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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플라스틱 정책으로 알아보는 대체 시장 트렌드 본문
2045년 탄소중립을 위한 플라스틱 대체 산업 활성화
설계부터 생산, 유통, 소비, 수거, 재활용까지 전 주기 순환 노력
유럽 탄소중립 및 순환경제 달성을 위한 플라스틱 사용 규제 강화
EU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기존의 선형경제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나아가기 위해 생산, 소비, 폐기물 관리 등 7대 분야 순환경제패키지를 발표하고 2019년 유럽 그린딜 정책과 더불어 이에 대한 세부 실행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이는 탈탄소사회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으로, 제품에 대한 단순 생산과 유통·폐기로 종결되는 것이 아닌 생산부터 재활용 단계까지 전 주기로 하여금 순환이 일어날 수 있도록 제품 설계 단계부터 그 방안을 고민한 결과다. 특히 플라스틱, 식품 폐기물, 바이오 원료 등과 같이 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항목을 대상으로 공급망 관리 강화와 더불어 자연으로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그 목표다.
그중에서도 일회용 플라스틱은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사용량이 늘어나는 정체기를 겪었으나 EU는 관련 규제를 확대하면서 신규 플라스틱 원료 투입을 줄이고 대체제를 개발, 재활용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예로 회원국별 플라스틱 포장재에 대한 발생량에서 재활용된 플라스틱을 제하고 남은 순수 폐기물에 대해 무게(㎏)당 0.8유로가량의 일정 금액을 부과하는 플라스틱세를 채택해 각 회원국에 실질적인 부담이 가도록 했다.
2020년 12월에 발표한 폐기물 수출금지 규제는 EU 내에서 생산됐으나 유해 또는 재활용이 불가한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해 EU 외 국가로 수출하지 못하도록 한다. 자체 발생한 역내 책임을 이행해야 하는 규제를 시행한 것이다. 이러한 제도들은 스웨덴을 포함한 EU 회원국으로 하여금 당장의 플라스틱 사용량 감소를 넘어 대체재 개발, 재활용 활성화 방안 등 관련 공급망에 대한 더욱 혁신적인 대안을 요구하고 있다.
스웨덴의 환경 정책 및 대체 산업 육성 노력
스웨덴 역시 2045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관련 세부 실행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며, 2020년 5월부터는 플라스틱 봉투에 세금을 부과해 가격을 높여 사용에 제한을 두었다. 특히 환경보호청(Naturvårdsverket)에서는 2021년 지속 가능한 플라스틱 사용 로드맵을 발표해 친환경적인 원료,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 자연으로의 최종 폐기물 최소화, 재활용 시스템 고도화 등을 핵심과제로 이행하고 있다.
2022년부터는 EU와 마찬가지로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금지했으며, 2023년 1월부터는 생산자 책임 법령을 확대해 스웨덴으로 수입·생산되는 플라스틱의 생산·수집·폐기물 관리에 대해 전담 기관을 통한 더욱 엄격한 관리와 보고 의무를 이행토록 해 관련 대체재와 재활용 시장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특히 스웨덴은 국토의 거대한 면적이 산림을 차지하며 관련 산업이 풍부하게 발달해 있어 펄프를 활용한 플라스틱 대체재 개발에 주력한다. 스웨덴 산림산업협회(skogsindustrierna)에 따르면 스웨덴 국토의 70%는 숲으로 덮여있으며 2020년 기준 세계 4위의 펄프, 종이, 목재 수출국이기도 하다. 생산제품의 85%가 수출될 만큼 거대한 산림 산업을 기반으로 국가 경제에 기여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플라스틱 대체재를 개발, 바이오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테트라팩(Tetra Pak), 스토라앤소(Stora Enso)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그중 2018년에 예테보리 지역에 설립된 풀팩(Pulpac)은 스웨덴 내 최근 가장 혁신적인 대체 플라스틱 패키징 제조회사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의 일반적인 생산 방식과는 달리 물의 소비가 거의 없어 폐수가 발생하지 않고 일반 펄프 기반 섬유의 3D 건조 몰딩을 통해 10배나 빠른 속도로 생분해 가능한 패키징을 생산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투입되는 에너지를 대폭 절약하고 원료 사용 효율이 99%까지 높아지는 것은 물론 탄소발자국을 90% 가량 줄일 수 있다. 풀팩(Pulpac)은 저렴한 비용으로 대부분의 대체 플라스틱 제품을 고품질로 생산할 수 있어 식품 산업뿐 아니라 제약 등 각종 산업의 플라스틱 대체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4382만 달러(약 557억 원) 자본을 유치한 바 있다.
<건조 몰딩 방식으로 만든 음료 패키징 뚜껑>
[자료: 풀팩(Pulpac) 홈페이지]
특히 화장품 업계도 플라스틱 용기나 뚜껑이 다량 사용되는 만큼 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른 북유럽 국가인 핀란드의 스타트업 기업 술라팩(Sulapac)에서는 향수병의 뚜껑을 플라스틱 뚜껑에서 나뭇조각 원료로 만들어진 플라스틱 대체 뚜껑을 만든다. 전 세계 유명 화장품 브랜드이기도 한 샤넬(CHANEL)과는 이미 2018년에 시작된 협업을 통해 해당 뚜껑으로 만든 화장품을 유통하기도 했는데, 최근 시셰이도(Shiseido) 등 다양한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과도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해당 뚜껑은 재생가능한 식물 기반 원료가 90% 이상을 차지하며 탄소발자국을 90% 이상 줄일 수 있는 등 지속 가능한 화장품 패키징 산업에 기여한다. 최근에는 신규 제품 술라팩 럭스(Sulapac Luxe) 라인을 론칭하며 딱딱한 세라믹 느낌의 기존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고품질 럭셔리 패키징을 위한 제품을 출시했으며 사용 후 제품은 재활용 원료로도 사용될 수 있다.
<식물 성분의 대체 플라스틱 뚜껑으로 만들어진 샤넬(CHANEL) 향수병>
[자료: 술라팩(Sulapac) 홈페이지]
나아가 식품 유통 업계 역시 먹을 수 있는 원료를 활용한 대체 플라스틱에 대한 개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스웨덴의 투모로우머신(Tomorrow Machine)은 폐기물 없는 음료 용기 제작을 위해 독일 소유의 글로벌 주스 회사인 에케스그라니니(Eckes-Granini)와 협업해 감자녹말 성분으로 만들어진 음료 용기를 만든다. 해당 용기는 사용 후 그 자체로도 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과일처럼 껍질을 한층씩 벗겨 환경에 그 어떠한 영향도 없이 물에 단순 분해시킬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안에 내용물을 담기 위해서 용기의 내외부에는 생분해 가능한 물질로 코팅하게 되는데 액체나 기름, 산소로부터 분리돼 내용물을 보호하는 방식이다. 현재 시제품을 개발하고 상업화를 위해 연구 개발을 진행하는 중으로 스웨덴 혁신청(Vinnova)에서도 해당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Tomorrow Machine-Eckes-Granini의 감자 전분으로 만들어진 주스병>
[자료: Tomorrow Machine 홈페이지]
그뿐만 아니라 스웨덴의 린데팩(LindePac) 기업에서는 미세 플라스틱의 주요 원인인 스티로폼을 대체하기 위해 섬유 기반 친환경 대체 스티로폼을 개발한다. 기존의 스티로폼은 일종의 작은 플라스틱 볼들로 이루어진 이루어져 열과 압력으로 몰딩하는 방식으로 각종 산업에서 다양하게 사용된다. 그러나 이는 미세 플라스틱의 주범으로 이미 일부 국가에서는 사용이 금지되기도 했다. 현재 린데팩(LindePac)은 스웨덴 혁신청(Vinnova)의 지원 아래 해당 업계의 관련 기업들과 기존 스티로폼 형태와 매우 유사한 형태로 생분해 스티로폼을 개발하고 있으며, 화석연료 기반 자원 투입을 최소 95%가량 줄여 해당 제품은 기존 섬유 공급망 안에서 재활용할 수 있다.
시사점
스웨덴을 포함한 유럽 내 국가들의 순환경제 전환을 위한 노력과 각 산업 참여기업의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대체재 마련이 가속되고 있다. 특히 북유럽 국가들은 그린전환을 위한 투자에 아낌이 없을 뿐 아니라 관련 정부 기관 지원 아래 다양한 원료를 활용한 대체 기술 개발이 적극 이루어지고 있다.
친환경 패키징을 개발, 제조하는 P사에 따르면, "플라스틱 대체재는 특정 산업군이 아닌 대부분의 산업군에 적용되고 있으며 더욱 혁신적인 미래 대체재 발굴이 필수적"으로, "가장 혁신적이며 신규 자원을 적게 투입해 탄소 절감과 순환에 기여할 수 있는 제품이 북유럽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언급했다. 스웨덴은 해당 시장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지원과 노력이 활발한 국가임에 따라 이에 대한 진출 기회는 얼마든지 열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