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OLKONG
캐나다, 제로 플라스틱 정책이 가져온 현지 시장 트렌드는? 본문
일회용품 6종 판매 금지 등 향후 플라스틱 규제 범위 확대 전망
현지 기업, 친환경 패키지 개발 및 신규 서비스 도입 등 적극적인 대응
대안 패키지, 용기 대여, 리필 스테이션 등이 새로운 트렌드
캐나다 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친환경, 제로 플라스틱 폐기물 정책과 함께 캐나다 소비재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작년 12월, 비닐봉지, 포장용기 등 일회용품 6종의 캐나다 내 제조 및 수입이 금지된 이래 올해 12월 20일부터는 판매도 전격 금지된다. 이와 함께 현지 기업들도 대체재 도입, 패키지 개선, 신규 대안 서비스 이용 등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오고 있다. 향후 식품 포장재로 규제 범위도 점차 확대될 계획에 있어 앞으로도 새로운 친환경 제품과 서비스가 지속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캐나다의 제로 플라스틱 폐기물 정책과 현지 기업의 협력
연방 정부와 주 정부는 2030년까지 제로 플라스틱 폐기물 달성을 위한 'Zero Plastic Waste Agenda' 전략을 2018년 수립한 이래 대중 교육, 해양 폐기물 관리, EPR(생산자책임 재활용제)과 같은 다양한 정책을 적극 추진해 오고 있다. 작년 6월 연방 정부는 일회용 쇼핑백, 식기류, 포장용기, 커피스틱, 빨대 등 6가지 플라스틱 제품에 대한 일회용품 플라스틱 금지 계획(Single-use Plastics Prohibition Regulations)을 발표했다. 작년 12월부터 규제 품목의 캐나다 내 제조, 수입이 금지됐고 올해 12월 20일부터 판매도 전격 금지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연방 정부는 지난 8월 새로운 추가 규제 수립 계획을 발표했다. '신규 오염 방지 계획(P2 계획, Development of a pollution prevention)'은 1차 식품과 직접 접촉하는 플라스틱 포장을 줄이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한다. 세부 목표로는 2026년까지 농산물의 75%를 제로 플라스틱 포장으로 유통∙판매하는 것, 그리고 2028년까지 1차 식품 플라스틱 포장재의 100%를 재사용, 재활용, 또는 퇴비화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본 계획의 상세 규제 내용은 의견 수렴 기간을 거쳐 올해 말에 발표될 예정이다.
현지 기업 또한 자발적으로 플라스틱 폐기물 감소 및 재활용 노력에 동참해 오고 있다. Loblaws, Walmart Canada, P&G Canada 등 50여 개의 현지 주요 소비재 유통 기업은 2021년 5월 설립된 '캐나다 플라스틱 협약(Canada Plastics Pact)'에 단체 서명했으며, 2025년까지 플라스틱 오염 방지 및 순환경제 달성을 목표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요 실천 내용으로는 '골든 디자인 규칙(The Golden Design Rules)' 준수가 있다. 골든 디자인 규칙은 국제 소비재 포럼이 개발한 플라스틱 포장 디자인 가이드라인으로 총 9가지의 지침으로 이루어져 있다.
협약에 서명한 기업 외에도 많은 현지 중소기업도 골든 디자인 규칙에 기반한 패키지 개발에 노력하고 있고, 캐나다 정부 또한 대외적으로 골든 디자인 규칙 활용을 장려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캐나다의 지속가능한 소비재 시장을 선도하며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현지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트렌드 ① – 플라스틱 프리 친환경 패키지
테이크아웃 서비스를 제공하는 요식업계는 기존 플라스틱 포장재 대체를 위해 종이, 섬유 등의 대안 소재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대표 사례로는 캐나다 내 3600여 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 커피체인 Tim Horton이 있다. Tim Horton은 작년 말부터 테스트 기간을 거쳐 플라스틱 일회용품을 종이와 섬유 소재의 식기류, 용기, 컵 뚜껑 등으로 교체해 오고 있다. Tim Horton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제품 교체로 연간 9000만 개에 달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감소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하며, 자체 운영 중인 지속 가능성 프로그램인 'Tims for Good'을 통해 포장재 축소, 제거 등 여러 방안을 지속 연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캐나다 최대 제빵 전문기업인 빔보캐나다(Bimbo Canada)는 북미 지역 최초로 100% 재활용 가능 판지 소재의 빵 봉지 클립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연간 약 200톤에 해당하는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 절감이 가능하다. 클립은 84일 만에 생분해돼 더욱 환경친화적이다. 판지 클립은 식품 신선도 유지 여부 확인을 위해 냉장, 냉동고 온도 환경에서 철저한 테스트를 거친 뒤 도입됐다. Bimbo Canada는 2023년에 개최된 캐나다의 Clean50 어워드에서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사업 운영의 모범 사례로 인정받아 ‘최고 프로젝트’ 상을 받았다.
캐나다의 친환경 생활용품 및 퍼스널 케어 브랜드인 Attitude는 최근 기존의 헤어 케어, 바디 케어, 생활 세제 제품의 패키지를 플라스틱에서 알루미늄 소재로 새롭게 리뉴얼했다. 알루미늄 소재가 내구성이 강하고 부식에도 강해 재사용 용기로 적합하다는 것이 Attitude의 설명이다. 완제품을 구매한 뒤에는 별도 판매되는 대형 리필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사용 후 100% 재활용이 가능한 Plastic-Free 화장품 라인도 새롭게 출시됐다. FSC 인증을 받은 종이에 생분해성 필름을 사용한 화장품 패키지는 100% 재활용이 가능하다. Attitude는 최근 몬트리올에 제로 플라스틱 부티크를 새롭게 오픈했으며, 부티크에서는 친환경 제품 판매와 함께 리필 서비스가 제공된다.
밴쿠버에서 작은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제로 플라스틱 세제용품 브랜드 Tru Earth는 2019년 창업 이후 작년까지 3년 동안 약 944%의 매출 증가율을 달성했다. 대표 제품인 고형 세탁 세제는 지금까지 1억 개 이상의 세제 플라스틱 통 감소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품은 컴팩트한 크기의 스트립 형태로 제작돼 어떤 온도의 물에도 쉽게 용해된다. 종이 패키지를 사용해 폐기물을 최소화했으며, 제품 무게도 가벼워 제품 운송에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 절감에도 효과적이다. 북미지역에서 높아진 인지도를 기반으로 전 세계 6000여 개 오프라인 매장 진출에 성공했다. 자사 운영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78개국 120만 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트렌드 ② –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
정부 규제 대상인 일회용 포장용기 대체에 초점을 맞춘 재사용 대여 서비스도 새롭게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밴쿠버 기반 스타트업 ShareWares는 음료 컵 대여∙세척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페에서 음료 구매 시 소정의 보증금과 함께 음료 컵을 대여하고 사용이 끝나면 지정된 수거통에 반납해 보증금을 돌려받는 시스템이다. 각 컵에는 용기 반환을 위한 QR 코드가 부착돼 있고 코드를 통해 가까운 수거통 위치 확인도 가능하다. 반납된 컵은 전문적인 세척, 소독 과정을 거친 후 재사용 된다. ShareWares는 지난 4월 순환경제를 촉진하는 사업 모델로 인정받아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 정부에서 30만 캐나다 달러의 지원금을 받았다. 이에 힘입어 ShareWares는 현지 최대 커피 체인 Tim Horton과 식품 배달 플랫폼 Skip the Dishes를 비롯, 밴쿠버 지역 주요 레스토랑과 파트너십을 맺으며 서비스 지역을 빠르게 확장해 나가고 있다. 동부 지역에서도 유사한 서비스로 Friendlier가 운영되고 있다.
밴쿠버 기반 스타트업 Reusables는 내구성이 뛰어난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된 포장용기 대여 서비스를 시작했다. 매달 5캐나다 달러의 멤버십 비용을 지불한 소비자는 밴쿠버 소재 파트너 레스토랑에서 Reusables의 용기 대여 및 반납이 가능하다. 고품질의 스테인리스 스틸 용기를 사용하고 멤버십 방식으로 운영돼 용기 수거율이 높고, 파트너 레스토랑은 기존 포장용기 구매 비용을 최대 50%까지 절감할 수 있다. Reusables는 북미 최대 배달 플랫폼인 UberEats와 현지 프랜차이즈 체인 Earls, JJBean 그리고 BC주 내의 대학과 영화 촬영 현장과도 파트너십을 확장하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트렌드 ③ – 제로 플라스틱 리필 서비스
식품, 세제, 화장품 등의 리필 서비스 역시 현지 소비재 시장에서 주목받는 트렌드 중 하나이다. 퀘벡주 스타트업인 ECOBORNE는 친환경 세제와 비누 등의 세정 제품 리필이 가능한 자동판매기 형식의 리필 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판매기는 퀘벡주에서 설계∙제조됐으며 소비자가 공병을 가지고 직접 제품을 구매하고 충전하는 형식이다. 리필 구매 시 ECOBORNE의 기존 제품 구매 비용 대비 최대 20%의 비용 절약이 가능하다. ECOBORNE는 리필 스테이션 운영을 통해 지금까지 2만 개 이상의 플라스틱 용기 사용량을 절감해 왔다. 리필 스테이션은 퀘벡 지역 중심으로 운영되며, 대형 마트 체인인 Provigo, Metro Plus와 달러숍 체인 Dollarama 등에 Ecoborne 리필 스테이션이 운영되고 있다.
수년 전부터 등장한 제로웨이스트 상점들은 캐나다 전역에서 안정적으로 사업 규모를 확장하는 추세이다. 매장은 포장재를 최소화한 제품을 판매하거나 재사용 가능한 용기에 제품을 리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기와 야채부터 조미료, 밀가루, 파스타 등의 건조식품, 생활용품, 애완동물 용품까지 다양한 품목을 취급한다. 소비자는 개인 용기를 지참하거나 소정의 보증금을 지불한 후 용기를 대여할 수 있다. 리필형 품목은 무게를 기준으로 비용이 측정된다. 현지 제로웨이스트 상점 매장 관계자는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플라스틱 폐기물 규제가 시행된 이후 제로 플라스틱 제품 및 서비스 이용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전하며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매장에 들여오고 있다고 전했다.
시사점
캐나다의 제로 플라스틱 폐기물 정책은 단순히 폐기물의 감소를 넘어, 현지 소비재 시장의 근본적인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현지 대형 기업부터 소규모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정부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며 친환경 제품 개발, 서비스 모델 변화, 소비자와의 새로운 소통 방식을 찾아내고 있다. 또한 플라스틱 폐기물 절감을 위한 새로운 트렌드는 현지 소비자들의 친환경을 고려한 소비 습관 형성에도 장기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변화는 캐나다에 진출하거나 협업을 고려하는 우리 기업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우리 기업은 캐나다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단순한 제품이나 서비스의 질을 넘어 친환경적 가치와 지속 가능성을 중심으로 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더불어, 글로벌 환경 문제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어, 이러한 캐나다의 사례를 글로벌 시장 전반에 걸친 친환경 비즈니스 전략 수립에도 참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SITE_NO=3&MENU_ID=180&CONTENTS_NO=1&bbsGbn=243&bbsSn=243&pNttSn=2054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