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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그린 싱가포르]① 금융허브 되려면 기후대응 잘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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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그린 싱가포르]① 금융허브 되려면 기후대응 잘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DDOL KONG 2023. 6. 28. 06:59

이상기후로 “지속가능한 투자가 좋은 투자” 인식 확산
부실한 기후 위기 대응, 금융 붕괴 초래할 수도
’수퍼 엘니뇨 발생 우려에 글로벌 경제 ‘비상’


“지금 손 놓고 있으면 10년 뒤에는 변화가 어려울 겁니다.”

도합 수천조원을 주무르는 글로벌 금융 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총괄하는 최고 책임자들이 싱가포르에 집결했다. 싱가포르에 본부를 둔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문 사회적기업 ARE(Asia Research and Engagement)가 지난 20일~21일 개최한 컨퍼런스를 통해서다.

‘탈(脫)탄소 가속하는 아시아(Catalysing Decarbonisation in Asia)’ 제목 하에 싱가포르 그랜드 콥튼 워터프론트 호텔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보유 자산 규모가 우리 돈 약 720조원에 이르는 싱가포르 최대 은행 DBS와 870조원을 운용하는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각각 630조원, 260조원을 굴리는 영국계 자산운용사 에버딘과 일본 니코 자산관리 등이 참여해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한 전략을 공개하고 그간의 성과를 소개했다.

이익에 극도로 민감한 세계적 투자 기업의 고위 임원들을 지속가능성 관련 대화를 위해 한 자리에 모인 건 금융허브 싱가포르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싱가포르는 지난해 영국의 싱크탱크 Z/Yen 파트너스와 중국 종합개발연구원(CDI)이 공동 조사해 발표한 글로벌 금융센터 지수 순위에서 홍콩을 제치고 아시아 최고 금융허브에 등극했다. 글로벌 순위는 뉴욕, 런던에 이은 3위였다.

싱가포르의 면적은 서울보다 조금 더 크고 인구는 약 570만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6억5000만 인구의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진출의 전진기지이자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세계 5위(7만2794달러, 지난해 세계은행 기준) 역내 최대 선진시장으로 중요성과 매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있다.

◊ DBS, 아태지역 은행 최초로 ‘탈탄소 선언’

20일 컨퍼런스의 발표자로 나선 상리시 DBS 기관투자 총괄은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기후변화를 완화하고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를 줄이기 위한)탄소중립 목표 설정에 동참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에 자금줄을 대는 은행이 탄소중립 노력에 동참하는 건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탄소중립은 온난화를 유발하는 탄소를 배출한 양만큼 신재생에너지 발전 등을 통해 탄소를 감축·흡수하는 활동을 벌여 실질적 탄소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것을 뜻한다.

그는 “은행은 기본적으로 고객을 파이낸스 하기 위한 플랫폼”이라며 “우리가 탄소중립 목표를 정한 것도 고객이 속한 국가와 기업의 문제를 이해하고 있고, 고객을 돕기위해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으며, 더 노력할 거라는 걸 알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DBS는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아태지역 은행 중 최초로 유엔 주도하에 설립하는 ‘탄소중립 은행 연합(Net-Zero Banking Alliance)’에 참여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전체 대출 중 30% 이상을 차지하는 에너지와 석유, 자동차 등 7개 주요 산업에 대한 탈탄소 세부 전략도 마련했다.

최근 전 세계가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으면서 지속가능한 경영과 투자는 도의적 책임을 너머 수익·성과와 직결되는 요인이라는 인식이 확산한 것도 관련 이슈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이날 행사에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일본 마이니치신문, 홍콩 유력 경제지 아시안인베스터, 필리핀 일간 데일리인콰이어러 등 유수 매체의 기자들이 참석했다. 국내 매체 중에는 조선비즈가 단독으로 참가했다.

기후위기의 심각성은 지난 2~3주 사이 국제 뉴스만 훑어봐도 짐작할 수 있다.

인도 북부에서는 얼마 전 최고기온이 40∼45도에 이르는 이상고온 현상이 며칠 동안 이어지면서 54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는 지난 15일(현지 시각) 수은주가 46도까지 치솟았다.중국의 수도 베이징의 기온은 지난 22일 41.1도까지 오른 데 이어 23일에도 40도를 돌파했다.

이달 초에는 캐나다 전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연기가 국경을 넘어 미 동부를 급습하면서 미국 뉴욕시가 전 세계 주요 도시 중 ‘최악의 공기질’ 1위라는 불명예를 쓰기도 했다. ‘청정 국가’ 이미지가 강했던 캐나다에서 날아온 산불 연기 때문에 뉴욕의 상징인 ‘자유의 여신상’ 등은 형체를 간신히 알아볼 정도로 대기가 탁해졌다. 뉴욕시 보건당국 책임자는 “이것이 바로 글로벌 기후변화의 모습”이라고 개탄했다.

DBS 상 총괄에 이어 발표자로 나선 가브리엘 윌슨-오토(Gabriel Wilson-Otto)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지속가능 투자 전략 부문장은 이 같은 상황 변화를 염두에 둔 듯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둔 투자가 중요한 본질적인 이유는 더 나은 투자 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잘라말했다.

탄소감축 등 기후변화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이 된 만큼, 거꾸로 제대로 대응을 하도록 길잡이 역할을 잘 하면 투자자(고객)에게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설명이다.

‘그린워싱’도 이번 컨퍼런스의 주요 논점 중 하나였다. 그린워싱은 친환경을 뜻하는 그린(green)과 세탁을 뜻하는 워싱(washing)의 합성어로,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를 의미한다. 그린워싱 문제가 되고 있다는 건 그만큼 환경 친화적인 기업이 이득을 볼 가능성이 커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21일 관련 세션을 진행한 환경법 전문 컨설턴트 숀 쳉(국립 싱가포르대 겸임교수)은 “그린워싱은 기업 평판을 갉아먹는 것은 물론 (소송으로) 막대한 금전적 손실로 이어질수 있다”며 각국 정부와 소비자, 주주의 감시와 규제망이 촘촘해지고 시스템도 갖춰져 가고 있는 만큼 그린워싱 관행은 점차 설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복수의 컨퍼런스 참가자들은 친환경 전환에 대한 지나치게 성급하고 비현실적인 기대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에너지 분야를 예로 들면 하루 아침에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전환은 불가능한 만큼 “왜 아직도 화석연료 돈줄을 대고 있냐”는 식이 비판은 상황을 너무 단순화한 것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속적인 관여를 통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걸 확인하고 종국에는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

◊ 촘촘해지는 감시·규제망... 그린워싱 설자리 사라질 것

부실한 기후 위기 대응이 ‘금융 붕괴’를 초래할 수 있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지난 2021년 9월에는 ‘허리케인 아이다’가 세계 최고 금융허브인 뉴욕을 포함한 미국 북동부를 강타해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우려가 커졌다.

‘열대성 저기압’인 허리케인이 미국 최대 도시이자 세계 경제의 중심인 뉴욕을 지날 경우 인명피해에 더해 기하급수적인 경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는 예전에도 있었지만 10여년 전만 해도 현실이 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였다.

재보험사 스위스리는 당시 발표한 보고서에서 아이다로 인한 보험손실 규모가 미국 연방 홍수보험 손실을 제외하고도 최소 280억 달러(약 36조4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는 7년 만에 ‘수퍼 엘니뇨’가 찾아올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통상 엘니뇨는 서태평양과 동태평양의 수온 차이가 섭씨 0.5도인데, 온도 차가 1.5~2도 이상이면 수퍼 엘니뇨라고 본다.

블룸버그 통신은 강한 엘니뇨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 등을 근거로 미국 경제가 하반기 극복해야 할 3대 변수로 은행위기와 미 정부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 그리고 엘니뇨로 인한 기후 이변을 꼽았다. 엘리뇨에 따른 기상 이변은 농업은 물론 광업, 전력(수력발전)산업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등 경제 여파가 광범위하다.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 다스머스대 지리학과의 저스틴 맨킨 교수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와 수퍼 엘니뇨가 합쳐지면서, 2023~2029년 최소 3조 달러(약 3900조원) 수준의 경제 성장 둔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융허브 싱가포르의 움직임은 더 바빠졌다. 싱가포르의 정부는 최근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여파를 줄이기위해 우리돈 100조원 가까이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싱가포르의 영토 규모와 인구를 고려하면 엄청난 액수다.

여기에 더해 ‘클라이밋 임팩트X(CIX)’로 불리는 탄소배출권거래소도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CIX는 DBS가 싱가포르거래소 등과 공동으로 설립한 플랫폼으로 인공위성 모니터링, 머신러닝·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탄소배출권 거래의 투명성 및 효율성을 제고하고 있다.

탄소배출권 거래활성화를 통해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상승시키는 일은 중요하다. 당분간 현행 저감기술이나 정책으로는 단기간에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려워 탄소배출권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고, 탄소 저감기술과 사업에 대한 발굴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그린워싱 증가 등 부작용 방지를 위해 환경친화기업 ‘화이트리스트’를 직접 관리하고, 이들의 실적을 세계은행이 출범시킨 데이터 플랫폼 기후행동데이터재단(Climate Action Data Trust)에 공시하는 등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친환경 건물을 늘리기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의 40%는 건물에서 배출되는데 싱가포르의 경우 그 비율이 20%에 불과하다 그만큼 친환경 기술 접목 비율이 크다는 이야기다.

금융허브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기후 위기 대응도 잘 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https://n.news.naver.com/article/366/0000912435?type=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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