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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OLKONG

[공유] (240818)스피드! - 오건영에세이 본문

투자

[공유] (240818)스피드! - 오건영에세이

DDOL KONG 2024. 8. 18. 12:40

지난 한 주는 드라마틱한 주식 시장의 반등이 있었죠. 엔 캐리 청산이라는 얘기가 무색할 정도로 엔화는 안정세를 보이면서 원엔 환율은 다시금 910원 수준으로 밀려내려왔죠. 코스피 지수 역시 재차 2700선에 근접했구요, 뉴욕 3대 지수는 엔 캐리 청산 이전의 수준을 대부분 회복한 상황입니다. 주식 시장에는 여전히 Buy the Dip의 기운이 남아있죠. 이제 엔캐리 청산의 공포는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나는 것 아니겠느냐는 기대가 생기게 되죠. 다만… 저는 아직 경계감을 가지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유인 즉슨… 엔 캐리는 무언가의 결과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시장의 유동성 축소를 보다 빠르게 자극하는 현상 정도구요… 그보다 중요한 것은 엔 캐리 청산을 자극한 근본 원인이라고 할 수 있죠. 그 근본 원인에는 바로 미국의 경기 침체가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지난 토요일의 장을 한 번 돌아보죠.


지난 토요일 주식 시장은 3대 지수 모두 소폭 상승하면서 마감했죠. 1주일 내내 달렸으니 잠시 쉬어가는 게 좋지 않을까요.. 소폭 상승한 정도에 만족하면 충분할 듯 합니다만… 그 내용을 보면 약간의 차이를 느끼게 됩니다. 우선 금리는 장단기 모두 하락했구요…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넘어섰고, 달러는 뚜렷한 약세를 보였습니다. 이와 함께 약세를 이어가던 엔화 역시 달러 대비 1%이상 강세를 보였죠. 달러원 환율은 진짜 간만에 1350원 선을 하회했구요… 유로 역시 1유로에 1.1달러를 넘기면서 강세를 보였습니다. 달러 인덱스는 크게 밀리면서 102포인트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결국 미국 주식 시장 소폭 강세 & 미국 장단기 금리 하락 & 미국 달러 약세 & 금 가격 강세.. 라는 구도가 만들어진 것이죠.


이런 시장 흐름의 조합은요.. 미국의 성장 둔화 우려가 불거질 때 나타나곤 합니다. 실제 지난 금요일 밤에 발표된 지표를 보시면요… 각종 주택 착공 관련 지표가 제대로 흔들리기 시작했죠. 그리고 애틀랜타 연은의 GDP나우 역시 2.8%에서 2.0%로 하락하면서 침체까지 논하기에는 이르지만… 경기 둔화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던 겁니다. 네.. 성장 둔화를 읽을 만한 빌미를 제공한 것이죠. 금이라는 자산의 특성은 수차례 말씀드렸던 것처럼 달러의 반대편에 서있죠. 미국의 성장이 강할 때, 그리고 그로 인해 미국이 고금리를 유지할 때… 달러가 강해지기에 금은 힘을 쓰지 못하곤 하죠. 반대로 미국의 성장이 둔화되고… 그로 인해 금리를 내려야 할 것 같을 때.. 금은 눈을 번쩍 뜨곤 합니다. 글로벌 주식 시장이 강한 반등세를 보일 때 주춤하던 금 가격은 전일 크게 상승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넘은 국제 금 가격은… 어쩌면 미국의 성장 둔화를 강하게 프라이싱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죠.


미국의 성장 둔화가 뭐가 문제냐… 더욱 좋은 거 아니냐… 연준이 금리를 내려줄텐데.. 라는 생각이 딱 드실 겁니다. 이 논리가 바로 Good is Good & Bad is Good의 근간을 만드는 핵심이죠. 미국의 성장이 강할 때는요… 경기가 좋아서 주가가 좋습니다. 그런데요… 미국의 성장이 주춤하면 성장이 둔화되기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서 주가가 좋습니다. 유동성의 힘이 시장을 밀어올리게 되니까요.. 그런데요… 지난 8월 5일 이후로는 Good is good 은 맞는데요.. Bad is good에는 의구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의 성장이 둔화되면… 이를 메이크업 하기 위해서 연준은 금리를 인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경우 일본과의 금리차가 축소되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자극할 수 있죠. 지난 8월 5일의 교훈은요… 언제든 엔화는 강세로 갈 수 있다는 점을, 그리고 그런 강세가 순식간에 너무나 강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치 장마철 계곡에 물 불어나듯…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에 블랙 먼데이를 만들어냈던 것이죠… 자라를 보고 놀랐으니.. 이제 솥뚜껑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겠죠.


엔 캐리 청산은 단순히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줄어든다고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의 성장이 강하다면 금리차가 좁아지더라도 미국에 투자해서 강한 미국의 성장 과실을 따먹을 수 있으니 엔 캐리 트레이드는 유지될 수 있죠. 최악의 케이스는 미국의 성장이 둔화되는 것 & 이를 제어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하는 것… 이 두가지 조합이 됩니다. 잠시만요… 여기서 이걸 짚고 가죠. 보통 미국 금리가 인하되더라도… 그 금리 인하가 미국의 독보적인 성장을 추동한다면 엔 캐리 청산은 제어될 수 있죠. 그런데요… 성장이 둔화되는 만큼… 그 성장의 둔화를 꺾어올릴 정도의 강한 금리 인하가 되지 않는다면… 이 경우 엔 캐리 청산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지게 됩니다.


뭐가 이리 복잡해.. 라는 생각이 드실 텐데요.. T.T 설명하는 저 역시 어렵네요.. 그냥… 미국의 성장이 강하면 엔 캐리 자극하지 않고… 경기가 좋아서 주가 올라요.. 라고 설명할 수 있어서 매우 심플한데요… 성장이 둔화되면… 그 성장 둔화를 잡아올릴 정도의 강한 금리 인하가 아니고… 어설하게 진행하는 금리 인하라면… 미국의 성장도 둔화되고,.. 미국 금리가 낮아지면서 일본과의 금리차도 줄어들게 되면서… 엔 캐리 청산을 자극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럼 저 같은 아마츄어도 이 사실을 알 정도라면 연준은 확실히 숙지하고 있겠죠. 그럼 미국 성장 둔화를 막기 위해 발 빠른.. 그리고 매우 강한 금리 인하 스텝을 가져갈 수 있죠. 그래서.. 시장은 그런 금리 인하가 될 것이라 기대하면서 연내 4~5차례… 그리고 1년 이내에 7~8회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는 겁니다. 근데.. 여기서 복잡한 변수가 하나 들어오죠.. 아직 2%로 안정되지 않은 미국의 인플레가 바로 그겁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부활에 대한 부담을 워낙 크게 느끼기 때문에 금리 인하를 하더라도 그 속도를 빠르게 진행하지 않으려 하죠. 그럼 둔화되는 성장을 바닥에서부터 끌어올릴 수 있는 강한 인하를 진행하기에 어려워집니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네.. 엔 캐리 청산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미국의 성장이 워낙에 뜨거워지면서 자산 가격의 급등과 함께 인플레이션을 재차 자극할 수 있을 겁니다. 반면 인플레가 두려워 소극적인 금리 인하를 하면?? 네.. 성장 둔화와 함께 금리가 낮아지기에 엔 캐리 청산을 자극할 수 있죠. 이게 복잡한 함수라는 겁니다. 그냥요…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이제 미국 성장 둔화는 우리에게 복잡한 계산을 하게 만드는 좋지 않은 소식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와~ 성장 둔화되네~ 그럼 연준이 대박 금리 인하하니까 주가 겁나 오르겠네~~~ 라는 Bad is good에 대한 프레임에는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보게 됩니다.


참고로 지난 8월 5일 이후 시장이 반등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는 실제 당일날 발표된 ISM 서비스업 지수가 양호했고… 그 이후 발표된 미국의 신규실업수당 청구 건수와 금주 발표된 소매 판매가 시장의 기대를 넘어서는 호조세를 보였기에… 경기 침체는 무신… 이라는 기대를 만들었죠. 미국의 성장이 둔화되지 않는다는 예상에… 주가 반등과 함께 미국의 장단기 국채 금리 상승이 동반되었습니다. 그리고 일본은행은 8월 7일날 금리 인상을 천천히 하겠다면서 항복 문서에 서명을 했죠. 미국 성장 둔화 우려 & 미국 금리 하락 & 일본 금리 인상이라는 세가지 조합으로 만들어진 지난 5일의 블랙 먼데이는 일본의 금리 인상 중단 & 미국 성장 둔화 우려 완화 & 미국 금리 상승에 힘입어 강한 상승세로 전환될 수 있었던 겁니다. 그런 면에서 오늘 발표된 GDPNoW의 고전과 달러 약세 & 엔 강세 전환은 다소 부담스러운 이슈라고 할 수 있죠.


금융 위기 이후 전세계가 저성장의 늪에서 헤매었죠. 이후 2013년 5월 버냉키 전 연준의장이 테이퍼링을 선언할 때 미국의 성장은 독보적으로 개선되기 시작했고… 그 흐름은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져왔습니다. 예외주의(Exceptionalism)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미국의 성장은 독보적이었죠. 그런데.. 그 성장이… 꺾일 듯 꺾일 듯할 때마다 연준이 돈 퍼붓고… 재정으로 퍼붓고… 일본은행이 엔 캐리로 퍼붓고… 이렇게 아슬아슬 이어지던 성장이… 재차 주춤해지려는 모양새입니다. 실제 그 성장이 약해지려는 듯한… 그 속도가 둔화되려는 순간… 하필 일본이 금리 인상 카드를 들이밀면서 우리는 블랙 먼데이를 만났던 것이죠. 미국의 성장은 이어져야 하는 건가요… T.T


어렸을 때 스피드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죠. 시속 80마일 밑으로 속도를 떨어뜨리면 폭발하는 버스… 온갖 위험한 상황에서도 그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계속해서 버스를 몰았던 산드라 누님에 대한 기억이 생생합니다. 거의 막판에는 그 버스를 공항 활주로로 밀어넣으면서 계속해서 그 속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었죠. 마치 지금의 미국 경제를 보는 듯한 모습입니다. 성장의 속도를 줄일 수 없는… 줄이게 되면 엔 캐리와 같은 폭탄이 터지는… 그런 것 아닐까요. 이제 미국이라는 버스는 어디서 다시금 추동력을 찾을 수 있을까요.. 다른 나라의 성장을 가져오는 방향으로 전환하지 않을까 싶네요… 과거 87년 실제 블랙먼데이 이후… 성장의 축을 일본으로 돌리면서 당시의 충격에서 벗어났던 것처럼요… 다만 아름답게 벗어나기에… 당시와 다른 것은 바로 인플레이션인 듯 합니다. 제 때 좀 잡아주지…T.T 네.. 차주 잭슨홀에서 파월 의장이 이런 고차 방정식… 살얼음판을.. 그리고 미국 경제라는 버스를 어떻게 몰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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