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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OLKONG

콘텐츠의 미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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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의 미래

DDOL KONG 2018. 10. 24. 02:45

- 1988년 화재의 결과로 옐로스톤은 파괴됐어야 했다. 모든 식물과 동물, 야생 동물이 사라졌어야 했다. 공원 관계자들은 앞으로 몇 년간 풀밭만이 방문객들을 맞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 말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 났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옐로스톤은 폐허 상태였지만, 그 안에 미래 성장의 씨앗을 품고 있었다. 소나무, 가문비나무, 전나무들은 천천히 썩어가면서 화산토에 영양분을 공급했다. 부식을 막아주고 새와 곤충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했으며, 다른 동물들에게도 보호처가 되었다. 산불은 높은 온도로, 로지폴소나무 솔방울의 겉을 둘러싸고 있던 송진을 제거하고 안에 있던 씨앗들은 산림 지표면으로 날려 떨어지게 했다. 수십 년 전에 전문가들이 예측한 그대로였다. 새로운, 유전학적으로 다양한 사시나무들은 자신보다 키 높은 나무들이 사라진 환경에서 마음 놓고 자라났다. 수십 년 동안 옐로스톤에서 자취를 감췄던 희귀한 식물과 동물들이 번성하기 시작했다. 식물들 중에는 30년이라는 세월을 기다리다가 화재가 발생한 덕에 싹을 틔운 것들도 있었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에는 수백 만 에이커에 이르는 대지에 걸쳐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식물들과 동물들이 살고 있다. 그리고 옐로스톤 국립공원 관리인들에게 이 동식물만큼 소중한 자산은 없다. 그런데 그 소중한 자산, 즉 '콘텐츠'가 타버렸다. 그것도 가장 아낀다고 하는 사람들의 방관속에서. 표면적으로는 황당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 이야기 속에는 디지털 화재, 다시 말해 디지털 기술에 의해 유발된 경제적 대화재에 맞서는 엄청난 가르침이 들어 있다.

전 세계 수십억의 사람들에게 자신이 매일 접하는 콘텐츠, 즉 책, 음악, 각종 프로그램, 신문, 영화는 무엇보다 소중한 자산이다. 그렇다면 모든 사업체와 기업가 그리고 창의성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최고의' 콘텐츠를 육성하고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 가치를 훼손하거나 아니면 반대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계기나 도화선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당연하다. 거침없이 추락하는 콘텐츠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콘텐츠를 생산하고 관리하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해결책을 찾으려는 것 또한 당연하다. 이는 외견상으로는 모두 이성적이고 당연한 행동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잘못된 행동이다. 이게 바로 콘텐츠 함정이다.

- 콘텐츠 함정에서 벗어나는 세 가지 방법

첫째, 확산을 불러온 상황을 인식하기보다 빌미에만 집착하는 것이다. 이는 사용자들이 공유와 연결 관계를 택하게 된 원인은 제쳐두고 제품의 특징만으로 성공과 실패가 결정된다고 믿는 것과 같다. 초점을 제대로 맞추지 못한 오류이자 원인과 결과를 잘못 이해한 결과다.

둘째, 콘텐츠를 둘러싼 기회를 잡으려 하기보다 어떻게 해서든지 콘텐츠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이는 제품의 경계를 너무 좁은 범위로 설정해버리는 오류다.

셋째, 디지털 화재에 맞설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하나만 있다고 믿고 최상의 방식만을 끊임없이 찾는 것이다. 화재 주위의 상황과 환경을 고려한 올바른 진압 방법이 무엇인지 알아보려 하지 않는다. 전략이 아닌 일반적인 해결 방법에 의존하는 실수라 할 수 있다.

거의 모든 디지털 영역에서 이런 오류가 발생한다. 그리고 공통점도 있다. 사람들로 하여금 전체적인 연계성을 보지 못하게 하고, 모든 것들을 따로따로 구분해서 보게 만든다.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오류 때문에 사람들은 사실상 가장 중요한 '연결 관계'를 놓치고 만다.

- 콘텐츠 함정과 마찬가지로 연결 관계에도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사용자 연결 관계, 제품 연결 관계, 기능적 연결 관계다. 이 연결 관계들은 개별적으로 그리고 총체적으로, 우리를  콘텐츠 함정 밖으로 이끌어줄 것이다. 이것을 콘텐츠 삼각구조라 부르겠다.

사용자 연결 관계_사건의 도화선보다 확산 원인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

삼각 구조의 첫 번째는 불꽃이 튀게 된 상황이 아니라 불똥 내지는 도화선에 초점을 맞추는 일이다. 이는 옐로스톤 화재가 담배꽁초 때문에 발생했다고 믿는 것과 같다. 사람들은 비즈니스의 성공과 실패의 주요 원인도 이와 같다고 본다. 콘텐츠 세계에서는 하나씩 개별적으로 조명한다. 사용자들이 콘텐츠를 서로 공유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보기보다 '최고의' 콘텐츠를 만드는 일에 집중한다. 천재의 창의력이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그 아이디어를 키우는 방법에만 초점을 맞춘다. 혹은 특정한 위협과 그 위협을 억제하는 방법만 고민한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경우, 한 제품의 성공에 따라 발생한 부작용이 화재의 진짜 원인이 된다. 디지털 산불, 즉 디지털 비즈니스 세계에서 성공과 실패의 전파는 콘텐츠의 질이나 어느 개인의 행위보다는 개인들 간의 밀접한 관계에서 더 많이 비롯된다. 사람들에게 서로 의사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허락하면 양성 도화선은 엄청난 속도로 효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같은 도화선이라 해도 관계를 차단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제품 연결 관계_위협 요소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콘텐츠 함정의 두 번째 형태는 불붙은 나무를 어떻게든 지키려 하는 것이다. 디지털 세계에서는 무너지고 사라질지도 모르는 콘텐츠 하나에 집중한다. 가진 것이 그것뿐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현명한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현재의 아픔보다 내일의 혜택을 바라봐야 한다. 콘텐츠의 죽음이나 붕괴가 아니라 그 안에 숨은 기회에 집중하는 것이다.

기능적 연결_다르다는 것이 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바람직한 이유

콘텐츠 함정의 세 번째 유형은 불을 끄는 옳은 방법이 하나밖에 없다는 믿음이다. 불길에 맞서든지 아니면 타도록 내버려두는 것이다. 디지털 세계를 마주한 콘텐츠 비즈니스에서는 마법의 특효약을 찾는 노력이 일반적이다. 파괴를 막고 가치를 지키는 마법의 특효약을 찾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경쟁사를 모방하라", "다른 이들에게서 배워라", "모범 사례를 적극 수용하라" 등등. 비즈니스의 모든 영역에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이런 조언을 하고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전후 상황을 파악하고 활용하는 것임에도 사람들은 이를 무시한다.   

- 신문사의 잘못은 더 빠르게, 더 싸게, 더 나은 뉴스를 온라인으로 제공하지 못한 것이 아니다. 그런 잘못된 믿음은 콘텐츠 함정에 빠지는 지름길이다. 신문사의 진짜 잘못은 안내 광고에서 들어오는 수익을 보호하지 못한 것이고, 수익의 온라인 이동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이다. 또한 사용자들의 연결 관계를 잡아두는 경쟁에서 디지털 보다 한 발 늦은 것이다. 이런 연결 관계의 역할을 이해하지 못하는 한 그 어떤 노력이나 창의적인 전략으로도 제대로 된 해결책을 찾지 못할 것이다.

- 콘텐츠의 힘을 믿지 말고 연결의 힘을 믿어라.

네트워크 효과의 핵심은 사용자 연결이다. 기술 기업들이 전통적 기업들과 다른 행태를 보이는 듯한 이유도, '공짜' 모델, 빠른 성장, 신속한 시제품화에 그토록 집착하는 이유도 모두 네트워크 효과 때문이다. 네트워크를 갖춘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을 비교해보면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네트워크 제품이 아닌 드레스나 셔츠, 자동차를 생각해보라. 이런 제품을 고를 때는 가격, 품질, 색상, 상점 위치, 서비스 등을 고려한다. 하지만 네트워크 제품은 이런 요소들 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제품을 구입했는지를 고려해서 구매 결정을 내린다. 네트워크 제품은 사용자들이 더 많을수록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IM 서비스,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 페이스타임 같은 영상 채팅, 언어(글로벌화되는 세상에서 영어 사용 인구가 늘어나는 걸 생각해보라), 패션(물론 사용자가 많으면 매력이 떨어지기도 한다)등을 생각해보라. 즉 네트워크 제품은 사용자가 적으면 가치도 떨어진다. 아무리 좋은 전화기나 팩스라도 당신 말고 사용하는 사람이 없다면 어떨까? 그것이 과연 가치 있는 물건일지 의문이 든다. 이런 차이가 얼마나 대단한 결과를 불러오는지 알고 싶다면 멀리 갈 것도 없다. 애플Apple을 보라. 그 파란만장한 역사를.

- 꼭 알아야 할 네트워크의 기본 지침 네 가지

네트워크 효과(네트워크 외부성network externalities이라고도 함)에서는 사용자 간의 연결이 중요하다. 의사소통, 공유, 소셜 같은 요소들이 성공을 결정짓는 단어가 되면서 디지털 시장 어디에서나 네트워크 효과를 볼 수 있다. 기업이 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배워나가면서 다음의 네 가지를 마음에 새긴다면 더욱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제품의 품질로 이기려 할 필요가 없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대결은 결국 끊임없는 노력 대 투자비용 대비 가치의 차이라 할 수 있다. 네트워크의 이점이 없는 제품은 품질 향상을 위해 파격적인 노력을 기울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제품 특성을 만들어내야만 한다. 네트워크 제품의 경우는 일단 선두에 올라서면 느긋이 앉아서 들어오는 돈만 세면 그만이다. 제품의 품질이 향상되지 않아도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에 동참하기 때문이다.

다음에 인용한 쿡의 말이 바로 콘텐츠 함정에 관한 설명이다. 그는 솔직하게 자신의 견해를 밝힌다.

콘텐츠는 귀신입니다. 콘텐츠는 당신이 고객들을 즐겁게 해줄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고 유혹합니다. 당신으로 하여금 사용자가 기여하는 부분을 무시하게 만들죠. 콘텐츠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자신만의 콘텐츠에 빠져들어요. 어떻게 하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콘텐츠, 즉 사용자 누구나 참여해 만들어낼 수 있는 콘텐츠를 얻을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 네트워크는 실수에서 당신을 보호해준다.

오래전부터 제품 혁신에 있어서 중요한 화두는 과연 기업이 좋은 제품을 체계적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성공적인 인터넷 기업의 혁신적 능력에 대해 우리가 논해왔던 모든 것들을 볼 때, 연속적으로 혁신을 이뤄낸 기업은 거의 없습니다. 한 번의 혁신을 이뤄낸 곳이 대부분이죠. 대부분의 기업들이 아직도 집중적으로 그리고 의도적으로 제품 개발과 생산에 의존하고 있어요. 그러나 기업에게 높은 이윤을 안겨주고 경쟁사의 공격을 억제하고 상품의 제조 원가를 극적으로 낮춰줄 수 있는 것은 네트워크 효과입니다. 기업에게 영원히 지속 가능한 이점을 제공하는 것이 네트워크 효과인 것이죠.

· 네트워크는 더 많은 가치와 연결을 창출할 수 있다.

핵심은 네트워크가 단순히 기술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창조해낼 수 있는 것이라는 점이다. 1996년에 나온 포켓몬Pokemon 카드는 그저 재밌고 귀여워 보였지만, 그 카드의 진정한 가치는 사용자 간 카드 트레이드에 있었다. 통신업체, 소액 거래 은행, 항공사 모두 사용자 개개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로 경쟁을 벌인다. 그러면서 '친구와 가족' 프로그램을 이용해 다수의 사용자를 겨냥하기도 한다. <워싱턴포스트>의 와포랩스WaPo Labs가 개인용 맞춤 뉴스 사이트인 트로브Trove를 처음 내놓았을 때는 반응이 그닥 좋지 않았다. 하지만 페이스북과 긴밀한 협조 관계를 맺은 후에는 몇 달 안 돼서 사용자가 1,000만 명 이상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미 기업들은 연결 관계를 창출해내고 있다. 

· 네트워크 효과의 수익과 규모의 수익은 다르다.

규모의 수익과 네트워크 효과의 수익을 혼동하는 문제는 흔히 발생한다. 규모의 수익은 고정비에서 나오지만 네트워크의 수익은 의사소통에서 나온다. 시장에서 네트워크 효과를 지니고 앞서가면 모든 것을 차지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규모에 의존해 경쟁한다면 다른 이들도 똑같은 고정비 지출을 감당할 수있는 여력이 되는 한 당신을 따라잡을 것이다. 콘텐츠 비즈니스는 언제나 콘텐츠 자체로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려 한다. 그런데 이것이 함정이다. 콘텐츠의 힘은, 네트워크 효과의 강력함을 지닌 사용자 연결의 힘에 점차 눌리고 있다.

- 인터피디아는 실패하고 위키피디아는 성공한 이유

앞에서 언급한 실험에서 대중에게 제시한 문제는 짧은 비디오나 텍스트 블로그 같은 간단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문제들과는 다르다. 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수년 혹은 평생을 바쳐가며 연구하던 문제였다. 그런데 대중은 전문가들을 능가하는 해결책을 내놓았다. 이게 도대체 무슨 뜻인가? 이에 대한 설명 중 하나는 대중이 콘텐츠의 전통적 생산 양식을 바꾸어놓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디지털 세상에서는 이미 대중 의존 모델들이 일반적이다. 대중들이 (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의견을 생성하고 (유튜브에서) 비디오를 만들어내며 (구글에서) 내부 프로젝트를 평가하고 (위키리크스Wikileaks에서는) 비밀을 폭로하며 (킥스타터Kickstarter와 고펀드미GoFundMe에서) 기금을 조성한다. 또 중요한 정보를 알아내기도 한다.

성장의 비밀은 콘텐츠 제작이 아니라 공유에 있다. 당신이 콘텐츠를 공유하면 긍정적인 연결 관계 또는 연쇄 고리가 생성되면서 사람들에게 기여하고 싶은 마음을 부추기게 된다. 그런 마음이 사라진다면 대중 역시 곧 사라져버릴 것이다.

인터피디아Interpedia는 위키피디아와 비슷한 시기에 탄생했다. 둘다 인터넷 프로젝트였고 협업에 의해 제작되었으며 참여자들에게 의존했다. 그리고 둘 다 백과사전이었다. 하지만 마코 힐의 지적대로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 "인터피디아는 백과사전을 만들기 위해 사람들이 함께 일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각각의 콘텐츠가 한 사람에 의해 생성되도록 만들어졌죠." 반면에 위키피디아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글을 편집하도록 만들었다. 사람들에게 콘텐츠를 생성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사람들이 하는 일을 연결시킬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 이것이 작지만 중요한 차이였다. 인터피디아가 사라지기 전까지 끌어들인 기여자는 500명, 생산한 글은 50개도 채 되지 않았다.

<허핑턴포스트>를 비롯한 유사 사이트들의 힘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자신의 기여를 공유하는 데서 나온다. 위키피디아가 힘을 발휘하는 이유는 단지 누구나 기여에 참여할 수 있어서가 아니다.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기여를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고, 그러면서도 콘텐츠의 왜곡이나 훼손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미항공우주국의 사례처럼 대중을 기반으로 하는 실험들이 힘을 발휘하는 이유는 단지 누구나 기여할 수 있어서가 아니라 올바른 기여만 선택하도록 디자인 되었기 때문이다.

어느 경우든 진정한 힘은 대중을 콘텐츠 생성에 활용하는 그 자체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진정한 힘은 연결 관계를 최적화하는 데서 온다. 대중을 콘텐츠 생성을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한다면 이 역시 콘텐츠 함정에 빠지는 길이다. 당신이 열어놓기만 하면 사람들이 찾아올거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콘텐츠가 마구 생성될 거라는 생각도 오산이다. 올바른 기여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확실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기여자들이 연결하고 공유하게끔 유도해야 한다. 긍정적인 의견이 오고가는 연결 관계를 만들어내야만 한다. 대중의 참여를 콘텐츠 생산을 위한 새로운 방법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올바른 방안을 확립하지 않으면 똑같은 함정에 빠지고 말 것이다.

- 텐센트는 어떻게 IM으로 천억 달러를 창출했을까

텐센트의 발전과 더불어 수익 구조도 진화했다. 텐센트 수익 창출은 QQ 아바타에서 모바일 QQ로, 그다음은 가상 제품, 소셜 게임 유료화, 그리고 위챗으로 그 주역이 바뀌었다. 텐센트처럼 사용자 연결 관계에 뿌리를 두고 있는 기업은 찾기 힘들다. 이러한 연결 관계를 알아내고 만들어서 그 관계를 반복적으로 수익 창출에 활용한다는 원칙과 기본 제품은 계속 무료로 유지하는 원칙을 지닌 기업은 더더욱 찾아보기 힘들다.

아마도 네트워크 시장에서 왕좌를 차지한 기업에게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 다시 한 번 그 영광을 재현할 방법을 찾아내는 일일 것이다. 인튜이트의 스콧 쿡은 "성공적인 인터넷 기업의 혁신 능력에 대해서 많이들 이야기하지만 그것을 되풀이해서 발휘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한 번 성공을 거둔 기업은 다음의 세 가지 중 한 가지 길로 빠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첫 번째는 새로운 시장에서 네트워크 효과를 구현해줄 다음 번 '대작'을 만들어내는 일에 집착하는 길이다. 두 번째는 첫 번째 성공을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희망을 품고, 기업의 방향을 사용자 경험에서 광고 수익으로 변경하는 길이다. 마지막 길은 애초에 자사의 성공신화를 창조해주었던 사용자 행동에 대해 품었던 깊은 이해심을 잃어버리는 길이다. 그러나 텐센트는 그렇지 않았다. 텐센트는 획기적인 아이디어와 변화를 도입하고 나서, 신제품에 기존의 사용자 연결 관계를 완벽하게 활용했다. 텐센트는 수익이 발생하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광고에 의존하지 않았다. 그보다 연결 관계에서 얻는 가치를 위해 자발적으로 돈을 지불하는 사용자들을 확보하려 애썼다. 그런 다음 연결 관계의 심리 작용에 대한 이해를  더욱 새롭게 다졌다. 이 일들을 반복해서 하고 또 했다. 텐센트는 진정한 연결 관계의 관리가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텐센트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한다.

- 나무가 아닌 숲을 보고, 산이 아닌 산맥의 흐름을 보아라.

고객들 한 명 한 명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거나 그들을 위해 생산하는 콘텐츠에 주력한다면 당신은 결코 성공의 비밀을 풀지 못할 것이다. 성공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데서만 오는 것이 아니다. 성공은 연결을 만들어내는 데서 온다.

- 보완재의 역전 현상이 만든 시너지

보완재란 이런 것이다. 사용자가 두 가지 제품을 함께 사용하는 데서 얻는 가치가 두 제품을 따로따로 사용할 때 얻는 각각의 가치를 더한 것보다 크면 두 제품은 보완재다. 달리 말하자면 2개의 보완재를 함께 팔면 고객은 두 제품을 따로 따로 구입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도 구입할 것이라는 뜻이다. 케첩과 핫도그를 예로 들어보자. 케첩과 핫도그를 따로따로 먹는 것보다는 함께 먹을 때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지 않은가. 케첩과 핫도그처럼 보완재에서는 한 제품의 가치 또는 효용이 다른 제품의 가치와 효용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보완적 관계를 가격 효과price effects의 관점에서 설명할 수도 있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보완재 중 한 제품의 가격이 하락하면 나머지 제품의 수요가 증가한다는 말이다.

이게 음악 산업과 무슨 연관이 있을까? 먼저 CD와 콘서트가 보완재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둘 중 하나의 가격이 하락할수록(따라서 소비량이 늘어난다) 나머지 제품의 수요는 더욱 증가한다. 오랫동안 콘서트는 값싼 보완재 역할을 하며 CD 판매를 밀어올렸다. 하지만 파일 공유가 늘어나고 CD 가격이 떨어지자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그러다가 그들이 라이브 콘서트로 향하게 된 것이다. 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이전에 콘서트란 CD가 라이브 콘서트의 이상적인 보완재이자 광고 도구가 된 것이다.

- 디지털 포멧이 전통 제품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이제까지는 대체재와 자기잠식이라는 단어가 연상되며 걱정이 앞섰다. 이는 디지털 포맷으로 제공하는 콘텐츠가 전통적인 포맷이 제공하는 콘텐츠와 똑같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NFL과 NFL 판타지 리그가 보여주었듯이, 디지털 제품을 전통 제품과 차별화시킬 방법에 대해 창의적으로 생각해보라. 그러면 훌륭한 보완재를 만들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진짜 금광을 발견할 수도 있다. 이것은 절대 판타지가 아니다.

- 스필오버는 또 다른 유형의 제품 연결 관계다. 하지만 하나의 제품이 다른 제품 없이는 무용지물이 되는 보완재, 즉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관계와는 조금 다르다. 스필오버의 파급 효과는 제품의 특징이 아니라 고객 행동에서 나온다. 텔레비전 스필오버는 시청자의 습관에서 발생한다. 시청자의 취향이 특정 방송사의 프로그램들과 일치하거나 혹은 시청자가 선택을 앞에 두고 어찌할 바를 모르기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 이유가 무엇이든 결과는 마찬가지다. 시청자는 일단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을 찾으면 그 방송사 주위에 계속 머무르게 된다. 행동적behavioral 스필오버와 정보적informational 스필오버 현상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스필오버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많은 현상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점을 설명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시청자 집단의 크기가 스필오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한 프로그램이 더 많은 시청자를 끌어들일수록 그 결과로 나타나는 스필오버의 규모도 점점 커진다. 세월이 흐를수록 방송사에서 스포츠를 위해 점점 더 많은 돈을 기꺼이 투자할 의사를 내비치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상대적 희소성relative scarcity도 한몫한다. 20년 전에는 1,000만 명의 시청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콘텐츠를 갖춘 프로그램이 10여 개가 있었고, 방송사는 그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다. 오늘날에는 그 정도의 시청자를 끌어모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스포츠밖에 없다. 아직 주요 방송사라고 할 수 없는 ESPN이나 TNT 같은 방송사들까지 중계권 협상에 끼어든 상황을 생각해보라. 그러면 중계권 가격이 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게다가 연결 관계는 거기서 끝이 아니다. 프로그램 스필오버를 넘어서 스포츠 시청과 관련된 보완재가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라. 고화질 텔레비전이 보완재가 될 수 있다. 음향과 영상이 더 좋아질수록 스포츠를 시청하며 얻는 즐거움도 증가하니 말이다. 온라인 판타지 스포츠와 게임도 보완재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스포츠 중계권, 케이블 가입비, 슈퍼스타의 수입을 직접적인 인기도와 비례해서 설명하려 한다면 이런 현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히트 제품이 중요한 이유는 직접적인 수익도 수익이지만 그에 따르는 여러 간접적인 이익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히트 제품이 말도 안되는 듯 보이는 파격적인 액수를 벌어들일 수 있는 이유는 히트 제품 자체가 인기 있는 자산일 뿐만 아니라, 히트 제품이 다른 제품들에 걸쳐 창출해내는 스필오버 효과와 히트 제품이 가치를 높여주는 보완재 때문이다. 히트 제품에 대한 과잉투자는 인기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연결 관계를 생각해야만 설명이 가능해진다.

- 성공 법칙에 대한 기존의 관점과 태도를 모두 바꿔라.

여러 성공 신화가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핵심은 창조의 귀재, 제품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 또는 뛰어난 혁신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러한 요소들이 성공을 위한 환경을 만들어줄 수는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성공을 유지할 수 없다. 이런 요소에만 제한된 전략을 추구한다면 로또 당첨을 기다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관점을 바꿔 제품 간의 연결 관계를 받아들인다면 당신의 사업은 아마도 훨씬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제품 간의 연결 관계는 콘텐츠 삼각 구조에서 두 번째 축을 담당하고 있다. 기존 제품을 방어하는 대신 그 너머에 존재하는 가치 창출의 기회를 찾도록 하라. 사업을 하면서, 다가오는 불길 앞에서 모든 것을 지키려하기보다는 폐허 속에서도 다시 자라날 수 있는 씨앗을 찾아라. 중요한 것은 지키기 위해 확장하는 것이다.

- 정신없이 남의 뒤만 따라가다 낭떠러지를 만날 수도 있다.

기능적 연결은 어느 한 가지 결정에 의해 발생하는 대가가, 항상 다른 결정들에 달려 있다는 사실에서 시작한다. 만일 구독료를 인상 한다면, 상대적으로 마케팅이 중요해진다. 마케팅에 얼마나 많은 돈을 쓰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라에 관계없이 동일한 형태의 잡지를 제공한다면, 어떤 콘텐츠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반응이 크게 달라진다. 다시 말해 어느 하나의 결정에서 얻는 혜택은 다른 결정에 의해 증폭된다. 또는 하나의 결정에 드는 비용은 다른 결정에 의해 올라가거나 내려간다. 경제학자들은 이런 연결 관계를 '상호 보완성complementarities'이라 부른다. 하나의 선택을 할 때 두 번째 하는 보완적인 선택에 의해 더 효율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 월마트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다른 조직보다 더 스마트하거나 더 빠르거나 또는 더 좋은 조직이었기 때문이 아니다. 월마트의 장점이 빛을 발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경쟁사가 흉내 내기 힘든 무궁무진한 결정들의 연결 덕분이다. 월마트의 장점은 연결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1990년에 월마트는 경쟁사에 비해 2퍼센트 정도의 비용 우위cost advantage를 점했는데, 이는 지역 사무소에 드는 비용을 절약한 덕분이었다. 당시 월마트는 지역 사무소가 하나도 없었다. 지역 사무소는 가격 설정, 매장 관리, 여러 업무 조정 등의 기능을 한다. 그렇다면 월마트는 이런 기능을 어디에서 처리했을까? 가격 책정 같은 일부 기능들은 상점 매니저의 몫으로 할당됐다. 다른 기능들은 기업 본사로 올라갔다.

상점 매니저에게 가격을 자율적으로 책정하게 하는 결정은 매니저에게 자율권을 주는 것에 끝나지 않는다. 매니저가 제품 수요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환경도 함께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월마트는 1970년대부터 정교한 IT 시스템 제작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 팔리는 물건과 팔리지 않는 물건 하나하나에 대한 재고 관리 정보를 매일 제공해줄 수 있는 IT 시스템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상점과 본사 사이에 비교적 매끄러운 정보 전달이 이루어지면서 본사의 관리자들은 더 많은 통제권을 가질 수 있었다.

경쟁업체에서 월마트의 '지역 사무소 두지 않기' 전략을 따라 할 수 없었던 이유는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사무소를 없애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무소를 없애면 매니저 재교육, 인센티브 지급 구조 변경, 정보 기술에 또다시 돈을 들여야만 하니까 말이다. 이런 투자없이 지역 사무소를 없애면 큰 혼란만 벌어질 것이 뻔했다. 월마트의 운영에는 실질적으로 모든 면에서 이와 유사한 논리가 적용되었다. 결정을 하나씩 떼어내서 보기가 힘든 이유가 그 때문이다. 월마트의 유명한 문구 '매일 저렴한 가격'과 그에 수반하는 '할인판매하지 않기' 전략을 생각해보라. 이것도 다른 소매 유통업체에서 따라 하기 그리 어려운 정책처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할인판매와 판촉활동은 대부분의 소매업체에서 엄청나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때문에 따라 하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 월마트는 월말 재고 정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정교한 IT 시스템 덕분에 처음부터 물건을 많이 쌓아놓고 영업할 필요가 없다. 남는 물건이 많지 않으니 할인판매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월마트는 지역 군집regional cluster을 통해서 이런 고충을 해결하려 했다. 한 지역에 매장을 모아놓고 그 지역을 위한 창고와 유통센터를 지어 수익성을 도모할 수 있었다. 군집 전략 없이 소도시에 매장을 개점했다면 경제성이 떨어졌을 것이다. 사람들은 종종 비즈니스의 성공이 다른 어떤 요인보다도 더 나은 결정 혹은 더 스마트한 결정에 달려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월마트의 성공 사례는 이런 믿음을 송두째 바꿔놓는다. 월마트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다른 소매점들이 월마트의 전략을 모방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데에 있다. 월마트가 50년 넘게 지속적인 성공을 거둘수 있었던 이유는 경쟁업체 보다 더 '나은' 혹은 더 '스마트한' 결정을 내리기 때문이 아니다. 그들이 내린 결정들이 너무나도 유기적으로 잘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 우리는 늘 이런 말을 듣는다. 생산하지 말고 수집하라. 사지 말고 구축하라. 페이월을 세워라. 가상 화폐를 만들어라. 당신과 비슷한 콘텐츠를 만들고,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을 지닌 다른 사람들을 참고하라. 그들이 하는 것을 따라 하라. 모방하고 차용하라. 그리고 무슨 일이든 신속하게 하라. 하지만 이런 말을 따라 하다가는 어느새 성공의 반대편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런 말 하나하나가 콘텐츠 함정이다. 자신에게 알맞은 것, 자신만의 그것을 알아내려 하지 않고 유사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건 자신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세상에서 길을 찾으려 애쓰는 다른 사람을 쳐다보며 무작정 따라 가다 발 밑의 늪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행동이다. 즉 힘든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헤매다가 더 어려운 상황에 빠지는 함정인 것이다.

모두가 새로운 일을 하려고 할 때, 그때가 맥락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시기다. 사용자 행동이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기술이 훨씬 더 빠른 속도로 기회를 제공할 때, 바로 그때가 어느 지점에서 거절해야 할지를 생각해야 할 가장 중요한 시기다. 비용이 절감되고 유통의 제한이 사라져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될 때, 그때 자신은 어떻게 차별화를 이룰지 생각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다. 

성공 전략은 자기가 만드는 콘텐츠가 아니라 자기가 활동하는 상황 또는 맥락을 인식하는 데서 온다. 성공 전략은 선택을 따로따로 보지 않고 선택들 간의 연결 관계를 깨닫는 데서 온다. 성공 전략은 무리를 따라가거나 마주치는 모든 기회를 붙잡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선순위를 정하고 거절할 줄 아는 데서 온다. 전략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데서 성공 전략이 나온다. 자신의 고객이 누구인지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그것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전달하기 위해 조직을 정렬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결정들 전체에 걸친 연결 관계를 보고, 그것을 존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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