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탈석탄, 에너지 독립 수요로 2차 태양광 붐

1차 붐에 비해 지붕형 중심, 대규모 태양광 단지 조성도 증가세
에너지저장장치, 그린수소 생산과도 연계 추세


탈석탄, 에너지원 다변화 수요 속에 체코에 제2의 태양광 붐이 불고 있다. 지난 2008~2013년 있었던 1차 태양광 붐이 대형 태양광 단지 설치 중심이었다면 2~3년전 부터 불고 있는 2차 붐은 지속 가능성에 중점을 둔 소형 지붕형, 자체 소비용 태양광 설치가 주를 이루고 있다. 전력관리청(ERO) 자료를 봐도 주로 대형 단지 사업자인 태양광 운영 라이센스 사업자 신규 취득 건수가 2009~2013년에 2800건이었던데 반해 2014~2023년에는 400여 건에 불과했다. 1차 붐이 정부 보조금과 우호적인 FiT 가격보장제로 지지된 만면, 최근 2차 붐은 2033년 석탄발전 중단, 러-우 사태에 이은 에너지원 다변화 수요라는 시장 상황에 의해 촉발된 측면이 크다. 여기에 EU현대화기금, New green savings 프로그램에 의한 보조금 지급, 관련 장비가격 하락*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주*: Greenbuddies에 따르면 설치비가 수년전 400만 유로/㎿에서 지금은 수십만 유로/㎿까지 하락

1차 붐은 2009~2010년 FiT(가격보장제) 등의 영향으로 단기간 2GW 이상 설치되는 등 과잉투자 양상을 보인 끝에 10년 이상 정체기를 겪었으나, 2023년 신규 설치 용량은 1GW급으로 13년만에 최대치 기록했다. 저탄소 기조 강화와 함께 체코 정부도 국가 에너지 정책상 2033년 석탄발전 종료를 목표로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이 중에서 태양광 설비규모를 2030년까지 10GW 수준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2023년 신규 태양광 설치 1GW에 달해, 건수로는 소형 지붕형이 97% 차지

태양광협회에 따르면, 체코 내 태양광 발전설비 총용량이 최근 2년간 급증한 끝에 2023년말 기준 2년전보다 57% 증가한 3,455㎿로 집계됐다. 2023년에만 신규 설치 용량이 970㎿로 전년 대비 3배 이상을 늘었다. 2009~2010년에만 2GW 설치, 이후 10여년 간 정체기를 겪은 것을 고려하면 2022~2023년 나머지 중 85% 이상(약 1.3GW)이 설치된 셈이다.

건수로는 2023년 신규 설치 건수가 8만2799건으로, 이는 2022년말 기준 누적 설치 건수 8만4831건과 맞먹는 실적이다. 이로써 2023년 말 기준 누적 설치 수량이 16만7630건으로 늘었고 체코 정부가 당초 목표로 제시한 2025년 지붕형 태양광 설치 10만 개 목표를 초과 달성한 셈이다.

지난 5년간(2019~2023년) 태양광 설비 신규 설치건을 봐도 2019년 3400여 건에서 2023년 8만3000건으로 4배 이상 급증, 관련 투자비용은 2019년 10억 코루나(4260만 달러)미만에서 2023년 450억 코루나(18억 유로)로 45배 급증했다. 대형, 소형 태양광 모두 당분간 설치 확대가 지속되고, 스마트기술 접목도 이어질 것이란 기대다.

<체코 신규 태양광 설비 설치 현황>
(단위: ㎿, 개)

[자료: 체코 태양광협회]

체코 환경부가 주관하는 주택 에너지효율 지원 프로그램인 New Green Savings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주택의 지붕형 태양광 설비는 평균 용량 10.3㎾p급 소형으로, 2023년 전체 태양광 설비 설치 건 중 97%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주택에 태양광 설비 설치 시 New Green Savings 프로그램에 의해 최대 16만(6830달러)~20만 코루나(8540달러)가 지원* 되며, EU에서 할당받은 국가회복기금(NRP), 현대화기금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공장, 창고, 사무빌딩, 쇼핑센터 등 상업용 시설 지붕형 태양광 설치도 증가하는 추세다.
  주*: 2023년 기준, 최대 10㎾p 급 태양광 설비(리튬배터리 저장장치 포함)를 신규 설치하고 전력망과 연결시 지원 수혜 가능. 2024년 2월부터 최대 지원금은 16만 코루나(6830달러)로 조정

대규모 태양광 프로젝트도 증가세

최근 태양광 설비가 급증하고 있지만 과거 10여 년의 정체기를 보냈고 지붕형 소형 중심으로 진행되다 보니 총전력 생산에서 태양광이 차지하는 비중은 4%대에 불과, 아직은 네덜란드(18%), 스페인(14.6%)등은 물론 EU 평균 및 인근국* 보다 낮은 상태다.    
  주*: 2023년 폴란드는 4.5GW, 오스트리아는 2GW의 신규 태양광 설치

체코 전력생산의 40% 내외를 차지하는 석탄을 대체하고, 조기 석탄발전 폐쇄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지붕형, 소형으로는 한계가 있고 대규모 태양광 단지 프로젝트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운영중인 10㎿ 이상급 대형 태양광 발전소는 대부분 2010년 전후 1차 태양광 붐 동안에 개발된 것으로, 이 중 최대 규모는 과거 군사지역에 설치된 55.8㎿급 Ralsko(35.8㎿)와 Mimon 발전소(15.7㎿)로 ČEZ(전력공사)가 운영 중이다. 다음 규모인 27억 코루나(1억1530만 달러)가 투자된 Vepřek 발전소(35.1㎿급)로 82.5㏊ 부지에 18만6960개의 태양광 패널이 설치됐다.

과거 태양광 발전단지가 주로 중소기업, 투자사에 의해 개발됐던 반면, 최근에는 CEZ, JUFA, Enery, DECCI 같은 중대형 에너지 전문기업, 투자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기존 태양광 단지 인수 및 확대 프로젝트도 활발해지고 있다. 탈석탄, 에너지원 다변화 필요성 증가, EU 현대화 기금 지원으로 대표 에너지전문기업들의 대형 태양광 발전단지 건설 프로젝트도 늘어나는 추세다. 현지 컨설팅 A사의 에너지분야 관계자는 장기간 태양광에 대한 대규모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2021년 현대화기금의 태양광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저탄소 기조 강화에 더해 러-우사태로 태양광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대형 태양광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2021~2030년 중 5000억 코루나(197억 유로)를 투입할 현대화기금*이 대규모 태양광 단지 조성 재원으로 주목 받는다. 현대화기금 중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지원되는 RES+ 프로그램에 전체의 20%인 1000억 코루나(43억 달러)가 배정됐고, 이중 2021~2023년 중 RES+ 통해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170억 코루나(7억2600만 달러)가 지원됐다.
  주*: 특정 EU 회원국의 저탄소 기술개발, 에너지 현대화를 지원하는 기금으로 체코에 전체 기금의 15.6% 배정
  주**: 현대화기금은 EU ETS(탄소배출거래제도) 거래수익금 등으로 재원이 조성되며, 탄소배출권 가격 상승으로 기금 규모도 증가(’21년 1540억 코루나 → ’22년 3900억 코루나 → ’24년 5000억 코루나 이상)

현대화기금 지원 등에 힘입어 2023년에만 48개의 500㎾급 이상 대규모 태양광 발전 단지가 건설됐다. 이 중 최대규모 건은 기존 태양광 단지에 추가로 건설된 7㎿급 Stříbro(Plzen 지역) 태양광 단지로, 현대화기금에서 3250만 코루나(140만 달러)가 지원됐다. 이외 오스트라바 인근 7㎿급 Orlova 태양광 단지(현대화기금에서 4,200만 코루나[180만 달러] 지원)도 2023년 5월 부터 운영 중이다.

ČEZ의 4.3㎿급 Křižany(Liberec 지역) 태양광 단지는 ČEZ가 건설한 최초의 대규모 태양광 단지(현 운영 태양광은 기존 태양광 단지 인수)로 추가 대규모 태양광 단지의 확대 건설을 위한 사전 설계, 조립, 운영 검증을 위한 시범 프로젝트로 가동 중이다. 이외 SUAS 그룹도 6300만 코루나(270만 달러)를 투자해 광산지역이던 Lipnice에 2.7㎿급(6,000개 패널) 태양광 단지를 자사 최초로 건설해 2023년 2월 부터 운영 중이다.

ČEZ의 경우 2040년까지 탄소중립 장기전략으로 재생에너지 용량을 2025년까지 1.5GW, 2030년까지 최대 6GW로 확대한다는 목표하에 2023~2027년에 태양광 및 풍력에 940억 코루나(4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ČEZ는 2023년 태양광 부문에서 현대화기금 지원의 최대 수혜사로 총 25건의 태양광 프로젝트에 대해 31억 코루나(1억3200만 달러) 지원을 승인 받았고, 이를 통해 720㎿급 태양광 단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일례로 Chomutov 지역에 대규모 태양광 단지를 개발 중이며, 이 중 최대 규모인 243㎿급 Prunéřov I 태양광 단지에 42억 코루나(1억8000만 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추가로 100㎿급 이상 태양광 단지인 Tušimice II과 Vysočany – Plató 건설도 추진 중으로 2026년 초 착공할 계획이다. 그 외 48㎿급 Brundal 단지 등 총 235㎿급 20개 태양광 단지 개발을 추진 중이다.

에너지저장장치, 그린수소 생산과 연계한 태양광 프로젝트도 증가

날씨에 따른 태양광 설비의 전력생산 불안정성 보완을 위해 에너지저장장치(ESS) 동반 설치도 증가하는 추세다. '23년 신규 설치 태양광 설비의 90% 이상에 저장장치가 설치됐고, 규모도 전년 대비 3.5배 증가한 총 917㎿h에 달했다. 체코의 지붕형 태양광 설비 중 배터리형 저장장치 설치 비중은 유럽에서도 높은 92%에 달한다. 반면, 산업 및 기업용 태양광 설비의 경우 ESS 설치 비중이 40.3%로 낮고, 1㎿급 이상 발전설비의 경우 ESS 설치 비중이 1.4%에 불과하다.
  주*: 2023년 말 기준 태양광발전 설비에 연계된 배터리저장장치 총 용량은 1,432㎿h

최근 들어 대규모 태양광 설비에도 ESS 설치가 늘고 있고, 대표적으로 재생에너지 전문기업인 Solar Global은 ESS를 설치한 태양광 설비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23년 현대화기금 지원 승인을 획득한 총 65㎿급, 47건의 태양광 프로젝트 중 39건에 ESS를 설치 예정이다. 일례로 12.5㎿ 규모의 Lišany(Žatec 지역) 태양광 단지에 3㎿h 용량의 배터리 저장장치가 설치된다.

ESS 외 태양광과 접목한 수소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Solar Global은 2023년 10월 Napajedla(Zlin 주)에서 태양광 및 풍력 활용 그린수소 생산 목적의 체코 최초 상업용 전해조 운영 개시에 들어갔다. 정유.화학기업으로 체코 최대 수소 생산, 소비기업이기도 한 Orlen Unipetrol도 그린수소 생산 위한 태양광 단지 프로젝트를 진행 중으로, 자사 생산시설이 있는 Litvinov에 60㎿급 태양광 발전단지와 26㎿급 전해조를 설치해 2028년부터 연간 4500톤의 그린수소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그 외 Veolia, Sev.en Energy, Diamo, Green Power Investment 등에 추진 중인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도 태양광 활용을 고려 중으로, 향후 그린수소 생산 목적의 태양광 프로젝트도 늘어날 전망이다.

시사점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2~3년 전부터 체코에서 2차 태양광 붐이 불고 있다. 수요 증가 요인은 탈석탄, 에너지 독립 수요에 더해 EU 기금 지원, 관련 장비 단가 하락이 꼽힌다. 1차 붐이 가격보장제, 정부 지원 등에 의존한 프로젝트 중심이었던데 반해 지금의 수요는 소형 지붕형 설치가 주를 이루고, 대규모 태양광 단지 조성도 다시 증가하는 특징을 보인다. 여기에 태양광 불안정성 보완을 위한 에너지저장장치 및 그린수소 생산과 연계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이에 태양광 패널, 인버터, 변압기, 배터리, 전해조, 수소 생산 장비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상황으로 동서유럽의 제조, 엔지니어링 거점국가인 체코를 기반으로 태양광 등 대체에너지 시장 진출에 관심을 가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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