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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탄소에너지 시간별 매칭 (24/7 CFE) 제도 도입 및 전망 본문

투자

무탄소에너지 시간별 매칭 (24/7 CFE) 제도 도입 및 전망

DDOL KONG 2024. 12. 12. 02:26

디지털·전기화로 전력 수요 급증 전망에 따라 청정 전력의 안정적 공급 확보 시급
재생에너지만으로 에너지 탈탄소화 역부족… 무탄소에너지 개념·기술 도입 추세
업계, 무탄소에너지 기술·데이터관리 개발 서둘러, 관련 프레임워크 마련 필요


무탄소에너지 시간별 매칭(24/7 Carbon Free Energy) 제도

기업의 탄소 배출량 감축 노력이 중요해지고, 탄소중립 목표에 동참하기 위해 다수의 기업이 RE100(Renewable Energy 100) 캠페인을 통해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부터 공급받겠다고 약속했다. 이로 인해, 전력구매계약(PPA, Power Purchase Agreement)을 통한 재생에너지 인프라 투자가 촉진됐고 재생에너지 인증(REC, Renewable Energy Certificate) 등 에너지 시장 확대를 위한 기술과 제도 도입이 가속화됐다.

재생 에너지 산업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으나, '가변성'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점이 해결 과제로 남아있다.

늘어나는 전력수요를 재생에너지만으로 충당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세계 각국에서는 탄소배출이 없는 무탄소에너지(CFE, Carbon Free Energy) 개념이 도입됐다. 원자력, 수소, 연료전지 등이 이에 포함되며, 에너지 조달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식으로 탈탄소화를 위한 기업 노력의 다음 단계로 주목받고 있다.

무탄소에너지 시간별 매칭(이하 '24/7 CFE')은 여기서 더 나아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을 시간별 또는 그보다 더 작은 시간 단위로 재생 가능 또는 무탄소 에너지와 일치(매칭)시키도록 하는 제도다.

100% 재생에너지를 통한 전력 조달은 재생에너지 용량을 늘리기 위한 가치 있는 노력이지만 이것이 실제로 탄소중립을 보장하지 않는다. 특정 시간대·장소에서 실제로 어떤 유형의 에너지가 소비되는지 고려되지 않기 때문이다. RE100 참여기업의 경우, 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자체 조달하거나 구매해야 하는데, 재생에너지 인증서 구매를 통한 조달 방법도 인정되고 있다. 기업은 연간 또는 월간 평균 에너지 소비량만큼 재생에너지 인증서를 구매해, 전력 소비와 관련된 탄소 배출량을 상쇄할 수 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McKinsey에 따르면, 기업 사용 전력을 모두 재생에너지 인증서 구매로 충당하더라도 탄소 배출량을 40~70% 줄이는데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시간대·장소와 실제 사용되는 에너지 유형을 매칭시키는 24/7 CFE의 경우 아래와 같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시간일치) 시간당 전기소비량을 무탄소 발전과 일치시킴으로써 현재 사용하는 전력이 무탄소 발전에서 온 것임을 인증

(현지조달) 전력 소비가 발생하는 지역의 전력망으로부터 에너지를 구매하도록 함으로써, 에너지 소비자에게 전력 관련 배출량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부과

(기술포괄성) 무탄소에너지는 재생에너지와 무탄소에너지원을 포함. 무탄소에너지 기술개발 촉진은 전력 시스템 탈탄소화를 가속할 전망

100% 재생에너지 사용과 24/7 CFE 모두 탈탄소화를 촉진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점은 일맥상통한다. 100% 재생에너지 사용이 사용하는 전력량만큼을 재생 에너지화하는 것이라면 24/7 CFE는 전력 공급망에서도 탄소를 제거하고자 하는 목표를 두고 있다. 프린스턴 대학교는 연구를 통해, 24/7 CFE 제도를 통해 완전히 탈탄소화된 에너지 공급을 보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연합(UN) 협약과 자발적 24/7 CFE 참여

국제연합(UN)은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마련이라는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 7)의 일환으로 2021년부터 24/7 CFE를 도입하고 국가‧기업의 참여를 장려하고 있다. 24/7 CFE를 통해 에너지 사용자의 역할을 확대하고, 전 세계 모든 전력망에서 매시간 전력 소비량을 무탄소 에너지와 일치시키겠다는 계획이다. 2024년 현재 Google, Microsoft 등 빅테크 기업과 Engie, Orsted와 같은 에너지 기업을 포함한 167개 정부와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2030년까지 24/7 CFE 완성계획을 발표한 구글의 재무담당책임자 루스 포랏은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야 하며, 24/7 CFE 협약을 통해 전력망의 탈탄소화를 추진 중임을 강조했다. 또한, 즉각적인 행동과 동참을 촉구했다.

에너지 구매자, 공급업체, 정부, 시스템 운영자, 솔루션 제공업체, 투자자 및 기타 조직 등으로 구성된 이 참여 그룹은 27/7 CFE 협약을 통해 아래와 같은 행동 원칙을 이행하기로 약속했다.

(조달) 에너지 사용자는 100% 재생에너지 목표를 넘어 이후 24/7 CFE 원칙에 따른 조달 방식 채택 약속

(시장) 공급자와 솔루션 제공업체는 청정 전력 공급 계약, 시장 상품 또는 기타 혁신을 개발해 24시간 CFE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제품·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약속

(기술) 서명국들은 차세대 CFE 발전 및 수요 최적화 기술의 상용화, 무탄소 에너지를 전력망에 통합하는 인프라 또는 기술 및 소프트웨어 솔루션 개발 지원 약속

(데이터) 참여 기업들은 소비자에게 24/7 CFE 목표와 이행, 무탄소에너지 기술 최적화 노력 등을 포함한 에너지 데이터에 대한 광범위한 접근을 지원

UN은 2024년 9월 발간한 '에너지 협약 연간 진행보고서'에서 처음으로 무탄소에너지 항목을 신설하고 무탄소 전력 사용, 파트너십 구축, 커뮤니티 참여 등 주요 지표를 평가했다. 그 결과, 무탄소에너지 27/4 협약 가입 정부‧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36개 기업이 459TWh의 무탄소 전력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망 및 당면 과제

24/7 CFE는 에너지 조달·공급 및 정책 설계에 대한 혁신적인 접근 방식으로 각광받고 있으나,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 수준이다. 유럽전기사업자협회(Eurelectric)는 시장 내 이해관계자들의 인식 제고가 우선돼야 하며 국제연합 및 이니셔티브를 통해 수요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한다. 또한 아래와 같은 현실적인 과제들이 해결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투명한 탄소회계*) 에너지 조달을 시간 단위로 일치하려면 현행 유럽 에너지 인증서(GOs, Guarantees of Origin)**가 훨씬 더 세분돼 매시간 또는 그 이하 단위로 표시돼야 한다. 인증 발급기관은 기본 에너지 단위가 생산된 정확한 순간을 측정해야 한다. 이중 계산을 방지하고 정확성을 보장하기 위한 검증 프레임워크도 개발돼야 할 것이다.
* 주: Carbon accounting. 기업이나 조직의 활동에서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양을 정량화하고 탄소 가격에 기반해 기업 성과를 측정하고 분석하는 업무
** 주: (재생) 에너지 전력의 사용량과 출처에 대한 인증

(기술개발) 에너지 공급업체는 재생에너지의 가변성을 보완하기 위해 풍력·태양광 외에도 무탄소기술 개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기 위해서 에너지저장 장치, 차세대 지열(advanced geothermal), 원자력 등을 포함한 무탄소 에너지기술에 투자가 촉진돼야 한다.

(데이터관리) 효과적인 시간별 매칭은 실시간 데이터의 가용성·상호 운용성·추적성 등에 달려있다. 시간별 매칭 데이터를 수집·관리 하기 위해 스마트 미터(smart meter)*와 같은 장비의 수요가 증가하고 전력망 디지털화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일부 스타트업과 비영리 단체는 이미 데이터관리, 실시간 에너지 공급 및 배출량 추적, 부하 최적화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하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더 많은 기업이 24/7 CFE로 전환함에 따라 세분화·표준화된 데이터를 검증하고 에너지 인증 결과를 추적할 수 있는 제도적 도구 마련이 필요할 것이다.
* 주: 전기 에너지 소비량, 전압, 전류, 역률 등의 정보를 기록하고 해당 정보를 소비자 및 전력 공급자에게 전달하는 전자장치

시사점

EU 집행위원회는 이미 재생에너지지침(RED) 위임법에서 친환경 수소 인증 기준*에서 시간별 매칭 개념을 도입한 바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 센터가 집중된 아일랜드에서는 국가 기후행동계획에서 데이터 센터와 같이 전력 소비가 큰 부문에 24/7 CFE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 주: 추가성(additionality) 원칙- 재생가능 수소로 인정되기 위해서 수소 생산 시설마다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별도로 '추가'하거나, 재생에너지 발전의 '추가(잉여)' 전력만 사용. 잉여 전력 사용을 입증하기 위해 수소 생산설비와 재생에너지 전력 간 시간적·지리적 상관관계를 명시해야 함. 지정기간 및 지역 내 재생가능 수소 생산량과 추가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일치하도록 함

2026년 말 발표 예정인 GHG 프로토콜(Greenhouse Gas Protocol)* 개정안에서 Scope 2 배출량 산출 방식에 24/7 CFE가 채택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 주: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하고 관리하기 위한 국제 표준. 온실가스 배출 영역(scope)에 따라 직접배출, 간접배출, 외부 배출 등 세 가지 범주(scope 1-3)로 나눔. 탄소 회계의 초석이 됐으며, EU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의 기준이 됨.

관련 이해관계자들은 24/7 CFE를 통해 전력 사용에 따른 간접 배출량(scope 2)에 대한 투명한 보고 방식이 향상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제조·금융·제약산업 등에서 실제 에너지 소비와 청정 전력을 일치시키기 위한 24/7 CFE 다년 계약 및 파트너십이 추진되고 있다.

한편, 27/4 CFE에 회의적인 의견도 존재한다. 이론적으로는 훌륭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낮으며, 무탄소 에너지 도입을 허용함으로써 재생에너지 수요를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4/7 CFE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입장에서는 향후 세분화된 시간별 매칭은 수요와 공급 일치의 정확성을 향상해 오히려 재생·무탄소 에너지 사용을 촉진하고 기업의 배출량 감축 노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향후 AI 기술 발달로 전력 사용이 급증하고 전력망 부담 가중과 탈탄소화 방안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재생에너지의 가변성을 보완해 안정적인 청정 전력 공급을 보장하기 위한 대안으로 24/7 CFE 도입이 확산될 경우, 에너지저장 장치, 스마트 미터링, 전력망 현대화 장비와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 관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전문 인력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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