장의 주방은 고객이 관람 할 수 있도록 투명한 유리창으로 공개되어 있다. 캘리익스프레스는 고객의 경험을 토대로 보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사점

외식 컨설턴트 B씨는 뉴욕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인건비가 비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미국의 요식업계에서 인건비 인상은 상당한 부담”이라며 “제품의 품질을 유지하는 동시에 가격을 올리지 않으려면 자동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더 많은 식당에서 키오스크와 로봇을 보게 될 것”이라며 “사람에게 서비스를 받는 것 자체가 고급스러운 서비스에 해당되어 별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인력이 중요한 유통업도 마찬가지다. 월마트 사장 더그 맥밀론(Doug McMillon)은 “월마트가 제공하는 제품이 지금처럼 최저가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자동화 기술이 뒷받침 된다면 기업은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말했다. 소비자에게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원가를 절감하는 방법 밖에 없으며, 그 키는 물류센터 자동화나 매장 내 디지털화의 성공여부에 달려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AI 기술이나 자동화 도입이 긍정적인 효과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맥도날드의 AI 주문 오류 아직 보완되어야 할 점이 많다. 최근 미국에서는 카트에 있는 제품을 계산하지 않고 그대로 나가거나 셀프 체크 아웃을 하는 척하며 제품을 가져가는 좀도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는 셀프 체크 아웃 가능 제품 수를 제한 하거나, 코스트코처럼 퇴점하는 고객의 카트에 담긴 제품과 영수증을 확인하는 매장이 늘고 있다. 인스타카트의 캐이퍼 카트 개발자는 빠지는 물건이나 숨겨진 제품이 없도록 하는 기술을 보강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 진출하려는 우리 기업은 자동화 급물살을 타고 있는 미국 요식업계와 유통업계의 변화를 잘 살펴보고 전략을 고민해 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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