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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의 나라’ 호주, 5대 광물 ‘종합세트’ 가진 중국…“세계는 지금 핵심 광물 확보전” [이젠 광물力 시대]/배터리부터 소재·화학사까지…거세 본문
‘리튬의 나라’ 호주, 5대 광물 ‘종합세트’ 가진 중국…“세계는 지금 핵심 광물 확보전” [이젠 광물力 시대]/배터리부터 소재·화학사까지…거세
DDOL KONG 2023. 8. 6. 08:45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첨단산업 발전과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으로 배터리 산업은 경제성장을 이끌어갈 가장 주목받는 분야로 꼽힌다. 배터리는 소재 특성에 따라 에너지 밀도, 수명, 출력 등 성능이 크게 좌우되고 소재의 원가 비중이 높기 때문에 소재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2040년 관련 핵심광물의 수요가 2020년 대비 4배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 속에 배터리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을 위한 각국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배터리 5대 핵심광물인 ‘리튬·니켈·코발트·망간·흑연’의 매장과 생산은 몇몇 국가에 편중돼 있는 실정이다. 기회를 맞은 자원 부국들은 ‘자원 무기화’에 나서고, 이를 얻으려는 국가들은 배터리 동맹군까지 결성해가며 치열한 확보전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는 배터리 핵심 광물을 특정국에 의존하는 정도가 주요 경쟁국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특히나 공급망 다양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미국지질조사국(USGS) 자료(2022년 기준)에 따르면 5대 핵심 광물 모두 전년에 비해 생산량이 늘었다. 경제성이 높아지면서 생산 이점이 커진 탓이다. 광물별 생산량 1위국가는 리튬 호주, 니켈 인도네시아, 코발트 콩고민주공화국, 망간 남아프리카공화국, 흑연 중국으로 집계됐다.
‘하얀 석유’라는 별칭을 가진 리튬은 확보 경쟁이 가장 치열한 광물이다. 리튬은 배터리 4대 구성요소 중 하나인 양극재 생산에 쓰인다. 양극재 원가의 40~50%, 배터리의 20~30%를 차지한다.
전세계 리튬 생산량(13만t)의 46.9%(6만1000t)가 호주에 집중돼있다. 호주는 리튬 뿐만 아니라 니켈(16만t·4.8%), 망간(330만t, 16.5%), 코발트(5900t·3.1%) 등 배터리 5대 핵심 광물 중 흑연만 제외하고 모두 생산량 5위 안에 들어가는 독보적인 자원부국이다.
다음으로 리튬 생산량이 많은 곳은 칠레로, 3만9000톤(30%)을 생산했다. 이어 중국 1만9000t(14.6%), 아르헨티나 6200t(4.8%), 브라질 2200t(1.7%) 순이다.
매장량 기준으로는 칠레가 930만t(35.8%)으로 1위, 아르헨티나가 270만t(10.4%)으로 3위에 올라 전세계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 국가들이 서둘러 ‘리튬 국유화’를 선언한 이유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리튬 수요는 2040년까지 40배 증가할 전망이다. 배터리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도 리튬의 글로벌 수요가 올해 67만5000t에서 2030년 273만9000t으로 4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리튬은 단기간 내에 생산량을 확대하기 어려워, 폭증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중국도 리튬 분야 큰손이다. 생산량은 14.6%지만 제련·정제 단계로 오면 중국의 점유율은 65%로 훌쩍 뛴다. 중국은 5대 광물을 모두 생산하는 전세계 유일한 나라이기도 하다. 니켈은 3.3%(7위), 코발트는 1.2%(12위), 망간 5%(4위), 흑연 65%(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광물이다.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전기차 주행거리와 에너지 밀도가 개선된다. 160만t을 생산하는 인도네시아가 독보적 1위(48.5%)며, 2위는 필리핀(33만t, 10%), 3위는 러시아(22만t, 6.7%) 순이다.
니켈 1위국 인도네시아와 리튬 1위국 호주는 ‘배터리 동맹군’을 갖는 파트너십을 최근 결성했다. 니켈·리튬이 뭉치면 글로벌 배터리의 판을 흔들 수 있는 막강한 위력을 가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리나라도 지난달 정부 차원에서 인도네시아와 니켈 등 배터리 핵심 광물의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급증이 예상되는 인도네시아 전기 이륜차 시장에 맞춰 이륜차용 파워트레인 공장을 건설하고 배터리 재활용을 위한 자원 순환 투자까지 협력의 폭을 넓히기로 약속했다.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전구체를 구성하는 필수 원료인 코발트는 전 세계 매장량이 830만t에 불과한 희귀 광물이다. 콩코공화국이 매장량 400만t(48.2%), 생산량 13만t(68.4%)으로 독보적이다.
일본 정부는 최근 콩고와 잠비아·나미비아 등 아프리카 정부와 전기자동차 배터리 핵심 광물 공동 개발을 하겠다고 밝혔다. 첨단산업 공급망에서 탈(脫)중국을 위한 행보다.
하지만 중국이 수년간 콩고를 중심으로 아프리카 광물 자원 장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왔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탈중국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2020년 기준 콩고의 19개 코발트 생산 광산 가운데 중국 기업이 소유하거나 지분을 보유한 곳은 15개로 나타났다.
망간의 경우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매장량(6억4000만t·37.6%)과 생산량(720만t·36%)로 모두 1위다. 망간은 배터리를 안정화 하는데 중요한 광물이지만, 원소 중 지구 지각에 3번째로 많이 함유된 금속이어서 가격이 저렴하다. 때문에 배터리에서 니켈과 코발트 등 고가의 원료 비중을 줄이고 망간 비중을 높인 ‘하이망간’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이 희토류에 이어 자원무기화로 삼으려는 천연 흑연은 중국의 생산량이 65.4%에 달한다. 매장량은 튀르키예가 27.3%로 가장 많지만 생산량에서는 중국의 점유율이 단연 선두다. 흑연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음극재를 만드는 데 필수적이다. 중국이 희토류와 흑연의 수출을 막으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전기차 생산 대란’이 촉발될 수 있다.
우리나라도 흑연 매장량 비중이 0.5%이나 생산이 거의 이뤄지지 않다가 2021년에 1만t, 2022년에 1만7000t으로 늘었다.
배터리 수요로 몸값이 뛴 핵심 광물 자원 부국들은 수출 통제와 채굴권 독점에 나서고, 신재생·배터리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한 선진국의 자원 확보전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미국은 해외 자원 의존도를 줄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자국 내 리튬 공급망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미 에너지부는 네바다주에서 리튬 채굴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호주기업 아이어니어에 최대 7억달러(약 9217억원) 자금 대출을 승인했다. 미국은 자금 지원을 통해 네바다주 리튬 광산에서 매년 37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리튬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유럽연합(EU)도 조만간 중요 광물 원자재 공급망 확보를 위한 ‘핵심원자재법(CRMA)’ 입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리튬·마그네슘·천연흑연·희토류 등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국가에 대한 자원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16/0002179565?sid=104
배터리부터 소재·화학사까지…거세진 글로벌 ‘광물 합종연횡’ [이젠 광물力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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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부터 소재·화학사까지…거세진 글로벌 ‘광물 합종연횡’ [이젠 광물力 시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며 국내 기업과 글로벌 광물·소재 기업 간 합종연횡이 거세지고 있다. 광물 자원이 부족한 한국의 특성상 핵심 광물을 보유한 해외 기업들과 협력이 필수 불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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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3사, 앞다퉈 장기구매 계약·공장 신설도
포스코 아르헨티나서 리튬 생산·42만3000t 목표
새만금에 전구체 공장 신설 등 협력 움직임 잇달아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며 국내 기업과 글로벌 광물·소재 기업 간 합종연횡이 거세지고 있다. 광물 자원이 부족한 한국의 특성상 핵심 광물을 보유한 해외 기업들과 협력이 필수 불가결하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최근 광물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이들은 주력으로 생산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 니켈 등 확보에 공을 기울이고 있다. 장기 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지분투자, 합작공장 건립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세계 최대 리튬생산업체인 칠레 SQM과 2029년까지 향후 7년간 10만t(톤) 규모의 리튬을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2020년 3만6000t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지만, 최근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자 공급 물량을 3배 가까이 확대했다.
특히 SQM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가인 칠레, 호주 등에 리튬 광산을 보유하고 있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요구조건을 충족한다.
이밖에도 LG에너지솔루션은 호주(그린테크놀로지메탈스·시라·라이온타운·QPM), 미국(컴패스미네랄), 독일(벌칸 에너지) 등과도 리튬정광, 탄산 수산화리튬, 니켈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SK온은 지난해 칠레 SQM, 호주 레이크리소스, 글로벌 리튬 등과 리튬 공급 계약을 맺었다. 호주 시라와는 천연 흑연 수급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올해 1월에는 미국 우르빅스와 음극재 공동개발협약(JDA) 체결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음극재 개발에 직접 뛰어들어 공급망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지난 3월에는 국내 소재 기업인 에코프로, 중국 전구체 기업인 거린메이(GEM)와 전북 군산 새만금에 양극재의 핵심 원료인 전구체 공장 건설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3사는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에 니켈 중간재 생산법인 설립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삼성SDI도 리튬을 중심으로, 호주 등 미국과 FTA 체결국 광물을 사용하기 위한 다방면의 협력을 펼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배터리 광물 확보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리튬 선제 확보를 위해 2018년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를 인수하고, 지난해부터 현지에 2만5000t 규모의 염수 리튬 1단계 상·하공정을 건설 중이다. 지난 6월 2단계 상공정도 착공했다. 2030년까지 리튬 생산능력 42만3000t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지난 2월에는 호주 진달리리소스와 미국에서 점토 리튬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진달리리소스가 탐사 중인 미국 광구에서 점토 리튬을 시추해 제공하고, 포스코홀딩스가 리튬추출공정 기술을 개발, 사업성을 검토하는 방식이다.
포스코그룹은 6월 중국 CNGR과도 손잡았다. 포스코홀딩스와 CNGR이 6대 4 지분으로 니켈 정제법인을 설립해 황산니켈을 만들고, 포스코퓨처엠과 CNGR이 2대 8 지분으로 전구체 생산법인을 설립해 전구체를 각각 생산하는 방식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5월 화유코발트와 경북 포항 블루밸리산단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전구체와 고순도 니켈 원료 생산라인을 건설한다고도 발표했다.
화학사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LG화학은 지난 2월 미국 광산업체 피드몬트 리튬사의 지분 5.7%를 확보하면서 리튬정광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3분기부터 4년간 20만t을 공급받는다.
지난해 11월에는 고려아연과 약 26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맞교환하고, 원자재와 전구체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작년 6월에는 중국 톈치리튬의 지분 8.75%를 확보하면서 수산화리튬 장기 공급망을 구축했다. 중국 화유코발트와는 새만금에 연 10만t 규모의 전구체 생산 설비를 구축한다.
배터리 소재 사업을 확대 중인 LS도 양극재 회사인 엘앤에프와 1조원을 들여 새만금에 합작사를 설립, 전구체 공장을 신설키로 했다. 연내 공장 착공에 돌입 2025~2026년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2035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가 올해의 5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단순히 광물 공급 계약을 맺는 차원을 넘어 합작사 설립, 신소재 개발 등 협력 관계가 보다 다변화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